제24장 원한 30 제24장 원한 30 두 사람은 만명부인이 들여보낸 술상을 마주하고 몇 순배 잔을 돌렸다. 전작이 있던 춘추는 금세 취기를 느꼈다. 그는 갑자기 손가락을 깨물어 피를 낸 뒤 잠자코 유신을 바라보았다. 유신은 춘추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차렸다. 그 역시 두 번 망설이지 않고 손가락을 깨물.. 소설방/삼한지 2014.10.27
제24장 원한 29 제24장 원한 29 계림의 풍습에 지소의 말이 굳이 안 될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금방 승낙할 문제도 아니어서, “그거야 성골들이 자기들끼리 혈통을 이으려고 그랬던 거지.” 궁색한 변명을 하니 지소가 이젠 아주 드러내놓고, “아무튼 난 누가 뭐래도 큰외숙한테 시집을 가고 말 거야. .. 소설방/삼한지 2014.10.27
제24장 원한 28 제24장 원한 28 난승한테 얻어온 뒤로 유신은 그 말을 무엇보다 애지중지했다. 한번 땅을 박차고 뛰기 시작하면 그 빠르기가 비호와 같고, 전장에서 상대편 말을 제압하는 기세는 마치 어른이 어린애를 다루듯 했다. 낭비성에서 성주 적문을 단칼에 벨 수 있었던 것도 백설총이가 꼬리를 물.. 소설방/삼한지 2014.10.26
제24장 원한 27 제24장 원한 27 “계림의 법도는 엄격하다. 나의 사촌 오라버니였던 진지 대왕께서는 지아비가 있는 부녀를 잠시 대궐에 데려가 우어한 까닭으로 임금의 자리에서 쫓겨났고, 나의 경우만 해도 진골인 너의 아버지와 인연을 맺은 탓에 부모가 돌아가실 때까지 뵙지를 못했다. 국법을 어겨 .. 소설방/삼한지 2014.10.26
제24장 원한 26 제24장 원한 26 “유신은 금관국의 자손이기도 하지만 신라 왕실의 피도 이어받은 아입니다. 더욱이 둘로 갈라진 가야와 계림의 민심을 하나로 아우를 수 있는 유신이 아닙니까? 차라리 배필 없이 혼자 살았으면 살았지 금관국의 처자는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가야인의 마음은 얻을지 모.. 소설방/삼한지 2014.10.26
제24장 원한 25 제24장 원한 25 경선이 천관을 마치 제 딸처럼 끼고 돌며 한방에서 밥도 먹고 잠도 잤는데, 그러던 어느 날 자다가 낌새가 수상해 눈을 떠보니 잠결에 자신이 천관의 앞가슴을 풀어헤치고 어수선한 수작을 벌이고 있었다. 꿈에서야 명백히 다른 이유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처녀 젖가슴을 주.. 소설방/삼한지 2014.10.26
제24장 원한 24 제24장 원한 24 “막리지 연개소문이란 자는 과연 어떤 인물이오?” 여주가 묻자 춘추가 나서서 대답했다. “신이 마침 연개소문을 잘 압니다.” “오호, 그래?” 여주는 물론이고 중신들조차 눈이 휘둥그레져서 일제히 춘추의 입을 주시했다. “연개소문은 신이 옛날 장안에 숙위할 때 바.. 소설방/삼한지 2014.10.21
제24장 원한 23 제24장 원한 23 그러고도 다시 한참이 더 지나갔다. 드디어 당나루 해역으로부터 기다리던 전갈이 당도한 것은 부쩍 짧아진 9월 해가 서편마루를 향해 빠른 속도로 넘어갈 무렵이었다. “그래, 어떻게 됐느냐?” 의자왕이 다그쳐 묻자 기미진의 전갈을 들고 온 군사는 땅에 머리를 박고 기.. 소설방/삼한지 2014.10.21
제24장 원한 22 제24장 원한 22 춘추는 물론 같이 왔던 장수들도 한결같이 살아 있는 귀신을 보는 듯 눈이 어지러웠다. 남루한 차림에 신분을 종잡을 수 없었으나 김춘추가 공대를 하는데도 태연히 하게 소리를 하니 장수들도 자연히 허리를 낮추고 머리를 숙이지 않을 수 없었다. “어르신, 그렇다면 무엇.. 소설방/삼한지 2014.10.21
제24장 원한 21 제24장 원한 21 신라 조정에서 한창 이 논의가 진행되고 있을 무렵 다시 당항성에서 급보가 날아들었다. 위계로 대야성과 미후성 일대를 공취한 의자왕이 당초 목표대로 또다시 엄청난 군사를 일으켜 당항성 공략에 나선 것이었다. 만일 당항성마저 잃어버린다면 신라는 입당로(入唐路)마.. 소설방/삼한지 2014.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