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장 원한 20 제24장 원한 20 “당이 고구려를 넘보고 있으니 여지는 있는 일이 아닌가?” “저도 어제오늘 줄곧 그 생각을 하는 중입니다.” “당장 낭비성과 칠중성을 돌려달라고 할걸세.” “네.” “그렇다면 차제에 길게 한번 헤아려볼 필요가 있네.” “어떻게 말씀입니까?” “이를테면 합종연횡.. 소설방/삼한지 2014.10.21
제24장 원한 19 제24장 원한 19 딸을 잃고 비탄에 잠긴 춘추에게 유신이 흘린 눈물은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되었다. 밖을 향해 이가 갈리던 분노와 적개심이 안으로 녹아드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는 비로소 고타소의 죽음이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자신의 책임임을 깨닫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런데 유신이.. 소설방/삼한지 2014.10.21
제24장 원한 18 제24장 원한 18 이때 신라 땅의 손실은 실로 엄청났다. 미후성을 포함한 중부 권역의 40여 개 자성을 모두 잃은 것도 큰일이지만 무엇보다 대야성이 함락되었으니 국경은 이제 압량주(경산과 대구 일대) 서남단과 아시량군(함안)으로 좁혀졌고, 그곳에서 왕도 금성까지는 3백 리가 채 되지 .. 소설방/삼한지 2014.10.21
제24장 원한 17 제24장 원한 17 회합이 끝나고 어전을 물러나온 성충은 여전히 어두운 안색으로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었다. 그런 성충의 뒤에서 흥수가 말했다. “별일이야 있겠나. 대왕의 말씀처럼 너무 걱정하지 마시게. 김춘추도 처음엔 화가 나겠지만 세월이 흐르면 다 잊어버릴 걸세.” 그러자 성충.. 소설방/삼한지 2014.10.21
제24장 원한 16 제24장 원한 16 이들은 남은 군사와 마지막까지 사투를 벌이다가 이튿날 새벽이 되어서야 손에서 무기를 내려놓았다. 죽죽은 성문 위로 쫓겨 갔다가 거꾸로 매달려 죽었고 용석은 바로 그 옆에서 사지가 잘려 죽었다. 그리고 곧 성이 완전히 함락되었다. 백제군의 대승이었다. 대야성에 입.. 소설방/삼한지 2014.10.19
제24장 원한 15 제24장 원한 15 제일 먼저 달려온 사람은 아찬 서천이었다. “나리, 적군이 사방을 개미 떼처럼 에워싸고 있지만 무기를 넣어둔 창고에 불이 나서 속수무책입니다!” “뭐라고? 무기 창고에도 불이 났어?” 품석은 연신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등으로 훔치며 당황해 어쩔 줄을 몰라했다. 그사.. 소설방/삼한지 2014.10.19
제24장 원한 14 제24장 원한 14 대경실색한 품석이 칼을 뽑아 들고 뒤따라 달려나가며, “게 섰거라! 서지 못하겠느냐?” 고함을 치고 또 일변으론, “뭣들 하느냐? 어서 저놈을 붙잡지 못하겠느냐?” 하고 관속들을 불러대니 정문을 지키던 관군들이 엉겁결에 문을 닫아걸어서 검일이 그만 문을 나서지도 .. 소설방/삼한지 2014.10.19
제24장 원한 13 제24장 원한 13 그러나 품석은 별로 대수롭지 않은 얼굴로, “이놈아, 어디서 무슨 말을 듣고 왔는지 모르지만 난 그런 일이 없다. 그런 일이 없는데 무얼 조심하란 게냐?” 하고 도리어 역정까지 냈다. 부하한테 그런 말까지 듣고도 품석은 여전히 행실을 조심하지 않고 오로지 양물이 시키.. 소설방/삼한지 2014.10.19
제24장 원한 12 제24장 원한 12 왕가의 일원이 되면 행동거지도 그만큼 조심스럽고 구설이 일면 책임도 큰데, 그렇다고 세상에 널리고 널린 여자들을 모두 버리자니 그럴 자신도, 그러고 싶은 마음도 없던 품석으로선 여간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출세를 택할 것이냐 여자를 택할 것이냐, 그사이에서.. 소설방/삼한지 2014.10.19
제24장 원한 11 제24장 원한 11 그렇게 금지옥엽 키운 딸들이 어느새 여인으로 변해가니 춘추는 벌써부터, “저것들을 어떻게 남의 집에 주나?” “저것들 시집이라도 보내고 나면 내가 어떻게 사나?” 하고 걱정이 태산 같았다. 하루는 문희가 그런 춘추를 보고, “철이 된통 드셨구려. 당신 그 마음이 나 .. 소설방/삼한지 2014.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