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중국손님 (37) 제17장 중국손님 (37) 그러나 이런 풍경들은 모두가 10여 년 저쪽, 지금은 기억마저 아련한 옛일들이었다. 국선의 영예도 화려한 검술도 부질없이 자신은 그저 금성에 볼모로 붙잡힌 한심한 처지로 쓸모 없는 보검만 맥없이 바라보고 있을 따름이었다. 달빛이 드리운 청룡검을 바라보며 지.. 소설방/삼한지 2014.09.03
제17장 중국손님 (36) 제17장 중국손님 (36) 이후 한참을 더 초원에서 머물던 유신은 하는 수 없이 난승이 손짓으로 일러준 곳을 더듬었다. 자욱한 운무 속에 희미한 빛이 보이고, 바위 하나가 나뒹구는 옆으로 처음 들어왔던 장소인 듯싶은 곳이 나타났다. 자신은 겨우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었지만 백설총이.. 소설방/삼한지 2014.09.03
제17장 중국손님 (35) 제17장 중국손님 (35) 유신이 난승을 따라 대강의 무술을 익히고 났을 때였다. “됐다. 이제 그만하면 내가 가르칠 것은 다 가르친 듯하구나.” 난승이 무기를 손에서 내려놓고 입을 열었다. “내게서 배운 비법은 삼가 써야지 망령되게 함부로 전하지 말아라. 또한 만약 이를 불의에 쓰게 .. 소설방/삼한지 2014.09.03
제17장 중국손님 (34) 제17장 중국손님 (34) “자, 우선 너의 무예를 한번 보자꾸나.” 난승의 말에 유신은 자신이 지니고 있던 칼을 뽑아 들었다. 검술과 창술이라면 또래에선 대적할 자가 없을 만치 출중한 기량을 지닌 유신이었다. 나이 일곱에 이미 자유자재로 말을 몰았고 10여 세 무렵에는 달리는 말잔등에.. 소설방/삼한지 2014.09.03
제17장 중국손님 (33) 제17장 중국손님 (33) “법흥, 진흥 양조에 신라가 창성한 것은 7백 년 삼한 역사에 처음 있었던 일로, 이는 그간 여제(麗濟) 양적으로부터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한 끝에 사직과 백성들을 지키고자 도모한 필사적인 자구책이었습니다. 본래 우리 신라는 삼한의 땅 동쪽에 이르러 터를 잡고 .. 소설방/삼한지 2014.09.03
제17장 중국손님 (32) 제17장 중국손님 (32) 그날은 초저녁부터 달이 유난히 밝았다. 문틈으로 봄날 노랑나비 떼와 같은 달빛이 스며들어 방안을 신비롭게 비추는데 유난히 강렬하게 달빛을 반사하는 물체가 있었으니 바로 중악에서 얻어온 보검, 청룡검이었다. 찬덕이 죽던 해이니 벌써 10여 년 전의 일이다. 그.. 소설방/삼한지 2014.09.03
제17장 중국손님 (31) 제17장 중국손님 (31) 그 뒤로 유신은 소천의 당부를 잊어버리고 살다가 불기 없는 냉골에서 고생을 톡톡히 했다. 생사를 같이하자던 벗이 죽거나 떠나도 자신은 기약 없는 볼모 신세로 개보다도 값없이 사는 판에 장작 패어 불 땔 마음 같은 건 애당초 없었는데, 하루는 느지막이 취기에서 .. 소설방/삼한지 2014.09.03
제17장 중국손님 (30) 제17장 중국손님 (30) 이와 같은 일이 몇 차례 있고 나서 용화향도들 사이에선 한동안 의견이 분분했다. 유신에게 더 이상 희망이 없으니 다른 화랑을 찾자는 쪽과 이미 생사고락을 함께할 서약을 하였으니 시일을 두고 지켜보자는 이들로 패가 나뉘었는데, 반드시 그렇지는 않았으나 대개 .. 소설방/삼한지 2014.09.03
제17장 중국손님 (29) 제17장 중국손님 (29) 한편 이 무렵 용화 김유신은 하주의 식구들과 헤어져 금성 옛집에 기거하며 하루하루 비참한 세월을 살고 있었다. 낮에는 주로 잠을 자고 저녁때가 되면 같은 처지의 상수들과 어울리거나 혹은 혼자서라도 주점을 찾는 것이 하루의 정해진 일과였다. 술에라도 취하지 .. 소설방/삼한지 2014.09.03
제17장 중국손님 (28) 제17장 중국손님 (28) “전하께서 지난 건복 2년 을사(585년)에 3궁의 각 재소(在所)에 왕실의 예손으로 사신(私臣)을 삼은 이래로 유독 이 관직만큼은 제아무리 벼슬과 품계가 높다 하더라도 덕망이 있고 훌륭한 족친이 아니면 오르지 못하는 자리요, 또한 전하의 자별한 신임을 얻지 않고는 .. 소설방/삼한지 2014.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