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장 중국손님 (17) 제17장 중국손님 (17) 그는 한동안 묵묵히 앉았다가 주안상을 옆으로 치우고 가만히 아들의 이름을 불렀다. “춘추야.” “네.” “너도 짐작은 하고 있겠지만 아버지는 평생 가슴에 한을 품고 살아온 사람이다. 젊어서는 부왕이신 너의 조부께서 7백 년 나라 역사에 전대미문의 폐임금이 .. 소설방/삼한지 2014.09.02
제17장 중국손님 (16) 제17장 중국손님 (16) 임금의 윤허를 얻은 날 밤, 춘추는 비로소 아버지 용춘의 거소를 찾아갔다. 밤이 깊었음에도 내당의 등촉은 환하게 켜져 있었고, 들어오라는 허락을 얻고 문을 열어보니 용춘이 술상을 앞에 놓고 혼자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무슨 근심이 있으십니까, 아버님?” 춘.. 소설방/삼한지 2014.09.02
제17장 중국손님 (15) 제17장 중국손님 (15) 하루는 해거름에 혼자 대궐을 찾아온 춘추가 왕에게 눈물을 글썽이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소손이 비록 전생의 은덕으로 할아버지의 외손이 되어 세상에 났지만 나라에 큰 공을 세우지 않으면 앞날은 실로 막막하기 그지없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나라의 임금으로 계.. 소설방/삼한지 2014.09.02
제17장 중국손님 (14) 제17장 중국손님 (14) 집에 도착해 부모를 뵙고 마침 중국에서 온 손님들과 그 바람에 생긴 조정의 문제를 듣게 되자 춘추는 또 한번 크게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에 가보면 길이 보일 거라더니 과연 그렇구나! 아아, 대체 그 가야금을 타던 도인은 누구란 말인가!” 벌써부터 가보고 .. 소설방/삼한지 2014.09.02
제17장 중국손님 (13) 제17장 중국손님 (13) 그는 초막에서 나와 금성으로 오는 내내 두두리 거사라는 그 정체불명의 사내만 떠올렸다. 아무래도 초야의 기인이요 포의(布衣)의 굴기지사(屈奇之士)임은 분명하고, 또 자신의 아버지인 용춘에 대해 거침없이 쏟아놓는 질책으로 보아 필경은 무슨 교유가 있는 사이.. 소설방/삼한지 2014.09.02
제17장 중국손님 (12) 제17장 중국손님 (12) 그가 바로 김춘추(金春秋), 용춘과 천명 공주 사이에서 태어난 외동아들이었다. 춘추는 나이 예닐곱에 벌써 글을 죄다 깨쳐 왕이 왕실에서 불세출의 기재(奇才)가 났다며 크게 기뻐하고 곧 중신들 가운데 스승을 구하여 공부를 시켰는데, 이때 춘추의 스승으로 정한 이.. 소설방/삼한지 2014.09.02
제17장 중국손님 (11) 제17장 중국손님 (11) 사내는 자신이 할말을 다 했다는 듯 한쪽으로 밀쳐두었던 가야금을 끌어당겼다. 청년이 황급히 그 앞을 나서며, “거사께서는 신라의 우환만을 말씀하셨을 뿐 그를 해결할 방도를 일러주지 않으셨으니 이는 마치 죽어가는 병자를 대하고도 약을 짓지 않는 의원과 같.. 소설방/삼한지 2014.09.02
제17장 중국손님 (10) 제17장 중국손님 (10) “나는 치도가 이처럼 황폐해진 나라치고 망하지 않은 나라를 전고에 들어본 바가 없어. 5백 년을 내려온 가야제국도 하루아침에 멸망하였고, 중국을 통합한 강국 수나라도 양제 15년 만에 사라졌네. 그나마 지금 신라의 사직이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외관과 .. 소설방/삼한지 2014.09.02
제17장 중국손님 (9) 제17장 중국손님 (9) 청년의 말에 사내는 비로소 꽤나 놀라는 표정을 짓더니 아까와는 달리 청년의 행색을 관심 있게 훑어보았다. “가실사에서 내려온다면 원광의 문하생이오?” “그렇습니다.” “법사의 문하생이 불전을 읽지 않고 어찌하여 중국의 경서들을 섭렵한단 말이오?” “석.. 소설방/삼한지 2014.09.02
제17장 중국손님 (8) 제17장 중국손님 (8) 봄바람 화창한데 인적은 없고 들살구 산복사꽃만 어지러이 빛나누나 성문은 열려 하루종일 한가한데 갈포(葛布) 짜던 노인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가 없네 대어는 작은 못에 노닐지 아니하고 홍곡은 고인 물 따위를 거들떠보지 않는다 황종(黃鐘)과 대려(大呂)는 언제쯤.. 소설방/삼한지 2014.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