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 세상의 기원-5 (354) 세상의 기원-5 “다시 한번 묻겠는데 누가 무슨 목적으로 제게 이렇게 큰돈을 주시는 거죠?” 남자가 그런 유미를 보고 진지하고 더 없이 솔직한 표정으로 말했다. “죄송합니다. 그건 아쉽게도 대답을 못해드린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그럼, 알고 있는 걸 먼저 다 말씀해 보세요... 소설방/유혹 2015.04.06
(353) 세상의 기원-4 (353) 세상의 기원-4 “좋습니다. 저는 나쁜 사람도 아니고 더더군다나 개인적으로 오유미씨에게 해를 끼칠 이유도 없는 사람입니다. 오히려 좋은 일을 부탁받은 사람인데… 이름이 알려지길 원하지 않는 독지가 분이 오유미씨의 재능을 안타까워하면서 유학자금을 대겠다고 하십니다.” .. 소설방/유혹 2015.04.06
(352) 세상의 기원-3 (352) 세상의 기원-3 그러고 보면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는 도처에 깔려 있다. 동네 주변은 여전했다. 유진과 자주 가던 모퉁이의 카페도 그대로 있었고 카페 주인도 좀 더 늙었을 뿐 건재했다. 파리는 10년이 돼도 서울처럼 쉽게 변하는 곳이 아니다. 창을 열어 유미는 밖을 내다본다. 겨울.. 소설방/유혹 2015.04.06
(351) 세상의 기원-2 (351) 세상의 기원-2 유미의 분석과 지적에 어깨를 으쓱하며 환하게 웃기만 하던 유진. “봐, 찔리지?” “누가 찔린대? 너가 너무 날카롭게 분석하니까 감탄해서 그러지. 어이구, 우리 똑순이!” 유진이 팔을 벌려 유미를 안았다. “난 말이지. 자위용으로만 안 쓸 거야. 너를 오브제로 예술.. 소설방/유혹 2015.04.06
(350) 세상의 기원-1 (350) 세상의 기원-1 “싫어!” “벌려 봐.” “싫다니까!” “괜찮다니까!” 온통 깜깜하고 갑갑한 땅굴 같은 통로를 유미는 헤매고 있다. 게다가 바닥은 진흙 펄처럼 푹푹 발이 빠졌다. 여길 어떻게 빠져나가야 하나. 유미는 아득한 기분에 숨이 막혀왔다. 갈수록 더욱 캄캄한 암흑인데 숨.. 소설방/유혹 2015.04.06
<349> 파멸 혹은 연민-15 <349> 파멸 혹은 연민-15 자쿠지 탕에서 나와 침대에 누운 윤 회장이 정희의 손길을 받기 전에 요란하게 전화가 울렸다. 발신자를 확인하자 윤 회장이 전화를 받았다. “그래. 자네 수고했어.” “회장님, 그 정도에서 해결하신 거 잘하신 겁니다. 걔가 성격이 아쌀해서 지저분하게 굴진 .. 소설방/유혹 2015.04.06
<348> 파멸 혹은 연민-14 <348> 파멸 혹은 연민-14 ‘오랜만이지요? 그동안 이 홍두깨가 그립지 않으셨나요? 아마도 우리가 만날 날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는 것 같군요. 우리가 알아채지 못하더라도 운명이란 놈은 번개처럼 앞서 가니까요. 그 후에 우리는 천둥소리를 듣게 되지요. 언젠가 다시 만날 날을 고대하.. 소설방/유혹 2015.04.06
<347> 파멸 혹은 연민-13 <347> 파멸 혹은 연민-13 “병 속의 새가 아니라 원래는 거위였지.” “새나 거위나.” 옛날에 한 농부가 주둥이가 좁고 긴 병에 작은 새를 넣어 키웠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덧 새가 자랄수록 병의 입구가 더욱 작아져 새는 밖으로 나올 수가 없게 되었다. 그냥 놔두면 새는 죽게 된다. 병.. 소설방/유혹 2015.04.06
<346> 파멸 혹은 연민-12 <346> 파멸 혹은 연민-12 “와아! 나 미치겠네.” “원래 또라이 아니었어?” “걔, 내 동생이야.” “이런 개 뻥!” “걘 내 친동생이라구. 고수혜!” “고수혜인지 꼬소해인지 더 이상 알고 싶지도 않아.” “남편 자식이 바람이 나서 지난 여름에 이혼한 내 동생이야. 서류 확인해봐. .. 소설방/유혹 2015.04.06
<345> 파멸 혹은 연민-11 <345> 파멸 혹은 연민-11 여자는 유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잠깐 생각했다. 사진발보다 실물이 더 낫군. 언젠가 고수익의 가방 속에서 나온 사진들을 본 적이 있었다. 그리고 오유미란 저 여자에게 전화를 걸었던 적이 있었다. 물론 한 번의 통화로 예상치 못한 이런 만남에서 전화 속의 .. 소설방/유혹 201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