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 파멸 혹은 연민-10 <344> 파멸 혹은 연민-10 메모한 주소지의 아파트는 오래된 동네에 지은 지 얼마 안 되어 보이는 다섯 동짜리 소형 아파트였다. 유미는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 아파트는 복도식이었는데, 서너살쯤 되어 보이는 두 아이가 세발자전거를 타고 경주를 하느라 떠들썩했다. 510호는 끝집이었.. 소설방/유혹 2015.04.06
<343> 파멸 혹은 연민-9 <343> 파멸 혹은 연민-9 주말을 보내고 새로운 주가 열렸지만, 유미는 집안에서 꼼짝하지 않았다. 사직서를 냈으니 출근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머리는 복잡했다. 윤 회장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지를 결정해야 했다. 만약 그것을 받아들인다면 그 후의 거취도 결정해야 한다. 인생의 대.. 소설방/유혹 2015.04.06
<342> 파멸 혹은 연민-8 <342> 파멸 혹은 연민-8 “그러니까 아저씨 얘기는 뭐예요? 윤 회장이 내 아버지라는 거예요, 뭐예요?” “그건 나야 모르지. 하지만 어차피 이건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게임인데, 너야 꼬리춤 잘 추면서 많이 뜯어내는 게 좋은 거지. 내가 뭐라 그랬냐? 불가근불가원이라 그랬지? 윤 회장.. 소설방/유혹 2015.04.06
<341> 파멸 혹은 연민-7 <341> 파멸 혹은 연민-7 윤 회장과의 만남에서 예상하지 못한 사실을 알게 된 유미는 집에 돌아와 밤새도록 혼란 속에 휩싸였다. 세상에 이런 우연도 있나? 우스웠다. 마치 자신이 통속적인 막장 드라마 속에 들어온 거 같다. 재벌 2세와의 결혼, 게다가 뭔가 석연치 않은 출생의 비밀. 윤.. 소설방/유혹 2015.04.06
<340> 파멸 혹은 연민-6 <340> 파멸 혹은 연민-6 “!?” 이게 무슨 소리야? “엄마와는 어떤 사이였어요?” 윤 회장이 파이프를 다시 물고는 깊이 빨아들였다. “악연이라 할 수 있지.” “악연이라고요?” “더 이상 자세히 말하고 싶지 않구나. 나중에 말할 기회가 있으면 말하겠다. 사실 난 네 엄마를 잘 알지.. 소설방/유혹 2015.04.06
<339> 파멸 혹은 연민-5 <339> 파멸 혹은 연민-5 그럼 내가 훔친 게 카피? 아님 오리지널? 어쨌든 윤 회장은 테이프를 두 개 갖고 있었다는 얘기다. 교활한 영감 같으니! 그걸 모르고 또 적진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니. “그럼 왜 날 부른 거예요? 왜 또 농락하는 거예요?” “농락? 오유미가 김지영 행세를 하면서 .. 소설방/유혹 2015.04.06
<338> 파멸 혹은 연민-4 <338> 파멸 혹은 연민-4 설마! 샛눈을 뜨고 바라보던 유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가 서랍 안에서 누런 서류봉투를 꺼내는 게 아닌가! 그가 그 봉투에서 비디오테이프를 꺼내 들고 기계에 넣었다. 그 비디오는 지난번에 정희의 조수인 척하고 여기 와서 천신만고 끝에 몰래 바꿔치기.. 소설방/유혹 2015.04.06
<337> 파멸 혹은 연민-3 <337> 파멸 혹은 연민-3 “어데예! 그럴 기회가 없었습니다.” 전에 왔을 때 급할 때는 부산 사투리가 튀어나온다는 말을 한 게 기억나서 유미는 사투리 억양을 섞어 말했다. “호오! 그래?” 윤 회장은 잠깐 반색하는 얼굴이더니 곧 침묵했다. 유미도 차를 마시며 입을 다물었다. 침묵이.. 소설방/유혹 2015.04.06
<336> 파멸 혹은 연민-2 <336> 파멸 혹은 연민-2 그때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윤 회장이었다. 유미가 얼른 일어나서 목례를 올렸다. “어, 그래. 자네 왔는가.”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일단 앉게. 내가 따로 불러서 놀랐는가?” “정희 언니한테 언질을 받고는 마음이 반반이었습니다.” “왜?” .. 소설방/유혹 2015.04.06
<335> 파멸 혹은 연민-1 <335> 파멸 혹은 연민-1 유미는 목욕을 정성들여 하고 난 뒤 손목과 귓불에 향수를 뿌렸다. 혹시 몰라서 가슴골과 배꼽 밑에도 독(毒)이라는 뜻의 ‘쁘와종’이란 향수 원액을 한 방울씩 찍어 발랐다. 은밀한 곳에서 농염한 향기가 풍겨왔다. 그리고 나서 수수하게 옷을 입고 단발머리 .. 소설방/유혹 201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