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20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20 김두한의 표정이 다시 평상으로 돌아왔다. 이제 망치의 경솔을 나무랄 수도 없었지만, 그 이상으로 시구문돼지의 진실이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대체로 머리가 비어 있는 주먹패들은 단순하다. 단순한 만큼 솔직하고 담백하다. 그런 패일수록 신의가 있고 의리도.. 소설방/장군의 아들 2014.08.27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9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9 거기는 수색(水色)을 지난 일산(一山) 못 미처의 들판이었다. 아득히 먼 쪽에 농가가 다닥다닥 모여 있었을 뿐, 그 일대는 거의 민가라고는 찾아볼 수 없고 허허벌판과 같은 논밭이 펼쳐져 있는 곳이었다. 지금은 밤이어서 보이지 않지만, 7명의 장정들이 모여서 .. 소설방/장군의 아들 2014.08.27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8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8 청진동 해장국집을 먼저 나온 김동회는 우메하라 양복점에도 들르지 않고 곧바로 혼마찌깡으로 갔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 하지 않았는가. 결의가 식기 전에 부딪쳐야 한다고 오히려 서두르는 마음으로 혼마찌깡에 당도했으나, 역시 마음은 지명 수배라도 받고 .. 소설방/장군의 아들 2014.08.27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7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7 관철동 조양 여관은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라 하지만, 별일이 없는 한 김두한이 묵는 여관이었다. 그가 묵고 있지 않는 밤이라도 망치며 종로꼬마, 김무옥과 그 밖에 많은 그의 부하들이 합숙하듯 모여 자는 곳이었다. 여관 앞 작은 골목 안에는 아직 어둠이 덜 .. 소설방/장군의 아들 2014.08.27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6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6 “그럼, 이따 만나지?” 그는 마주 대답하면서 자신의 젊음이 부쩍 바빠질 것을 예감했다. 그러나 이 다망(多忙)은 얼마나 화려하고 환희에 찬 것인가. 그는 전혀 피곤한 것을 모르는, 뜀박질이라고 하고 싶은 기분으로 송채환의 집을 나왔다. 삼선교에서 전차를 .. 소설방/장군의 아들 2014.08.27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5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5 “기뻐요.” 젊음의 격정이, 젊음의 폭풍이 회오리치듯 지나간 다음, 송채환은 아직도 여신(餘燼)이 사그라지지 않고 불타는 듯한 생기 있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김동회는 그 한마디에 어떠한 반응을 보여야 할까 전혀 알지를 못했다. 그런 채로 건성 대답하듯 .. 소설방/장군의 아들 2014.08.27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4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4 삼선교에서 다리를 건너 개천을 끼고 돈암동 쪽으로 접어드는 길은 지금 복개가 되어 있지만, 당시만 해도 성북골에서 흘러 내려오는 물이 맑았다. 경동고교의 전신인 욱구중학(旭丘中學), 한성고녀의 전신인 일본 여학생이 다니던 경성기예(京城技藝)가 들어서.. 소설방/장군의 아들 2014.08.27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3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3 김동회가 이런 험악한 표정이 될 때는 으레 격노했을 때였다. 찌푸린 미간이 경련을 일으키듯 파르르 떨렸다. 그러나 뜻밖에도 노해 있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일종의 격정 어린 감동을 느끼고 있는 것이었다. 그녀 역시 비록 배우지 못한 연약한 여자이기는 하.. 소설방/장군의 아들 2014.08.27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2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2 박계주는 김동회를 쏘아보았다. 잔인한 눈길이었다. 예리한 칼끝으로 난자질하는 시선만 같았다. 김동회의 얼굴이 푸르죽죽해 보일 만큼 창백해지면서 고통스러운 듯 일그러졌다. 실제로 그는 온몸을 난도질당하는 듯한 아픔을 느낀 것이다. 머리끝이 곤두서는.. 소설방/장군의 아들 2014.08.27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1 제3부 黑龍의 失墜-자각 11 별안간 무슨 생각이 들어서였던지, 종로꼬마는 시체를 번쩍 쳐들어 일으키고는 들어 안았다. 축 늘어진 시체는 생각보다 무척 무거웠다. 그러나 그 작은 몸집에 무슨 힘이 그렇게나 센지 가뿐하게 안고서는 골목 깊숙이 걸어 들어갔다. 시체를 그대로 내버려두.. 소설방/장군의 아들 2014.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