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삼한지

제24장 원한 17

오늘의 쉼터 2014. 10. 21. 08:19

제24장 원한 17

 

 

 

회합이 끝나고 어전을 물러나온 성충은 여전히 어두운 안색으로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었다.

 

그런 성충의 뒤에서 흥수가 말했다.

 

“별일이야 있겠나. 대왕의 말씀처럼 너무 걱정하지 마시게.

 

김춘추도 처음엔 화가 나겠지만 세월이 흐르면 다 잊어버릴 걸세.”

 

그러자 성충이 가만히 고개를 저었다.

 

“아니야. 그건 자네가 김춘추를 잘 몰라서 하는 말일세.

 

그는 무서운 사람이야.

 

어째 하필이면 대야성 성주 처가 김춘추의 여식이란 말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윤충이놈이 큰일을 냈어.

 

이번 일은 틀림없이 우리 백제에 후환을 가져올 걸세.”

 

성충은 다시 크게 숨을 들이마시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덕치(德治)를 그토록 아뢰었거늘 임금의 성정이 너무 강하니 그 또한 대걱정일세.”

 

“시초니까 그런 게지. 선대왕의 그늘이 너무 크기도 하고. 차차 나아질 것일세.”

 

“제발 그랬으면 좋겠네.”

 

“우리가 힘을 합쳐 모셔보세나. 이봐 상좌평, 기운을 내시게!

 

그대의 주장대로 삼한을 아우를 큰 덕치가 우리 백제에서 나와야 하지 않겠나?”

 

흥수가 성충의 어깨를 툭툭 두드리자 성충의 안색이 그제야 조금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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