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시간표 44 <종결> 그녀의 시간표 44 사흘이 지났다. 나는 모든 것을 포기했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나는 모든 것을 인정했다. 네가 죽인 거 맞지? 그러니까 여기 있겠죠. 네가 죽인 거 확실하지? 아, 답답하네. 그러니까 당신들이 날 체포했겠지! 이런 식으로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조서작성이 끝났다. 이제 검.. 소설방/그녀의 시간표 2015.06.13
그녀의 시간표 43 그녀의 시간표 43 청진기를 벽에 대고 옆방의 동태를 살폈다. 약속한 시간에 맞춰 그들이 모습을 나타냈다. 희한하게도 그들은 상대방의 존재에 대해 놀라워하거나 당황해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 뭐야? 내가 문자를 보낸 걸 다들 눈치 챈 거야? 뭐, 어쨌거나 상관없다. 금사장과 홍지연의.. 소설방/그녀의 시간표 2015.06.13
그녀의 시간표 42 그녀의 시간표 42 억지요 협박이요 강짜였다. 어딘지 모르는 도로 가에 우두커니 서 있는데, 홀연히 나타난 그녀의 차가 휙 지나치며 나를 픽업해갔다. 경험 있는 이들은 알겠지만, 술 취한 인간과의 정상적인 대화를 기대한다는 건 참으로 어리석은 발상이다. 나 역시 애초부터 할 말이란 .. 소설방/그녀의 시간표 2015.06.13
그녀의 시간표 41 그녀의 시간표 41 ”지연에겐 남자가 많아요. 당신이 끼어들 자리가 없어요. 귀찮게 하지 말고 그만 포기하세요… 여기까지가 대표님께서 전하라는 말씀이고, 이어 내가 한마디 하겠소. 우린 당신에 대해 처음부터 알고 있었어요. 당신 때문에 홍지연은 많은 걸 잃었죠. 더는 잃지 않았으.. 소설방/그녀의 시간표 2015.06.13
그녀의 시간표 40 그녀의 시간표 40 “잠시 불심검문이 있겠으니, 웬만하면 나와줬으면 좋겠는디?” 반 협박조의 목소리는 다행히 쌍둥이가 아닌 청소담당 아주머니였다. “저 마명태예요. 수상한 사람 아니에요.” “대체 그 안에서 뭘 하는겨? 방금 쓱쓱거리는 소리가 났는디… 그게 낙서하는 소리제?” .. 소설방/그녀의 시간표 2015.06.13
그녀의 시간표 39 그녀의 시간표 39 그녀는 집으로 나는 곧장 회사로 출근했다. 후줄근하고 추레한 모습, 그래도 내 차림새에 신경 쓰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점심때쯤 사우나에라도 다녀와야 할 듯싶었다. 밤새도록 운전대를 잡고 있었던 탓에 여느 때와 달리 눈꺼풀이 몹시 무거웠다. 자리에 앉자마.. 소설방/그녀의 시간표 2015.06.13
그녀의 시간표 38 그녀의 시간표 38 호텔, 참으로 많았다. 어디로 가야 할지 선뜻 결정이 어려웠다. 이곳저곳 전전하며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보다가 결국 한강변의 한 호텔을 점찍었다. 지금은 눈이 그쳤다지만, 새벽녘에 다시 눈이 내릴 것이라고 라디오는 장담하고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보이는 눈 내리.. 소설방/그녀의 시간표 2015.06.13
그녀의 시간표 37 그녀의 시간표 37 적들의 감시는 철통같았다. 나는 감금당했고, 이러다간 끝이 없을 것 같았다. 어찌하든 빠져나가야 하는데,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 화장실을 핑계로 탈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내가 화장실에 갈 때면 꼭 누군가는 동행하여 따라붙었다. 곰곰이 생각해봤는.. 소설방/그녀의 시간표 2015.06.13
그녀의 시간표 36 그녀의 시간표 36 징글벨 징글벨 징그으르벨… 벨소리가 한참을 울리도록 나는 그냥 내버려두었다. 어제 내가 어떤 꿈을 꾸었더라? 나는 잠시 생각을 더듬다가 떨리는 손으로 통화버튼을 눌렀다. “명태씨… 만나고 싶어요.” 이런 기막힌 일이! 정녕 꿈이 아닌 현실이란 말인가? 거의 하.. 소설방/그녀의 시간표 2015.06.13
그녀의 시간표 35 그녀의 시간표 35 머리카락도 옷도 백설처럼 하얗다. 겉모습으로 보아 어느 심심 산골짝에 박혀 도를 닦다가 이윽고 깨달음을 얻어 하산한 도인이 아니겠는가 여겨졌다. 하지만 잠시의 착각 혹은 착시현상이었다. 사주팔자 운운한 인간은 포커의 달인 팀장이었다. “웬 폭설이람. 스노체.. 소설방/그녀의 시간표 2015.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