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칼과 칼집-12 (47) 칼과 칼집-12 “그나저나 장인어른께 그것 좀 얘기하라니까!” 지완은 남편 인규의 속셈이 얄미웠다. 그래도 지금은 토를 달지 않는 게 좋다. 겉으로야 태연하지만, 지완의 가슴은 아까부터 계속 벌렁댔다. 인규를 무시하고 안방으로 왔다. 드레스룸으로 가서 옷을 벗고 거울을 바라본.. 소설방/유혹 2015.02.01
(46) 칼과 칼집-11 (46) 칼과 칼집-11 “당장 내 집에서 나가!” 미림이 자려고 누운 용준에게 베개를 집어던졌다. 용준은 뜬금없는 미림의 포악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뭐야? 나 피곤해.” “지금껏 뭘 하고 왔기에 피곤해? 누구랑 붙어 있었던 거야?” “누구랑 붙어 있어? 무슨 말버릇이 그래? 도서관에서 .. 소설방/유혹 2015.02.01
(45) 칼과 칼집-10 (45) 칼과 칼집-10 용준이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완도 마음의 동요를 느끼는지 커브를 도는 게 아까보다 불안정했다. 지완이 한적한 길에 차를 세웠다. 지완은 앞만 바라보며 딱딱하게 긴장하고 있었다. 용준이 지완의 오른손을 잡았다. 지완은 뿌리치지 않았다. 용기를 얻은 용준은 .. 소설방/유혹 2015.02.01
(44) 칼과 칼집-9 (44) 칼과 칼집-9 유미의 쌀쌀맞은 박대에 물러난 용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것은 유미에게라기보다 자신을 향한 것인지도 몰랐다. 바보처럼 유미의 아파트를 두 시간 전부터 꽃다발을 들고 배회했다. 리포트는 핑계고 무슨 수를 쓰든 유미의 집에라도 들어가 그녀의 몸을, 아니 마음.. 소설방/유혹 2015.02.01
(43) 칼과 칼집-8 (43) 칼과 칼집-8 10시가 넘었는데 누구일까? 도어뷰에 나타난 인물은 뜻하지 않게 박용준이었다. “어머, 박용준씨! 웬일이에요?” “잠깐 뭘 전해줄 게 있어서요. 잠깐이면 돼요.” 유미는 목욕 가운을 걸치고 현관을 열고 빠끔, 고개를 내밀었다. 밖에는 그새 비가 내렸었는지 용준의 머리.. 소설방/유혹 2015.02.01
(42) 칼과 칼집-7 (42) 칼과 칼집-7 피곤할수록 더 외롭다. 외로울수록 더 서글프다. 유미는 어두운 집안으로 들어서자 온 집안에 불을 켰다. 우편물을 탁자에 팽개치고 소파에 널브러진다. 전투에서 돌아와 갑옷을 벗은 여린 살을 누군가가 보듬어 주었으면 좋겠다. 유미는 일어나서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 소설방/유혹 2015.02.01
(41) 칼과 칼집-6 (41) 칼과 칼집-6 정말 피곤한 하루였다. 조찬 강의부터 시작된 유미의 하루 스케줄이 김 교수와의 저녁식사로 마침표를 찍었다. 오후에 잠깐 틈이 났지만, 백화점으로 달려가 넥타이를 샀다. 삼청동의 한식집으로 가는 길에서 유미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가로수를 보았다. 노란 잎을 흩.. 소설방/유혹 2015.02.01
(40) 칼과 칼집-5 (40) 칼과 칼집-5 “아아, 성 매니저! 이거 오랜만인데. 웬일로?” “내일 밤에 저희 회사 10주년 기념 매칭 파티가 있는 날이잖아요. 3층 행사장에 설치진행 좀 체크하려구요.” “아, 그렇지. 깜빡 잊고 있었네요.” 인규의 레스토랑이 있는 4층 건물은 그의 소유다. 1층은 레스토랑, 2층은 와.. 소설방/유혹 2015.02.01
(39) 칼과 칼집-4 (39) 칼과 칼집-4 아니 부정기적인 직업은 있다. 여러 종류의 사교댄스를 섭렵한 사람이라 간간이 댄스강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돈은 없지만 시간은 철철 넘친다. 게다가 호기심과 정력은 식을 줄 모른다. 물 좋은 여자가 있는 곳이면 꼭 나타난다. 만만한 게 인규의 와인스쿨이다. 미리 와.. 소설방/유혹 2015.02.01
(38) 칼과 칼집-3 (38) 칼과 칼집-3 그때 또 전화가 왔다. 아내 지완이다. “점심 먹었어? 별일 없어?” “별일 있으면 좋겠냐?” “왜 심통이야? 참 당신 트렁크 팬티, 괜찮지? 백화점 왔는데 속옷 세일하네.” 헐렁한 사각팬티는 유미가 딱 질색한다. 짜증 제대로 난다. “나 노인네 같은 사각팬티 싫다고 했.. 소설방/유혹 201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