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칼과 칼집-2 (37) 칼과 칼집-2 유미에게서는 답이 없다. 불안하다. 인규가 따로 사준 프라다폰은 일종의 핫라인인 셈인데…. 유미는 이 시간에 도대체 무얼 할까? 누구와 점심을 먹고 있는 걸까? 서운하다. 마흔이 되면서 마음이 약해진 걸까? 남자 나이 마흔이면 모든 게 생각과 조금은 어긋나기 시작하.. 소설방/유혹 2015.02.01
(36) 칼과 칼집-1 (36) 칼과 칼집-1 벌써 세 번째다. 흥분한 인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콱, 박아버렸다. 무엇을? 칼을. 인규는 나이프를 스테이크에 콱 꽂았다. 고기를 들고 경고하듯 말했다. “당신 같은 사람들한테는 내 음식 팔지 않겠습니다. 저 옆 블록에 연탄 돼지갈비 집과 .. 소설방/유혹 2015.02.01
(35) 팔색조-14 (35) 팔색조-14 강의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에 유미는 김성환 교수의 방에 갔다. 김 교수는 전에 회식자리에서 본 적이 있지만, 개인적인 일로 보기는 처음이었다. 그는 50대 후반의 점잖은 인상의 남자다. 그러나 노크를 하자 반갑게 유미를 맞아주는 그의 얼굴은 약간 상기되어 있었다. “.. 소설방/유혹 2015.02.01
(34) 팔색조-13 (34) 팔색조-13 나흘 후에 박 피디가 전화했다. 오랜만에 늦잠을 자고 커피를 한 잔 만들어 먹으려 할 때였다. 오후에 대학원 강의만 있는 날이었다. 어제와 그저께는 두 군데 업체에서 특강을 했다. “잘 있었지? 오늘 점심 같이 할까? 아님 저녁?” “글쎄요. 시간이 여의치 않을 거 같은데.. 소설방/유혹 2015.02.01
(33) 팔색조-12 (33) 팔색조-12 “간다!” 항복하듯 통고하고 그는 엎어졌다. 그 순간, 몸 안에서 그의 물건이 터질 듯 팽창하는 걸 느꼈다. 유미의 터널 속에 질주하던 무쇠 기관차가 처박혀 장렬하게 폭발하는 거 같았다. 그 순간, 두 사람은 단발마 같은 비명을 동시에 질러댔다. 유미는 그의 허리를 꼭 껴.. 소설방/유혹 2015.02.01
(32) 팔색조-11 (32) 팔색조-11 박 피디는 그 말을 듣는 순간, P자가 새겨진 유미의 가슴께를 움켜쥐었다. 유미가 바르르 떨며 고양이 같은 비명을 터뜨렸다. 그가 숨찬 목소리로 말했다. “단미, 넌 정말 날 미치게 해.” 급해진 그는 에이프런의 끈을 푸는 것마저도 생각나지 않는지 거의 쥐어뜯다시피 벗.. 소설방/유혹 2015.02.01
(31) 팔색조-10 (31) 팔색조-10 은은한 장미향이 진동하는 욕조에 유미는 잠깐 몸만 담그고 나와 물기를 닦지 않고 그대로 둔다. 장미향이 자연스레 피부에 스며들 동안 얼굴에 ‘쌩얼’ 느낌이 드는 자연스러운 화장을 한다. 그리고 몸의 물기가 다 마르면 곱게 다려둔 흰색 리넨 에이프런을 벗은 몸에 두.. 소설방/유혹 2015.02.01
(30) 팔색조-9 (30) 팔색조-9 릴리, 아니 안지혜에게 답을 보내고 나자 박 피디에게서 전화가 왔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유미는 그를 집으로 불렀다. 남자를 집으로 부르는 것은 보안을 신경 쓸 경우다. 박 피디는 소심한 신중파다. 그래도 남자라고 박 피디가 처음에 방송을 전제로 미끼를 던졌다. .. 소설방/유혹 2015.02.01
(29) 팔색조-8 (29) 팔색조-8 하지만 단미님, 저도 이제 더 이상 나이 들기 전에 제 평생에 딱 한 번만이라도 사랑을 하고 또 사랑의 결실인 결혼도 하고 싶어요. 저의 진실한 속마음입니다. 그러나 저는 아직도 사랑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요. 대학에 들어가 처음으로 좋아하게 된 과의 남자친구.. 소설방/유혹 2015.02.01
(28) 팔색조-7 (28) 팔색조-7 유미가 고개를 숙이며 목소리 톤을 바꿔 진지하게 말했다. “무례했다면 용서하세요. 그냥 선생님이 아직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인생에 혁명을 치러 보신 분 같지 않아서요. 사랑은 혁명이죠. 쿠데타예요. 열병이고요. 존재를 뒤흔.. 소설방/유혹 2015.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