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부 치명적인 것들 7 제4부 치명적인 것들 7 유희와 용길, 그리고 은수와 태오. 이들이 어떻게 한 자리에 모여 숯불에 갈매기살을 구워 먹게 되었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싶지는 않다. 매사 똑 부러지게 거절하지 못하고 어물어물하는, 내 우유부단한 성정 탓이라고 자책할 수밖에. 웨딩카를 배웅하고 돌아서는..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9
제4부 치명적인 것들 5 제4부 치명적인 것들 5 “야! 한대. 한대.” 유희의 숨넘어가는 전화에 잠이 깼다. 오전 열한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어리둥절했지만 곧 재인의 결혼식에 대한 얘기임을 알아차렸다. 나는 느리게 대꾸했다. “그럼 진짜로 안 할 줄 알았니?” “하긴. 재인이 지가 무슨 용빼는 재주가 있..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8
제4부 치명적인 것들 3 제4부 치명적인 것들 3 주말이 다 되어가도록 재인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 재인의 결혼식은 일요일 오후 두시였다. 유희도 걱정이 가득했다. “환장하겠네. 집 전화도 안 받아. 재인이 부모님도 다 어디 가셨나? 어쨌든 그날, 하긴 하는 거지?” “그렇겠지, 설마.” 토요일, 오전 근무를 마..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8
제4부 치명적인 것들 1 제4부 치명적인 것들 1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아리스토텔레스. 이 명제는 참일까? 물론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 나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점점 더 힘이 든다. 빽빽한 나무들이 울창하게 둘러선 숲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은 것 같은 느낌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힘껏 뽑아버리고 싶은 ..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8
제3부 위태로운 거리 17 제3부 위태로운 거리 17 단어는 내용을 규정한다. 때로는 선입견을 만들기도 한다. 동거. 그 단어는 음습한 그림자를 품고 있다. 그러나 동거에 대해 음탕하고 축축한 어떤 것을 연상하는 사람은, 동거를 해본 적 없는 사람이다. 동거는 생활이다. 판타지가 거세된 적나라한 생활. 태오와 ..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7
제3부 위태로운 거리 15 제3부 위태로운 거리 15 시간은 규칙적으로 흘렀다. 사흘 동안 내 방에서 나는 몇 가지의 단순한 일들을 반복해서 했다. 문을 열고 신발을 벗고 화장을 지우고 양치를 하고 똥을 누고 잠을 잤으며, 잠에서 깨면 오줌을 누고 양치를 하고 화장을 하고 신발을 신고 문을 닫았다. 그 밤의 해프..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7
제3부 위태로운 거리 13 제3부 위태로운 거리 13 우리의 눈빛이 공중에서 쨍강 부딪쳤다. “왜애? 나 일월 일일부로 담배 끊었다고요. 오늘까지 아직 한 대도 안 피웠어.” 짐짓 밝게 꾸민 그의 목소리에 난처한 기척이 주춤주춤 묻어났다. 유감스럽게도 농담으로 웃고 넘어갈 기분이 아니었다. 잠시 갈등하다가 ..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7
제3부 위태로운 거리 11 제3부 위태로운 거리 11 새로운! 새로운, 이라는 형용사에는 마력이 있다. 새해의 첫 출근길, 나는 다시 한 번 결심을 다졌다. 새로운 마음과 새로운 의지로 새로운 삶을 사는 거다. 마음속에 전에 없던 열정이 활활 불타오르는 듯하다. 2006년을 맞이하여 나는 ‘새로운’ 오은수로 다시 태..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7
제3부 위태로운 거리 9 제3부 위태로운 거리 9 그것은 하트 모양의 커다란 쿠션이었다. 하트 모양 테두리를 따라 두 겹의 연분홍색 레이스가 달려 있고 쿠션 한가운데에는 빨간색 글자들이 수놓아져 있다. ‘4ever love’. 포에버 러브. 영원한 사랑. 나는 그 과중한 문장을 엉거주춤한 자세로 받아 안았다. “다음..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7
제3부 위태로운 거리 7 제3부 위태로운 거리 7 “그냥 고쳐서 다시 찍으면 되지 않나.” 내가 쭈뼛쭈뼛 입을 열자 다들 깜짝 놀란 눈빛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아, 맞다. 우리 회사에 저런 애도 있었지’ 하는 표정들이다. 그럴 만도 하다. 구석자리에 있는 듯 없는 듯 늙은 암너구리처럼 웅크려 앉은 채 회의 내..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