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부 위태로운 거리 5 제3부 위태로운 거리 5 결혼은 뜨거운 감자다. 재인은 지금 그것을 꿀떡 삼키는 중이다. 함께 삼켜야 할 돌멩이들이 그렇게 많을 줄은 미처 몰랐다. 드레스의 주름 문제를 겨우 극복하고나자, 그녀는 곧 메이크업이 마음에 안 든다는 불만으로 잔뜩 부풀어 올랐다. “아이라인이 너무 진하..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6
제3부 위태로운 거리 3 제3부 위태로운 거리 3 나도 한때는 끌리는 남자만 만났다. 이상형의 완벽한 조건에 부합되는 남자만 만났다는 의미가 아니다. 최소한의 관능을 자극하는 남자, 함께 있는 시간이 기쁨인 남자, 그에 대해 더 알고 싶고 나에 대해 더 보여주고 싶은 남자가 아니라면 두 번 다시 만날 필요가 ..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6
제3부 위태로운 거리 1 제3부 위태로운 거리 1 한강이 얼어붙었다. 아침방송의 여성 기상캐스터는 올해 들어 최초의 일이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강남대로의 이른 출근길 풍경을 담은 CCTV 화면이 이어졌다. 자동차들이 거북이걸음으로 진군하고 있었다. 간밤의 적설량은 고작 3cm. 과연 서울은 과잉의 도시다. 이..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6
제2부 선택의 시대 19 제2부 선택의 시대 19 모든 고백은 이기적이다. 사람들이 누군가에게 고백을 할 때, 그에게 진심을 알리고 싶다는 갈망보다 제 마음의 짐을 덜고 싶다는 욕심이 더 클지도 모른다. 상대가 왜 유준인지는 묻지 마시라. 애정문제와 관련된 카운슬링엔, 맑고 담담한 사이의 이성이 제격이니까...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6
제2부 선택의 시대 17 제2부 선택의 시대 17 ‘고양이를 부탁해’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 소녀가 가출하기 직전, 벽에 걸린 가족사진을 떼어내 자기 얼굴만을 오려내던 장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나도 따라하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 어차피 우리 집엔 오려내고 자시고 할 만큼 그렇게 커다란 가족사진도 없으..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6
제2부 선택의 시대 15 제2부 선택의 시대 15 냉장고를 탈탈 털어 봐도 먹을 만한 거라곤 반쯤 남은 백세주가 전부다. 비닐 랩을 씌워놓은 은박접시의 내용물은, 언제 시켜먹다 남은 건지 기억도 안 나는 훈제족발이다. 태오는 화장대 의자에 비스듬히 앉아 있었다. 옷가지들을 벽장 속에 대강 쑤셔 박아놓았는데 ..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5
제2부 선택의 시대 13 제2부 선택의 시대 13 서른한 살. 토요일 저녁, 왼손에 장미 한 송이를 든 채 햄버거를 사기 위해 패스트푸드점 카운터 앞에 줄 서기에는 약간, 아주 약간 민망한 나이다. 영화시간이 빠듯하니 여기서 대충 때우자는 건 태오의 제안이었다. 매장 안에 바글대고 있는 고객들의 평균연령은 스..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5
제2부 선택의 시대 11 제2부 선택의 시대 11 매혹은 어디서 오는가? 그 사람의 외부가 아니라 나의 내부로부터 온다. 1미터의 거리를 두고 김영수와 마주앉는 순간 불현듯 깨달았다. 눈앞의 남자는, 예측했던 것보다 훨씬 멀쩡했다. ‘멀끔’이나 ‘헌칠’이 아니라 ‘멀쩡’이다. 부연설명은 하고 싶지 않다. ..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5
제2부 선택의 시대 9 제2부 선택의 시대 9 남의 비밀은 듣고 싶지 않다. 저쪽에서 하나를 주면 이쪽에서도 그에 상응하는 무언가를 건네는 것이 인간관계의 기본규칙이다. 유희의 일급비밀을 듣게 되면 나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하지? 원 나이트 스탠드에 대해서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말하지 않겠다. 나는 불..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5
제2부 선택의 시대 7 제2부 선택의 시대 7 “결혼은, 왜 안 하는 거야?” 내 이럴 줄 알았다. 여직원을 사석으로 은밀히 불러내어 대뜸 건네는 말이 저 따위로 너절하다니. 유혹이든 뭐든 제대로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다면, 좀 더 신선하고 창의적인 노하우를 개발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나는 단무지를 아작.. 소설방/달콤한 나의 도시 2017.0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