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1장 황산벌 10 제31장 황산벌 10 김유신의 마음을 돌리는 데 실패한 당군 장수들의 의견은 크게 두 가지로 갈렸다. 유백영과 유인원은 황제의 밀명대로 신라를 치자고 주장했고, 풍사귀와 방효공 등은 그냥 포기하고 돌아가자는 쪽이었다. 특히 동보량은 아직 고구려를 치지 않았으므로 마땅히 신라와 동.. 소설방/삼한지 2014.11.22
제31장 황산벌 9 제31장 황산벌 9 그것이 백제의 마지막 날이었다. 임금이 머리를 풀고 땅에 무릎을 꿇는 순간 영화롭던 7백 년 백제 사직도 함께 무릎을 꿇었고, 그가 술병을 쥐고 색주가의 천한 계집처럼 술을 따르면서 25만 날 찬란하고 휘황했던 백제의 일력도 막을 내렸다. 그날은 백제가 땅에 묻히고 .. 소설방/삼한지 2014.11.22
제31장 황산벌 8 제31장 황산벌 8 굉음이 차츰 멀어지고 나자 궁녀 하나가 살그머니 고개를 빼고 동태를 살폈다. 당선들이 지나간 백마강의 물길은 더 이상 푸르지 않았다. 강바닥이 뒤집혀 오물처럼 누렇게 변한 흙탕물이 무슨 불길한 짐승처럼 절벽 밑을 휘감아 돌고 있었다. 그런 날에도 하늘은 어찌 그.. 소설방/삼한지 2014.11.22
제31장 황산벌 7 제31장 황산벌 7 달콤한 말로 눈앞에서 알짱거리던 만조의 신하들은 어디로들 갔는지 보이지 않았고, 몇몇 의로운 이들은 싸움터에 나가 돌아오지 않았다. 자업자득이었다. 신하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처자식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이의 반대를 무릅쓰고 좌평에 식읍까지 하사한 41명이나 .. 소설방/삼한지 2014.11.22
제31장 황산벌 6 제31장 황산벌 6 신라군이 황산을 넘어 은진에 당도한 날짜는 7월 12일, 미리 약정한 군기를 이틀이나 넘긴 때였다. 그사이 소정방은 부총관 김인문의 길 안내에 따라 기벌포에 상륙해 의직, 임자, 정무, 상영 등이 이끄는 백제군과 맞섰다. 그러나 당군 13만과 백제군 2만은 군사들의 규모에.. 소설방/삼한지 2014.11.22
제31장 황산벌 5 제31장 황산벌 5 사로잡힌 관창은 곧 계백에게 끌려갔다. 백량은 관창의 다리를 쳐서 무릎을 꿇게 하고 투구를 벗겼다. 그런데 투구 속에서 나타난 땀에 절은 얼굴은 짐작과는 달리 아직 애티가 가시지 않은 미소년이었다. 자신이 죽인 반굴보다도 훨씬 더 어린 듯한 관창을 보는 순간 계백.. 소설방/삼한지 2014.11.20
제31장 황산벌 4 제31장 황산벌 4 전투는 그로부터 밤을 넘겨 꼬박 하루 동안 계속되었다. 좌영을 공격한 천존의 군사는 백제군이 미리 파놓은 삼혈 가운데 하나인 깊은 구덩이에 빠져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고, 우영의 죽지도 결사항전을 외치며 달려드는 백제군의 예봉에 혼쭐이 났다. 두 번씩이나 거푸 .. 소설방/삼한지 2014.11.20
제31장 황산벌 3 제31장 황산벌 3 군사를 인솔해 나갔던 흠순과 품일은 수많은 부하들을 잃고 간신히 처음 병영을 설치했던 곳으로 돌아오자 눈에 불을 켜고 남은 군사를 소집했다. “우리가 패한 것은 적을 너무 가볍게 보았기 때문일세. 이번엔 놈들의 유인책에 말려들지 말고 벌판 초입에서 결판을 지.. 소설방/삼한지 2014.11.19
제31장 황산벌 2 제31장 황산벌 2 앞줄에 선 몇몇은 문틈으로 고개를 집어넣었고 뒷줄의 군사들은 목을 길게 뽑아 담장 너머를 기웃거렸다. 계백이 집에 들어갔다가 다시 바깥으로 나온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는 피가 뚝뚝 흐르는 칼날을 자신의 소매에 닦아 다시 말 안장에 걸고 부장 백량(苩良).. 소설방/삼한지 2014.11.19
제31장 황산벌 1 제31장 황산벌 1 이때까지도 백제 임금 의자는 나당 연합군의 거병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당이 미리 손을 써서 숙위사인 복신을 가둬버렸기 때문이다. 그보다 앞서 3월에 낙양에서 조칙으로 징집령이 내렸을 때 복신은 아무래도 낌새가 수상해 사람을 시켜 알아보니 등주와 내주.. 소설방/삼한지 2014.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