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7)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14 (147)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14 퇴근 전에 외국에서 온 메일이 있을까 싶어 메일박스를 열었다. 그런데 스팸메일과 업무용 메일 속에 ‘단미님께’란 제목이 붙은 메일이 끼어 있었다. 요즘은 예전보다 블로그 관리를 약간 소홀히 하는 통에 그런 메일이 오는 경우가 드물었다. 유미의 .. 소설방/유혹 2015.03.28
(146)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13 (146)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13 뱀. 그렇다. 꽃뱀. 말해놓고 나니 괜히 지완에게 꽃뱀을 연상시킨 것 같았다. 자격지심이겠지만, 어쨌거나 지완에게는 그런 비유조차 자존심 상한다. 사람 간을 잘 보는데다 입마저 싼 용준에게 유미는 잠깐 화가 났다. 똥찬 제비 같은 놈! 헛된 욕망에 갈.. 소설방/유혹 2015.03.28
(145)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12 (145)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12 용준이 머뭇거리더니 입을 꾹 다물어 버린다. 유미도 화제를 돌렸다. “왜 송민정, 걔도 외제차 탄다며?” “안 태워 줘요. 내가 무슨 전염병 환자나 되는지, 젠장! 송민정 얘기는 꺼내지도 마세요. 그러고 보면 지완씨가 참 따듯한 여잔데….” 지완과 통.. 소설방/유혹 2015.03.28
(144)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11 (144)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11 “자동차로도 갈 수 없는 먼 거리에 있어도 이렇게 한마음으로 달아오를 수 있다는 거. 내 안에 이렇게 간절히 닿고 싶어 하는 그리움이 있다는 거, 그거 알아요?” 유미가 촉촉한 콧소리로 말했다. 잠시 침묵 뒤에 동진이 말했다. “아무래도 난 이게 사.. 소설방/유혹 2015.03.28
(143)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10 (143)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10 “왠지 쿨해 보일 거 같아서….” 그가 멋쩍게 웃는 거 같았다. “걱정 말아요. 당신이 선물한 이 차가 내가 간절히 원하는 곳으로 데려다 줄 거예요. 지금 이 차를 타고 당신 품으로 가미카제(神風)처럼 뚫고 들어가고 싶거든요.” 유미는 자신도 모르게 .. 소설방/유혹 2015.03.28
(142)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9 (142)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9 조수석에는 빨간 장미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유미는 리본에 적힌 글자를 보았다. “백마(白馬)가 당신이 간절히 원하는 그 어디로든 데려다 줄 것이오. --백마를 선물한 왕자님이” 글귀를 읽은 유미는 윤 이사의 센스에 미소가 흘러나왔다. 예전에는 백마.. 소설방/유혹 2015.03.28
(141)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8 (141)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8 인간은 가면을 쓴 동물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 일이다. 푸슈킨의 시였던가. 삶이 인간을 속이는 게 아니라 인간이 삶을 속이는 것이다. 불안한 인간일수록 더욱더 가면을 쓰고 삶을 연기하게 된다. 정효가 바람처럼 다녀.. 소설방/유혹 2015.03.28
(140)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7 (140)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7 정효는 말없이 눈을 감고 있었다. 그 태도가 초연한 건지 오연한 건지 슬쩍 기분이 나빠졌다. 유미가 눙치듯 말했다. “아냐. 쓸데없는 말을 했네. 다시 태어난다면 난 고양이로 태어날 거 같아. 아님 뱀으로….” 정효는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는지 기도를 .. 소설방/유혹 2015.03.28
(139)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6 (139)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6 “그게 뭔데?” 유미는 선뜻 대답하지 않았다. 다시 정효의 품으로 파고들어 왔다. “세상에 비밀은 없는 걸까?” 유미의 몸은 아까보다 더 떨렸다. “날 좀 꼭 안아 줘.” 불안정한 목소리로 울듯 말하는 유미를 정효는 꼭 끌어안았다. “내가 언젠가 이야.. 소설방/유혹 2015.03.28
(138)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5 (138)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5 “그랬었지. 너는 나를 죽인 거나 다름없었지.” “난 진호 네가 당연히 자살할 줄 알았지. 나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며 늘 죽으려고 했잖아.” “너 떠나고 다시 병실에서 깨어나니 그때가 석가탄신일이었어. 거리의 연등이 흐릿하게 보이는데 부처님의 .. 소설방/유혹 201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