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5. 도망자(11) 455. 도망자(11) (1503) 도망자-21 “아버지.” 다시 학교 정문 앞에서 안기준과 시선이 마주쳤을 때 우뚝 걸음을 멈춘 성규가 그랬다. 놀란 표정 같기도 했고 멍한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성규야.” 영화를 찍는 것도 아니었으므로 안기준은 어깨를 늘어뜨리고 다가가 성규의 어깨 위에 두 .. 소설방/강안남자 2014.09.05
454. 도망자(10) 454. 도망자(10) (1501) 도망자-19 조철봉이 안기준의 소식을 들은 것은 월요일 오전이었다. 출발하기로 했던 안기준이 종적을 감추자 최갑중이 수소문을 해서 알아낸 것이다. “그것 참.” 갑중의 보고를 받은 조철봉이 난감한 표정을 짓고 물었다. “지금 안기준씨는 어디에 있다구?” “강.. 소설방/강안남자 2014.09.05
453. 도망자(9) 453. 도망자(9) (1499) 도망자-17 회의가 끝난 조철봉과 통화 연결이 되었을 때는 오전 11시가 되어갈 무렵이었다. “아이구, 선배님.” 조철봉이 반갑게 받았으므로 안기준은 가늘게 숨을 뱉었다. 예민한 상태여서 상대방의 응답 한마디만 들어도 상황을 짐작할 수가 있는 것이다. 일이 잘된 .. 소설방/강안남자 2014.09.05
452. 도망자(8) 452. 도망자(8) (1497) 도망자-15 긴장한 안기준이 조철봉을 보았다. 지난번 황토침대를 사지도 않고 리베이트 360만원을 주었을 때 받긴 했지만 갑자기 생의 의욕을 잃어버렸었다. 그래서 죽으려고 계단을 오르락내리락하다가 말았지 않은가? 안기준의 시선을 받은 조철봉이 불쑥 물었다. “.. 소설방/강안남자 2014.09.05
451. 도망자(7) 451. 도망자(7) (1495) 도망자-13 “드십시오.” 하면서 조철봉이 다시 안기준의 잔에 소주를 채웠다. 서초동의 일식집 ‘은하’는 비싸기로 소문난 집이지만 그만큼 맛과 서비스도 일품이었다. 둘은 다다미방에서 생선회에다 소주를 마셨는데 상에는 안주가 가득했다. 안기준이 소주를 한 모.. 소설방/강안남자 2014.09.05
450. 도망자(6) 450. 도망자(6) (1493) 도망자-11 맨정신으로 견디겠다고 작정한 후부터 안기준은 술을 끊었다. 생각이야 수시로 났지만 참을 수 있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있다면 두 가지. 비관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맨정신일 때 가장 죽음과 가깝게 다가서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희망이 보이지 않았.. 소설방/강안남자 2014.09.05
449. 도망자(5) 449. 도망자(5) (1491) 도망자-9 다음날 오후 안기준과 아버지 안영규는 금호강가에 서 있었다. 12월 중순이어서 강바람은 찼고 살얼음이 언 강가에는 그들 둘뿐이었다. 아버지는 등산용 지팡이를 쥐고 강가의 얼음을 사정없이 깨뜨렸다. “에이, 더럽군.” 아버지가 깨진 얼음 사이로 떠다니.. 소설방/강안남자 2014.09.05
448. 도망자(4) 448. 도망자(4) (1489) 도망자-7 연립주택 입구로 들어서면서 안기준은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이곳은 대구 변두리의 한적한 동네여서 길가에 공터가 많았고 연립주택 네 동이 드문드문 서있을 뿐이다. 정자에 모여앉은 노인 서너 명이 시선을 주었지만 수상한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채권자 .. 소설방/강안남자 2014.09.05
447. 도망자(3) 447. 도망자(3) (1487) 도망자-5 “아빠, 여기.” 하고 성규가 손을 더 내밀었으므로 안기준은 지폐를 받았다. “3만7천원이야.” 성규가 조금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아빠 밥 사먹어.” “이건 무슨 돈인데?” 차마 성규의 시선을 받지는 못하고 안기준이 민규의 어깨를 안은 채 물었다. 그.. 소설방/강안남자 2014.09.05
446. 도망자(2) 446. 도망자(2) (1485) 도망자-3 엘리베이터 앞까지 따라나온 조철봉이 안기준을 향해 정중히 머리를 숙였다. 조철봉의 뒤에 선 비서실장과 여비서까지 따라서 절을 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닫혔을 때 안기준은 어금니를 물었다. 그러나 안에 탄 사람들이 긴장하고 있었으므로 숨도 뱉지 않았.. 소설방/강안남자 2014.0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