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9 (142)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9 조수석에는 빨간 장미꽃다발이 놓여 있었다. 유미는 리본에 적힌 글자를 보았다. “백마(白馬)가 당신이 간절히 원하는 그 어디로든 데려다 줄 것이오. --백마를 선물한 왕자님이” 글귀를 읽은 유미는 윤 이사의 센스에 미소가 흘러나왔다. 예전에는 백마.. 소설방/유혹 2015.03.28
(141)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8 (141)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8 인간은 가면을 쓴 동물이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 일이다. 푸슈킨의 시였던가. 삶이 인간을 속이는 게 아니라 인간이 삶을 속이는 것이다. 불안한 인간일수록 더욱더 가면을 쓰고 삶을 연기하게 된다. 정효가 바람처럼 다녀.. 소설방/유혹 2015.03.28
(140)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7 (140)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7 정효는 말없이 눈을 감고 있었다. 그 태도가 초연한 건지 오연한 건지 슬쩍 기분이 나빠졌다. 유미가 눙치듯 말했다. “아냐. 쓸데없는 말을 했네. 다시 태어난다면 난 고양이로 태어날 거 같아. 아님 뱀으로….” 정효는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는지 기도를 .. 소설방/유혹 2015.03.28
(139)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6 (139)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6 “그게 뭔데?” 유미는 선뜻 대답하지 않았다. 다시 정효의 품으로 파고들어 왔다. “세상에 비밀은 없는 걸까?” 유미의 몸은 아까보다 더 떨렸다. “날 좀 꼭 안아 줘.” 불안정한 목소리로 울듯 말하는 유미를 정효는 꼭 끌어안았다. “내가 언젠가 이야.. 소설방/유혹 2015.03.28
(138)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5 (138)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5 “그랬었지. 너는 나를 죽인 거나 다름없었지.” “난 진호 네가 당연히 자살할 줄 알았지. 나를 떠나서는 살 수 없다며 늘 죽으려고 했잖아.” “너 떠나고 다시 병실에서 깨어나니 그때가 석가탄신일이었어. 거리의 연등이 흐릿하게 보이는데 부처님의 .. 소설방/유혹 2015.03.28
(137)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4 (137)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4 “역시 안 넘어가는데? 스님, 졌습니다요.” 유미도 장난스레 깔깔 웃어 넘겼다. 사람의 인생이 길지 않을 텐데 불과 십여 년 전의 이 남자는 유미의 몸을 목숨을 걸고 탐하던 남자였다. 유미는 그때의 진호도 아스라이 그립지만, 지금의 정효도 기대고 싶.. 소설방/유혹 2015.03.28
<298>28장 조국 [10] <298>28장 조국 [10] (593) 28장 조국 <19> “장관의 의견을 듣겠습니다.” 장관실에 둘러 앉았을 때 바이든이 말했다. 참석자는 미국 측 셋, 신의주 측도 서동수와 특보 안종관, 비서실장 유병선 셋이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바이든이 빙그레 웃었다. “남북한의 중심에 신의주가 있.. 소설방/서유기 2015.03.28
(136)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3 (136)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3 “그때 나를 죽을 만큼 사랑했어?” 유미가 축축한 목소리로 물었다. 정효는 못들은 척 유미의 손에서 팔을 뺐다. “이 집 주인은 손님에게 차도 한 잔 대접 안 하나?” 유미는 그때서야 일어나서 다기를 꺼내 녹차를 우려냈다. 차향이 번지는 동안 스물여.. 소설방/유혹 2015.03.26
(135)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2 (135)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2 불도 켜지 않은 거실에 앉아 있는 잿빛 실루엣. “진호!” 유미는 스위치를 올림과 동시에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남자는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진호가 뭐냐. 진호가.” “어이구, 그럼 니가 진호지, 진주냐?” 유미가 그에게 달려들어 앉아 있는 그의 머.. 소설방/유혹 2015.03.26
(134)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1 (134)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바람-1 갑갑한 며칠이 지났다. 유미는 사무실에서 일도 하고 하루는 대학에 강의를 나갔으며 방송 원고도 썼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윤동진으로부터는 연락이 없었고 더더군다나 인규로부터는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다. 사람의 인연이 이렇게 안개.. 소설방/유혹 201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