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10 (178)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10 잘 차려진 한정식을 한 상 받고, 둘이서 막걸리로 건배까지 하고 나자 그가 물었다. “혹시 그림은 안 그리십니까?” “그렸죠, 예전에는요. 아니 시간이 허락하면 지금도 그리고 싶어요. 그게 제 본분이란 생각이 들거든요.” “자화상 이런 거를 그리세.. 소설방/유혹 2015.03.29
(177)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9 (177)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9 “어쩌니. 미리 전화라도 하고 오지. 나 선약이 있어.” “그래? 그럼 다음에 하지 뭐.” 승주가 남자를 상대로 그림에 대한 소개와 가격에 대해 말하고 있는 동안 유미는 전시실을 둘러보았다. 전시하고 있는 화가는 신인과 중견작가의 중간쯤 되는 인기 .. 소설방/유혹 2015.03.29
(176)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8 (176)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8 지완이 인규와 이혼을 고려 중이라니. 그런 문제를 지완은 유미에게 털어놓은 적이 없다. 여자끼리의 자존심 때문일까. 지완은 자신이 ‘명품가족’의 여주인으로서 자부심이 대단했었으니까. 오로지 이혼녀 유미에 대한 우월감이란 게 행복한 결혼생활.. 소설방/유혹 2015.03.29
(175)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7 (175)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7 한준수를 보내고 나서 유미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삭이지 못했다. 윤동진에게 전화를 할까, 생각하다 그만두었다. 이렇게 심사가 사나울 때는 차라리 참는 게 낫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이성적으로 대처하는 게 후회가 없다. 어제 윤동진이 할 말이 있다고 .. 소설방/유혹 2015.03.29
(174)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6 (174)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6 “이거 받아. 얼마 안 돼. 구두나 하나 사 신어.” 용준이 펄쩍 뛰었다. “아 왜 이러세요? 이러면 순수한 저를 목욕시키는 거예요. 저 화내요.” “그냥 누나가 주는 용돈 정도라 생각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요. 우리 관계를 돈으로 묶는 거 싫어.. 소설방/유혹 2015.03.29
(173)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5 (173)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5 아마도 유미라는 존재가 생긴 날을 엄마는 표시한 것이리라. 그러나 엄마는 불행히도 아기를 잉태시킨 씨의 임자를 명확히 찾을 수 없어서 한때 고민했던 모양이다. 노트의 어느 페이지를 보니 혈액형 도표가 그려져 있었다. 엄마는 O형, 유미도 O형이다. .. 소설방/유혹 2015.03.29
(172)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4 (172)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4 유미는 조심스레 그것을 주워들었다. 그것은 봉투가 없는 오래된 편지였다. 편지의 군데군데 눈물이 떨어진 흔적이 역력했지만, 내용을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만년필로 쓴 글씨는 번져 있었다. 그러나 그 필체의 주인공이 남자라는 건 한눈에도 알 .. 소설방/유혹 2015.03.29
(171)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3 (171)내가 누구인지 알아맞혀 봐-3 유미는 쇼핑백을 열어보았다. 쇼핑백 안에는 비닐봉투에 봉해진 낡은 노트가 있었다. 노트와 수첩의 중간 정도 되는 크기였다. 아마도 오래 어둡고 습한 곳에 처박혀 있었는지, 글씨는 번져 있고 곰팡내도 났다. 노트를 펼쳐보니 일기나 메모를 간단히 적.. 소설방/유혹 2015.03.29
제8장 변태기 1 제8장 변태기 1 멀리 중국 상해의 홍교 공항이 보이기 시작했다. 병달은 창 밖을 내다보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북경과 고비 사막 쪽은 이미 여행을 해서 나름대로 중국을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상해는 전혀 달랐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상해는 마치 신세계를 내려다보는 기분을 들게 .. 소설방/개와 늑대의 시간 2015.03.28
제7장 수난기 20 제7장 수난기 20 “나 너네 집 앞이야.” “어쩐 일이야?” “되게 사무적으로 말하네. 집 구경 좀 하려고 한다.” 아닌 게 아니라 봉수의 말투는 딱딱했다. “사무적이긴, 며칠 신경이 곤두서서 그래.” “들어간다.” 전화가 뚝 끊어졌다. 양규자도 아니고 송화도 아니었다. 신수정이니 마.. 소설방/개와 늑대의 시간 2015.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