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8> 파멸 혹은 연민-4 <338> 파멸 혹은 연민-4 설마! 샛눈을 뜨고 바라보던 유미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그가 서랍 안에서 누런 서류봉투를 꺼내는 게 아닌가! 그가 그 봉투에서 비디오테이프를 꺼내 들고 기계에 넣었다. 그 비디오는 지난번에 정희의 조수인 척하고 여기 와서 천신만고 끝에 몰래 바꿔치기.. 소설방/유혹 2015.04.06
<337> 파멸 혹은 연민-3 <337> 파멸 혹은 연민-3 “어데예! 그럴 기회가 없었습니다.” 전에 왔을 때 급할 때는 부산 사투리가 튀어나온다는 말을 한 게 기억나서 유미는 사투리 억양을 섞어 말했다. “호오! 그래?” 윤 회장은 잠깐 반색하는 얼굴이더니 곧 침묵했다. 유미도 차를 마시며 입을 다물었다. 침묵이.. 소설방/유혹 2015.04.06
<336> 파멸 혹은 연민-2 <336> 파멸 혹은 연민-2 그때 문이 열리고 누군가 들어왔다. 윤 회장이었다. 유미가 얼른 일어나서 목례를 올렸다. “어, 그래. 자네 왔는가.”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일단 앉게. 내가 따로 불러서 놀랐는가?” “정희 언니한테 언질을 받고는 마음이 반반이었습니다.” “왜?” .. 소설방/유혹 2015.04.06
<335> 파멸 혹은 연민-1 <335> 파멸 혹은 연민-1 유미는 목욕을 정성들여 하고 난 뒤 손목과 귓불에 향수를 뿌렸다. 혹시 몰라서 가슴골과 배꼽 밑에도 독(毒)이라는 뜻의 ‘쁘와종’이란 향수 원액을 한 방울씩 찍어 발랐다. 은밀한 곳에서 농염한 향기가 풍겨왔다. 그리고 나서 수수하게 옷을 입고 단발머리 .. 소설방/유혹 2015.04.06
<334> 무정부주의자-14 <334> 무정부주의자-14 “유미, 제발 그러지 말고 내 얘길 들어 봐. 내가 그리로 갈까?” “올 테면 와 봐. 이번엔 사진기자 불러서 사진 제대로 박아 주지. 우리 집에 자기 이니셜이 새겨진 수갑이랑 채찍이랑 증거물도 다 있고 말이야.” 동진이 다급하게 말했다. “얼마면 되겠니?” “.. 소설방/유혹 2015.04.06
<333> 무정부주의자-13 <333> 무정부주의자-13 유미는 침착하게 운전하여 집 앞 마트에 들러 삼겹살 두 근과 쌈 야채, 그리고 소주 2병을 샀다. 아파트에 들어오자마자 바닥에 신문지를 깔고 휴대용 가스버너를 켰다. 그리고 프라이팬 위에 삼겹살을 구워 앉은 자리에서 소주를 반주로 천천히 고기를 다 먹어치.. 소설방/유혹 2015.04.06
<332> 무정부주의자-12 <332> 무정부주의자-12 “아, 네. 기사 보셨어요?” 강애리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이사님과 그런 사이인 줄은 꿈에도 몰랐네요.” “그래요? 늘 보안을 유지했으니 오 실장님이 어떻게 아시겠어요.” “개인적인 일이 있으시다고 하셔서 혹시 몸이 좀 아프신가 했어요.” “몸에 이상.. 소설방/유혹 2015.04.06
<331> 무정부주의자-11 <331> 무정부주의자-11 동진에게서는 하루 종일 연락이 없었다. 그러나 사태는 진작에 벌어져 있었다. 용준이 사무실로 뛰어들어왔다. “대박이에요, 대박!” “뭔데 맨날 대박이래?” “이번엔 진짜 완전 대박이에요. 인터넷 한 번 열어보세요.” “무슨 일인데?” “윤동진 이사가 결.. 소설방/유혹 2015.04.06
<330> 무정부주의자-10 <330> 무정부주의자-10 지완이 얼마 전에 한국에 돌아왔다며 유미에게 안부전화를 했다. 그런데 정신병원에 있어야 할 인규가 탈출했다고 하는데 아느냐고 물었다. 금시초문이었다. 가뜩이나 골치아파서 지완더러 나중에 만나서 얘기하자고 했다. “으음, 지완이한테서 며칠 전에 전화.. 소설방/유혹 2015.04.06
<329> 무정부주의자-9 <329> 무정부주의자-9 유미는 책상 위의 전화기를 들었다. “관장님, 전화 바꿨습니다.” 애리의 목소리는 기운이 없었다. “오 실장님, 내가 개인적인 일이 있어서 당분간 회사에 못 나갈 거 같아요.” “개인적인 일이오?” “지금은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말인데요. 오 실.. 소설방/유혹 2015.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