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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6>43장 공생당 [4]

오늘의 쉼터 2016. 6. 12. 09:00

<446>43장  공생당 [4]


(891) 43장 공생당 - 7



“자, 그럼 이것으로…….” 

유병선이 다시 끼어들었을 때는 53분이 지났다.

이대로 나간다면 더 충격적인 발언이 터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인터뷰 전에 서동수는 이번 인터뷰에 대비해 250여 개의 예상 질문과 그 답변을 준비했는데

다 어긋났다.

계엄령 발언은 어느 부분에도 들어 있지 않았다.

그때 서동수가 손을 들어 막더니 다시 시청자들을 보았으므로 기자들은 신바람이 났다.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추가해서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제 기자들은 앉아 있었으므로 서동수가 모두를 둘러보며 말을 이었다.

“저는 척결하고, 폐쇄하고, 체포하고, 파면하겠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대화하고 타협하겠습니다.”

서동수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그러고는 포용하고 구제하고 사면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기자들 사이에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카메라가 그쪽으로 가니 뚝 그쳤다.

서울역 시청자들의 어깨도 대부분 내려갔다.

뭐, 그게 그거 아냐? 어쩌겠다는 건데? 한다는 거야?

 만다는 거야? 하는 표정을 짓는 사람이 많다. 화면에 다시 서동수의 모습이 비쳤다. 

“민노총 위원장을 노동부 장관으로, 내 후계자를 민족당 출신으로 임명할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고 있네.” 

시청자 한 명이 뱉듯이 말했는데 동조하는 사람은 없다.

서동수가 이제는 가라앉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현실은 이상과 다릅니다.

생각이 다르다고 모두 배척할 수는 없지요.

법을 지킨다고 범법자를 다 처단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예외없는 법은 없습니다.” 

서동수가 어깨를 올렸다가 내렸다. 

“가차 없이 대의(大義)를 집행하되 관용하고 타협하고 수용하겠습니다.

그것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그것만 보고 이필상과 유기철은 서둘러 광주행 KTX에 올랐다.

자리에 앉으며 이필상이 유기철에게 물었다. 

“어때?” 

서동수의 인터뷰 소감을 묻는 것이다.

유기철이 앞쪽을 응시한 채 잠깐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

“그럴 만한 인간 같아.” 

“뭘?” 

“민노총 위원장을 노동부 장관 시킨다는 것.” 

“민족당원을 차기 후계자로 한다는 것도?”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 

“그럼 오늘 인터뷰는 성공이군.” 

“강력하게 대처하되 끝까지 타협하겠다는 것이 오늘 인터뷰의 핵심이지.”

둘은 민족당원으로 오늘 서울 당사에 출장을 왔다가 돌아가는 길이다.


유기철이 말을 이었다.

“서동수가 예상보다 강하군.” 

“그, 8퍼센트, 가능성이 있을까?” 

유기철이 길게 숨을 뱉었다. 

“아마 앞으로 8퍼센트가 공생당의 트레이드 마크가 될 것 같아.

공생당 하면 서동수가 펼친 손가락 8개가 떠오를 거야.”


“지금 나도 그런데.”

“그럼 국민들에게 8퍼센트에 대한 기대심리가 심어지겠지.”

“과연 선거 전략가라 생각하는 것이 다르군.”

“서동수는 빈말로 그러는 것이 아니야. 장사꾼이어서 다 계산을 하는 것 같아.”

KTX가 출발했으므로 잠시 창밖을 내다보던 유기철이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 지금은 새 시대야. 새 옷을 입을 때가 됐다고.” 

“무슨 말이야?” 

이필상이 묻자 유기철이 긴 숨을 뱉었다. 

“국민들이 지쳐 있어. 양쪽 다.” 




(892) 43장 공생당 - 8



벽시계가 밤 11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술잔을 내려놓은 서동수가 하선옥을 보았다.

성북동의 안가는 조용하다.

방금 TV에서 재방송된 서동수의 인터뷰 장면을 보고 나서 하선옥이 음소거 버튼을 누른 것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 것 같군.” 

“아니 전 더디게 가는 것 같아요.” 

바로 말을 받은 하선옥이 눈웃음을 쳤다.

하선옥은 서동수의 파자마를 입었는데 귀여웠다.

이곳에 하선옥의 옷이 준비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 한국 대선까지는 한 달 반이 남았다.

한 달 반 후에는 한국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당선자는 대한연방의 대선후보가 된다.

“오늘 장관님 여자 문제가 나올까 봐서 제가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아세요?”

하선옥이 말하더니 다시 웃었다.

술기운에 달아오른 얼굴을 본 서동수가 숨을 들이켰다.

욕정이 솟아올랐기 때문이다. 

하선옥은 볼수록 매력이 있다.

은근한 향내를 풍기고 있다가도 엉키게 되면 뜨거운 불덩이가 된다.

하선옥이 말을 이었다. 

“다행히 계엄령 말씀을 하시는 바람에 여자 문제가 쏙 들어간 것 같아요.”

“계엄령 효과가 거기에도 있었군.” 

소파에 등을 붙인 서동수가 지그시 하선옥을 보았다.

서동수의 표정을 본 하선옥이 물었다.

“주물러 드려요?” 

“안마라고 해라. 딴생각이 들잖아.” 

“이미 딴생각하시면서.” 

하선옥이 상체를 조금 비틀었다.

교태다.

40대 중반의 원숙한 몸이 정욕의 불덩이가 되어 가는 중이다.

“파자마 안에 뭐 입었어?” 

“아무것도.” 

하선옥이 눈을 흘기는 시늉을 했다. 

“그럼 좋아하시잖아요.” 

“그럼 바지만 벗어.” 

“싫어요.” 

“상의가 길어서 엉덩이까지 덮을 거야.” 

과연 그렇다. 저고리를 내려다본 하선옥이 소파 뒤로 돌아가더니 곧 바지를 벗었다.

그러고는 주춤대며 나왔으므로 서동수가 눈을 가늘게 떴다.

저고리는 아슬아슬하게 검은 숲은 가렸지만 허벅지는 다 드러났다. 

“으음, 섹시하다.” 

서동수가 감탄했다. 

“진즉 그렇게 입고 있지.” 

“아유, 나 몰라.” 

이맛살을 찌푸린 하선옥이 서동수의 옆에 앉았다.

서동수가 하선옥의 허리를 당겨 안으면서 물었다.

“자, 이제 내 인터뷰를 본 감상을 듣자.” 

“이런 분위기에서 듣고 싶으세요?” 

그때 서동수가 손을 뻗쳐 하선옥의 숲을 덮었다.

그러자 하선옥도 서동수의 파자마 바지 안으로 손을 넣는다.

곧 둘의 사지가 어지럽게 엉켰다. 

“말씀드려요?” 

하선옥이 묻더니 상기된 얼굴로 서동수를 보았다.


“나중에 타협하고 수용하겠다는 말씀이 진실 같았어요.”

그때 서동수의 손이 하선옥의 동굴 안으로 진입했으므로 숨소리가 가빠졌다.

“바탕이 확실해야 타협도 하고 수용도 할 수 있는 것이죠….”

말을 그친 하선옥이 입을 딱 벌리더니 서동수의 남성을 움켜쥐었다.

서동수의 입도 저절로 벌어졌다.

그때 하선옥이 서동수의 바지를 벗기면서 물었다. 

“여기서 해요?” 

서동수는 대답 대신 하선옥의 저고리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

그렇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에서 누구를 포용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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