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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5>43장 공생당 [3]

오늘의 쉼터 2016. 6. 7. 15:57




<445>43장  공생당 [3]


(889) 43장 공생당 - 5


“합동 기자회견 형식인데요.” 

다가선 유병선이 말을 이었다.  

“한 시간 동안입니다. 장관님.” 

공생당을 창당하고 당수가 된 지 일주일이 되었다.

그동안 서동수는 한국에 머물고 있었는데 언론과의 인터뷰를 유병선이 합동 기자회견으로 만든 것이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유병선이 말을 이었다.

“제가 답변 준비를 해놓을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장관님, 그러니까 일단 한랜드로 돌아가셨다가 다시 오시는 것이…….” 

“아니, 그럴 필요 없어.” 

머리를 저은 서동수가 유병선을 보았다.  

“무슨 답변 준비를 한다는 거야? 소설 쓰는 것도 아니고 솔직하게 말하면 되는 거야. 내일 합시다.”

“아이고, 내일은…….” 

질색을 한 유병선의 얼굴까지 굳어졌다.  

“적어도 준비하려면 사흘은 필요합니다. 장관님.” 

“그럼 모레 합시다.” 

그래서 프레스센터에서 공생당 당수 겸 한랜드 장관 서동수의 기자회견이 열리게 되었다.

기자회견 장면은 예고를 많이 안 했는데도 시청률이 높았는데 외국 기자들도 많이 참석했다.

국영방송 2개사에다 종편 3개가 생방송으로 방영했고 외국 방송사도 7개나 되었다.

그만큼 서동수가 화제의 중심인물이라는 증거도 될 것이다.

이곳은 서울역 광장이다.

대형 TV에 서동수의 얼굴이 비쳤을 때 지나던 사람들까지 앞으로 모여들었다.

인사가 끝나고 이제 막 질의응답이 시작되는 것이다.

먼저 대한신문 기자가 질문했다.  

“며칠 전에 민노총 위원장한테 전화를 하셨지요? 그때 대개혁을 하겠다고 말씀하셨다는데, 맞습니까?”

최만철은 서동수의 협박을 받았다는 식으로 언론사와 인터뷰를 한 것이다.

그때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대답했다.  

“예, 대개혁을 하겠다고는 했지요.” 

“협박은 아니고요?” 

“그렇게 들렸을 수도 있겠습니다.” 

“어떤 내용의 대개혁입니까?” 

“해산시킬 겁니다.” 

그 순간 회견장이 술렁거렸고 서울역 대합실의 시청자들도 웅성거렸다.

한 건 잡았다는 표정이 된 대한신문 기자가 소리치듯 물었다. 

“해산시킨다고 하셨습니까?” 

“예, 그리고 다시 새로운 노조가 형성되겠지요.” 

“아니, 그러면…….” 

그때 유병선이 말을 잘랐다. 

“다음 질문을 받겠습니다.” 

대한신문 기자가 손에 쥔 마이크에 대고 말했지만 전원이 꺼졌다.

그때 유병선의 지명을 받은 한국통신 기자가 일어났다.

흥분된 표정으로 입술을 떤다.  

“이어서 질문하겠습니다.

민노총을 해산시키면 저항이 엄청날 것입니다.

그럼 국가가 위기에 봉착하지 않겠습니까?” 

그러자 서동수가 눈을 가늘게 뜨고 기자를 보았다.

서울역 대합실의 시청자들도 숨을 죽이고 서동수의 얼굴을 본다.

그때 서동수가 기자에게 물었다.


“왜요?”

“아니, 그걸 예상하지 못하시다니요?”

기자의 콧구멍이 벌름거렸다.

“광우병 파동을 보셨지요? 그 몇 배의 시위대가 서울을, 아니, 전국을 뒤덮을 텐데요.

그걸 어떻게 감당하려고 그러십니까?”

“계엄령이죠.” 

서동수가 낮게 말했지만 다 들었다.

기자가 잠깐 ‘뻥’한 표정을 짓는 것이 화면에 드러났다.

그때 화면이 서동수의 차분한 얼굴을 다시 비쳤고 기자에게로 돌아갔다.

그때는 기자가 눈을 부릅뜨고 있다.




(890) 43장 공생당 - 6


“계엄령이라고 했습니까?” 

기자의 목소리는 비명 같다.

그때 서동수가 똑바로 서울역 광장의 시청자들을 보았다.

“그렇습니다. 국가가 내란 상태가 되었을 때는 가차 없이 대통령이 계엄령을 선포해야지요.”

“그러면 군인들이…….” 

기자가 다시 물었는데 뒤가 흐리다.

감히 말끝을 맺지 못하는 것 같다.

시청자들은 화면에 나온 서동수의 얼굴을 보았다.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이며 쓴웃음을 지었다.

“군인은 그럴 때 나서라고 존재하는 것입니다.

군인을 억누르기만 하니까 방산비리 같은 것이나 저지르는 것이지요.

군인은 국가를 지키라고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때 유병선이 나섰다. 

“그럼 다음 질문을…….” 

화면에 비친 유병선의 얼굴이 굳어 있다.

서동수가 돌출 발언을 했다는 것을 서울역 광장 시청자들도 다 알 수 있게 되었다.

그때 서동수가 말을 이었으므로 방송사 카메라가 바로 화면에 등장시켰다.

어깨를 부풀린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법을 어기고 내란을 일으키는 폭도들은 현장에서 체포되겠지요. 그렇습니다.”

그러고는 서동수가 엄지를 구부려 제 코끝에 대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 자리에서 먼저 말씀드리지요. 그때는 이 서동수가 발포 명령자가 될 것입니다.

모든 책임은 다 저한테 있습니다.” 

이제 화면에 기자가 비쳤는데 입만 떡 벌리고 있다. 다시 서동수의 말이 이어졌다.

“법이 지켜지지 않는 국가는 국가가 아닙니다.

범법자인 시위대한테 쫓겨가는 군인은 군인이 아닙니다.

그렇게 만든 정치인, 지도자들의 책임이지요. 나는…….” 

어깨를 부풀린 서동수가 시청자들을 향해 빙그레 웃었다.


“그래서 민노총 위원장한테 말했지요. 협조해 달라고 말입니다.

그러면 내가 대통령이 되고 나서 연 평균 8퍼센트의 경제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습니다. 8퍼센트.”

서동수가 손가락 여덟 개를 펴 보이는 것이 화면에 크게 드러났다.

손바닥 손금까지 다 보인다.

“그 이야기는 인터뷰 때 말하지 않은 것 같더군요.”

이제 서울역 시청자들은 홀린 듯이 화면을 보았고 서동수의 말이 이어졌다.

“엄청나지 않습니까? 8퍼센트 그리고 신바람 나는 세상. 그것에 나는 목숨을 걸 겁니다.

그런 세상을 만들고 나서 죽어도 됩니다. 내가 뭘 더 바라겠어요?” 

시청자들은 서동수의 두 눈이 번들거리는 것을 보았다. 

“규제요? 다 없앱니다. 엄청난 국고만 축내는 부실기업, 이권 단체, 위원회, 한 달 안에 다 폐쇄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그 가능성을 떠올리게 되실 겁니다.

그럼 어떻게 되는지 아시지요?

이 사회에 세금만 까먹는 기생충이, 거머리가 얼마나 많은지도 알게 되실 겁니다.

여러분이 노점상에서, 식당에서, 하다못해 대리운전으로 번 돈으로 낸 세금을 그자들이 까먹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제 서동수의 얼굴도 상기되었다. 

“그것 정리만 해도 경제성장률 2퍼센트가 올라갈 것입니다.

일자리가 몇백만 개 늘어나고 소득이 높아집니다. 8퍼센트…….” 

다시 손가락 여덟 개를 펴 보인 서동수가 눈을 치켜뜨고 서울역 시청자들을 노려보았다.

“여러분, 새 세상을 살아 보십시다. 짧은 인생인데 새 세상을 한번 겪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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