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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8>43장 공생당 [6]

오늘의 쉼터 2016. 6. 20. 14:06


<448>43장  공생당 [6]


(895) 43장 공생당 - 11



그 시간에 일본 총리실 부속 정보실장 도쿠가와가 오랜 부하 사토와 오자키를 둘러보며 말했다.

“총리 각하께서 세부 지침을 내려주시지는 않는다. 우리는 이미 분신(分身) 같은 존재,

각하의 심중을 읽고 실행할 뿐이야. 자, 대국을 논의해보자고.” 

엄숙한 표정이었고 언어에 조리가 있다.

지금 셋은 총리 아베의 심정이 돼서 대국을 논의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를 도쿠가와가 보고한다.

사토와 오자키는 각각 50대 후반, 30년이 넘는 정보 전문가로 도쿠가와를 보좌해 왔다.

그때 사토가 말했다.  

“이대로 가면 서동수가 남한의 연방 대통령 후보,

이어서 남북한연방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사토가 똑바로 도쿠가와를 보았다.

정보실에서는 5년쯤 전부터 여론조사 통계를 보고서에 쓰지 않았다.

여론조사 기관을 불신할 뿐만 아니라 이제는 국민이 여론조사를 조롱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조사할 때 반대로 말해놓고 결과가 뒤집히는 것을 즐기는 것이다. 사토가 말을 이었다.

“한반도에서 솟는 기운이 심상치 않습니다.

한민족이 본래 냄비 기질이 있는데 이번에는 쉽게 꺼질 것 같지 않습니다, 실장님.” 

그때 오자키가 말했다.  

“서동수가 사기꾼인 건 한국민 대부분이 인정합니다.

부패했고 여자를 과도하게 밝히며 뻔뻔합니다.

서동수를 극단적으로 혐오하는 사람도 꽤 많지요.” 

도쿠가와가 심호흡을 하고 있다.

참을성 있게 기다리는 것이다.

이것이 도쿠가와의 장점이다.

오자키의 말이 이어졌다.  

“그러나 시대가 변한 것 같습니다.

서동수의 약점이 거의 먹히지 않습니다.

탁 털어놓고 말하는 분위기에 넘어가는 모양입니다.

미국에서도 트럼프 같은 사업가가 후보가 되는 것을 보면

기성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전 세계로 확산할 것 같습니다.”


“다른 점이 있습니다.”

사토가 오자키의 긴말이 끝나기도 전에 잘랐다.

오자키는 말도 길고 느리기 때문이다.

사토가 빠르게 말했다.

“미국은 트럼프를 대체할 후보가 얼마든지 있지만 한국은 서동수 하나뿐이라는 것이죠.”

그때 도쿠가와가 머리를 끄덕였다.

계속 하라는 표시다.

사토의 목소리에서 열기가 느껴졌다.  

“서동수를 대신할 인물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것은 서동수가 없다면 남북한연방은 물론 대선까지 무산될 가능성이 크고

다시 대결 상태로 회귀할 것이 분명합니다.”

이제는 눈만 치켜뜬 도쿠가와를 향해 사토가 결론을 말했다.

“그 가정하에서 생각하면 우리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 미국, 러시아까지 반대할 분위기가 아닙니다, 실장님.” 

“…….” 

“남북한연방, 한랜드로 이어지는 한민족의 유라시아 진출,

대한연방의 부흥은 우리 4강(强) 아무도 바람직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결론입니다,

실장님.” 

그때 도쿠가와가 긴 숨을 뱉고 나서 입을 열었다.  

“서동수가 우리 대마도를 회수하겠다고 했었지?” 

“예, 대마도가 자기들 영토랍니다.” 

오자키가 말하자 도쿠가와는 입맛을 다셨다.

다케시마는 이미 독도가 돼서 누구도 일본령이라고 주장하지 않는 분위기가 된 것이다.

아직 대한연방이 되지 않았는데도 그렇다. 도쿠가와가 혼잣소리처럼 말했다. 

“이대로 둘 수는 없어.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896) 43장 공생당 - 12



“요즘 꽤 바쁘셨더군요.” 

응접실로 들어선 김동일이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공생당 창당을 말한 것 같다.

“예, 아무래도 분위기를 바꿔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수행원들을 떼놓은 둘은 소파로 다가가 마주 보고 앉았다.

오후 3시 반,

서동수는 전용기 편으로 서울에서 곧장 평양으로 날아왔는데 이곳은 대동강변의 제11 초대소다.

서동수가 현관 앞에서 기다리다가 김동일과 함께 들어온 것이다.

탁자 위에는 음료수가 여러 가지 놓여 있어서 마시고 싶은 것을 집으면 된다.

서동수가 정색하고 북한의 지도자를 보았다.

남북한연방이나 유라시아 진출은 김동일의 의지가 없었다면 꿈도 꾸지 못했을 것이었다.

김동일의 자신을 내던진 희생이 지금까지의 성과를 만들었다.

김동일이 신의주특구를 허용했으며 남북한연방에 동의했기 때문에 한민족의 숙원인

통일에다 대약진의 기틀이 만들어졌다.

그래서 남북한에서 김동일은 꿈을 이룬 지도자로 평가받는다.

신의주특구의 비약적인 경제발전 파급효과로 이제 북한 주민은 굶주림에서 벗어났다.

신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더 큰 바람을 기대하고 있다.

그 신바람을 이끌 지도자로 김동일과 서동수 중 한 사람을 고르는 일이 남아 있을 뿐이다.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이 모든 건 위원장님이 만드신 것이나 같습니다.

위원장께서 내놓으시지 않았다면 한반도는 아직도 분쟁지역으로 세계의 골칫덩이가 돼서

조롱받고 있겠지요.” 

“이거 왜 이러십니까?” 

쓴웃음을 지은 김동일이 생수병을 집었다. 

“그 말씀 하시려고 오신 겁니까?” 

서동수는 김동일과의 독대(獨對)를 요청했던 것이다. 김동일이 웃음 띤 얼굴로 말을 이었다.

“신의주특구를 열지 않았다면 북조선은 지금도 굶주림에서 벗어나지 못했겠지요.

그리고 신의주특구의 영향으로 체제가 변한 것입니다.” 

그동안 극심한 혼란도 겪었다.

강경 군부가 쿠데타를 시도했고 서동수의 절충으로 쿠데타 세력을 신의주로 끌어들여

중화시키지 않았는가.

그동안 서동수와 김동일이 손발을 맞춰온 것이다.

김동일도 어느덧 정색하고 말했다.  

“이 기회에 솔직히 말씀드리는데 나는 남북한연방을 통치할 능력도 경륜도 부족합니다.

내가 연방 대통령이 된다면 극심한 혼란이 올 것이고 그것을 기대하는 국가들도 있을 것입니다.”

병째로 생수를 한 모금 삼킨 김동일이 똑바로 서동수를 보았다.

“열심히 일하는 우리 민생당 동지들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나는 진작 마음을 접었습니다.

선거 끝나면 사업가로 전력투구할 작정입니다.” 

서동수가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

전에도 들었지만 이번에는 더 분명한 언질을 받은 것이다.

그때 서동수가 물었다. 

“군(軍)은 믿을 만합니까?” 

본론이 이것이다. 이것을 물으려고 왔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김동일이 쓴웃음을 지었다.


“오늘 저녁에 한잔하시지요. 저도 형님을 모처럼 만났으니 마시고 싶습니다.”

“그러지요.”

바로 대답한 서동수가 소리 죽여 숨을 뱉었다.

김동일이 말을 조심하려는 분위기를 느꼈기 때문이다.

김동일이 도청을 조심한단 말인가?

갑자기 딴 세상에 온 느낌이 들었으므로 서동수가 몸을 굳혔을 때 김동일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럼 7시에 다시 뵙겠습니다.” 

그러더니 덧붙였다. 

“미인들을 보시게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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