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강안남자

690. 중개인 (2)

오늘의 쉼터 2014. 10. 8. 13:26

690. 중개인 (2)

 

(1963)중개인-3

 

 

그렇다. 지금 이런 상황에서는 내일이 아니라

 

한 시간 후에 세상이 뒤집어진다고 해도 멈추는 인간은 드물다.

 

조철봉은 유하연의 허리를 안은 채 침대로 다가갔다.

 

유하연이 먼저 침대에 등을 붙이며 누웠으므로 조철봉은 자연스럽게

 

정상위 자세가 되었다.

“저, 달아올랐어요.”

얼굴이 상기된 유하연이 두 팔로 조철봉의 목을 감으면서 말한다.

“키스해주세요.”

그 순간 조철봉의 가슴이 더 거칠게 뛰었다.

 

키스는 인간에게 예의와 친근감의 표시다.

 

따라서 섹스 도중의 키스는 상대와의 관계에 대한 윤활유 작용을 하는 것이다.

 

매음을 할 경우에 흥분한 남자들이 키스를 하려고 덤벼들지만 여자측에서

 

대부분 거부하는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그녀들에게 입술은 성기보다 더 소중한 것이다.

 

그녀들의 입술은 마지막까지 간직해둔 자존심이며 순결이다.

 

성기는 돈을 받고 팔았지만 입술은 지키고 있다는 자긍심이

 

오늘을 견디게 해주는 것이다.

 

조철봉은 머리를 숙여 유하연의 입술을 빨았다.

 

유하연이 의도적이었건 원했건간에 입술을 주겠다는 말은

 

모든 것을 다 열겠다는 말이나 같다.

 

유하연이 입술을 열어 말랑한 혀를 내밀었다.

 

그러나 혀 놀림이 서툴러서 번번이 어긋났고 빠졌지만

 

그것이 조철봉에게는 더 신선하게 느껴졌다.

 

조철봉의 입술이 유하연의 입에서 목덜미로, 그러고는 젖가슴으로 내려왔다.

 

입 안에 젖꼭지와 함께 한 움큼의 젖가슴을 삼키듯 넣었을 때 유하연이

 

조철봉의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아아, 좋아요.”

헛소리처럼 유하연이 말했다.

 

조철봉은 입 안에 넣은 유하연의 젖꼭지를 혀로 굴리기 시작했다.

 

젖꼭지는 이미 발딱 세워져 있었으므로 혀로 튕기면 강한 탄력이 느껴질 정도였다.

 

그때 조철봉의 한쪽 손을 유하연의 허벅지 안쪽을 쓸어내리고 있다.

 

유하연이 허리를 비틀면서 숨을 헐떡였다.

“그때는요.”

가쁜 숨을 뱉으면서 유하연이 말을 잇는다.

 

“그 방에서 하는 건 처음이었거든요. 불안했지만 스릴이 있었어요.

 

그래서 빨리 올라간 것 같아요.”

허덕이며 띄엄띄엄 말했지만 조철봉은 알아들었다.

 

그것은 조철봉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마음껏 자신의 쾌감만을 즐기면서 대포를 쏜 것이다.

 

조철봉에게는 드문 경우였지만 유하연이 올라갔다니 다행이었다.

 

조철봉의 입술이 배꼽으로 내려와 아랫배를 한바탕 훑고나서 곧 골짜기로 내려왔다.

 

 그 순간 유하연의 몸이 잠깐 굳어졌다.

 

무의식 중에 두 다리가 오므려졌다가 조철봉이 벌리자 겨우 벌려졌다.

 

숨소리가 멈춰진 것처럼 느껴졌으므로 조철봉은 서둘러 얼굴을 숲에 묻었다.

 

몇초 후면 긴장이 풀릴 것이었다.

“아앗.”

숲 끝의 낮은 언덕에 조철봉의 입술이 닿았을 때 유하연이 낮게 외쳤다.

 

그러나 곧 입술이 그곳을 물자 온몸이 늘어졌다.

 

마치 독침을 맞은 것 같다.

 

조철봉은 조심스럽게 입술 끝만으로 유하연의 작은 언덕을 애무했다.

“아아아.”

마침내 유하연의 입에서 탄성이 흘러나왔다.

 

유하연의 샘에서는 이미 뜨거운 용암이 분출되고 있다.

 

조철봉은 끈질기게 유하연의 몸에 매달려 있었다.

 

오늘은 지난번의 보상을 해줄 것이었다.

 

지난번에는 급한 김에 내 욕심만 채웠지만 오늘은 철저하게 억제할 테다.

 

유하연이 온몸을 비틀면서 다시 탄성을 뱉는다.

 

이미 수치심은 다 잊었다.

 

좋기만 하다. 

 

 

 

 

 

 

(1964)중개인-4

 

 

이윽고 조철봉이 얼굴을 들었을 때는 유하연이 입술만으로 절정에 오른 후였다.

 

온몸이 땀에 젖은 유하연은 절정에 오른 순간 굳어졌다.

 

발가락 끝이 밑쪽으로 잔뜩 굽혀졌으며 턱은 뒤로 젖혀진 상태로 한참 동안이나

 

사지를 뻗치고 있더니 몸이 풀린 순간 떨었다.

 

그러고는 가쁜 호흡과 함께 신음을 뱉었다.

 

조철봉은 상반신을 올리고는 유하연의 입술에 키스했다.

 

유하연의 온몸을 사지로 감싸안고 떨림이 그칠 때까지 기다렸다.

 

마침내 유하연이 가쁜 숨을 뱉었지만 떨림은 멈췄다.

 

눈을 뜬 유하연이 조철봉을 보았다.

 

물론 눈의 초점은 잡혀 있지 않았다.

“죽는 줄 알았어요.”

유하연이 헐떡이며 말했다.

“너무 좋았어.”

“이제 시작이야.”

조철봉이 유하연의 입술 끝에 입을 맞췄다.

 

가쁜 숨을 막지 않으려는 의도였다.

아직 유하연의 쾌감이 가시지 않았을 때 시작해야 되었으므로

 

조철봉이 상체를 세웠다.

 

눈치를 챈 유하연이 맞을 자세를 한다.

“아아.”

철봉이 진입한 순간 유하연이 탄성을 내질렀다.

 

기대감에 가득찬 표정으로 유하연이 기를 쓰고 눈의 초점을 잡더니 조철봉을 본다.

 

그것이 예의인 줄 아는 것 같다.

“너무 좋아.”

그때 철봉이 천천히 진입해 들어갔다.

입을 딱 벌린 유하연이 조철봉의 어깨를 움켜쥐었다.

 

그러나 이제는 입 밖으로 말이 뱉어지지 않는다.

 

눈의 초점도 다시 사라졌다.

“으아아.”

탄성이 방안에 가득 찼다.

 

지난번에는 당의 거물들이 옆방에 있었기 때문인지

 

이렇게 마음껏 탄성을 뱉지 못했을 것이다.

“으으음.”

조철봉의 입에서도 억눌린 신음이 뱉어졌다.

 

황홀하다는 표현도 맞지 않는다.

 

자지러진다는 표현이 조금 비슷하다.

 

철봉에 가해지는 강한 압박감, 그리고 피부에 느껴지는 샘 주변의 작은 돌기들.

 

철봉이 움직일 때마다 수백개의 흡반이 떼어졌다가 붙는 느낌이 왔으며

 

그때마다 유하연의 입에서 절규 같은 탄성이 뱉어지고 있다.

 

그 순간 조철봉은 철봉이 무섭게 팽창되는 것을 느끼고는 이를 악물었다.

 

이때 대포를 발사하면 거대한 쾌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남자의 성 구조는 똑같아서 3초 안에 쏘거나 3시간 만에 쏘거나 쏠 때의 느낌은

 

오십보 백보다. 다만 상대방을 무시하고 쏘느냐,

 

또는 함께 오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쏘느냐,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쪽은 억제하고 상대방을 끝없이 솟게 하느냐의 세 종류로

 

나눠지는 것이다.

 

물론 조철봉은 마지막 경우의 인간이다.

 

그리고 오늘 유하연에게 그 진가를 보여주려는 참이다.

“아아아.”

유하연이 솟아오르고 있다.

 

조금 전 입술만으로 오르게 할 때보다 더 거칠고 더 높은 충격이 오는 중이다.

“나 죽어.”

조철봉의 어깨를 움켜쥔 유하연의 손등에 파란 정맥이 솟아올랐다.

 

두 다리를 번쩍 세워 올렸던 유하연이 다시 발바닥으로 침대를 짚으면서

 

세차게 조철봉의 몸을 받았다.

“아.”

단말마의 비명,

 

그리고 이를 악물었던 유하연이 눈까지 질끈 감았다.

 

그 순간 조철봉은 철봉에 무서운 압박감을 느끼고 눈을 치켜떴다.

 

그러고는 지금까지 속으로만 외웠던 단어를 입 밖으로 뱉는다.

 

“라으잊 데는했, 고라으잊 데는했.”

 

노래 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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