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3장 오염(1)
(41) 3장 오염-1
“어, 결재 난 거야?”
배구 코트로 시선을 돌리면서 이인섭이 건성으로 묻자 화란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요, 부장 결재까지 맡고 공장장한테 올라갔어요.”
“빠르네.”
“아마 오늘 중으로 공장장 결재 나고 내일 자금 집행이 되겠지요.”
“과연 홍경일이는 아무도 못 건드린다니까.”
“천하의 서동수도 어쩔 수가 없구만 그래.”
“이건 소문인데.”
정색한 이인섭이 말을 잇는다.
“안 부장이 우리 과장을 죽이려고 본사에다 공작을 하고 있다는 거야.”
“무슨 공작요?”
“리베이트 이야기를 꺼내면 저도 얽힐 수가 있기 때문에 적성 문제나 업무 미숙,
“누가 그래요?”
“업무1과에서 들었어.”
“하긴 업무1과 유 대리가 안 부장 심복이니까, 그쪽에서 잘 알겠지.”
혼잣소리처럼 말한 화란이 길게 숨을 뱉고 나서 이인섭을 보았다.
“우리, 이 사람들 때문에 오염되는 거 아녜요?
“흐흐흐.”
소리 내어 웃은 이인섭이 갑자기 정색하고 화란을 보았다.
“전임 백 과장이 있을 때는 화란 씨, 말 안했잖아?”
“그땐 잘 모르기도 했고, 또….”
“백 과장이 리베이트 이야기는 안해줬기 때문이겠지, 그놈 혼자서 독식했으니까.”
“그렇다기보다도….”
“어느 정도 오염이 되는 것이 정상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러자 화란이 눈을 가늘게 떴다가 곧 쓴웃음을 지었다.
“별소리 다 듣겠네, 이 대리님도 좀 오염되신 것 같은데요.”
“그래, 조금 오염되었다. 어쩔래?”
정색한 이인섭이 화란을 노려보았다.
“고발할래? 투서할 거야?”
“못할 줄 알구?”
“난 서 과장 공범이 되었어.”
“동업자겠지.”
“상관없어.”
“이게 바로 오염된 증거라니까?”
화란도 정색하고 이인섭을 노려보았다.
“이제는 일보다 리베이트부터 생각하는 상황이 될 거야, 틀림없어.”
그러자 이인섭이 천천히 머리를 젓는다.
(42) 3장 오염-2
“어, 오랜만이다.”
다가간 서동수가 웃음띤 얼굴로 손을 내밀었다.
자리에서 일어선 우명호도 온 얼굴을 펴고 웃는다.
“널 여기서 만날 줄이야.”
칭다오 시내의 프린스호텔 커피숍 안이다.
오후 7시에 커피숍 안에는 손님들이 많았지만 둘은 금방 알아보았다.
악수를 나눈 둘은 마주보고 앉는다.
둘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작년에 동창회 때 만나고 1년 만에 처음이다.
“야, 온 지 한 달 가깝게 되었다면서 이제야 전화를 하냐?”
우명호가 서운한 듯이 말했지만 하는 일이 다르면 안 만나게 되는 것이 정상이다.
칭다오의 한국계 은행 지점에서 차장으로 근무하는 우명호하고는 별로 친하지도 않았다.
차를 시키고 나서 서동수가 지그시 우명호를 보았다.
“너 여기 온 지 3년째라고 했지? 그럼 괜찮은 룸살롱 많이 알겠구만.”
“아, 그거야.”
우명호가 넓은 얼굴을 펴고 웃었다.
“너도 그동안 몇 군데 다녀봤겠지?”
“그럼, 아성에 몇 번 갔고.”
“아성 거긴 한국 놈들이 너무 꼬여서.”
이맛살을 찌푸린 우명호가 말을 잇는다.
“조그만 데는 너 스타일이 아니지?”
“야, 물만 좋으면 되지, 뭘.”
서동수가 정색하고 우명호를 보았다.
고등학교 동창만큼 술마시기 편한 상대는 없다.
서동수의 관점에서 보면 대학동창은 앞뒤를 재는 바람에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만나게 된다.
그때 우명호가 말했다.
“한국 놈이 경영하는 조그만 카페가 있어. 하지만 애들이 괜찮아.”
“내가 살게, 가자.”
서동수가 엉덩이를 들썩이며 말하자 우명호는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들었다.
“가만, 예약을 해야 돼.”
“어, 그래?”
핸드폰의 버튼을 누르면서 우명호가 물었다.
“너,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냐?”
“얀마, 눈높이는 다 그게 그거지.”
“아니, 그게 아니라….”
연결이 되었는지 핸드폰을 귀에 붙인 우명호가 손바닥을 펴보이더니 말했다.
“아, 조 사장님. 오늘 내 친구하고 둘이 가려는데 방 있어요?”
그러더니 곧 목소리를 낮췄다.
“특급으로 해줘요. 예, 예.”
몇 번 대답을 한 우명호가 송화구를 손바닥으로 막더니 서동수에게 묻는다.
“너, 조선족 여자 어때?”
“그건 됐고.”
“그럼 대학생은?”
“내가 영계 찾는 노털이냐?”
“좋아, 그럼 회사 다니는 애들로 해.”
제멋대로 정한 우명호가 손바닥을 치우더니 말했다.
“회사 다니는 애들로 해주세요.”
귀에서 핸드폰을 뗀 우명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웃었다.
“이 자식은 그동안 신천지에서 놀고 있었구만.”
“얀마, 이 재미도 없이 여기서 어떻게 지내란 말이냐?”
우명호가 웃음띤 얼굴로 말을 잇는다.
“어쨌든 너 잘 왔다.
바로 그것 때문에 서동수가 우명호에게 연락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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