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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3장 오염(2)

오늘의 쉼터 2014. 7. 25. 17:32

[22] 3장 오염(2)

 

 

 

(43) 3장 오염-3 

 

 

 

 

카페 ‘블루’는 시내 중심가의 건물 2층에 자리 잡고 있었는데 방이 세 개뿐이었다.
 
그러나 홀에 테이블이 서너 개가 놓여졌고 무대와 다섯 평 정도의 플로어까지 갖춰져서
 
밖에서는 클럽 분위기를 낸다.
 
둘이 들어서자 조 사장이 기다리고 있다가 맞는다.
 
40대 중반쯤으로 다부져 보이는 인상이다.

“어서 오십시오.”

서동수를 맞은 조 사장이 허리를 꺾어 인사를 했다.
 
안내된 서동수와 조 사장은 명함을 주고받는다.
 
조 사장 이름은 조남규, 서동수의 명함을 받더니 얼굴을 펴고 웃는다.

“동양그룹에 계시군요.”

“여기도 우리 회사 손님이 옵니까?”

서동수가 묻자 조남규는 다시 웃었다.

“없습니다만 있다고 해도 말씀드릴 수가 없지요.”

“마음이 놓이네요.”

따라 웃은 서동수가 조남규를 보았다.
 
아마 조남규도 한국에서 이 생활을 한 경험이 있을 것이었다.
 
주문을 받은 조남규가 서둘러 방을 나가자 우명호가 말했다.

“조 사장, 건달이야.”

우명호가 주먹을 쥐어 보이더니 목소리를 낮췄다.

“여기서도 건달들하고 손을 잡은 것 같아.”

“그렇겠지.”

건달 출신의 유흥업체 경영자가 오히려 믿을 만하고 고객의 호감을 받는 것이다.
 
고객의 등을 친다면 아예 이런 영업장을 만들지도 못한다.
 
잠시 후에 조남규가 지배인과 마담까지 데리고 와 인사를 시키더니
 
곧 아가씨 둘이 등장했다.
 
그 사이에 술과 안주가 놓여졌으므로 방 안에 어색한 분위기가 만들어질 여유가 없다.
 
모두 조남규의 수단이다.
 
아가씨 둘이 등장하자 마담이 방 안 분위기를 살피더니 나갔으므로 넷만 남았다.
 
“음, 장사 잘하는구만.”

아가씨들을 훑어본 서동수가 만족한 표정으로 머리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오른쪽에 서 있는 아가씨를 손짓으로 불렀다.

“유, 컴.”

아가씨 둘은 앞쪽에 서 있었던 것이다.
 
그러자 우명호가 남은 아가씨를 불러 제 옆에 앉힌다.
 
서동수가 잠자코 옆자리에 앉은 아가씨를 보았다.
 
갸름한 얼굴에 긴머리는 파마해서 어깨 위로 물결치듯이 흘러 내려왔다.
 
화장기가 없는 얼굴이었지만 피부는 윤기가 흐른다.
 
쌍꺼풀이 없는 맑은 눈, 눈 끝이 위로 조금 솟구쳐서 날카로운 인상이었지만
 
얇고 단정한 입술은 미소를 머금고 있다.
 
서동수는 곧은 콧등까지를 훑어보면서 신(神)의 능력에 찬탄하는 마음이 일어난다.
 
신은 수천만 명의 미인을 모두 다르게 창조해 내는 것이다.
 
서동수가 영어로 물었다.

“영어 할 줄 알아?”

“예, 무역회사에 다니는 걸요?”

유창한 영어로 대답한 아가씨가 흰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전 링링이라고 합니다.”

“난 미스터 서야.”

“반갑습니다. 전 스물넷입니다.”

“누가 나이 물어봤어?”

“궁금하실 것 같아서요.”

다시 웃은 링링이 맑은 눈으로 서동수를 보았다.

“전 오늘 세 번째 이곳에 왔고 남자 손님하고 딱 한 번 잤어요.”

“오, 마이 갓.”

마침내 서동수가 탄성을 뱉는다.
 
긴장이 풀리면서 온몸에 활력이 돋아났으므로 서동수가 손을 뻗쳐 링링의 손을 쥐었다.
 
링링이 마음에 든 것이다.

“그래, 그놈, 섹스는 잘하더냐?”
 
 
 

 

 

(44) 3장 오염-4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링링이 눈웃음을 쳤다.

“네, 잘했어요.”

“그놈, 한국 놈이었어?”

“네, 맞아요.”

“뭘 하는 놈인데?”

“모르겠어요.”

링링이 머리를 저었으므로 서동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고객을 보호하는 거야?”

“아녜요, 정말 몰라요.”

“좋아, 그놈한테 얼마 받았어?”

“오백불요.”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였다.
 
룸살롱 아가씨의 2차 값이 800위안, 달러로 계산하면 150불쯤 된다.
 
링링은 그 세 배 정도를 받은 셈이다.

“나도 그 정도 주면 되겠니?”

“네.”

링링이 서동수의 시선을 받고는 다시 웃는다.
 
앞쪽의 우명호는 이미 한쪽 손이 아가씨의 스커트 밑으로 들어가 있다.
 
링링이 술을 따라주지 않았으므로 서동수는 제 잔에 위스키를 채웠다.

“너, 돈 벌어서 뭐 하려고 그래?”

술잔을 쥔 서동수가 묻자 링링이 바로 대답했다.

“차를 사려고요.”

“으음, 어떤 차?”

“현대차.”

링링이 제 잔에 술을 따르면서 말을 잇는다.

“중형차 루비요.”

“그것뿐이냐?”

“지금은 셋집에서 살지만 아파트도 하나 살 거예요.”

“그 다음은?”

“그 다음은 천천히 생각하죠. 뭐.”

한 모금에 위스키를 삼킨 서동수가 지그시 링링을 보았다.
 
꾸밈이 없고 솔직한 성격 같다.
 
그래서 부담이 적은 대신으로 신비감은 옅어졌다.
 
그때 우명호가 말했다.
 
“야, 이놈은 파트너 바꿔서 해도 상관없다는데, 해볼래?”
 
“이 자식이 변태 다 되었구먼.”

쓴웃음을 지은 서동수가 우명호의 파트너를 보았다.
 
쇼트커트한 머리에 동그란 얼굴의 미인이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아가씨가 얼굴을 펴고 웃는다.

“난 싫어.”

링링의 어깨를 당겨 안은 서동수가 한국어로 말을 이었다.

“서둘 것 없다. 하나씩 천천히.”

“네 식구는 데려올 거냐?”

다시 아가씨 스커트 밑에 손을 넣고 주물럭거리면서 우명호가 말을 잇는다.

“룸살롱도 지친단 말이다.
 
난 한 달에 한 번씩 서울 가서 처자식 보고 오는데 내년에 귀국해.”

“가기 전에 여기서 만든 거래선 다 뱉어놓고 가라.”

서동수의 말에 우명호가 입만 벌리고 소리 없이 웃었다.

“다 넘겨주고 가지, 그러니까 넌 술이나 사.”

“좋아.”

그때 링링이 손을 뻗어 서동수의 사타구니를 부드럽게 쓸어 올렸다.
 
테이블 밑이어서 앞쪽에서는 보이지 않았지만 난데없는 행동이다.
 
머리를 돌린 서동수는 링링의 웃는 얼굴을 보았다.
 
링링의 손은 여전히 바지 위로 사타구니를 문지르고 있다.
 
그때 링링이 입술을 서동수의 귀에 붙였다.

“허니, 나, 지금 하고 싶어요.”

링링의 뜨거운 숨결이 귀를 간지럽혔고 동시에 사타구니를 문지르는 손에 힘이 가해졌다.
 
이미 단단해진 물건을 쥐었다가 놓는다.
 
서동수가 얼굴을 펴고 웃었다.
 
이쪽도 온몸이 달아오르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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