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2장 개척(開拓) [6]
(31) 2 개척(開拓)-11
장연지의 피부는 매끄럽고 윤기가 난다.
침대에 아무렇게나 누워 있는 모습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고혹적이다.
서동수는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지그시 장연지의 알몸을 본다.
섹스를 마치고 몸을 뗀 지 20분도 안 되었지만 다시 가슴이 뛰고 머리가 뜨겁다.
뇌 안이 끓고 있는 것 같다.
의자에 등을 붙인 서동수가 숨을 깊게 들이켰다.
순간 정액의 비린 냄새가 폐 안으로 흡입되었다가 뱉어졌다.
서동수는 습기가 밴 이 냄새가 좋다.
방안은 아직 열기도 가시지 않았다.
그때 누워 있던 장연지가 머리를 돌려 서동수를 보았다.
땀에 젖은 머리칼이 이마에 붙었고 눈 주위에는 붉은 기운이 배어 있다.
잡힐 리가 없다.
손에 잡히지 않자 장연지가 베개를 골짜기 위에 올려놓고 눈을 흘겼다.
기쁜 표정이다.
지그시 장연지의 몸을 보면서 서동수가 말을 잇는다.
그러고는 한 대를 장연지에게 내밀며 묻는다.
다시 알몸이 되었지만 장연지는 가리지도 않고 놔두었다.
서동수가 담배 연기를 뱉고 나서 다시 묻는다. “프라스호텔에 룸살롱이 있어?”
프라스호텔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미국계 특급 호텔이다.
장연지가 담뱃재가 길게 붙은 담배를 내밀었다.
재를 떨어 놓으라는 표시다.
서동수가 담배를 받았을 때 장연지가 두 다리를 주욱 뻗으면서 말했다.
(32) 2 개척(開拓)-12
다음날 회사에 출근한 서동수는 안명규가 주재한 과장급 회의를 마치고 자리로 돌아왔다.
그때 이인섭이 다가와 섰다.
두 눈이 번들거렸고 얼굴은 조금 상기되었다.
자료는 동북건설과 경쟁회사들의 단가를 비교한 것이다.
제법 두툼한 서류를 서동수 앞에 내려놓은 이인섭이 목소리를 낮췄다.
안명규의 몫이다.
예상했던 대로 동북건설의 단가는 경쟁업체보다 20% 이상 높았다.
그렇다면 한 달에 40만 위안 이상이 더 지출되는 셈이다.
그렇게 넉 달간 지급이 되었고 이번달이 다섯달째, 앞으로 석 달이 더 남았다.
서류를 덮은 서동수의 얼굴에 쓴웃음이 떠올랐다.
탈의실은 사무실 바로 옆방이다.
총무과장 옷장문을 열자 조잡한 비닐봉투가 놓여져 있었다.
안을 보았더니 1만 위안짜리 뭉치 12개가 다시 비닐로 싸여 있다.
봉투를 꺼낸 서동수가 옷장문을 닫고 곧장 사무실로 들어섰다.
업무부장 안명규는 다가오는 서동수를 본 순간 표정이 굳어졌다.
그러나 서동수가 앞에 서자 가라앉은 목소리로 묻는다. “뭔가?”
안명규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비닐봉투를 책상 위에 놓았다.
저한테 참고로 말씀해주실 것 있습니까?”
그러고는 어깨를 한번 부풀렸다가 내려놓더니 말했다.
잠깐 조사해 봐도 경쟁업체보다 20% 이상 단가가 높던데요.”
그저 앞으로 동북건설을 어떻게 해야할지 조언만 듣고 싶습니다.”
그때 안명규가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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