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2장 개척(開拓) [4]
(27) 2 개척(開拓)-7
“공사 대행업체 ‘동북건설’ 홍 사장은 조선족으로 건설회사가 꽤 큽니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화란이 말을 이었다. “시정부 고위층하고 친해서 공장장님도 함부로 못하는 사람이죠. 실제로 회사에서 몇 번 사고가 났을 때 홍 사장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전임 백 과장하고의 관계는?” 그러자 주위를 둘러본 화란이 목소리를 조금 낮췄다. “좋았습니다.” “리베이트를 받는 것 같았어?” 서동수도 목소리를 낮추고 물었더니 화란의 볼이 조금 붉어졌다. 둘은 지금 영어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화란이 머리를 저었다.
“모르겠는데요.” “공사가 몇 달째지?” “지금 5개월째이고 석 달 후에 끝납니다.” “알았어. 홍 사장한테 연락해서 다음주에 저녁 약속을 정해. 결재는 그때까지 보류야.” “알겠습니다.” “화란 씨는 나하고 같이 홍 사장 만나야 돼.” 머리를 든 화란이 서동수와 시선을 맞추고나서 대답했다. “예, 그러죠.” 화란이 자리로 돌아갔을 때 서동수는 이인섭을 불렀다. 물을 줄 알았다는 시늉 같다.
“백 과장하고 안 부장이 한 수 접고 상대했지요. 항상 배경을 자랑하고 다닌 인간이어서요.”
“화란도 그러더군.” “회사의 골치 아픈 문제를 몇 개 해결해 줬는데 그 후부터는 공장장이나 부장만 상대하려고 들었습니다.”
“간뎅이가 부은 놈이군.” “최종 결재권자인 공장장도 동북건설 공사비에 꼬투리 잡은 적이 없었으니까요.” “부풀렸겠군.” 심호흡을 한 서동수가 이인섭을 보았다. “화란 시켜서 홍 사장한테 저녁을 같이 먹자고 했어. 화란하고 셋이 만날 거야.”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책상에 바짝 붙은 이인섭이 말을 잇는다. “대동의 박 사장하고는 다른 인간이거든요.” “만나보면 알겠지.” 의자에 등을 붙인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이인섭을 보았다. “이봐. 그런 놈들한테 가장 무서운 상대가 누군지 알아?” 눈만 껌벅이는 이인섭을 향해 서동수가 한마디씩 또박또박 말한다. “꽉 막힌 인간이야. 리베이트는커녕 커피 한 잔도 얻어먹지 않는 상대를 만나는 거지.”
|
'소설방 > 서유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6> 2장 개척(開拓) [6] (0) | 2014.07.25 |
---|---|
<15> 2장 개척(開拓) [5] (0) | 2014.07.25 |
<13> 2장 개척(開拓) [3] (0) | 2014.07.25 |
<12> 2장 개척(開拓) [2] (0) | 2014.07.25 |
<11> 2장 개척(開拓) [1] (0) | 2014.07.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