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상식/세상사는이야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의 쉼터 2009. 5. 7. 11:34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작동 국립현충원은 벚꽃, 개나리꽃이 만개한 거대한 꽃동산을 이루고 있었다. 부활절 오후 산책로 걷기운동에 평소보다 많은 회원이 참가하였다. 이름도 “동작드림팀”이라 하여 꿈을 갖은 아름다운 사람들의 건강 다지기 모임이다. 남편의 직장이 충주라서 주말부부라는 부부도 참가하였다. 한 시간 정도를 걸으며 마음을 활짝 열고 대화의 꽃을 피우며 걷는데 오늘은 부부간의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가? 라는 주제가 대화의 기조를 이루었다. 나는 평소의 소신대로 사랑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아는 척을 해 보았는데 어느 분이 좀 생소하기도 한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론을 펴는데 귀가 번쩍 열렸다. 그는 자기가 어렵게 결혼을 한 이야기를 재미나게 했다. 연애결혼이었는데 양가 부모의 좋다는 승낙을 받고 결혼을 앞두고 교제하던 중 서울역 근처에서 금은방을 하시는 신부의 삼촌 가게에 인사차 들렀다가 신부의 삼촌이 사준 탕수육에 고량주를 먹게 되었단다. 얼마를 먹었는지 정신을 잃고 어찌 집에 돌아왔는지조차 모르는데 그날 먹은 고량주 열병 중 일곱 병을 먹었다며 장인에게 술 잘 먹는 사람이라고 알려져 술은 입도 대지 않는 장인에게 '술고래에게 딸을 줄 수 없다.'라는 오해를 받고 신부 부모의 극렬한 반대에 직면하여 5년이나 결혼을 못하고 있었단다. 그러다 처가에 불려가 어른들 앞에 앉지도 못하고 선채로 서로 관계를 끊으라는 최후통첩을 받게 되었단다. 이때 부모에게 순종만 하던 신부가 만약 결혼을 못하면 둘이서 집을 나갈 것이라고 결연하게 당찬 선언을 함에 결국 부모들이 수그러져 결혼에 이르게 되었고 지금도 금슬 좋게 이렇게 잘살고 있다고 아내를 끌어안았다. 신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신랑의 존재를 사랑했다는 것이다. 결혼이나 모든 인간관계에서 대부분이 조건을 걸고 이해 타산적 사랑을 함으로 실패를 본다. 곧 그 조건을 걸었던 것이 소진되면 문제가 불거져 관계가 깨지게 되는데 사랑은 그런 조건을 걸지 않는 존재 그 자체를 사랑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조건 없는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역설한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곰곰 생각해 보았다. 오늘이 부활절인데 창조주를 사랑하는 것도 어떤 조건을 걸고 사랑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사랑이든 조건 없이 사랑의 대상인 존재, 그 자체를 사랑하는 것이 진정 숭고한 사랑일 것이라는 믿음이 왔다. 재산과 학벌, 좋은 직장에만 조건을 달고 결혼을 했다면 그런 것이 다 없어지고 걷히면 파경이 오는 것은 자명하다. 결혼의 대상인 상대의 존재만을 사랑한다면 모든 결점과 부족함이 있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사랑을 이룰 수 있겠다고 믿어진 부활절 오후였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풀기 어려운 과제에 도전을 받지만 나는 그 흉내라도 내 봐야겠다. <<수필가 권영이>> ::::::::::::::::::::::::::::::::::::::::::::::::::::::::::::: 혼수 준비에 하루해가 너무 짧다는 생각을 하며 물리치료를 받고 나서 백화점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조목조목 챙겼다고 생각을 했건만 아직도 빠진 물건들이 즐비하게 줄을 섭니다. 메모지를 훑어보며 매장에 들어서서 이것저것 살피는데 나이 지긋한 어머니가 딸을 데리고 오시어 침구류를 펼쳐보다가 한소리 하십니다. “미운 것 생각하면 이불도 과분하다.” 그 소리에 얼른 아가씨를 쳐다보았습니다. 금세 눈물이 그렁해지고 고개를 푹 숙입니다. 아마 오늘 아침 작가님의 수필처럼 그 아가씨도 무언가 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은 구석이 있었나 봅니다. 그렇습니다. 사랑은 허다한 허물을 덮는다 했습니다. “남의 눈에 티는 보여도 내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다.”라는 성경 말씀처럼 내 허물도 큼을 알고 타인의 부족함보다 그 사람의 장점을 먼저 보고 설령 허물이 있다 하더라도 사랑으로 꼬옥 보듬어주고 감싸 줄 수 있는 고운 마음들이 많아지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국보 고운님! 오늘은 사랑으로 가족과 이웃을 품으시는 기분 좋은 하루 보내시고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오. ♣김미옥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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