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한국의 野史

11. 太后의 最後

오늘의 쉼터 2018. 12. 9. 18:19

11. 太后의 最後



주통촌 여인 소후의 몸에서 난 왕자가 태자로 책봉되자

왕후 우씨는 더욱 슬프고 외롭고 분함을 이길 수 없었다.

 
아무리 왕후라는 귀한 자리에 있고 왕의 사랑 역시 아직도 극진하긴 하지만
열매 없는 꽃의 슬픔은 무엇에도 비길 수 없는 것이었다.
우씨는 그런 괴로움을 죄 없는 어린 태자를 들볶는 것으로 풀어보려고 했다.
어린 태자는 당나귀를 타는 것을 즐겨했다.
티 없는 웃음을 띠며 당나귀를 모는 것을 보자
여러 궁녀들은 그 사랑스러운 모습에 손뼉을 치며 환성을 올리곤 했다.
 
그러나 그런 광경이 열매 없는 꽃에게는 무엇보다도 심한 아픔이었다.
어린 태자가 귀엽게 굴면 굴수록 그리고 사람들이 그것을 사랑스럽게 보면 볼수록
질투의 불길은 치열해질 뿐이었다.
태자가 한바탕 당나귀를 몰고 나서 잠깐 쉬고 있을 때,
우씨는 은밀히 사람을 시켜 그 당나귀의 갈기를 잘라 버리도록 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그 이유를 태자의 마음을 시험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그 보다도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태자의 놀이를 방해하려는 충동에서 취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태자는 다시 나귀를 타려고 가까이 갔다.
그리고는 갈기가 없어진 것을 보자 이내 울상이 되었다.
 
“어유, 불쌍해. 누가 이런 짓을 했을까?”하며 나귀의 목덜미를 어루만져 주었다.
이 광경을 보자 구경하던 사람들은 태자의 고운 마음씨에 새삼 감탄했다.
말하자면 우씨의 심술은 태자의 주가(株價)를 올리는 결과만 초래하고 만 것이다.
 
또 이런 일이 있었다.
태자를 모시는 궁녀가 태자에게 식사를 바칠 때
우씨는 일부러 국물을 태자의 옷에 엎지르도록 시켰다.
국물을 옷에 엎지르면 웬만한 사람은 펄펄 뛰며 노할 것이다.
태자도 역시 노한다면 그것을 빙자해서 태자의 옹졸한 성품을 비웃어 주리라,
그런 의도에서 시킨 일이었다.
그러나 태자의 태도는 예상밖이었다.
 
“어머! 이 일을 어쩌나?”
 
국물을 엎지른 궁녀가 일부러 쩔쩔매는 척하면서 수선을 떠니까
어린 태자는 급히 자기 손으로 국물을 닦고
 “괜찮아. 사람이란 누구나 다 실수를 할 수 있는데 너무 걱정하지 말어.”하며 달래는 형편이었다.
 
산상왕(山上王) 31년 5월,
왕이 세상을 떠나자 태자가 그 뒤를 이었으니 바로 제11대 동천왕(東川王)이다.
 
왕은 일찍이 출생할 때부터 성장하기에 이르기까지 왕후 우씨의 학대를 심하게 받아 왔지만
조금도 우씨를 원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왕위에 오르자 우씨를 높이어 태후(太后)로 삼고 극진히 받들었다.
그러니 우씨로서는 스스로 부끄러워 고개를 들지 못할 지경이 되었다.
 
동천왕 8년 9월,
태후 우씨는 마침내 복잡한 생애를 마쳤다.
그러나 임종할 때엔 그렇듯 투기와 집념의 화신 같던 우씨의 마음도 딴 사람처럼 누구려져 있었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좋은 행실을 못했으니
장차 무슨 낯으로 지하에서 국양(國讓=故國川王)을 뵙겠는가?
내 죄를 생각하면 길거리나 개울 속에 던져 버려도 마땅하겠지만
대왕께서나 여러 신하들께서 그래도 나를 아끼는 마음이 있다면 산상왕릉 곁에 묻어 주기 바라오.”

이렇게 유언했다.
많이 누구러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사랑하던 산상왕에 대한 집념만은 가시지 않은 모양이었다.
어디까지나 마음이 어진 동천왕이었다.
그 유언을 따라 우씨의 유해를 산상왕릉 곁에 장사 지냈다.
그러나 산상왕의 마음은 우씨와 같지 않았던지 한 무당이 왕에게 이렇게 아뢰었다.
 
“선왕께서 저에게 강림하시어 ‘우씨가 내 곁으로 온 것을 보고 분함을 이기지 못하여
그와 더불어 싸웠는데 나중에 생각하니 부끄럽기도 하고 지겹기도 한 일이다.
너는 이 일을 조정에 알려서 나와 우씨 사이를 가로막아 주도록 해라’ 이렇게 분부하셨사옵니다.”
 
이에 소나무 일곱겹을 심어 막았다고 한다.
따지고 보면 생전이나 사후나 남이 보는 바와는 딴판으로 우씨는 외로운 여자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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