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모래시계

<제14회> 모래시계

오늘의 쉼터 2018. 11. 7. 18:50

<제14회> 모래시계 




# 1 남산길


승용차 한 대 와서 멈춰 선다.

장도식, 내려선다.

기다리던 창민과 정근이 장도식을 맞는다.


태수 (소리) : 제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 2 남산길 일각


걷고 있는 장도식과 태수.

장도식, 껄껄 웃고 있다.


장도식 : 도와달라가 아니라 도와주겠다?


태수 : 먼저 제가 도움이 되야 저를 도와주실 테니까요.


장도식 : 많이 변한 거 같군.


태수 : 그렇습니까?


장도식 : 삼 년쯤 됐나? 그 때 자넨 아주 낭만적인 청년이었는데. 정치니 권모술수 같은 건 경멸하구 있었지.


태수 : 일거리를 주시겠습니까?


장도식 : ……자네 상대는 이종도인가?


태수 : 종도는 첫번쨉니다.


장도식 : 그럼 윤재용 회장?


태수 : …안 됩니까?


장도식 : (웃는다) 재밌군, 재밌어.


태수 : 제가 필요하십니까?


장도식, 태수를 본다.

웃음기가 가시지 않은 얼굴 밑으로 뭔가 생각하고 있다.



# 3 대회장A


서울 관악지구당 창당대회장

현수막이 올라가고 있다.



# 4 태수네 본부


벽에 커다랗게 걸린 상황판

서울관악지구 스티커가 붙여진다.

상황판에는 가가 지구별로 이름이 붙여져 있고, 중요 지구에는 빨간 선이 그어져있다.

본부에는 외이셔츠 사무원 차림의 사내들이 사무를 맡고 있고, 태수를 비롯한 창민 인영 정근 등 무리들이 모여있다.

태수, 인영에게 지구당 중의 한 곳, 청주 지구당을 가리켜보인다.

인영 돌아서 나간다.

상황판 옆의 사무원, 경북 왜관 이름 위에 파란 매직으로 체크를 한다.



# 5 대회장 B


경북왜관 지구당 창당 대회장 현수막 아래 입구

앞으로 거칠 게 달려와 급브레이크로 서는 승용차와 소형버스.

승용차에서 내리는 정인영 뒤로 소형버스에서 우루루 내리는 사내들…



# 6 본부


바쁘게 전화를 받고 돌아가는 분위기.

사무원이 보여주는 서류를 서서 보고 있는 태수.

누군가 수화기를 건네고 받는 태수.



# 7 고속도로


앞뒤 일정한 간격으로 달리는 소형버스 두 대.



# 8 대회장 내부


한창 진행 중인 창당대회장에 각목을 들고 소란을 피우는 사내들…

그 선두에 창민의 모습이 보인다.



# 9 본부 내


상황판 위 어느 지역 이름에 또 하나의 파란 체크가 되어 진다.



# 10 대회장C


입구에서 도망쳐 나오는 사람들…그 뒤를 쫓아 나오는 사내들.

선두에 지휘를 하는 정근의 모습이 보인다.



# 11 본부


상황판에는 파란 체크가 늘어나있다.

깊은 밤의 분위기,

몇몇 사무원들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한 쪽에 태수, 의자에 길 게 기대어 천정을 보고 있다.

쓸쓸함 속에 비치는 자괴감.



# 12 주류도매상 앞


경찰차가 요란하게 와서 선다.

놀라서 보는 직원들…



# 13 도매상 사무실


국세청 직원들이 장부들을 뒤지고 있다.

직원들 그저 보고만 있다.



# 14 도매상 앞


도매상 사장이 체포되어 차에 태워진다.



# 15 (시간경과 ) 도매상 밖


닫혀진 셔터가 올려 진다.

사다리 위의 사내들 간판을 바꿔달고 있다.

남부 주류?

도착한 차에서 태수와 인영이 내린다.



# 16 다른 주류도매상


술을 가득 실은 트럭이 빠져나가고 있다.

그 뒤로 간판을 바꿔다는 모습이 보인다.

서부주류도매…



# 17 도매상 사무실


흐트러진 사무실을 정리하고 있는 청년들.

허가증이 끼워진 액자가 내려지고 새 액자가 걸린다.

사무실로 들어서는 태수와 인영 .

태수, 사무실 내부를 둘러본다.

중앙의 책상 위에 명패가 얹혀져있다. 태수 명패를 들어 이리저리 보다가 옆의 쓰레기통에 던져 넣는다.



# 18 카지노 연수실


화려하고 능란한 솜씨로 카드를 섞는 여자의 손,

혜린이다.

혜린과 마주 앉은 최 과장, 냉랭한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

혜린, 최 과장과 자기 앞에 카드를 나눠놓는다.

나머지 카드를 뒤집은 채로 밀어 펼쳐놓는다.

최 과장을 힐끗 보고 혜린, 그 중에 네 장을 정확히 집어내어 뒤집는다.

모두 에이스다.

마지막으로 스페이드 에이스가 뒤집어진다.



# 19 카지노 내부


혜린, 블랙잭 테이블에서 일하고 있다.

딜러인 혜린 앞으로 반원을 그리며 앉아있는 손님들.

저만치서 보고 있는 최 과장.

한판이 끝나고 혜린, 가장자리의 손님부터 칩을 거두고 나눠주고 시작한다.

최 과장의 눈이 가늘어진다.

혜린이 칩을 거두는 쪽의 반대편 가장자리에 앉은 손님, 슬쩍 자기 앞의 칩에 칩 몇 개를 더 얹고 있다.

헤린은 다른 쪽으로 시선이 가있는 상태.

최 과장, 앞으로 나서려는데 혜린, 뒤로 돌아서더니 생긋 웃으며 손님이 더 얹은 칩을 집어 도로 내려놓는다.

손님, 오히려 벌컥 화를 낸다.


손님 : (중국어) 뭐하는 짓이야


최 과장 바로 그 뒤에 서며 경비들을 부른다.

손님은 빠른 중국어로 욕을 하기 시작한다.

최 과장, 손님에게 테이블 위에 있는 카메라를 가리키며


최 과장 : (영어) 카메라에 녹화되어있습니다. 함께 가서 보실까요?


손님 카메라를 보더니 갑자기 술 취한 흉내를 내며 경비들에게 일으켜 세워진다.


손님 : (중국어) 난 취했어 왜 이러는 거야 뭐가 잘못됐나.


최 과장 : (경비들에게 낮게) 전력이 있나 조사해봐


경비들, 사내를 끌고 가고 최 과장, 돌아보면 혜린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혜린과 시선이 마주친다.

혜린, 칭찬 한마디를 기대하지만 최 과장 여전히 냉랭한 얼굴로 돌아선다.

혜린, 입이 비쭉한다.

그러나 돌아선 최 과장, 슬쩍 미소를 흘린다.



# 20 카지노 내 여자 락카룸


떠들며 옷을 갈아입는 여자 딜러들, 그 중에 혜린,

손목시계를 보아가며 부지런히 옷을 갈아입는다.

딜러복을 벗고 웨이트리스 복장을 입고 있다.

옆에서 보고 있는 현숙, 한심하다는 듯 보더니 고개를 젓는다.



# 21 호텔 라운지


혜린, 요리가 든 트레이를 밀고 경쾌하게 테이블 사이를 빠져나간다.

한 테이블에 다가서 서브를 한다.

그 테이블에는 신사 세 명이 한참 사업 얘기를 하고 있다.

혜린, 천천히 요리를 나누며 그들의 얘기를 듣는다.


신사1 : 발표는 은행대출이 확정된 다음으루 하지요.


신사2 : 직원인사에 대한 것은 약속대로 해주셔야 됩니다. 대부분 창업 때부터 함께 일해 온 사람들이에요.


신사1 : 물론입니다. 삼진의 기술에 그저 우리의 영업만 보태진다고 생각해 주십시오.


웃는 신사들…



# 22 호텔 공중전화


혜린 전화하고 있다.


혜린 : 오늘 중으루 대영 꺼 팔구 삼진 주식을 사주세요. 그래요 몽땅 다 팔아요. 네? 아뇨. 역시 비밀인데요. 그럼 내일 아침 아홉시에 전화드릴 게요


전화를 끊고 손에 쥐고 있던 수첩에 뭔가 적는다.



# 23 윤 회장 거실


차를 마시며 민 변호사와 얘기를 나누고 있는 윤 회장.


민 변호사 : 말레이지아에서 회수한 돈 오십을 스위스 은행에 넣었습니다.


윤 회장 : 강동환에게 연락했나.


민 변호사 : 금주내루 오십을 더 넣어주길 원하드군요.


윤 회장 : 간이 부었군. 돈이 뭔지도 모르는 작자들…


소리 : 아버지


혜린이 다가선다.

그 앞에 내밀어지는 수표.


혜린 : 빌린 돈이에요1부 5리루 이자 계산했어요.


윤 회장, 수표를 민 변호사에게 내민다.


윤 회장 : 계산해봐.


민 변호사 계산기를 꺼낸다.


혜린 : 차용증을 주세요.


윤 회장 뒤로 기대 편히 앉는다.


윤 회장 : 앉아라.


혜린, 망설이다가 앞에 앉는다.


윤 회장 : 봉급만으로는 벌써 이 돈을 모으지 못 했을 텐데.


혜린 : ….주식 투자를 했어요.


윤 회장 : 들었다. 그런데 주식이라면 작년부터 바닥일 텐데.


혜린 : 그래서 시작했어요. 워낙 바닥이라서 더 내려갈 데가 없었으니까요


윤 회장 : 정확히 언제부터 시작했냐?


혜린 : 올 1월 자본 자유화 발표가 나면서요.


윤 회장 : 그래서


혜린 : 3월 선거에서 여당이 압승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생각대로였구요. 제2 주가지수가 150을 넘었죠.


윤 회장 : 역시 건설주에 투자했나?


혜린 : 인기 있는 상장주에는 손대지 않았어요.


윤 회장 : 그럼?


혜린 : 사업상 비밀이에요.


민 변호사 힐끗 혜린을 보고 미소를 감춘다.


윤 회장 : 미소를 잊지 마라.


혜린 : 네?


윤 회장 : 강하게 보이고 싶으면 소리를 낮춰. 미소를 잊지 말고.


혜린 : (입가에 억지로 미소를 띄워 보인다)


윤 회장 : 좀 낫군.


혜린 : (민 변호사에게) 맞아요?


민 변호사 : 맨 끝에 47원까지 틀림 없어요.


혜린 : 차용증을 받고 싶은데요.


민 변호사 윤을 본다.

윤, 끄덕이다.

민 변호사 일어선다.

혜린 따라 일어서는데


윤 회장 : 그래서 이제 돈을 갚았으니 일을 그만 둘 생각이냐?


혜린 : (미소로) 아뇨 계속할 거예요. 이제 돈 맛을 알았거든요.


윤 회장, 그런 혜린을 살펴서 본다.



# 24 공단 야경



# 25 공단 내 허름한 건물


창고 같은 허름한 건물의 반 지하 창문으로 보이는 광경

야학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 26 건물 근처


혜린, 옆에 앉은 대학 후배에게 봉투를 건넨다.


후배 : 받을 때 마다 생각하는 거지만 꺼림직해요.


혜린 : 부의 재분배야. 자본주의에서 꼭 필요한 거구.


후배 : 부잣집에는 용돈두 많을 거라구 생각했지만 정말 참 많이 받나 봐요.


혜린 : (웃고 만다)


후배 : 저….다음엔 시내 어디서 만났으면 좋겠어요.


혜린 : 왜?


후배 : 다른 애들 눈에 띄면 안 좋을 거예요. 누나에 대해서 아직 안 좋게 생각하는 애들 많아요.


혜린 : …넌?


후배 : 난…(대답 못하는데)


헤린 : (등을 쳐준다) 가 봐. 다음엔 시내서 만나구.


후배 좀 망설이다가 뛰어간다.

혜린 혼자 남는다. 미소가 사라진다.

무더운 여름날 밤…

누군가 저만치서 오는 소리.

헤린 얼른 돌아서 벽의 포스터를 구경하는 척 한다.

그들 지나쳐가고 혜린, 벽에 이마를 댄다.

쓸쓸하다.



# 27 법원 전경 (밤)


자막 : 1983년 여름

거의 불이 꺼진 건물에 몇 군데만 불이 켜져 있다.



# 28 법원 복도


늦은 시간.

조용한 복도를 수사관 둘이 수갑 찬 사람 하나를 데리고 지나간다.

그 위에


우석 (소리) : 먼저 때린 거 맞지? 여기 그렇게 자백한 걸루 돼있는데 먼저 때렸다구.



# 29 우석의 검사실


초년 검사라서 작은 방 하나로 배당되어있다.

심문 중이다.

주사 한 명과 우석, 그 앞에 앉아있는 이십대 초반의 용철.

아직 싸우고 난 상처가 남아있는 얼굴.


용철 : (계속 쿨쩍쿨쩍 울고 있다.)


우석 : (피곤해있다. 앞의 서류를 들춰보며) 전과 이 범… 둘 다 폭력…


용철 : 나가 더 맞았는디….


우석 : 사회보호법이라구 들어봤어?


용철 : (울며 고개를 젓는다)


우석 : 같은 죄를 두 번 져서 3년 이상 실형 산 사람이 또 같은 죄를 지면 보호감호 7년이야 또 한 번이면 무조 건 십년이구. 이건 나두 어쩔 수 없어.


용철 : 그럼 안 되여라. 어이구… 참 그럼 안 되는디….


우석 : 홀어머니 모시구 있다구 했지.


용철 : 예 시방 어무니 혼자 계셔라. 어이구우


우석 : (휴지를 한 장 빼어 건네준다)


용철 : (고개 숙여 인사하고 받아서 코를 푼다)


우석 : 어머니 걱정하는 사람이 주먹은 왜 써.


용철 : 나두 고 거 좀 알았으면 좋겄구먼요. 어쩔라고 고로코롬 했으까… 나가 미쳤구만요. (또 키잉 운다)


우석, 주사를 돌아본다.

주사 타이프하며 하품하고 있다.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일했다.


용철 : 그놈이 그 말만 안 했어도 참을 수가 있었는디….


우석 : 무슨 말


용철 : 서울에 목욕탕 때밀이는 죄 전라도 것들이라구… 어이구 전라도서 태어난 게 무신 죄냐 말요….


우석, 할 말을 잊어 본다.

주사, 타이프 자판에 손을 얹은 채 우석을 본다.

우석, 굳어서 용철을 보고 있다가 더듬더듬 담배갑을 찾아 꺼낸다.



# 30 부장 검사실 (낮)


우석 들어선다.


우석 : 부르셨습니까?


소파에 마주 앉아있던 부장 검사와 검사장 조재언.


부장 : 어 왔구만. 가만, 검사장님께 인사드렸었나. (검사장 향해) 강우석 검사입니다. 요번 연수원 수석 졸업한 친구구요.


검사장 온화하게 웃어 보인다.

우석 인사드린다.


부장 : (엉거주춤 일어서며) 잠깐…


검사장 : 말씀하세요. (탁자 위에 있던 잡지를 집어든다)


부장, 책상 쪽으로 간다.


부장 : 강 검사 열심히 일한다구 소문났어. 그 방 오 주사가 몸살났다며…?


우석 : (씁쓰레 웃으며 따른다. 칭찬 뒤의 말을 짐작하고 있다)


부장 : (책상 위에 서류 십여 장을 집어든다) 근데 이거 뭐야, 이거 다 검찰총장한테 보내는 거 맞나?


우석 : 그럴 겁니다.


부장 : 보호감호 청구를 취소한다. 승인해 달라.


우석 : 그랬습니다.


부장 : 경찰서에서두 전화 왔어. 열 건 중 다섯 건은 구속영장 기각이라구… 강 검사가 누구냐 경찰을 뭘루 보는 거냐, 술이라두 사야 되는 거냐…


우석 : …(쓰게 웃고) 죄송합니다.


부장 : 검사는 죄를 주라고 있는 게 검사야, 풀어주는 건 변호사구… 뭐 착각하구 있는 거 아냐


우석 : ….


부장 : 뭐 해명이라두 해봐. 나두 뭐 변명 거리가 있어야 대신 변명을 해주지.


우석 : …전 그저


부장 : 그저 뭐…?


우석 : 배운 대로 하고 있을 뿐입니다.


잡지를 읽고 있는 검사장, 힐끗 우석을 본다.


부장 : 이봐요 강 검사 사람들이 뭐래는 줄 알어? 피의자들로부터 돈을 받고 있는 거 아니냐. 하나 앞에 오만 원씩만 받아두 그 게 다 얼마냐?


우석 : (보다가 허허 웃는다)


부장검사 어이없는데 보고 있던 검사장도 피식 웃고 잡지로 눈길을 돌린다.



# 31 하숙집 마당


열려진 대문으로 들어서는 신 여사.

마당에 선 채 집 내부를 둘러본다. 경멸의 기분을 감추지 못하고.

빨래한 광주리를 들고 나오던 선영,


선영 : 어떻게 오셨어요?


신 여사, 선영도 아래위로 살펴본다.


신 여사 : 아가씨는 누구에요?


선영 : 예?


신 여사 : 여기가 강우석 검사 사는데 맞지요?


선영 : 그런데요? 아직 안 오셨는데…


신 여사 : 알아요. 강 검사하구 어떻게 되는 사이에요?


선영 : (불쾌하지만) 우리 집에 하숙하세요.


신 여사 : 아아


선영 : 무슨 일루 오셨어요?


신 여사 : 강 검사 방이 어디죠?


선영 : 무슨 일루 오셨는지 먼저 말씀해주시면…


신 여사 : 됐어요. 더 볼 것두 없네요.


선영 : (좀 강경하게) 누구세요?


신 여사 : 몇 가지 좀 물어봐두 될까? 강 검사 사귀는 여자 있어요? 한 집에 사니까 알 거 아녜요


선영 : 누구시냐구 물었어요.


신 여사 : 나 부탁받구 온 사람이에요. 신부 될 집에서 좀 알아봐 달라구 해서.


선영 아무 말 없이 대문 쪽으로 가서 문을 열고 기다린다.

신 여사, 웃고 나가며 한마디 더


신 여사 : 설마 아가씨가 강 검사 맘에 두고 있는 건 아니겠죠. (농담 했다는 듯 웃는다.)


신 여사 한 번 더 집을 둘러보고 나간다.

선영 문 닫고 빨래 광주리를 놓은 곳으로 와서 빨래를 하나 집어든다. 탁탁 털다가 다시 내려놓고 대문 쪽으로 간다.

거칠게 문을 잠가버린다.



# 32 법원 로비


밤이다. 몇 개의 비상등만 켜져 있는 상태.

경비들이 두엇 텔레비전을 보며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만치 어둔 곳에 우두커니 앉아있는 우석.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를 마시고 있다.


소리 : 늦었구만요.


우석, 놀라 보면 검사장이다.

우석 얼른 일어선다.


검사장 : 생각하는 거 방해 했나요?


우석 : 아닙니다. 이제 퇴근하십니까?


검사장 : 책상에 앉아 졸다 보니 이 시간이드라구요. 그럼 나 먼저 가요.


우석 : (고개 숙이는데)


검사장 : 아 요즘은 한 달에 몇 건이나 처리하지요?


우석 : 이삼백 건 됩니다.


검사장 : 힘들지요?


우석 : 솔직히 시간이 좀 모자랍니다.


검사장 : 그 거 말에요. 한 달에 한 보름으루 끝내 봐요.


우석 : 예?


검사장 : 그러는 검사두 더러 있어요. 한달에 보름에서 이십 일만 송치사건 하구 나머지 시간엔 자기 사건을 하는 거예요. 자기가 하구 싶은 거, 이 건 꼭 해야겠다싶은 거.


우석 어리둥절해보는데


검사장 : 나 진짜루 가요.


손들어 보이고는 휘적휘적 간다.



# 33 하숙집 마당 (밤)


선영 대문을 열어주고 우석, 들어선다.

꽤 늦은 시간이다.

선영 우석을 보자마자 인사도 없이 돌아서 안 방 쪽으로 간다.

우석 : 저 남은 밥 좀 없을까요

선영 걸음을 멈춘다.

우석 : 아직 저녁을 못 먹었는데…

선영 돌아보지도 않고 방향을 바꿔 부엌 쪽으로 간다.



# 34 우석의 방


(고시 공부 할 때보다는 가구들이 많아졌다. 앉은뱅이 책상은 입식 책상으로… 책꽂이도 그럴듯하게.)

선영, 밥상을 들여놓는다.

황송하게 받는 우석.


우석 : 미안 합니다.다음부터 늦으면 꼭 먹구 올 게요.


허기져서 숫갈을 들다 보면 선영 가지 않고 거기 서있다.

무슨 일인가 보면 선영 머뭇거리다 시선을 마주치지 않은 채…


선영 : 결혼하세요?


우석 : 예?


선영 : 낮에 어떤 아주머니가 다녀갔어요. 신부될 분 집에서 보냈다던데요.


우석 : (영문 모르다가 짚이는 게 있다) 혹시 안경 쓰지 않았어요?


선영 : 맞아요.


우석 : 아 그 사람 뚜쟁이에요.


선영 : (그제야 돌아본다)


우석 : 총각 검사들만 찾아다녀요. 중매시켜주고 꽤 돈을 버는가 봐요. 내가 결혼한 대요?


웃으며 밥을 먹는데 그러다 보면 선영은 여전히 가지 않고 있다. 밥을 계속 먹기가 어색하다.

선영 아예 문가에 걸터앉는다. 여전히 시선을 피하고


선영 : 이왕이면 부자집 아가씨하고 결혼하는 게 좋겠지요? 검사라는 직업… 여러 가지루 유혹받는 게 많을 거니까 돈이 많으면 그런 유혹에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 그럴 거라구 생각해요


우석, 그런 식으로 말하는 선영이 의외라 당황스럽다.

선영 앞치마로 문지방의 무언가를 닦는가싶더니 일어나 간다.

우석, 상체를 기울여 가는 선영의 뒷모습을 본다.



# 35 부엌


선영 큰 양푼의 김치를 버무리고 있다.

우석 밥상을 들고 들어선다.


선영 : (힐끗 보고 ) 거기 두세요.


우석 : 설거지 제가 할게요.


선영 : (무뚝뚝하게) 아뇨. 그럼 하숙비 못 받아요.


우석 할 수 없이 밥상을 놓아둔다. 망설이다가 물주전자를 들어 따라 마신다. 그러면서 선영의 눈치를 본다.

선영은 버무린 김치를 독에 담고 있다.


우석 : (목을 가다듬고) 아까 말한 거 말이에요. 검사랑 유혹… 부자집 아가씨에 대한 거…. 그게 그래요. (선영의 반응을 보는데)


선영 : (일만 계속하고 있다)


우석 : 부자집에서 검사 사위를 보려는 건 이유가 있어서예요. 이용가치가 있다는 얘기죠. 그럴 경우 떳떳하구 바른 일에 이용하진 않거든요. 난 그런 거 재미없어요.

선영 여전히 들었는지 말았는지.

우석은 그런 선영의 성격에 익숙해있다.


우석 : (웃음기를 감추어) 잘 먹었습니다.


우석 나간다.

우석이 나가고 나서야 선영 일손을 멈추고 우석이 나간 문 쪽을 본다.

입가에 저도 모르 게 미소가 떠오른다.

가뿐해진 마음에 손등으로 이마를 스윽 문지르고 일을 계속한다.

이마에 벌 건 김치양념이 묻어난 것을 전혀 자각하지 못한다.



# 36 남산길


비둘기 날아가고…

나란히 앉은 장도식과 태수.

장도식은 천연덕스 게 군 것질을 하며 한가로운 얘기를 하듯


장도식 : 간단한 얘기야 윤 회장은 너무 컸어. 이젠 정부 고위층 정도는 언제든지 원하는 대로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아니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군. 이제껏 자기는 너무나 많이 바쳐왔다. 이젠 좀 그만 바래라. 허나 그 건 모르는 소리지. 윤 회장이야 늘 바쳐왔겠지만 받는 쪽은 계속 바뀌었거든.


태수 : 그래도 윤 회장 정도면 아직 쓸데가 많을 텐데요.


장도식 : 자네 몸 팔던 여자가 갑자기 정조를 지키자고 들면 어떻게 되는 줄 알어? 간단해. 젊고 말 잘 듣는 여자로 바꾸면 돼. 그게 여기 생리야 (서류 명단을 넘겨준다) 윤 회장이 갖고 있는 빠찡고 업소들 지분이야. 가명으로 구입한 것들이지. 조금씩 건드려봐. 자금줄은 대줄테니까.


태수 : 이게 그거군요.


장도식 : 그래 (멀리 하늘을 본다) 날은 좋은데 하늘은 뿌옇구만.스모그 때문인가.

할 일 없는 사람들처럼 한가로이 앉아 시내 전경과 하늘을 바라본다.



# 37 호텔 내 빠찡고장


요란하게 돌아가고 있는 기계들…

특유의 소음과 외치는 소리. 움직이는 종업원들…



# 38 룸


빠찡고의 기계 소음이 낮 게 들려오는 실내.

테이블 위로 내밀어지는 저금통장과 도장.

지배인과 마주 앉은 종도.

지배인이 밀어주는 통장을 안주머니에 넣는다.



# 39 빠찡고 내부


여전히 게임에 열중한 사람들…

안쪽에서부터 걸어 나오는 종도와 종도를 따르는 사내 두 명. 빠찡고의 지배인…

지배인, 뭔가 계속 종도에게 얘기를 하고 있고, 종도는 대충 끄덕여주며 듣는다.

종도가 지나가면 종업원들 다 정중하게 인사를 한다.

단순한 손님이 아니라 빠찡고 주주의 한 명이고 보호를 하고 있는 조직의 보스이다.



# 40 빠찡고장 외부


지배인 밖에까지 따라 나와 인사를 한다.

종도, 몸에 배인 권위적인 태도로 인사를 받고 걸음을 옮긴다.

그 뒤를 경호하여 바싹 따르는 두 명의 사내



# 41 A호텔 앞 길


(카지노가 있는 곳과는 다른 호텔)

한적한 길을 종도가 탄 차가 나오고 있다.

문득 저 앞에서 마주 오는 자가용 한 대.

어느 만큼 오더니 느닷없이 차를 90도로 꺾어 양 차선을 막아 세운다.

놀라서 급정거를 하는 종도의 차 운전기사.

뒷자리에 앉았던 종도 간신이 중심을 잡아


종도 : 뭐야?


앞차에서 내리는 정근과 창민. 그 외에 두엇.


종도 : 차 뒤루 빼.


운전기사 다급해서 백기어를 넣어 움직이다가 놀라 브레이크를 밟는다.

쾅 뒤를 부딪힌다.

어느새 뒤에 바싹 다가와 일부러 부딪히듯 세워진 또 한 대의 차

거기서도 사내들이 우루루 내린다.

창문 옆으로 와 선 정근, 종도를 들여다보며 배시시 웃으며…

 

정근 : 오랜만입니다.


종도 다급해져있다.

정근의 어깨를 젖히며 들여다보는 창민. 시선이 곱지 못하다.


창민 : 내려.



# 42 강변 음식점 별채


외따로 세워진 원두막(?) 별 채에 태수, 혼자 앉아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가 고개를 든다.

저만치 창민, 정근 등에 둘러싸여 종도가 오고있다.

겁에 질려 끌려오다시피 하던 종도, 태수를 발견하고 우뚝 선다.

태수, 종도를 향해 미소를 짓는다.


(시간경과)


태수, 마주 앉은 종도의 술잔에 술을 따른다.


태수 : 몇 가지 의논할 게 있어서 불렀다.


종도 재빨리 주위를 살핀다.

좀 떨어져 앉은 창민과 정근 정식, 영섭 등…

더 떨어진 주위에는 조용히 자리를 지키는 더 많은 무리들…


태수 : 바쁜 모양이니까 용건부터 말하지 첫째는 성범이 형님 전갈이야. 너 면회 한번두 안 온다구 섭섭해 하시드라. 내주 안 으루 면회 가.


종도 : (상황을 보아하니 친한 척 하는 게 낫겠다) 그래 가야지. 그게 참 간다간다 하면서두 워낙…


태수 : 둘째 너 손대구 있는 빠찡꼬 나한테 넘겨야겠다.


종도 : (번쩍 고개를 든다)


태수 : (여전히 온화하게) 애들 말로는 니가 빠찡고 다섯 개에 지분을 갖구 있다며 그 거 다 넘겨


종도 : (목소리의 떨림을 애써 숨기며 웃음을 띄우려하며) 무슨 말 하는 거야 빠찡고 지분이라니


태수 : 금성호텔꺼 청계천꺼 두 개 강남꺼 두 개 거기 사장들하구는 얘기 끝났다. 니가 양보할 거라구 했어.


종도 : (저도 모르게 불끈 상을 짚는다)


뒤 쪽의 창민 등 반쯤 일어선다.


태수 : 앉아


종도 부들부들 떨리지만 주위를 보고 다시 주저앉는다.

다시 냉정을 찾으며


종도 : 너 뭔가 잘못 생각하구 있나본데 나 예전에 종도가 아냐.


태수 : 알구 있어.


종도 : 니가 이렇게 말루다 내놔라 그러면 내가 내 놀 것 같으냐?


태수 : 그래야 될 거야. 아니면 니가 괴로와지니까.


종도 : (웃는다) 너 나를 협박하는 거냐 시방?


태수 : 너의 윤 회장, 밑에 애들이 주먹질하는 거 싫어한다고. 나두 그래. 너하구 싸우고 싶지 않아.


종도 : (웃음이 멈춘다)


태수 빈 술잔에 술을 따라 종도에게 건네준다.


종도 : (술잔은 받지 않고) 너 오해하고 있나본데…

 

태수 : 뭘? 니가 형님들을 찔러 넣은 거? 아니면 날 삼청교육대에 넘겨준 거?


종도 : 내가 한 게 아냐…


태수 : 알어. 너 혼자 한 짓이 아니지 니 뒤에 윤 회장이 있었으니까. 받어.


종도 술잔을 받아 단숨에 마신다.


종도 : 태수야


태수 :


종도 : 누구냐. 니가 누구 밑에 붙었길래 시방 이렇게 힘주는지 모르겠다만…


태수 : (웃는) 니 말이 맞다 우리 같은 놈들이야 뒤 봐주는 사람이 있어야지.


종도 : 앞으루 몸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태수 : …명심할게 (웃어보인다)



# 43 윤 회장 서재


활짝 펼쳐지는 지도.

윤 회장, 책상 위에 지도를 펼쳐 표시된 곳을 혜린에게 보여준다.


윤 회장 : 현재 우리가 매입한 게 십사만 평 정도 될 게야. 여기서부터 이쪽까지는 대충 손에 넣었지. 우선 이십만 평 정도를 더 매입할 생각이다.


혜린, 지도를 들여다보며


혜린 : 공사는 언제 시작되는 데요?


윤 회장 : 일단 허가가 나야지.


혜린 : 아직두 부족하세요?


윤 회장 : 무슨 소리냐


혜린 : 카지노 다섯 개에 호텔 세 개로는 부족하시냐구요.


윤 회장 : (웃는다) 이건 굴러가는 자전 거 바퀴나 같은 거야. 멈추면 쓰러져.계속 굴러가야 돼. 자본주의란 게 원래 그래.


혜린 : 여기두 카지노가 들어서나요?


윤 회장 : 이 건 그냥 카지노가 아냐. 아시아 최대의 놀이터가 될 거다. 일본, 대만, 인도에서까지 몰려올 거야. 마누라에 애들까지 데리고 오게 만드는 거야 가족단위의 최고급 휴양지. 아이들을 위한 디즈니랜드가 있고, 골프장이 있고, 겨울엔 스키장, 물론 그 중심엔 카지노가 있지. 이천 평 규모의 카지노야. 두고 보렴. 자동차 만 대를 수출하는 거보다 여기서 한 달에 벌어들이는 외화가 더 많게 될 거야.


혜린, 물끄러미 부친을 본다. 윤 회장은 사랑스러운 듯 지도를 쓰다듬고 있다.


윤 회장 : 이건 내 꿈이다. 카지노를 시작할 때부터의 내 꿈이었어.


그때 다급한 노크소리


윤 회장 : 누구야?


문이 열리며 민 변호사 다급하게 들어선다.


민 변호사 : 들으셨습니까?


윤 회장 : 뭘 들어?


민 변호사 : 서부호텔 카지노 임대 계약…(차마 말을 잇지 못한다)


윤 회장 : 뭐가 잘못됐나?


민 변호사 : 박승철 회장이 계약했답니다.


윤 회장 : ……다시 말해봐.


민 변호사 : 죄송합니다. 전혀 낌새두 채지 못하구 있었습니다. 방금 서부호텔 쪽에서 통보를 해왔습니다.


윤 회장 : (조용히 침묵하다가 )장도식이 그 자는 뭘하구 있었어.


민 변호사 : 박 회장을 서부에 소개한 게 바로 그 장도식이란 얘기가 있습니다.


윤 회장, 말없이 펼쳐진 지도를 찬찬이 접는다.

그 느린 동작에 감추어진 분노.

혜린과 민 변호사, 아무 말도 못하고 보고 있다.



# 44 요정 집 방


박 회장, 너털웃음을 웃는다.

그 앞에 장도식, 부드러운 미소로


장도식 : 이번 일을 성사시키는 덴 이 친구 공이 컸습니다.


장도식이 소개시키는 자, 태수다. 태수 고개 숙여 보이고.


태수 : 박태숩니다.


박 회장 : 알아요. 나 카지노 사업 같은 덴 영 무식쟁이지만 우리 박 선생 같은 사람이 필요하단 것쯤은 알아요. 참 거 어디 박 씬가 나두 박 씬데…


태수 : 예 (대답하려는데)


박 회장 : 아냐 몰라두 돼요. 어디 박 씨면 어때. 모두 대한민국 사람인데 안 그래요. 허허…


장도식 : (좀 한심한 기분이지만) 앞으루 사업하시면서 귀찮은 일이 생기면 알아서 정리해줄 겁니다.


박 회장 : 그래 그래 부탁해요. 내가 말이에요. 청춘을 군대서 바치구 말년에 낚시질이나 하면서 보낼려구 하니까 주위서 그냥 놔두질 않어. 하긴 죽으면 썩어질 몸. 놀리면 또 뭘하겠나. 그래서 이제껏 이름만 걸어놓았던 사업들두 슬슬 손대볼까 하구…그 참 이상해 사람이 한번 욕심을 내기 시작하니까 이게 또 끝이 없어요. 큰일났어. 우리 같이 해보자구 내 이 욕심하구 자네 그 젊음하구 허허…


태수 :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박 회장 : 가만 무슨 직함이 있어야지. 명함에 찍는 거. 부장? 실장? 알아서 해요. 사장만 빼고 허허허…



# 45 요정 대문 앞


장도식이 탄 차가 빠져나온다.

그 뒤에서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종업원과 한복 차림의 기생들…

그 뒤로 또 한 대의 차가 빠져나온다.

뒷좌석에 박 회장과 태수가 앉아있다.

박 회장, 뭔가 흥겨운 듯 얘기를 하고 있다.

그들 차 지나가는 모습을 보고 있는 시선.

이만치 차의 뒤에 앉아있는 종도이다.



# 46 카지노 연수실


연습용 룰렛이 돌아가고 있다.

서툰 솜씨로 볼을 놓는데 볼은 터무니없이 튕겨져 밖으로 나간다.

신입 딜러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혜린 고참으로 신입을 가르치고 있는 중이다.

혜린, 신입 대신 볼을 놓는 시범을 보이며


혜린 : 슬쩍 놓는다는 기분으로 해요. 손목에 힘주지 말구…


혜린이 놓은 볼이 정확히 돌다가 한곳에 떨어진다.

옆 테이블에서는 다른 선후배가 연습을 하고 있다.



# 47 카지노 홀 내부


손님들 가득한데 혜린, 신입 세 명 정도를 데리고 나직나직하게 얘기해 주고있다.


혜린 : 딜러가 승부욕을 보여주면 안 돼요. 딜러는 어디까지나 초연한척, 손님이 따면 기뻐해주고 손님이 잃으면 안 타까와해주고…


신입 : 손님이 많이 따면 팁도 많이 주지 않나요?


혜린 : 아니 너무 잘 되면 고마운 걸 몰라 팁도 안 줘요 너무 잃어도 약올라서 안 주지만.


신입 : (어리둥절하다)


혜린 : 제일 위험한 건 저기 저 사람이에요.


혜린이 슬쩍 가리키는 곳에 최 과장이 있다.


신입 : 최 과장님이요?


혜린 : 데드마스크. 저 사람은 한번 둘러보기만 해두 여러분이 한 시간에 얼마나 잃었는지 알아내거든.


신입 : 많이 잃으면 어떻게 돼요?


혜린 : 여러분 정강이 뼈가 괴로워질 걸…


혜린을 발견한 최 과장이 조용히 오라고 손짓을 한다.


혜린 : 자 각자 배당받은 자리로 가요. 가서 선배들 하는 걸 잘 보라고…


혜린, 최 과장 쪽으로 간다.

가는 길에 술을 마시고 있던 마쓰다, 혜린에게 아는 척을 한다.

혜린, 정중하게 인사를 받고 간다.


최 과장 : (턱으로 한곳을 가리킨다)


곳에 현숙이 바카라의 딜러를 하고 있는데 그 앞에 야쿠자들로 보이는 험상궂은 사내들 대여섯이 앉아있다.

껄껄 웃어가며 일본어로 떠들어가며 칩을 긁어모으고 있다.

그 테이블 주위로 구경하는 사람들도 잔뜩이다.

주눅이 들어 보이는 현숙, 눈치를 보며 카드를 나누고 있다.


최 과장 : 야쿠자 애들이에요. 기루 눌리고 있어. 미스 윤밖에는 상대할 딜러가 없어요.


혜린 : 호봉이나 올려주세요.


그 쪽으로 간다.

전혀 표정이 없을 듯한 최 과장의 얼굴에 미소가 잠깐 떠오른다.

현숙의 테이블 주위에서 구경하던 사람들 탄성이 오른다.

야쿠자 한사람, 또 잔뜩 칩을 긁어간다.

혜린, 미소를 지으며 현숙의 자리로 들어선다.


현숙 : (한숨을 지으며 낮 게 왜 인제 오는 거야? 30분 동안 팔백 잃었어. (손수건으로 목의 땀을 닦는다)


혜린, 미소로 테이블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날렵한 솜씨로 카드를 만진다.

혜린 카드를 나눈다.

게임이 진행되자마자 혜린 이긴다.

혜린, 손님을 위해 안타깝다는 표정으로 칩을 가져가려는데 그 손위를 덮는 손.

야쿠자의 손이다.

그는 혜린을 향해 웃음을 보이고 있다.

다른 동료들 재미있다는 듯 보고 있다.

혜린, 야쿠자를 향해 달콤하게 미소 지어 보인다.


혜린 : (일어) 손님 내 손이 당신 손 밑에 들어가 있습니다.


야쿠자 하하 웃으며 손을 놓아준다. 다른 동료들도 웃어댄다.

혜린 침착하게 칩을 가져간다.


야쿠자 : (일어) 예쁜 손이다.


혜린 : (일어) 제 마음이 더 예쁜데요.


요란하게 웃어대는 야쿠자들.

저만치서 보고 있던 최 과장 안도하여 돌아선다.

혜린 카드를 나누다 문득 보면 둘러선 구경꾼들 뒤에서 마쓰다, 술잔을 건배하듯 들어보인다.



# 48 호텔 로비


혜린과 현숙 퇴근하여 나온다.

아침이다.


현숙 : (눈 밑을 가리켜 보이며) 여기 좀 봐… 기미 같은 거 보이지 않어?


혜린 : (봐주는 척 한다) 어디요 티 하나 없는데…


현숙 : 어머 … 거짓말두 참 기분 좋게 하네. 어쨌거나 이놈의 밤 근무 한 달만 더 계속하면 내 피부 다 망칠 거야. 사람은 밤에 자야 돼. 그게 자연법칙이구 하느님의 뜻이라구… 근데 이거… (그러다 한 곳 보고 혜린을 쿡쿡 찌른다) 얘 저기…


그 앞에 마쓰다 기다리고 있었던 듯 혜린을 보고 일어서 다가온다.

혜린, 한손으로 얼굴을 가리는척하여 현숙을 향해 찡그려 보인다.


마쓰다 : 윤상


혜린 : (웃음으로) 안녕하세요


마쓰다 : (일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혜린 : (마쓰다를 향해 미소를 계속 지으며 현숙에게) 언니 이 거 어뜩 허지?


현숙 : (역시 미소지어) 얼마나 부자인지부터 알아봐.


마쓰다 : (일어)아침식사 아직 안 하셨지요. 식사 대접을 하고 싶은데요.


혜린 : (일어) 감사합니다만 피곤해서요. 좋은 하루 되세요. (고개 숙여 보이고 가려는데)


마쓰다 : (그 앞을 막아선다) (일어)식당으로 가기 싫으면 내 방도 좋습니다. 편한 대루 가지요.


혜린 : 얘 뭐라고 떠드는 거야


현숙 : 어뜩해. 나 피해줘? 아님 계속 구경할까.


혜린 : (마쓰다를 향해) (일어) 안녕히 가세요


린, 가려는데 그 팔을 붙잡는 마쓰다.


마쓰다 : 윤 상


혜린, 팔을 뿌리치려는데 다른 쪽 팔마저 잡는 마쓰다.


혜린 : 이거 봐요 (뭐라 더 말하려다 마쓰다의 뒤를 본다)


쓰다의 어깨에 놓여지는 손.

어느 틈에 다가온 재희다.


마쓰다 : 뭐야


재희, 아무 표정 없이 혜린을 잡은 마쓰다의 팔목을 잡더니 그 손을 가볍게 비틀어 뗀다.

마쓰다 아픈 팔목을 움켜잡는다.

놀라서 보고있는 현숙.

혜린 잠시 난처하지만 얼른 미소를 지어 마쓰다에게 고개 숙여보인다.


혜린 : (일어) 미안합니다. 실례하겠습니다.


돌아서며 자 이제 어떻게 한다하는 기분.



# 49 호텔 진입로 갈림길


린, 현숙과 헤어진다.

재희, 혜린의 한걸음 뒤를 따라 걷는다.

혜린 슬쩍 뒤를 돌아본다.

현숙, 호기심으로 이 쪽을 계속 보고 있다.

헤린, 발걸음을 늦춰 재희와 나란히 걷는다.


혜린 : 우리 좀 더 다정하게 걷는 게 좋겠어. 애인이라구 그랬거든. 내가 팔짱을 낄까?


재희의 눈치를 보는데 재희 혜린을 힐끗 보고 잠시 생각하더니 팔을 들어 혜린의 어깨를 감싼다.


혜린 : (어색하지만) 이것두 괜찮은데


그렇게 말해놓고 킥 웃는다.

재희, 그렇게 걸으며 싱긋 웃는다.



# 50 한강변


혜린 길 게 기대 앉아 있다.

소주병을 들어 한 모금 마신다. 쓰다.

또 그렇게 망연하게…

그 뒤 좀 떨어진 곳에 재희가 앉아있다.

혜린, 문득 재희를 돌아본다.

다른 곳을 보고 있던 재희, 금새 그 시선을 알아채고 마주본다.

헤린, 끄응 몸을 일으켜 재희의 옆에 가서 앉는다.

소주병을 내밀어준다.

재희 고개를 젓는다.

혜린, 끄덕이고 또 한 모금을 마신다.

그 모습을 보고 있는 재희.


혜린 : 걱정마. 아직 알콜 중독은 아니야. 아직 손두 안 떨리는 걸. (자기 손을 들여다본다) …하루에 몇 마디쯤 얘기해? 네 알겠습니다. 그러는 거 말구 말! 말을 몇 마디나 하냐구?


재희 : (소리 없이 웃는다)


혜린 : 그래두 괜찮아? 하구 싶은 말 안 하구 자꾸 안에만 쌓아놓으면 언젠가 자폭할지두 몰라 술두 안 마시구 담배두 안 피구 오래 못살 거야…


재희 : 하구 싶은 말 있으면 해요


혜린 : (멈칫했다가 웃는다) 아아 들켰네. 맞아. 실은 나 하구 싶은 말이 참 많아.하구 싶은데 못하는 말이 참…있잖아. 난 말이지…난….


결국 무릎에 얼굴을 묻어 감싼다.

그 손에 쥐어진 술병…

재희 가만히 그 술병을 받아든다. 혜린은 꼼짝 않고 있다.

재희, 말없이 술병을 들여다보다가 조용히 쏟는다.

병에서 쏟아진 소주가 땅에 떨어진다. 그러다가…


재희 : 양재동에 있습니다. 빌라를 하나 구했어요.


혜린, 고개를 들어 재희를 본다.


재희 : 박태수…. 멀리서라두 보겠습니까?


혜린, 꼼짝않고 보는데 자기 앞만 보고 있던 재희, 혜린을 돌아본다.

혜린, 시선을 돌리고 피식 웃는가싶더니 아예 드러누워 버린다.



# 51 빠찡고 정문


수하를 두엇 거느린 종도 빠른 걸음으로 다가온다.

문을 들어서려는데 문가에 어슬렁거리던 사내들 대여섯이 가로막는다.


종도 : 뭐야


사내 : 자리가 없습니다. 돌아가시죠.


종도 불끈해서 막는 사내를 밀치고 안으로 들어서는데 안 에서 나오는 정근과 정식.


정근 : 자주 뵙네요.


종도 : 니들 여기서 뭐하는 거냐?


정근 : 보시다시피 문지기 하고 있네요.


웃으며 말하고 있지만 빈틈없이 종도의 앞길을 막고 있다.

종도를 따르던 사내들과 막는 사내들 사이에 거친 몸싸움이 잠깐 벌어진다.

그 사이 종도, 안쪽에서 그를 바라보는 종업원들을 본다.

종업원들은 누구 하나 나서는 사람 없이 힐끔 거리고만 있다.

그 뒤에 나오던 지배인, 종도와 시선이 마주친다.


종도 : 박 부장!


그러나 지배인은 종도를 물끄러미 보더니 돌아서 들어가 버린다.


정근 : 형님 주변엔 어째 의리 없는 사람들만 있는 모양이네. 어쩌겠습니까. 고만 돌아가시지요…


종도 재빨리 머리를 굴린다.

일단 돌아서는 게 상책일 듯 싶다. 돌아서는데 그 앞을 가로막는 인영.


인영 : 이종도!


종도 : (이건 또 뭔가 싶어서)


인영 : (그대로 멱살을 잡더니) 나 정인영이다. 정인재 동생.


정근 재빨리 들어서며 인영의 손을 잡는다.


정근 : 태수 형님 말 잊었어요?


인영 : (멱살을 잡은 손 놓지 못하는데)


정근 : 순서대루 합시다. 순서대루 차근차근.


인영 할 수 없이 손을 거칠게 놓는다.

종도, 가까스로 체면을 살려 옷깃을 바로잡는다.


인영 : 다시 내 눈에 띄지 마라. 발목이 성하고 싶으면…


종도, 수하들을 불러 돌아가는데 그 뒤에서 정근, 즐거운 듯 떠든다.


정근 : 자아 문 막지 말고오 손님 못들어오잖냐.


종도, 분기를 억지로 누르고 있다.



# 52 박 회장의 저택 앞 (아침)


두 대의 승용차 와서 거칠게 멈춰 선다.



# 53 저택 마당


현관문을 열던 박 회장의 아들 경철 (30대 초반) 놀란다.

거침없이 마당을 가로질러 오는 종도와 그 패거리들



# 54 거실


박 회장의 부인 놀라서 막으려하며


부인 : 이보세요. 누구신지 미리 연락두 안 하구… 아니 이것 보세요…


그대로 기세 좋게 들어선 종도의 일행 .

안방 문이 열리며 막 샤워를 끝낸 가운 차림의 박 회장이 내다본다.



# 55 안방


보료에 앉은 박 회장, 부채질을 하며 건네다 보고있다.

그 앞에 앉은 종도, 명함을 밀어놓는다.


종도 : 이번에 서부호텔 카지노를 인수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제 경험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찾아왔습니다.


박 회장 : 고마운 일이구만.


종도 : 카지노 처음이지요?


박 회장 : 그래요 평소에 가본적두 없어.


종도 : 카지노는 술집하구 다릅니다. 술집은 양아치 애들 몇 명하고 파출소장만 알면 됩니다. 그런데 카지노는 격이 틀려요


박 회장 : 호오


종도 : 저는 지난 삼년간 윤 회장님 밑에서 카지노를 배웠습니다. 어느 정도 인맥도 넓혀놨구요. 제가 반드시 필요하실 겁니다.


박 회장 : 그렇게 대단한 일을 해준다면 돈도 많이 받으시겠구만.


종도 : 그저 약간의 지분과 인사권만 주시면 됩니다.


박 회장 : 인사권이라…


종도 : 회장님 밑에 박태수라고 있지요?


박 회장 : 있어요. 우리 실장이야


종도 : 예전에 내가 데리고 있던 친굽니다. 이미 알아보셨겠지만 경력이 좀 지저분합니다. 카지노를 하는데 그런 친구가 근처에 있으면…


박 회장 : 곤란하다?


종도 : 그렇습니다.


박 회장 : 이거 참 신기하구만 신기해 그 박 실장이 벌써 얘길 해주더라고. 이종도란 친구가 찾아올 거다 찾아와서 이리저리 얘길할 거다. 근데 그 말대루야… 놀랬어요 허허…


종도 : 박 회장님


박 회장 : 나한테 이렇게 하라고까지 가르쳐줍디다. 내가 윤 회장한테 전화를 하면 어떻게 되나. 이종도란 사람이 날 찾아왔다.이 사람은 나를 아주 좋아해서 날 도와주겠다고 한다. 그리고 명단도 갖고 왔다.


종도 : 명단이라니요?


박 회장 : 그 왜 있잖아요. 윤 회장이 빠찡고 지분들 비밀리에 산 거 말이요


종도 : (얼굴이 굳는다)


박 회장 : 내 이름으로 산 건 10프로고 윤 회장이 산 건 이십 프로라며 그거 다 위에서 힘써준 돈이며 힘으루 산 것들 아닌가… 위에는 모르게 말이야…


종도 : (창백해지는데)


박 회장 : 내 말 맞지요? (껄껄 웃는다)



# 56 호텔 복도


빠른 걸음으로 오고 있는 윤 회장과 민 변호사,

장근섭.

회의룸 문 앞에 서있는 두 명의 경호원.

윤 회장을 보고 문을 열어준다.

장근섭, 문 밖에 남는다.

담배를 하나 빼어 입에 물더니 경호원 중 한 명의 앞에 선다.

경호원 내키지 않지만 라이터를 꺼내 준다.

장근섭, 미소를 띤 채 기다린다.

경호원 할 수 없이 불을 붙여준다.

장근섭, 흐뭇한 듯 어깨를 툭 쳐주고 문가 벽에 기대선다.



# 57 회의룸 내부


장도식, 강동환, 민 변호사, 윤 회장, 둘러앉아있다.


윤 회장 : 제가 뭔가 잘못한 게 있습니까?


강동환 : 무슨 말씀인지요?


윤 회장 : (어디까지나 여유있는 미소를 잃지 않아) 제가 실수하는 게 있다면 진작 말씀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요.


강동환 : 허허 이거 무섭습니다.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제가 뭐 잘못한 거 같은데요.


윤 회장 : 박승철 회장…


강동환 : 박 회장… 아 압니다.


윤 회장 : 서부호텔 카지노 계약을 했다고 하드군요. 박 회장이 카지노 허가권을 얻을 줄은 몰랐어요.


강동환 : 나두 그 얘기 들었어요. 가만있자. 카지노 개업파티를 한다구 하든데 언제라구 했…나


장도식 : 다음 주 토요일입니다.


강동환 : 그래 그 때 윤 회장님두 오시겠지요. 국내인들두 초청한다구 하든데.


윤 회장 : (잠시 보다가 웃고)그 박 회장이 지리산 땅을 매입하구 있단 얘기를 들었습니다.


강동환 : 지리산이라…


윤 회장 : 우연인지 제가 개발하려는 지역의 바로 옆이에요 제가 사려는 땅이 이미 박 회장한테 넘어가 있드란 얘깁니다.


강동환 : 아아 기억납니다. 윤 회장님, 그 뭐냐 대규모 관광단지를 개발하신다고 했든가.


윤 회장 : (얼굴의 웃음기가 지워진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죠. 거기 개발허가권을 저에게 내주셔야겠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이달 말 안이면 아주 좋겠습니다.


강동환 : 허허 이 뭔가 오해를 하고 계신 모양인데…


윤 회장 : 스위스 은행, 어르신네 구좌에 입금해야 될 돈…


강동환 : (말을 막으려는듯) 윤 회장님


윤 회장 : 이번 달 치는 아직 넣지 않았습니다. 아시겠지만 저로서도 위험부담이 큰 일이니까요.


미소를 띠고 있던 강동환의 얼굴이 싸느래진다.

장도식, 굳어져서 윤 회장을 본다.

민 변호사 애써 불안함을 감춘다.


강동환 : 윤 회장님 지금 거래를 하자는 겁니까? 감히 어르신의 돈을 놓고…


윤 회장 : 아직은 제 돈입니다. 그리고 저는 평생 장사밖에는 해온 게 없습니다. 다른 건 할 줄을 몰라요.


강동환의 얼굴에 미소가 되살아나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재미있다는 듯 웃는다.


강동환 : 장사라….(장도식을 본다)


장도식 일어나서 안 쪽의 문가로 가 문을 연다.

윤 회장, 어떤 일이든 흔들리지 않을 자세로 앉아있는데 들어서는 남자. 양복을 깨끗하게 차려입은 태수다.


태수 : 부르셨습니까?


태수를 보는 윤 회장, 그가 누군지 기억해낸다.


강동환 : 이리 앉아요. 내 윤 회장님을 소개하지.


태수 : 전에 인사드린 적이 있습니다. (윤 회장을 향해) 박태숩니다. 기억하시겠습니까?


윤 회장 : (말없이 보고 있다. 상대가 무슨 속셈인지 짐작할 수가 없다)


강동환 : (유쾌해져서) 우리 박 실장으로 말하면 현재 박승철 회장님의 일을 보고 있어요. 몇가지 윤 회장님하고 상의드릴 일이 있다고 해서 오늘 나오시라고 했습니다. 괜찮겠지요.


태수 : (윤을 향해) 저희 회장님께선 먼저 윤 회장님께 인사 드리라고 하셨습니다.그동안 슬롯머신 업소들을 대신 경영해주신 것, 감사하신다구요앞으로는 저희 회장님께서 직접 경영하실 겁니다.


윤 회장 : (허허 웃는다. 강동환을 향해) 재미있군요


태수 : (여전히 덤덤한 어조) 그리고 나머지 장부에서 빠져있는 지분들에 대해서도 이 기회에 정리를 해놓으라고 하셨습니다.


윤 회장, 잠시 태수를 본다.


윤 회장 : 자네가 박태수였나.


태수 : 그렇습니다.


다시 말없이 태수를 보는 윤 회장.

그런 둘을 재미있다는 듯 보고 있는 강동환.


윤 회장 : 그래 자네였군.


태수, 조용히 윤 회장의 시선을 받고 있다.


<14회 끝>

'소설방 > 모래시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16회> 모래시계   (0) 2018.11.07
<제15회> 모래시계   (0) 2018.11.07
<제13회> 모래시계 |  (0) 2018.11.07
<제12회> 모래시계   (0) 2018.11.07
<제11회> 모래시계   (0) 2018.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