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병법(孫子兵法) 7篇 <군쟁편(軍爭篇)>
<의표를 찌르는 기습전법>
‘군쟁’이란 군대를 써서 승리를 얻는다는 뜻이다.
즉 전투를 말한다.
이제까지 논술한 것은 전투에 있어서의 중요한 전제 요건이었다.
그러나 본편부터는 실제 전투에 있어서 필승하는 방략을 논술한다.
심리전에 있어서는 허실의 기계(奇計)를 써서
이른바 사치(四治)의 주도권을 장악해야 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2) 돌아가는 길은 샛길로 하고, 재해를 이익으로 전환시켜라.
軍爭之難者(군쟁지난자)
군쟁의 어려움은,
以迂爲直(이우위직) 以患爲利(이환위리)
우(迂)로써 직(直)을 삼고, 환(患)으로써 이(利)를 삼는 것이다.
故(고)
그러므로,
迂其塗而誘之以利(우기도이유지이리)
그 길을 우회하여 이를 유인하는데 이(利)로써 하고,
後人發先人至(후인발선인지)
남보다 뒤져서 떠나고 남보다 앞서 이르는 것은,
此知迂直之計者也(차지우직지계자야)
이 우직(迂直)의 계(計)를 아는 자이다.
군쟁이란 어려운 것으로서 방법여하에 따라 멀리 돌아가는 길을 반대로 가까운 길로
갈 수도 있고, 손실 재난을 돌려서 이익으로 할 수도 있다.
원래 길을 멀리도는 것은 손해이다.
그러나 일부러 돌아가라는 것은 거기에 어떠한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에게 이쪽의 진발(進發)을 알리지 않는다는 것은
그 진행 속도를 모르게 하고 방향도 알리지 않는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의 눈을 가리면 상대의 계획에는 반드시 파탄이 오고 만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속담도 있듯이 오히려 그쪽이 목적지에 빨리 닿게 된다.
상대에게 ‘이젠 됐다’는 생각을 갖게 해놓고, 실은 그 허점을 찔러서 샛길을 택하여
급습하거나 방심하고있는 틈을 이용하여 시간을 버는등 수단 방법은 많을 것이다.
멀리 돌아가는 것처럼 가장을 하였지만 실은 상대보다 먼저 전쟁터에 도착하는
재주를 부리는 것이 바로 이 계략이다.
여기서 ‘유지이리(誘之以利)’란 말은 아군의 작전을 상대에게 들키지 않도록 하려면
엉뚱한 곳으로 상대가 주의를 돌리도록 소리(小利)를 주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렇게 해석을 하면 좀더 복잡한 작전인 듯하나
결국 상대를 속이는 행동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저돌적으로 상대의 중위(重圍)를 돌파하는 것보다는
다소 멀리 도는 한이 있어도 이쪽에서 피하는 것이 손해도 적고,
또한 적이 당연히 예측하지 못한 후면이나 측면을 찌르는 것이므로
거기서 생기는 상대의 혼란도 기대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소의 손실이라도 각오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 때의 손실이 낭비가 되어서는 아무 의미도 없겠으나, 저울에 달아보고
수지가 맞는 희생은 아낌없이 지불할 태세가 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예화] 돌아가는 길은 샛길로 하고, 재해를 이익으로 전환시켜라.
軍爭之難者(군쟁지난자)
군쟁의 어려움은,
以迂爲直(이우위직) 以患爲利(이환위리)
우(迂)로써 직(直)을 삼고, 환(患)으로써 이(利)를 삼는 것이다.
노(魯)나라 애공(哀公) 17년, 월나라 왕 구천이 오나라를 공격하였을 때의 일이다.
월의 왕 구천은 군을 좌우로 나누어서 각각 전고(戰鼓)를 울리며 진격시켰다.
밤이 되어도 전고 소리는 그치지 않았고 월군(越軍)의 진격도 그치지 않았다.
당연한 일이지만, 오군(吳軍)에서는 이 전고 소리에 따라 월의 군 소재를 알고
그 속도를 잰 다음에 역시 군을 좌우로 나누어서 만전의 방어태세를 갖추었다.
그런데 월왕 구천은 별개의 중군에게 은밀히 강을 건너게 하고,
전고를 조용히 울리며 진격시키고 있었다.
제 3군을 눈치채지 못하고, 좌우에 대해서만 만전의 방어 태세를 취하고 있던
오의 군대는 월의 중군이 돌연 습격해 왔을 때는 완전히 주도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월의 좌우 양군에게 총공격을 당하여 궤멸상태에 빠진 것은 필연적인 결과였다.
또 서진(西晉)의 민제(愍帝) 건흥4년, 석륵(石勒)과 희담(姬澹)이 싸울때의 일이다.
희담의 군이 멀리 원정해 온 터이라 피로할 것이니,
이는 편함으로써 수고로움을 기다린 것이라고 계산한 석륵은 장수 공장(孔長)을
선봉으로 파견하여 희담의 군을 영격(迎擊)시켰다.
그런데 희담 군의 공격은 의외로 날카로워 어정쩡한 태도로 영격을 하던 공장의 군대는
어림도 없이 격파되어 퇴각하고 말았다.
그러자 희담은 곧 군사를 몰아 추격하기 시작했다.
이것을 안 석륵은 급히 그 진로에 복병을 깔고,
패주하는 공장의 군을 추격하는 데만 여념이 없는 희담의 군대를 갑자기 좌우에서 협격시켰다.
좌우에서 쏟아지는 공격에 대하여 전혀 무방비 상태였던 희담의 군이 대패를 맛본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공장이 패주하고 희담이 추격으로 옮겼을 때 석륵은 뚜렷하게 주도권을 쥔 것이었다.
승패는 어떻게 해서 주도권을 쥐느냐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손자는 말하기를,
"주도권을 쥐는 어려움은 먼 길을 가까운 길로 전화시키고,
재해를 이익으로 전화시키는 데 있다.
먼 길을 취하듯 꾸며 유인하고, 적보다 늦게 출발하여 적보다 먼저 도착한다"
라고 한 것이다.
월의 왕 구천은 먼 길을 가까운 길로 전화시킴으로써 주도권을 쥐고,
석륵은 재해를 이익으로 전화시킴으로써 주도권을 쥐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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