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손자병법

6篇 <허실편(虛實篇)>(1) 주도권을 쥔 쪽이 이긴다.

오늘의 쉼터 2017. 12. 29. 09:14

손자병법(孫子兵法) 6篇 <허실편(虛實篇)>
<주도권을 잡으려면>
여기서는 전투에 있어서  승리의 비결이란,

아군의 실(實)로써 적의 허(虛)를  찌르는 것이다.

그 전술은 적에게 조종당하지 않고 오직 적을 조종하는 데 있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다.

용병하는 방법도 상황에 따라 천변만화하나, 항상 적의 실(實)을 피하고 허(虛)를

쳐야 한다는 것이 이 편의 요지이다.




(1) 주도권을 쥔 쪽이 이긴다.



孫子曰(손자왈) 凡先處戰地(범선처전지) 而待敵者佚(이대적자일)

손자가 말하기를, 무릇 먼저 전지에 있어서 적을 기다리는 자는 편하고, 

後處戰地(후처전지) 而趨戰者勞(이추전자로)

늦게 전지로 나아가 싸움을 하는 자는 수고롭다.

故善戰者(고선전자) 致人而不致於人(치인이불치어인)

그러므로 싸움을 잘하는 자는 사람을 조종하고 사람에게 조종당하지 않는다.


대체로 한 걸음 앞서서 전쟁터에 도착하여 상대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것은

몸에 무리를 주지 않기 때문에 편하다.

그러나 뒤늦게 전지로 나오는 대로 공격을 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무리가 따른다. 

그러므로 싸움에 능숙한 사람은 이 이치에 따라 먼저 공격하지 않고 가급적이면

상대를 끌어들여 영격(迎擊)을 하는 전법을 취한다.

공격 전법보다는 영격 전법이 훨씬 유리하다.


움직임이 있을 때는 그에 수반하는 힘의 소모를 생각 해야 한다.

크게 움직이면 큰소모가 있고, 작게 움직이면 작은 소모가 있게 마련인데,

이것은 설비나 능률과도 통하는 것이라고 할수 있다.

적당한 설비만 갖추면 100이 움직여서 100의 효과를 얻을 수 있으나,

 이것이 불완전 하면 120이 움직여서 80의 효과 밖에 얻지 못하게 된다.

이것도 남을 조종하고 남에게 조종 당하지 않는 것의 일종이다.

또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같은 물건을 팔려고 할 때,

이 쪽에서 적극적으로 팔려고 하는 것과 상대가 사러 오는 것과는 대단한 차이가 있다.


이것은 특별히 설명할 필요도 없는 일이지만, 이 이치도 따지고 보면

결국 남을 조종하느냐 조종당하느냐의 차이이다.

그런데 실제로 일을 당하였을 경우, 어쩔 줄 모르고 애를 끓이느니

남에게 조종 당하는 편이 편할 것 같은 착각에 사로잡히기 쉽다.

그것은 사람을 조종하려면 조종할수 있는 무엇이 갖추어져 있어야만 하기 때문이겠으나,

그보다는 상대가 움직이는 쪽으로 조종 당한다는 것은 이 쪽의 노력 여하로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 때문이 아닐까.

그러나 현실 사회에서는 좀 처럼 남을 조종하는 상대가 움직여 오는 일이 적으므로,

이쪽에서 움직이려고 하기 때문에 무리가 생기는 것이다.


[예화] 주도권을 쥔 쪽이 이긴다.
善戰者(고선전자) 致人而不致於人(치인이불치어인)
싸움을 잘하는 자는, 사람을 조종하고 사람에게 조종당하지 않는다.


오대시대(五代時代)의 일이다.

후주(後周)가 돌궐(突厥)을 사주하여 후제(後齊)를 공격하니,

후제의 장군 단소(段韶)가 이를 영격하려는 진을 폈다.

마침 큰 눈이 내린 뒤였는데, 후주에서는 보졸(보졸)을 전위에 내세우고

서쪽에서 몰려와 성 밖 2리 지점까지 육박 하였다.

후제의 여러 장수는 영격하려고 역진공(逆進攻)을 주장하였으나, 단소는 허락하지 않았다.

 "보졸의 기력이나 기세에는 한도가 있다.

더욱이 지금은 적설도 깊으므로 공격해 나아가기에는 그리 좋은조건이 아니다.

아직은 진중에서 대기하라.

적은 피로 하고 아군은 힘이 남아 있으므로, 적을 격파 하기는 쉬운 일이다"

그뒤 한번의 교전으로 단소가 후주군을 크게 격파하니,

그 전위는 전멸되고, 후주군은 정신없이 도망쳐 버렸다.

먼저 형세의 자리에 진을 펴고 적을 기다리면 충분히 준비도 할수 있고,

병사나 말도 영기(英氣)를 기를 수가 있다.

그러나 전쟁터에 도착하는 것이 늦으면 충분한 준비를 갖출 틈도 없을 뿐만 아니라,

피로해진 인마를 바로 전투에 투입 시키게 되므로, 싸움의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칼자루를쥔 상대에게 끌려다니게 된다.

그러므로 싸움에 능숙한 사람은 상대를 분망하게 하여 피로하게 만드는 등

결코 편하게 만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후한 광무제의 부하 였던 건위대장 경감(耿弇)이 장보(張步)를 격파한 고사(故事)도

주도권을  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 한가를 전하는 것으로 <후한서(後漢書)>에 기록되어 있다.

장보의 장  비읍(費邑)이 동생인 감(敢)을  분견(分遣)하여 굳게 지키고 잇던 거리성(巨里城)을

경감이 공격하였다.

투강자의 입에서 비읍이 내원(來援)하는 것을 안 경감은 공구(功具)를 정비하도록

전군에 명령하고, 3일 후에 거리성을 맹공한다는것을 알림과 동시에 남모르게 포로를 석방하였다.

물론 그들의 입을 통하여 경감 군의 의도를 알게 된 비읍은 그날 과연 정병 3만 명을 거느리고

진격해 왔다.

경감은 크게 기뻐하며 비로소 여러장수들에게 본심을 밝혔다.

"공격 용구의 점검을 명한 것은 비읍을 유인하기 위해서 였다.

그런데 정말 적시에 와 주었구나"

물론 경감이 크게 적을 격파한 것은 말할나위도 없는 일이었으며, 비읍은 전사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