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아리랑

165. 당신은 아는가

오늘의 쉼터 2017. 7. 11. 00:44

165. 당신은 아는가



비행장은 삼분의 이쯤이 나지막한 산줄기를 둘러싸고 있었다.

산줄기 밖으로 뻗어나가는 부분의 양쪽으로는 산줄기가 끊겨 있었다.

그 지형이 산줄기로 에워싸인 분지였음을 나타내고 있었다.
한쪽 산줄기를 끊으며 뻗어나간 비행장공사는 마우리단계에 들어가 있었다.

멀리서 바라보면 원형의 산줄기와 직선의 비행장이 이루고 있는 형태는

마치 버섯 같은 모양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산줄기가 낮다고는 하지만 흡사 톱으로 나무를 자르듯 해서

산줄기의 일부를 흔적도 없이 없애버린 것은 참으로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은 산 하나를 없애버린 것이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양쪽에서 산줄기를 자르고 그 부분을 평지로 만드는 힘겨운 일을 해낸 것은

바로 조선노무자 1천여 명이었다.

그들은 흙을 파내고, 바위를 깨내고, 그것을 밀차나 등짐으로 죽도록 운반하면서

피땀을 흘린 것이었다.

그 과정에서 바위에 깔려 죽고, 흙더미에 파묻혀 죽고, 도망가다 잡혀와 맞아 죽고,

과로로 병들어 죽고 해서 그 수가 60명을 넘었다.
비행장 활주로에는 시멘트 콘크리트공사가 한창이었다.

활주로의 절반이 훨씬 넘게 콘크리트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현장에는

노무자들이 2백여명 정도밖에 없었다.

그들은 총을 든 군인들의 감시 아래 조별로 시멘트를 져나르고, 모래를 져나르고,

자갈을 져나르고, 물을 져나르고, 시멘트와 모래와 자갈을 버무리고,

모두가 숨 돌릴 겨를 없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었다.


"이 새끼야. 빨리빨리 해"


"야 이 새끼야, 잡담 마라."


조별로 십장들이 외쳐대는 소리가 공사장의 열기를 달구고 있었다.
그런데 공사는 활주로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활주로를 둘러싸고 있는 산줄기 아래 여기저기서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활주로 양쪽의 산자락에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공사가 벌어져 있었다.

15군데에서 벌어지고 있는 공사는 굴파기였다.

한 군데에 50명씩 배치된 노무자들은 굴을 파느라고 진땀을 흘리며 헉헉대고 있었다.

그 일정한 간격을 이루고 있는 굴들은 다름 아닌 격납고였다.

그러고 보면 그 비행장은 천연적 요새였다.

활주로의 삼분의 이 정도가 산줄기에 둘러싸여 있어서 위장이 잘되는데다,

비행기들이 이착륙할 때 더없이 좋은 바람막이 역할을 할 것이고,

세상에 둘도 없이 튼튼한 격납고까지 만들 수 있었던 것이다.
노무자들의 막사는 산줄기가 끊긴 지점으로 치우쳐 활주로 양쪽으로 절반씩 자리 잡고 있었다.

막사들은 판자로 지어진 긴 가건물이었는데 정성 들이지 않은 검은 칠이 아무렇게나 되어 있었다.
6월의 해가 붉은 노을을 남기고 사라져도 그들의 노동은 멈추어지지 않았다.

노무자들의 하루 노동시간은 아침8시부터 12시간 동안이었던 것이다.

그 시간은 계절에 따라 앞뒤로 조정했을 뿐 하루 12시간 노동은 철칙이었다.


땡땡땡땡땡….


레일 토막 두들기는 소리가 방정맞다 싶게 빠르게 울리고 있었다.


"아이고, 살았다."


"아이고메 죽겄다."


"아이고 할배요."


노무자들이 그 종소리에 반색을 하고 한숨을 토하고 했다. 이제 쉴 수가 있고,

또 하루가 지나갔다는 기쁨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소리도 십장을 피해 숨죽여 해야 했다.
노무자들은 조별로 막사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네 줄로 맞춰선 행군대열이었고, 십장들이 구령을 붙이고 있었다.

완전히 군대식이었다. 인원 파악을 쉽게 하고 이탈자를 막기 위한 것이었다.

십장이 있는데도 무장 군인들은 실탄이 장전된 총을 들고 여기저기서 경비를 서고 있었다.
배필룡은 9조 중간쯤에서 사위어져 가고 있는 보랏빛 노을 바라보며 걷고 있었다.


'금예, 또 하루가 갔네. 금예헌트로 갈 날이 또 하로 가차와진 것이여.

금예, 맘 변허지 않고 있는 것이제? 맘 변허먼 안돼야. 그리 되면 금예 죽고 나 죽긴게.

소식 안 전헌다고 원망허덜 말어. 여그서넌 절대로 핀지럴 못쓰게 혀.

 비행장 맨그는 것이 바깥 시상에 알려지먼 안되는 중헌군사기밀이라는 것이여.

쬐깨만 참어. 인자 한 달허고 시무나흘밖에 안 남었응게.'


배필용은 보랏빛 노을에 어린 아내의 모습을 보며 또 간곡하게 말하고 있었다.

그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일이 끝나면 아내에게 해온 말이었다.

다만 달라지는 것이 있다면 하루씩 줄어드는 날짜 계산이었다.
배필룡은 아내만 생각하면 미칠 것 같았다.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았고, 마음이 변할 것 같아서 미칠 것 같았다.

 떠나오기 전에 마음 변하지 않겠다고 다짐 받고 또 다짐 받았지만 전혀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다.

아이만 하나 있었더라도 그런 걱정은 안했을 것이다.

혼인 한 달 만에 집을 떠나왔으니

고무신을 바꿔신기로 마음 변하면 열 번도 더 변할 수 있는 일이었다.

혼인 한 달 만에 혼자 둔 아내는 말뚝에 매두지 않은 소나 마찬가지였다.

아내는 너무 예뻐서 다른 사내들 눈타기가 쉬웠고,

아내의 몸은 더 예뻐 어느 사내나 한번 보면 환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되어 있었다.

그런데다 아내는 장모님하고 다르게 활달하기 까지 했다.

그러니 어떤 사내하고 눈맞기도 딱 좋았다.

자식으로 말뚝을 박았어야 하는데……,

이 대목까지 생각하면 정말 미쳐버릴 것 같아 당장 도망가고 싶었다.

그러나 이곳은 망망한 바다로 둘러싸인 섬이었다.

도망가 보았자 집으로 갈 길이 막막했고, 또 이삼일이면 틀림없이 잡히게 되어 있었다.

어쨌거나 장모님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장모님은 아무 걱정 말고 몸 성히 다녀오라고 약속했던 것이다.
그러나 배필룡은 자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더러 있어

그나마 마음의 위로를 삼을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은 혼인 보름 만에 끌려오기도 했고,

또 어떤 사람은 두 달이 다 못되어 끌려오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아내를 보고 싶어하기는 했지만 마음이 변할까봐 걱정하는 일은 없었다.

자기네들 부모가 아내를 지킬 것이기 때문이었다.

외톨이인 배필룡으로서는 그들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었다.
막사로 돌아논 그들은 식기를 가지고 앞다투어 식당으로 갔다.

배식표를 내고 밥을 받고 그릇들은 각자가 씻기로 되어 있었다.
식당은 언제나처럼 왁자지껄 소란했다.

하루에 세 번, 그들에게 밥때는 가장 즐겁고 편하고 자유로운 시간이었다.


"꾹꾹 눌러서 퍼, 꾹꾹."


"어허, 밥알 세우지 말어."


"그리 밥을 털어대지 말라니까?"


밥을 받은 사람들은 끼니때마다 하는 소리를 또 외쳐대고 있었다.

그렇다고 주걱을 든 조선여자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눈을 착 내리깔고 서서 주걱으로 연상 밥을 털어대며 딱 한 번씩 퍼주면 그만이었다.

아무리 소리쳐 보았자 전혀 효과가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사람들은

끼니때마다 같은 소리를 외치는 것이었다.

그것은 그만큼 배가 고팠기 때문이다.

그들의 한결같은 소원은 일을 적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밥을 배불리 먹는 것이었다.

그들은 하루 12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면서 늘 배가 고파 허덕거렸다.

그렇다고 그 밥을 공짜로 주는 것도 아니었다.

끼니마다 내는 배식표는 하루에 45전씩으로 계산되어 월급에서 공제하고 있었다.
그들의 한 달 임금은 18원이었다.

거기서 밥값으로 한 달 평균 13원 50전씩을 제했다.

그러고 나면 남는 것은 고작 4원 50전이었다.

그러나 그 돈이나마 모을 수 있는 사람은 단 하나도 없었다.

왜냐하면 배급식으로 나오는 담배와 술값을 내야 했고,

1년에 한번 지급되는 작업복값도 내야 했다.

그렇게 되면 1년 내내 일해야 모두 다 몇십 전 손에 쥘 수 없는 빈털터리 신세였던 것이다.

밥은 쌀이라고는 구경하기 어려운 콩밥이거나 잡곡밥에, 해변가에 지천으로 널려 있는

 다시마를 걷어다가 끓여주는 다시마된장국, 그리고 단무지 한쪽이 매끼 식사였다.

그것이 어떻게 해서 하루에 45전씩인지 누구나 다 의문을 품었다.

그러나 내놓고 따지지는 못했다.

식당의 조선사람들은 일본의 앞잡이 노릇을 하며 임금벌이를 하는 것뿐이었고,

그 뒤에는 엄연히 일본이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따지고 나서보았자 코앞에 나타나는 것은 동그랗게 뚫린 총구멍뿐이었다.

그렇다고 양이나 많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설 수도 없었다.

 집단행동을 일체 용납하지 않은 그곳에서 총의 위협을 받기는 마찬가지였다.

아니, 총을 들이대는 것은 단순히 위협이 아니었다. 일

본군은 총을 쏘고 싶으면 언제든지 쏘아버렸다.

그러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노무자들은 밥때만 되면

주방을 향해 항의인지 분노인지 모를 소리를 질러대는 것이었다.
그리고 담뱃값이며 술값, 옷값도 일방적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뼈가 휘는 고된 노동 속에서 담배 한 대씩 안 피울 수가 없었고,

열흘에 한번 정도 나오는 술 한잔 안 마실 수가 없었고,

일년 내내 한 노동으로 다 낡고 삭은 작업복도 바꿔 입지 않을 수가 없었다.
징용을 끌려올 때 18원에서 20원의 임금이면 그런대로 괜찮은 편이라고 다들 생각했었다.

그러나 막상 첫 달을 살아보고야 그들은 또 속임수에 빠졌다는 것을 알았다.

말이 좋아 월급을 주는 것이었지 그렇듯 일방적으로 계산을 해버리고

따지지도 항의하지도 못하게 하니 그것이야말로 굶어죽지 않을 정도로만 먹이고

철저하게 노동을 착취하는 노예부리기 바로 그것이었다.
밥은 어찌니 엉성하게 잘도 펐는지 밥알 사이로 바람이 지나다닐 정도로 부피만 많아 보였다.

그것을 꾹꾹 눌러 장정 밥술로 뜨면 대여섯 숟가락이면 그만이었다.

아내의 주걱질로 꾹꾹 눌러 고봉으로 푼 밥도 한 창 농사철에는 먹고 돌아서면 배가 고팠다.

그런데 농사철 일보다 더 고된 비행장닦기 노동을 줄기차게 해대면서 반찬도 없는 솜밥을 먹으니

모두가 배가 고파 허덕거리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이고, 시장시런 저녁밥 묵었응게 참말로 하로가 또 지내갔다.

그려, 흘르지 않는 물 없고, 가지 않는 세월 없는 법이다."


나이 마흔이 넘은 김 씨가 담배에 불을 붙이며 배필룡을 보고 말했다.


"야아, 여그 첨 떨어졌을 적에넌 참말로 막막하고 기가 맥히등마 날이 가기넌 많이 갔구만이라."


배필룡은 식기가에 붙은 수수알 하나를 손가락으로 집어 입에 넣으며 빙긋이 웃엇다.


"근디, 2년이 다 되도락 자네덜 연장얼 그리 안 써묵어 집이 가서

내 소박당허는 것 아닐랑가 몰르겄다?"


김 씨가 배필룡과 하달호를 번갈아 보며 씨익 웃었다.


"하이고, 아자씨 것이나 걱정허씨요.

지야 마누래 봤다 허먼 그날 밤 보톰 1년 3백 65일 밤마동 열 분씩 떡칠 자신이 있응게라."


기운좋게 생긴 하달호가 주먹을 쥐어 보이며 말했다.

그도 장가든 지 반년 만에 끌려온 처지였다.


"잉, 그러허소. 우리는 부조금이나 밀 챙개두드라고."


김 씨가 배필룡을 보며 장난스럽게 웃었다.

 배필룡은 담배를 빨다 말고 쿡쿡거리며 웃엇다.

그들은 같은 날 끌려온 고향사람들이라 서로 의지하며 가깝게 지내고 있었다.


"아자씨, 그나저나 돌림병 소문 들었능게라?"


하달호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아니, 무신 돌림병인디?"


김 씨의 얼굴이 긴장되었고, 배필룡도 하달호 옆으로 다가앉았다.


"무신 병인지넌 몰르겄는디 열이 나고 설사럴 험서 기운얼 못쓴당마요."


"어디서 들었어?"


"아자씨도 참. 그런 소문이야 옴서 감서 듣는 것 아니겄소."


하달호는 소학교까지 나와 일본말을 곧잘 했고,

유난히 이 소식, 저소식을 잘 물어오는 귀가 밝았다.


"병이 심허게 퍼진가?"


배필룡이 물었다.


"이, 왜놈덜언 쉬쉬하고 있는디 발써 대여섯이 의무실로 업혀갔다는 것이여."


"고것 참 탈인디. 병세가 그러먼 이질언 아닐 것이고, 하매 호열자가 아닐랑가?"


김 씨가 나이든 사람답게 신중하게 병명을 짚고 있었다.


"호열자먼 무서운 병 아닌게라?"


배필룡이 더 긴장하며 마른침을 삼켰다.


"하먼, 무섭제. 되게 퍼지먼 온 동네가 다 떼죽음얼 당허기도 헝게."


"아자씨가 당해 보신 적이 있으시오?"


하달호도 기색이 달자리며 물었다.


"하먼, 한 20여년 전에 호열자가 지독시리 퍼졌는디

두 달 가차이 찬 바람 날 때꺼정 날이 날마동 줄초상이었응게."


"요것 참 재수 드럽게 되았네, 집이 갈 날 코앞에 두고.

인자 여름 시작잉게 돌림병이 지 시상 만낸 것 아니겄소?"


하달호는 완연히 당황해 있었다.


"그려, 그렇고 말고. 여름이야 온갖 미물덜도 한시상 만내는 철잉게."


"글먼 으째야 되제라?"


배필룡이 두려워하는 얼굴로 물었다.


"글씨…, 찬물 묵지 말고, 넘덜허고 많이 대허지 말고 그러라는 것인디…."


"헹 우리야 다 틀려부렀소.

그 느자구없는 식당년덜이 뜨거운 물 끓여줄 리 만무고,

백 명이 한 막사서 궁굴어대니 병 걸리기 아조 딱 좋구만이라."


하달호가 성질을 냈다.


"아서, 아서. 말이 씨 되는 법이여."


김 씨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여. 요놈덜이 우리 일 부래묵을라먼 돌림병얼 막어야 헝게

무신 수럴 쓰기넌 쓸 것이여. 물도 끓이게 허고 말이여.

요놈덜이 일이 한시가 급허다고 야단이고, 일언 안직 다 안 끝나고 혔응게

몸이 단 놈덜언 요놈덜 아니여?"


배필룡의 말이었다.


"그려, 자네 말이 맞구만. 호랭이헌티 열두 번 물려가도 정신만 채리먼 사는 법잉게

너무 겁묵덜 말고 맘덜 단단허니 묵어. 입조심덜 허고."


김 씨가 일어났다.


"참, 다된 잔치에 코 빠치드라고 별 좆겉은 것이 다 지랄이네."


하달호가 투덜거리며 따라 일어섰다.
배필룡도 자리를 뜨며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되살아 나고 있었다.
참 끔찍스러운 일이었다. 이곳에 와서 1년이 조금 지나서 경험한 일이었다.

잠을 자다가 보초가 깨워서 눈을 떴다.

외부에서 경비를 서는 군인들 외에 각 막사마다 두 명씩이 1시간 교대로 보초를 서고 있었던 것이다.
보초가 깨운 사람은 넷이었다. 보초를 따라 밖으로 나갔다.


"긴급호출이오. 빨리 본부 앞으로 가보시오."


보초의 말이었다.


"무슨 일이오? 이 밤중에."


누군가 역정을 냈고


"낸들 알겠소. 나야 하라는 대로 당신들을 깨운 것뿐이오."


보초의 대꾸도 불퉁스러웠다.
밤이 깊었지만 그들은 어두운지 모르고 본부 앞으로 갔다.

하늘에 반달이 떠 있었던 것이다.
본부에 도착한 그들은 놀랐다.

자다가 불려나온 것은 자신들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2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그런데 넷씩 짝을 지은 사람들은 자꾸 더 모여들었다.


"40명, 전원 다 모였나? 됐어. 20명씩 2개조로 정렬하라."


장교가 명령했다. 사병 다섯은 총을 들고 서 있었다.


"1조, 연장을 가지고 출발하라."


장교의 명령에 따라 1조는 삽과 괭이를 가지고 사병 넷을 따라 출발했다.
달빛 속에 밤의 적막은 깊었다.

달빛을 20명의 발자국소리만 여리게 이어지고 있었다.

삽을 든 배필룡은 점점 두려움이 커져가고 있었다.

이 밤중에 어디로 무엇을 하러 가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군인들에게 물어볼 수도 없었다.

군인들은 언제나 폭력만 휘두르는 공포스러운 존재였다.

그 누구도 말 한마디 없이 걷기만 했다.

앞선 군인이 산으로 길을 잡았다.

산비탈을 오르며 배필룡은 무엇을 파묻으러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참을 걸어 산을 넘었다.

비탈을 약간 내려가다가 앞선 군인이 걸음을 멈추었다.


"정지"


20명은 우뚝 멈춰섰다.


"이 지점을 석 자 깊이로 판다.

2조가 도착하기 전까지 빨리빨리 파라."
군인이 약간 펀펀한 데를 가리키며 명령했다.

그때서야 20명은  땅 위에 직사각형의 금이 널찍하게 그어진 것을 알았다.

달빛 아래 그 금은 이상하게 도드라져 보였다.
그들은 지체없이 삽질과 괭이질을 하기 시작했다.


"빨리 해, 빨리빨리"


"2조 도착하기 전까지 못 끝내면 단체기합이다."


군인 셋은 번갈아 가면서 독촉을 해댔다.

단체기합의 무서움을 너무 잘 아는 그들은 기를 쓰며  땅을 파내려갔다.


"됐어, 깊이는 그만하면 됐고, 어서 바닥을 골라라."


흙더미 위에 올라선 군인이 지시했다.
땀을 흠뻑 흘린 그들은 삽과 괭이를 놓고 풀섶에 주저앉았다.

그들이 파낸 곳에는 네모진 커다란 구덩이가 만들어져 있었다.


'도대체 저기다 뭘 파묻으려는 것일까?'


배필룡은 어떤 불길한 생각과 함께 그 구덩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주 흉물스럽게 보이는 구덩이에는 흐린 달빛이 가득 담겨 있었다.


"2조 오나?"


어느 군인이 물었고


"예, 저기 올라오고 있습니다."


다른 군인이 산등성이에 서서 대답했다.
그 순간 그들 20명은 일제히 일어섰다.


"꼼짝 말고 앉아 있어"


군인이 총구를 휘두르며 싸늘하게 내쏘았다.
그들은 엉거주춤 도로 주저앉았다.

그들은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지만 피울 수가 없었다.

공습 때문에 밤에 밖에서 담배를 피우는 것은 절대금지였다.
한참이 지나 2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1조, 10명씩 좌우로 정렬"


그들은 명령에 따라 일제히 일어섰다.

그러면서 그들은 소스라치게 놀라고 있었다.

2조의 2명씩이 들고 있는 들것에는 시체가 놓여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들은 더욱 소스라치고 있었다.

얼핏 보았을 때 시체였지 들것에 누워 있는 것은 분명 산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됐다, 쳐 넣어"


장교가 명령했다.
들것들이 일제히 뒤집어졌다.

사람들이 구덩이 속으로 나뒹굴어지고 처박혔다.


"아이고, 살리주이소"


"살려줘요, 살려줘"


"아이고메, 엄니"


"살려주셔유우"


"어마니"


중병환자와 중상자들의 외침이 뒤엉키고 있었다.


"흙 빨리 덮어라, 흙"


장교가 다시 명령했고, 사병들이 개머리판으로 1조 대원으로 후려치기 시작했다.
구덩이 속의 환자들은 계속 소리치며 버둥거리고 몸부림쳤다.

 1조 대원들은 구덩이 양쪽에서 삽과 괭이로 흙을 퍼넣기 시작했다.

흙 속에서 얼굴이 불쑥 솟으며 외치고, 허옇게 뒤집힌 눈을 향해 흙이 날아가고,

손들이 허공을 쥐어뜯고, 발들이 허공을 걷어차고 있었다.
그러나 흙이 계속 퍼부어지면서 그런 움직임들은 얼마 가지 못하고 흙속으로 파묻혀 들어갔다.

그런데 달빛 속에서 흙이 꿈틀꿈틀 움직이고 있었다.

그렇지만 흙이 구덩이를 반이상 채우면서 그런 움직임도 끝났다.
흙이 구덩이를 수북하게 덮었다.


"전원, 위로 올라가서 다져라. 모두 힘껏 밟아"


장교가 또다시 명령했다.
그들 40명은 수북한 흙더미 위로 올라가 제자리 뛰기를 하기 시작했다.

배필룡은 뱃속이 뒤틀려 오르는 구역질을 참아내느라고 이를 앙다물고

눈을 질끈 감은 채 뜀질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흙이 발에 밟힐 때마다 아까 그 꿈틀꿈틀하던 흙을 밟는 것처럼

발바닥에 뭉클뭉클한 감촉을 느끼고 있었다.
구덩이를 수북하게 덮었던 흙이 다져져 평평하게 되었다.


"다들 수고했다. 오늘 밤에 있었던 일은 절대 비밀로 해야 한다.

만약 소문이 나면 그때는 너희들 전원을 총살한다.

여기 너희들 명단이 있으니 명심해라."


장교는 종이 한 장을 흔들어 보였다.
며칠 동안 비위가 상해 밥맛을 잃었고,

한동안 밤마다 그 꿈에 시달리면서도 배필룡은 그 일을 가슴 깊이 묻어두었다.

그 뒤로도 의무실로 실려가는 중상자와 중병환자는 생겨났다.

그러나 그들 중에 몸이 나아서 돌아오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사람들은 전혀 말이 없는 속에서 그들이 또 생매장 당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었다.

누가 입을 열었는지 사람들은 쉬쉬하는 속에서 생매장 소식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배필룡은 또 끌려나가 그 짓을 하게 될까봐 불안감을 떼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돌림병이 퍼지고 있다니 큰일이 아닐 수 없었다.

돌림병에 걸렸다 하면 그 사람들은 보나마나 생매장당할 것이 뻔했던 것이다.

배필룡은 잔뜩 긴장했다.

살아서 집으로 돌아가렴녀 돌림병에 걸리지 않는 수밖에 없었다.
돌림병이 퍼지고 있다는 하달호의 말은 사실로 입증되었다.

 이틀이 지나 본부에서 노무자 전원을 집합시켰다.


"다를 똑똑히 들어라. 며칠 전부터 호열자 환자가 발생해서 현재 계속 퍼지고 있다.

이 병에 걸리면 누구나 죽는다.

살아서 집에 돌아가고 싶으면 다음 주의사항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첫째, 오늘부터는 식당에서 끓여주는 물만 마셔야 한다.

둘째, 침이 튀게 서로 가까이서 말하지 말라.

셋째, 손을 깨끗이 씻되 손을 입에 넣지 말라.

다시 말한다.

이 병에 걸리면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명심하라."


본부대장의 지시였다.
사람들은 며칠이 지나서야 <이병에 걸리면 누구나 죽는다>는 대장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게 되었다. 환자들은 의무실로 옮겨지는 그날 밤으로 생매장을 당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노무자들은 그 일을 내놓고 이야기하지 못했다.

그 대신 누구나 대장이 말한 주의사항을 잘 지키려고 혈안이 되었다.


"이봐, 식기 씻는 물도 끓여내"


노무자들이 식당에다 대고 외쳤다.


"그게 무슨 미친 소리야. 마실 물 끓여대기도 힘들어 죽겠는데."


여자들이 앙칼지게 맞소리를 질렀다.


"미친 소리라니, 말 조심하지 못해. 이 돌대가리들아,

왜 식기 씻을 물도 끓여내라는지 몰라?

물은 끓여 마시고 밥을 찬물로 씻은 그릇에 받아먹으면 무슨 소용이 있어.

그릇에 병균 붙어 있으면 도로아미타불이지."


"아이고 참 잘나기도 했네. 그리 다급하면 손수 끓여 쓰셔."


여자들은 전혀 말을 들을 기미가 아니었다.
막사 2개 반인 250명 단위로 배치된 네 개의 식당에서는 이런 소란스러운 시비가 벌어졌다.

그 시비는 십장들을 통해서 본부에 보고되었다.

본부에서는 노무자들의 요구가 일리있다고 생각해서 그 해결책을 마련했다.


"식기들을 일단 찬물로 씻는다.

그런 다음 배식을 받기 직전에 그릇을 끓고 있는 물에 소독해서 꺼내도록 한다."


그래서 식당의 출입문 앞에는 물이 펄펄 끓고 있는 솥이 따로 내걸렸다.

노무자들은 식당으로 들어가기 전에 밥그릇과 그 끓는 물속에 담갔다가 꺼냈다.

설거지물을 엄청나게 끓여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한 방법이었다.
그런 예방책은 효과를 나타냈다.

보름쯤 지나면서 호열자 환자는 거의 생겨나지 않게 되었다.

그러나 그동안에 죽어간 사람들이 40여 명이었다.

그런데 무사하게 병을 피한 사람들은 죽어간 사람들을 생각하지 않고

한 달 열흘 정도로 가까워진 고향 갈 날을 기뻐하고 있었다.


"아아, 정말 날이 가기는 가는구나."


"그 까마득하던 2년이 한 달 열흘로 줄다니, 이거 믿어지지가 않아."


"누가 아니래나. 지나온 날들이 꿈만 같군."


"그래, 그 고생을 어찌 이겨냈는지 모르겠어."


"이삼십 년에 할 고생을 2년 동안에 몰아서 해버린 기분이야"


"맞어, 농사일보다 더 힘든 일이 또 있느니 원."


"그러니 우리 다 골병든 거 아닌가?"


"그나저나 집에 가게 됐으니 골병이야 집에 가서 풀어야지."


"그래, 그래, 집에만 가면 다 저절로 풀릴 병이야."


노무자들은 여기저기 모여앉아 이야기꽃을 피웠다.


"다들 방심말라. 날이 점점 더워지고 있으니까 방심하고 더럽게 하면 호열자는 다시 생긴다.

호열자 예방대책을 계속 지켜나가면서 일을 열심히 해라.

제군들이 보다시피 비행장공사는 얼마 남지 않았다.

공사를 빨리 끝내는 대로 계약기간을 무시하고 바로 집으로 보내주었다.

집에 하루라도 빨리 가고 싶으면 열심히 일을 해라."


대장의 말이었다.


"와아아…"


"야아아…"


노무자들은 다같이 환성을 질러댔다.

그것은 그들이 2년 동안에 처음 지르는 함성이었다.
노무자들은 새로운 기운이 솟았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중노동에 시달려 깡마르고,

햇볕에 그을려 검게 탄 그들의 얼굴에 밝은 웃음꽃이 피어났다.

그들은 다음날부터 일에 열성을 다 바쳤다.

십상들의 외침이나 욕설이 금방 사라지고 말았다.

십장들은 없어도 좋을 존재가 되어버렸다.
역시 자발적인 열성은 효과가 컸다.

여기저기 공사장ㅂ마다 일이 표나도록 빨리 진척되고 있었다.

군인들의 감시도 한결 누그러져 있었다.

노무자들이 군소리 한마디 없이 일에 열중하여 작업효과가 두드러지게 좋아 지자

 군인들의 할 일도 없어지게 된 것이었다.

더구나 귀국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노무자들이 도망갈 위험도 없었던 것이다.


"이 지시마 열도라는 것이 대체 어떻게 생긴 거야?"


"그것도 모리나? 내사 막 꿈에서 딱 보니께네 섬 아니드나 섬."


"아니고메 잘났능거. 육지 아니라고 혀서 큰 다행이시."


"보래, 사람 무시허지 말그래이. 니도 마 섬 도자 정돈넌 안 아나."


그들은 이런 농담까지 나눌 마음의 여유를 갖게 되었다.

사실 그들은 지시마 열도라고도 하고 쿠릴 제도라고도 하는

 이곳이 어떻게 생겼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배에서 내리자마자 포장 친 자동차에 실려 이 산골로 왔던 것이다.

그리고는 이곳을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오늘에 이른 것이었다.

그저 십장이나 식당여자들이 한 마디씩 흘리는 것으로

이곳이 여러 개의 섬들이 잇대어 있는 것 중에서 하나라는 것 정도밖에 몰랐다.

집에 편지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처럼 일부러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게 하는 것 같았다.

비행장의 활주로 공사는 완전히 끝났고, 격납고 내부공사도 완료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활주로와 격납고를 연결하는 짧고 좁은 길들뿐이었다.

그것도 지반다지기는 이미 끝냈고, 콘크리트만 덮으면 되는 것이었다.

계약기간까지는 아직도 20여일이나 남았다.

콘크리트 작업을 아무리 굼벵이걸음으로 한다 해도 사흘이면 뒤집어 쓸 일이었다.

그러면 보름 이상을 빨리 집에 갈 수 있게 되는 것이었다.


"보래, 보름을 더 벌었다 아이가. 보름"


"보름이 뭐야? 열이레는 되지."


"어허, 누가 똑똑헌 경기도 사람 아니라고 헐성불러 그리 야물딱지게 게산허고 나슨가.

이틀 에누리히도 보름이다 그것 아니여."


"그려유. 계산이야 그리 넉넉허니 허는 것이 좋지유."


"내가 마 와 이리 좋노."


"누구넌 안 좋고. 모다 좀도 좋제."


그들은 힘들 일을 하면서도 곧 춤이라도 출 것처럼 기분이 달떠오르고 있었다.

작업능률이 너무 좋아 십장들은 그런 정도의 잡담은 이제 개의 치도 않았다.


땡땡땡,땡땡땡, 땡땡땡……


레일 토막이 갑자기 세 번씩 연속 울리고 있었다.

그건 공습신호였다. 노무자들은 일하던 것을 팽개치고 두 패로 갈라져 뛰기 시작했다.

각기 활주로 양쪽에 있는 막사를 향해 뛰어간 그들은 잠시 후에 모습을 완전히 감추었다.

그들은 막사로 들어간 것이 아니었다.

양쪽 막사들 뒤에 있는 산줄기 그 어느 지점에 방공호가 있었던 것이다.

그 방공호는 각각 5백 명씩 대피할 수 있는 깊이였다.

그들이 이곳에 와서 제일 먼저 한 일이 그 방공호를 판 것이었다.

그리고 몇 번의 훈련을 거치고, 또 실제로 공습신호가 가끔 울려 그들의 행동은 매우 기민했다.

방공호가 막사뒤의 산에 있는 것은 밤중에도 빨리 대피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노무자들은 1시간 이상 방공호에 갇혀 있다가 나왔다.


"이거 왜 재수없이 비행기가 뜨고 이래."


"미국 코쟁이덜 땀세 집에 가는 것 늦어지겄는디."


"누가 아니라. 짜석덜이 누구 화 질르나."


노무자들은 투덜거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푸른 하늘에는 그 어디에도 비행기가 지나간 흔적이 보이지 않았다.

어떤 때는 비29가 남기고 간 하얀 비행운이 하늘 높이 떠 있기도 했던 것이다.
이틀이 지나고 격납고의 길들 콘크리트 공사가 다 끝나고 있었다.


땡땡땡, 땡땡땡, 땡땡땡….


"이런 니미럴"


"좆겉은 놈덜"


"와 이라노"


노무자들은 욕질을 해대며 뛰기 시작했다.

그들은 집에 갈 날이 바로 눈앞에 다가와 있는 만큼 대피하는 것도 기민하기 이를 데 없었다.


"코쟁이들 비행기가 이리 자주 뜨면 배가 못 떠나는 것 아닌가?"


"그기 그리 되나?"


"두말허먼 잔소리 아니여?"


"잘난 척들 하지 말어. 비행기 폭격 피해 배가 밤에만 불 다 끄고 다닌다는 말 듣지도 못했어?"


"맞다, 거 누고? 과거급제허게 똑똑타."


"근디 말이여, 그런다 치드라도 그리 되먼 닷새 걸릴 것 열흘 걸리는 것 아니겄어?"


"그야 당연하지."


"그렁게 코쟁이덜 땀세 우리가 좆빠지게 벌어논 날덜얼 배 타고 앉어 다 까묵는 것 아니고 머시여"


"맞다, 코쟁이 그놈마덜 그거 와 우리 일 망칠라꼬 드노."


"여러 말 말어. 어쨌거나 우리는 이제 집에 가는 거야"


"하모, 가는 기제. 마누래 궁뎅이가 눈앞에 선하구마."


노무자들은 어두운 방공호 안에서 규칙위반을 해가며 여기저기서 왁자지껄 떠들어대고 있었다.


그런데 방공호 밖에는 군인들 열댓 명씩이 양쪽으로 도열해 있었다.


"준비이, 투척"


장교의 명령이 떨어지자 방공호 입구를 막고 있던 위장문이 치워지며 군인들이

일제히 방공호를 향해 수류탄을 던졌다.

그와 동시에 기관총이 발사되기 시작했다.


쾅! 쾅! 쾅!


방공호 속에서 수류탄이 연속으로 터지고,

기관총탄은 쉴 새 없이 방공호를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수류탄들의 폭음에 묻혀버린 것인지 어쩐지 방공호 속에서는 별다른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기관총은 계속 발사되고, 수류탄을 던졌던 군인들은 돌덩이를 부지런히 옮겨오고 있었다.

방공호 입구에서 무엇인가가 꾸역꾸역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건 시뻘건 피였다.
기관총은 30분 이상 난사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피는 도랑물처럼 흘러나오고 있었다.
기관총 난사가 끝나자 군인들은 신속하게 돌덩이들을 방공호 입구에다 쌓아올리기 시작했다.

다른 군인들 한 패가 돌이 한 겹씩 쌓일 때마다 반죽된 시멘트를 퍼다부었다.

그곳에 징용으로 끌려온 1천여 명은 결국 하나도 살아남지 못한 것이었다.

지시마 열도 여러 섬에서는 그런 식으로 이미 4천여 명이 죽어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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