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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6> 44장 속물 [4]

오늘의 쉼터 2016. 7. 13. 01:02

<456> 44장  속물 [4]


(911) 44장 속물 - 7



전 신의주 특구 금성식당 사장입니다. 

눈을 크게 뜬 김선영이 똑바로 시선을 주자 셋은 긴장했다.

오늘도 홍대 앞 돼지갈비 식당에 셋이 모였다.

회사가 전철 두 정거장 안인 데다 조문수와 윤미선이 요즘 사귀기 때문이다.

식당 안의 손님들이 모두 김선영을 보았으므로 잠깐 조용해졌다.

김선영은 오늘 신의주에서 날아왔다고 했다.

그때 김선영이 말을 이었다.  

그래요, 제가 51번째 여자라고 합시다.

51번째 여자가 장관님과의 사연을 말씀드리려는 거죠.

그러고는 여자가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 대단해. 

옆쪽 테이블의 남자 둘이서 손뼉을 쳤지만 나머지는 수군거렸다.

그러나 대놓고 비난하는 사람은 없다. 오후 8시 반 채널은 종편으로 메인 방송이 아니다.

김선영은 메인 방송에 출연 신청을 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그때 기자가 김선영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그럼 사연을 말씀해 주시죠. 

. 

대답한 김선영의 표정이 조심스러워졌다.

김선영이 똑바로 돼지갈비집 손님들을 보았다.

7년 전, 장관님이 신의주 장관이실 때 제 포장마차에 들르셨죠.

처음에는 누군지도 몰랐습니다.

김선영의 눈이 가늘어지면서 눈동자가 흐려졌다.

미인은 아니지만 매력이 있다.

옷도 세련되게 입었고 체격도 날씬하다.

40대 중반쯤 됐을까? 사흘 전 박서현과 비교하면 그렇다.

식당 안의 손님들은 지금 머릿속으로 박서현과 비교하고 있다.

김선영이 말을 이었다.  

밤늦게 혼자 오셨어요.

그러고는 소주에다 먹장어, 닭발, 해삼까지 시키셨죠. 손님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그러셨군요. 

기자가 맞장구를 쳤는데 가만있는 것보다 못했다.

젊은 기자는 사흘 전 KMS의 진중한 흉내를 내는 것 같다.

그때 김선영이 눈을 조금 크게 떴다.

기억이 선명해진다는 표정 같다.

장관님이 물으셨죠. 하루 매상이 얼마냐? 애는 몇 살이냐? 남편은 뭘 하냐?

그러다가 제가 혼자 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니까 한동안 가만있으셨죠. 

그때 서울돼지갈비집손님들은 김선영의 눈에서 흘러내리는 눈물을 보았다.

모두 숨을 죽였을 때 또 기자가 끼어들었다. 얼굴만 예쁘장한 기자다.  

, 그러셨군요. 

, 시발놈. 

이 욕은 옆쪽 테이블에서 기자한테 한 것이다.

그때 김선영이 손끝으로 눈물을 닦더니 말을 이었다.

, 그때 죽고 싶었거든요. 아이는 중3, 1이었지,

 석 달 가까이 하루 2만 원도 못 벌고 월세도 못 내는 상황이었어요.

애들 때문에 죽지도 못했어요. 

김선영의 눈에서 다시 눈물이 흘러내렸고 조문수는 옆에 앉은 윤미선의 눈에도

눈물이 흠뻑 고여 있는 것을 보았다.

그때 김선영이 가방에서 종이를 꺼냈는데 뭔가 복사를 한 것이다.


그때 장관님이 이걸 주셨어요. 수표인데 복사를 해놨죠. 죽을 때까지 간직하려고요.

TV 카메라가 종이를 확대했다.

5000만 원권 수표, 날짜는 바로 7년 전이다.

김선영이 다시 종이 한 장을 꺼내 보였다.

이건 신의주 장관 비서실장에게 보내는 메모예요. 이것도 복사해 놨죠.

TV 화면에 서동수의 글씨가 드러났다.  

유 실장, 김선영 씨한테 식당 한 곳 알아봐 주기를 바라네.

계약금이 모자라더라도 편의를 봐주도록. 서동수. 

그리고 아래쪽 추신에 적힌 글씨도 있다.  

, 김선영 씨하고 안 잤네. 




(912) 44장 속물 - 8



그로부터 일주일 후,

서동수는 연방대통령의 남한 후보로 당선됐다.

공생당 총재 자격으로 입후보한 서동수는 민족당 후보 고성규를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선된 것이다.

투표율이 82%나 됐고 71%의 지지를 받았으니

자유민족주의 체제로서의 남북한 통일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그대로 표현됐다.

 예상은 했지만 공생당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이번에도 출구여론조사는 개망신을 당했는데 투표 직후의 출구 조사에서

서동수와 고성규의 지지 비율이 4555, 4258,

또 하나의 조사기관은 2872가 나왔기 때문에

민족당 선거본부에서 춤을 추고 날뛰는 난리가 일어났다.

고성규 및 지휘부는 의심쩍은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결국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에도 유권자들이 얼치기 여론조사 기관들을 먹인 것이다.

이것은 여론조사에 의해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조롱이었다.

오전 2시 반, 서동수는 성북동의 안가 응접실에 앉아 있었는데 앞쪽 TV

음소거를 해서 그림만 나왔다.

방금 선대위 요인들과 당 관계자, 측근들과의 회의를 마치고 축하 인사까지 받고 돌아온 참이다.

이제 좀 쉬세요. 

하선옥이 앞쪽 탁자에 술병과 안주를 내려놓으면서 말했다.

선거 홍보업무를 도왔던 하선옥은 가운 차림이다.

안가의 2층 응접실에 출입이 허가된 유일한 여성이자 서동수의 상담 역이다.

잔에 소주를 따르면서 하선옥이 웃음 띤 얼굴로 서동수를 보았다. 

좋으세요? 

. 

술잔을 든 서동수가 지그시 하선옥을 보았다. 

너하고 섹스 안 한 지 얼마나 되었지? 

한 달 반쯤 되었어요. 

앞쪽에 앉은 하선옥이 두 손으로 무릎을 깍지 껴 안았다.

가운이 팽팽해지면서 가운 밑의 젖꼭지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그렇군, 그동안 바빴지. 

저하고는 한 달 반 됐지만 장관님, 아니 후보님은 그게 아닐 텐데요?

그렇군. 

순순히 시인한 서동수가 한입에 소주를 삼켰다.

자리에서 일어선 하선옥이 옆으로 다가와 앉더니 육포 조각을 서동수의 입에 넣었다.  

속물 후보라 그렇다. 

안주를 씹으면서 서동수가 하선옥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서동수도 잠옷 바지에 셔츠 차림이다.

하선옥이 서동수의 상반신에 기대면서 말했다. 

민족당의 속물 비판은 오히려 역풍을 맞았어요. 이젠 속물 시대라는 말이 유행할 것 같아요.

쓴웃음을 지은 서동수가 하선옥의 가운을 젖혔다.

예상했던 대로 하선옥은 가운 밑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았다.

풍만한 젖가슴이 드러났고 도톰한 아랫배 밑으로 검은 숲에 둘러싸인 골짜기가 펼쳐졌다.

서동수가 다리 사이에 손을 넣자 하선옥이 몸을 비틀었다.

상기된 얼굴로 눈을 흘긴다.

피곤하세요? 

아니, 널 보면 이렇게 기운이 나지 않아?


그럼 천천히.

하선옥이 손을 뻗어 서동수의 잠옷 바지 속의 남성을 감싸 쥐었다.

이미 단단해진 남성을 주무르면서 하선옥이 말했다.

속물이란 위선의 껍질을 벗은 보통 사람을 나타낼 수도 있죠.

서동수가 골짜기 안을 문지르자 금방 축축해졌다.

몸을 비튼 하선옥이 다리 사이로 서동수의 손을 조였다가 놓았다.

하선옥이 서동수의 잠옷 바지와 팬티를 한꺼번에 끌어내리면서 말을 이었다. 

또는 정직한 사람으로 국민에게 다가간 것 같습니다. 

그 순간 하선옥이 입을 딱 벌렸다.

서동수가 상반신을 숙여 골짜기를 입술로 물었기 때문이다.

혀가 골짜기 안을 애무하자 하선옥은 소파 위로 몸을 눕혔다.

그러고는 두 손으로 서동수의 머리칼을 움켜쥐었다.

다음 말을 잊은 듯 입만 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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