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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8>40장 버리면 얻는다 [7]

오늘의 쉼터 2016. 4. 25. 00:02

<418>40장 버리면 얻는다 [7]


(834) 40장 버리면 얻는다-13



“오늘 자고 오실 건가요?” 

물그릇을 내려놓으면서 장현주가 물었으므로 김광도가 숨을 들이켰다.

지나가는 말처럼 물었지만 왠지 선뜩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예감이라고 해도 될 것이다.

“왜? 무슨 일 있어?” 

김광도가 묻자 개수대로 다가가면서 장현주가 대답했다. 

“아뇨, 그냥.” 

한시티 남쪽 주택가의 저택 안이다.

그룹 회장의 저택답게 숲으로 둘러싸인 2층 대저택이다.

러시아인 정원사 부부와 중국인 하인 셋, 경비원 셋까지 대가족 10명이 저택에서 산다.

김광도가 개수대 앞에 중국인 주방 하녀와 나란히 서 있는 장현주를 보았다.

요즘 일주일에 한 번은 외박을 했는데 그중 절반은 한지서하고 잤다.

한지서에게 시내에 새로 세워진 아파트도 사주었기 때문이다.

“나, 오늘 늦게라도 들어올 거야.” 

오늘밤 아파트로 갈 생각이었지만 김광도가 마음을 바꿨다.

오후 5시 반이다.

유라시아 그룹의 매출 60퍼센트가 아직도 밤에 발생하는 터라

김광도는 4시쯤 퇴근했다가 이른 저녁을 먹고 다시 나가려는 참이다.

소파로 다가간 김광도가 자리에 앉았더니 장현주가 몸을 돌려 시선을 주었다.

“당신 덕분에 우리 가족이 한랜드에서 새 세상을 살 수 있게 되었어요.”

“뭘 그렇게까지….” 

김광도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장현주는 한랜드를 공산화시키기 위해서 북한 당국의 지령을 받고 파견된 인물이다.

마약을 팔아서 공작 자금까지 만들던 열혈 당원이었다가 이렇게 변신한 것이다.

그것이 겉모습만 변신했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물론 장현주가 김광도의 부인이 되면서 북한에 있던 어머니, 오빠 부부, 여동생까지

모두 한랜드로 옮겨와 기반을 잡았다.

오빠는 한시티에 있는 호텔 사장이 되어 있는 것이다.

그때 장현주가 다가와 앞쪽에 앉았다. 

“애인 있죠? 서울아파트에 살고 있는 여자,

당신 비서였다가 지금은 여행사 사장이 되어 있는 여자 말예요.” 

장현주가 웃음 띤 얼굴로 말을 이었다. 

“화난 거 아니니까 신경 안 써도 돼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어떻게 알았어?” 

저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온 제 말을 듣고 김광도는 입맛을 다셨다.

당장 그것이 궁금하긴 했다.

“제가 알아봤어요.

지금은 집에서 살림하지만 내가 누굽니까? 공산당 조직하려고 이곳에 온 사람 아녜요?” 

“그렇지.” 

“내가 만든 조직원이 모두 한강회원이 되어 있어요. 그리고 유라시아 그룹에 모두 취업해 있고.”

“그렇군.” 

“모두 새 세상에 만족하고 있죠, 유라시아 그룹에도.” 

“다행이야.” 

“하지만 내 부탁은 다 들어주죠. 당신 연애하는 거 알아보는 건 일도 아녜요.”

“미안해.”


“화난 거 아니라니깐.”

“그럼 왜 그걸 말하는 거야?”

“참.”

쓴웃음을 지은 장현주가 김광도를 보았다.

“북조선에서 다시 한랜드에 새 조직을 갖추려고 해요.

그래서 한강회에도 세포가 심어지고 있어요. 민생당 세포.” 

김광도가 다시 깊게 숨을 들이켰다.

역공작이 아니다.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그것이 장현주에게서 정보가 나오다니,

더구나 숨겨놓은 애인 이야기 다음에…. 김광도가 숨을 들이켠 후 길게 뱉었다.









(835) 40장 버리면 얻는다-14



억제하는 것 같았던 장현주가 마침내 두 손으로 김광도의 엉덩이를 움켜쥐었다.

방 안에 가쁜 숨소리와 함께 신음이 터져 나왔다.

열기로 가득한 방 안에서 두 알몸이 거칠게 부딪치고 있다.

김광도는 장현주의 몸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받으면서 한지서의 얼굴을 떠올렸다.

이어서 서동수의 말도 기억났다.

애인을 여럿 만들라는 것이 하나한테 빠지지 말라는 뜻이었구나.

“아아.” 

장현주가 터지고 있었으므로 김광도의 움직임이 더 거칠어졌다.

이윽고 김광도는 장현주와 함께 폭발했다.

만족한 폭발이었고 긴 신음이 이어지는 장현주의 얼굴도 무아지경에 빠진 것 같다.

“당신, 나한테 미안해할 것 없어요.” 

둘이 나란히 천장을 향해 누웠을 때 장현주가 더운 숨을 뱉으며 말했다.

“난 지금도 행복하니까.” 

“절제를 못 했어.” 

“난 이 생활이, 이 세상이 좋아.” 

장현주가 몸을 돌려 각각 한쪽 팔과 다리를 김광도의 몸 위에 걸쳤다.

김광도도 장현주의 어깨를 당겨 안았다. 

“몇 년 안 되었지만 지금 북조선을 떠올리면 어떻게 그렇게 살았나 모르겠어.”

김광도는 배 위에 걸쳐진 장현주의 허벅지를 쓸었다.

편안했다.

장현주에게 감싸인 몸이 마치 안겨 있는 것 같다.

장현주가 말을 이었다. 

“나 뿐만이 아냐, 북조선에서 나온 동무들이 다 그래.

한국이 싫은 사람도 있지만 다른 나라로 갈망정 북조선으로 돌아가겠다는 사람은 없어.” 

“…….” 

“신의주로, 한랜드로 이렇게 숨통이 터지기 시작하는데 멸망하고 있는 공산당 불씨를

 민생당으로 살리려는 사람들은 뭐야? 더구나 남조선 사람들이 나서서.” 

장현주의 더운 숨결이 김광도의 턱밑에 닿았다.

김광도가 이제는 장현주의 젖가슴을 주무르며 말했다.

“그게 민주주의 국가지, 당이 하나만 있는 건 독재국가야.” 

“반역자도 싸안는 국가는 국가도 아냐.” 

이제는 장현주가 손을 뻗어 김광도의 남성을 주물렀다.

김광도가 머리를 숙여 장현주의 입술을 빨았다.

다시 방 안에 가쁜 숨소리가 가득 찼다.

이윽고 입술을 뗀 김광도가 말을 이었다.

“내일 조 부회장한테 이야기를 할 테니까 당신이 좀 도와줘.

우리 한강회가 이번에 큰일을 맡고 있어서 그래.” 

“나도 알아요.” 

장현주가 달아오른 얼굴로 말했다. 

“그래서 말한 거야.” 

김광도가 다시 장현주의 몸 위로 올랐고 방 안에는 신음이 울렸다.

장현주는 집에서 쉬고 있었지만 이것을 기회로 한강회 일에 참여시키는 것이 나을 것이다.

지금은 1년여 후로 다가온 연방대통령 대선전에 전력투구를 해야 한다.

장현주 말마따나 민족당의 작태는 반역이나 다를 바가 없다.

멋모르는 김동일을 꼭두각시로 내세우고 남북한을 전 세계에서 하나 남은 공산주의 집권당

국가로 만들려는 것이다.

김광도의 머릿속에 뜨거운 열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안고 있는 장현주에 대해서 처음으로 일체감이 느껴졌고 그것이 몸으로 전해졌다.


“아이고, 나 죽어.”

장현주도 그것을 그대로 느낀 것 같다.

온몸으로 김광도를 받아들이면서 전율했다.

그러면서 절정으로 치솟기 시작한다.

김광도는 머리를 숙여 장현주의 입을 맞췄다.

그때 장현주가 폭발했다. 격렬한 폭발이다.

김광도는 장현주의 뜨거운 알몸을 빈틈없이 껴안았다.

이렇게 자연스럽게 합쳐지는 것이다.

이것이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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