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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40장 버리면 얻는다 [4]

오늘의 쉼터 2016. 4. 23. 21:42

<416>40장 버리면 얻는다 [4]


(828) 40장 버리면 얻는다-7



밤 10시 반,

샤워를 마치고 나온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

응접실 소파 앞에 여자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시선이 마주친 순간 서동수가 얼굴을 펴고 웃었다. 이숙경이다.

파티를 끝내고 초대소로 혼자 돌아왔는데 샤워하는 사이에 이숙경이 등장했다.

김동일이 보낸 것이다.


“놀라셨어요?”


굳어진 표정으로 서 있던 이숙경이 서동수의 웃음을 보더니 마음이 놓인 것 같다.

어깨를 늘어뜨리며 묻는다.

이숙경은 파티에서 노래 부르던 차림 그대로다.


“여기서 자고 갈 거야?”


다가선 서동수가 묻자 이숙경의 얼굴이 빨개졌다.


“그냥 모시라고 했습니다.”


 “저런, 그럼 오늘 밤에 갈 데도 없구나.”

 

이숙경이 시선을 내리자 서동수가 두 걸음쯤 앞에 서서 훑어보는 시늉을 했다.


“아름답다.”


 “감사합니다, 장관 동지.”


 “욕실에 들어가서 샤워를 해. 안에 가운도 있어.”


 “감사합니다.”


 “욕실에서 나올 때는 가운만 걸치도록.”


숨을 들이켰는지 이숙경의 어깨가 올라갔고 힐끗 시선이 스치고 지나갔다.

그것을 보자 서동수의 마음이 또 변했다.


“아니야. 다 벗고 나오는 것이 낫겠다. 네 몸을 보고 싶으니까.”


몸을 돌린 서동수가 소파로 다가가 앉았을 때 곧 욕실 문 닫히는 소리가 났다.

아름답다. 파티장에서 보았을 때와는 다른 분위기다.

둘만의 공간이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까지 초대소에서 만난 여자를 몇 명이나 신의주로, 한랜드로 데려갔던가?

지금은 모두 그곳에서 기반을 잡고 잘살고 있다.

이윽고 욕실 문 열리는 소리가 들렸으므로 서동수가 머리를 돌렸다.

이숙경이 욕실에서 나오고 있다.

그런데 가운 차림이다.

저도 모르게 눈썹을 모은 서동수가 입을 열었을 때 다가선 이숙경이 가운 자락을 벌렸다.

그 순간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

보라,

활짝 벌린 가운 사이로 이숙경의 알몸이 드러나 있다.

펼쳐진 가운은 커다란 꽃잎 같았고 알몸은 부끄러운 꽃술이다.

숨을 들이켰던 서동수가 긴 탄성을 뱉었다.


“으음, 눈부시다.”


부풀어 오른 젖가슴은 단단했지만 밥그릇을 엎어놓은 크기다.

콩알만 한 젖꼭지는 야무졌고 아랫배는 도톰한 채 오르내리고 있다.

아랫배 밑으로 시선을 내린 서동수가 저절로 고인 침을 삼켰다.

검은 숲은 무성했고 숲 속의 선홍빛 골짜기가 선명하게 드러났다.

주름진 굴곡까지 다 보인다. 골짜기 위쪽에 작은 바위가 솟아 있다.

그때 이숙경이 벌렸던 가운을 그대로 발밑으로 떨어뜨렸다.

이제는 알몸이다. 둥근 어깨, 긴 팔, 미끈한 허리까지 조각상처럼 눈앞에 서 있다.

서동수가 머리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고맙다.”


말이 저절로 그렇게 나왔다.

서동수가 다가가 이숙경의 어깨를 당겨 안고는 침대로 이끌었다.

이숙경이 한 팔로 서동수의 허리를 감싸면서 따라 걷는다.

침대 앞에서 서동수가 가운을 벗어던지자 이숙경이 시트를 걷으면서 말했다.


“저를 선택해주셔서 제가 고맙죠.”


침대에 오른 서동수가 이숙경의 상반신을 당겨 안고는 입을 맞췄다.

이숙경이 빈틈없이 몸을 붙이더니 금방 입을 열어 혀를 내밀었다.

이숙경의 몸은 부드럽고 따뜻했다. 사지는 연체동물 같아서 온몸에 감기는 느낌이 든다.

이숙경의 숨결이 가빠지면서 입안에서 꿈틀거리는 혀 맛이 달콤했다.




(829) 40장 버리면 얻는다-8




한랜드로 돌아온 서동수는 대한연방에 대한 반응을 자세히 보고받았다.

“동북아 자치구 대성장(臺省長)론을 압도했습니다. 곧 대한연방 구상이 휩쓸 것 같습니다.”

유병선이 웃음 띤 얼굴로 보고했다. 

“아마 그 설(說)을 만든 사람은 오히려 책임을 추궁당하게 될 것입니다.

대한연방 구상을 부각시킨 단초를 제공한 셈이 되었으니까요.” 

“대한연방 구상은 급조된 것이 아냐.” 

“알고 있습니다.” 

당황한 유병선의 얼굴이 굳어졌다. 

“국민 모두가 즉흥적인 구상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나진에서 블라디보스토크, 하바롭스크를 잇는 기존 시베리아 철도를 한랜드로 이어갈 수도 있으니까.” 

그것은 중국 동북 3성이 참여하기 전의 한로드인 것이다.

어제 진기섭에 이어서 서동수의 대리인 자격으로 나선 한국당 원내총무 오성호는 동북 3성을 통과하지

않더라도 나진에서 이어지는 한로드를 이용하여 대한연방의 국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고 역설했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둔 서동수 측의 전방위 반격이다.

한국 시청자들은 반대를 위한 반대만 일삼는 행위에 이젠 진절머리를 내고 있다.

갑자기 서동수를 매국노로 몰아붙이던 반대파의 설이 바로 그 아류라는 것을 알았다.

대안도 없이 발목을 잡는 부류는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만나고 와서 정사(正使)가 파당이 다르다고

무조건 반대 의견을 낸 부사(副使) 김성일 같은 부류다.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김동일 위원장은 마음을 비우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어.

그러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기득권층이 욕심을 버리지 않을 거야. 위원장도 그것을 걱정했어.” 

“김 위원장을 내세우고 꼭두각시로 만들어 조종하게 될 것입니다. 벌써 그런 기미가 보입니다.”

서동수의 시선을 읽은 유병선이 심복답게 생각을 읽고 대답했다.

“쿠데타로 위원장을 제거하거나 무력화시킨다면 당장 한국 측의 반발이 있을 테니까요.

현 상태를 유지하면서 위원장을 점점 허수아비로 만들어서 연방선거에 나설 것 같습니다.”

유병선의 지휘하에 연방선거 예측을 하는 중이다.

이제 서동수도 세상의 이면에는 온갖 것이 얽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치는 더욱 그렇다. 정치는 곧 권력이다.

그 권력의 이면은 치열하다.

선악이 뒤섞여서 구분할 수도 없다.

그러다가 세상에 나온 얼굴은 승자와 패자 둘로 구분된다.

그 이면이 어떻든 간에 승자의 얼굴은 선(善)으로 포장되었고 패자는 악(惡)으로 매도되어온 것이다.

유병선이 말을 이었다. 

“이번 모략은 실패했지만 남북한의 신(新)민족세력은 단념하지 않을 것입니다.

끊임없이 모략과 선동을 계속할 겁니다.” 

서동수가 머리만 끄덕였다.

그들의 목표는 신(新)공산주의 남북한 연방이다.

70년 뿌리의 김씨 3대(代)는 이제 김동일에 이르러 남북한 연방과 한랜드를 잇는 대장정에 마음을 열었다.

그러나 70년 전에 뿌리박은 공산주의 귀신은 그 원조(元祖)가 망한 지 30년 가깝게 되는 데도 한반도에

남아서 기를 쓰고 있다.

이것도 일본인들이 조작한 조선인의 파당 기질인가?

그때 유병선이 손목시계를 보는 시늉을 하면서 말했다.


“곧 회의가 있습니다.”

“그렇군.”

벽시계가 오후 4시 반을 가리키고 있다.

참석자는 안종관과 김광도, 조창복 등 한강회의 간부들, 북한땅에 심어놓을 새로운 당(黨)에 의한 회의다.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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