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39장 한로드 [9]
(818) 39장 한로드-17
“신의주와 북한에 한국당을 조직하는 것입니다.”
다음 날 오후 한시티 북쪽 삼림지대의 안가 안.
김광도와 한강회 부회장 조창복, 그룹 기획실장 고영일과 관리부장 안기창까지 원탁에 둘러앉아 있다. 그들에게 말한 사내는 한랜드 내무부장 안종관이다. 안종관이 말을 이었다.
“이미 신의주에는 기존 조직이 있으니까
한랜드의 한강회에서 보완을 하면 계획대로 진행될 것입니다.
그러나 북한에서는 신중하게 시작되어야 합니다.”
둘러앉은 유라시아 그룹 간부들은 놀란 표정들이 아니다.
모두 산전수전 다 겪어온 인사들이어서 대충 예상은 하고 온 것이다.
안종관의 시선이 조창복에게로 옮겨졌다.
조창복은 한강회원 2만여 명을 실질적으로 관리해온 주역이다.
“조 부회장님이 핵심 역할을 해주셔야겠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 대업(大業)을 누가 거부하겠습니까?”
조창복이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조국을, 한민족을 위한 일인데 말입니다.”
“민족당의 지원으로 북한에 민생당이 발족되었습니다.
이대로 가면 민족당과 민생당의 연합에 밀릴 수도 있습니다.”
안종관이 정색한 얼굴로 그들을 둘러보았다.
“북한에 우리 한국당의 기반을 심어 놓는 것이 연방선거의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 같습니다.”
모두 머리를 끄덕였지만 분위기가 무겁다. 북한은 아직도 한국과 다르다.
조직을 만들려다 발각되면 처형되는 것이다.
그러니 비밀리에 목숨을 걸고 활동해야 한다.
안종관이 말을 이었다.
“이 작업은 한국 정부에도 비밀로 해야겠지만 조직의 도움은 받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먼저 지휘부인 여러분과 함께 상의를 드리는 것입니다.”
이제 시작이다. 선거도 마찬가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이다.
상대방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이쪽은 법만 지킨다면 차라리 나서지 않는 것이 낫다.
그리고 그런 입장이라면 믿는 유권자들도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회의를 마치고 돌아오는 차 안에서 조창복이 옆에 앉은 김광도에게 말했다.
“신의주 조직에서 북한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입니다.
우리 조직도 1년이면 500만은 될 것입니다.”
조창복이 웃음 띤 얼굴로 김광도를 보았다.
“이미 신의주 특구로 활로가 개척된 셈이지요.”
신의주 특구는 서동수가 개척한 땅이고 지금도 서동수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이다.
조창복이 말을 이었다.
“북한이 선거를 대비해서 민생당으로 선거 체제를 만들었다는 말을 듣고 불안했는데
제가 임무를 맡게 되었군요.”
김광도의 시선을 받은 조창복이 이를 드러내고 웃었다.
“제가 인정받을 기회가 주어져서 기쁩니다.”
“연방 대통령에 우리 장관님이 되셔야 대한민국이 한랜드로 뻗어나가게 될 테니까요.”
김광도가 굳은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제가 이룬 회사를 모두 쏟아부어도 됩니다.
저도 이제는 장관님의 영향을 받아서요.
다른 사람이 연방 대통령이 되었을 때의 한랜드는 생각하기조차 싫습니다.”
이제 조창복은 한강회원 중에서 신의주와 북한 파견 요원을 선발,
안종관과 함께 교육을 시키고 파견하게 될 것이다.
조창복이 혼잣소리처럼 말했다.
“아십니까? 저는 한랜드에서 제 가슴속에 찬 자부심과 애국심을 보았단 말입니다.
북한에서는 이런 거 느끼지 못했어요.”
(819) 39장 한로드-18
일본 총리 오카다는 아베의 뒤를 이었지만 역시 자민당으로 성향이 같다.
한국인 위안부가 성매매를 한 것이라는 발언을 한 적도 있다.
오카다는 도쿄 사쿠라호텔 25층 스위트룸을 안가(安家)로 사용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손님 둘을 맞았다. 북한의 선전선동부장 이유학과 외무장관 최정만이다.
오후 3시, 이유학과 최정만은 아시아 경제회담에 대표단의 일원으로 참석했다가 지금 비밀리에
오카다를 만나고 있다.
오카다가 대동한 사내는 총리 부속실장 도쿠가와, 아베 시절부터 근무했던 정보책임자다.
넷이 자리잡고 앉았을 때 오카다가 늘어진 눈시울을 올리더니 손짓을 했다.
그러자 문 옆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내가 다가와 옆에 섰다.
“이 사람이 통역입니다.”
오카다의 말을 사내가 바로 통역했다.
“통역 하나만 두고 이야기하십시다.”
“그러십시다.”
선임자인 이유학이 대답했고 통역은 오카다 왼쪽에 앉았다.
신의주 특구가 개발되면서 시작된 남북한의 밀월을 가장 불안하게 주시해온 국가가 일본이다.
그것은 자타가 공언한 사실이다.
핵을 보유한 채 밀월, 연대, 연방으로 거침없이 나아가는 남북한을 보면서 일본은 긴장했다.
그리고 지금, 남북한 연방선거를 1년 반 남겨놓은 시점이 되었다.
남북한 입장에서는 항해를 끝내고 옥토(玉土)에 도착하는 것 같겠지만
일본은 폭포를 향해 떠내려가는 배 같은 느낌일까?
그때 오카다가 말했고 통역이 말을 잇는다.
“중국 고위층에서 흘러나온 정보요.
중국 정부는 서동수에게 차기 중국의 국가주석으로 추천한다는 조건을 제시할 것이오.”
이유학과 최정만은 숨을 죽였고 얼굴까지 노랗게 굳어졌다.
오카다가 말을 이었다.
“먼저 서동수는 남북연방 대통령이 되고 나면 남북연방과 동북 3성을 통합한
동북아 자치구의 대성장(大省長)으로 임명될 것입니다.”
둘의 시선을 받은 오카다가 빙그레 웃었다.
“그땐 국민투표를 하든지 국회에서 결의를 하든지 방법을 만들겠지만
한국인이 중국 대륙을 지배하게 된다는 시나리오가 됩니다.
실제로도 그렇게 될 것이고요.
몽골의 칭기즈칸, 후금 또는 청의 대륙 지배가 예로 나오겠지만
어쨌든 한반도인이 대륙을 지배하게 됩니다.”
그러고는 오카다가 눈을 가늘게 떴다.
“한국인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겠지만 중국인들은 중국의 한반도 흡수로 여기게 될 겁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
“말장난이죠. 어쨌든 붉은 물이 쏟아져서 다 붉은 물에 잠긴 꼴이 되었으니까.”
순간 어깨를 부풀린 이유학이 오카다를 보았다.
“그 정보, 확실합니까?”
“거의 확실합니다. 그리고 이 정보는 미국과 공유하고 있지요. 미국의 의견도 같습니다.”
그때 이번에는 최정만이 물었다.
“이 정보를 우리한테만 주시는 겁니까?”
“무슨 말씀인지는 알겠는데….”
오카다의 시선이 도쿠가와에게로 옮겨졌다. 그때 도쿠가와가 말했다.
“한국에 당연히 알려줘야겠지만 아시다시피 대통령과 집권 여당,
정보기관이 모두 서동수에게 기울어져 있어요. 민족당 조직도 아직 단단하지 않고.”
도쿠가와가 차분한 표정으로 둘을 보았다.
“기회가 오면 민족당에도 당연히 알려줘야겠지요.
남북한의 반(反)서동수 세력이 함께 이 음모를 분쇄해야 될 테니까요.”
그렇다. 반역, 매국의 음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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