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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39장 한로드 [8]

오늘의 쉼터 2016. 4. 21. 22:40

<410> 39장  한로드 [8]



(816) 39장 한로드-15



한시티의 유라시아 그룹에서 운영하는 룸살롱 파타야 안이다.

 방 안에는 세 사내가 둘러앉아 있었는데 서동수와 안종관, 그리고 김광도다.

밤 10시 반,

서동수가 갑자기 방문하는 바람에 김광도는 허겁지겁 달려온 참이다. 

“지나다가 분위기도 볼 겸 들른 거야.” 

서동수가 술잔을 들고 말했다. 

“장사가 잘되는군.” 

“감사합니다.” 

김광도가 머리를 숙였지만 파타야는 1급 룸살롱이 못 된다.

김광도는 한시티에만 한랜드식 룸살롱 3개를 운영하고 있었으니

그곳에 비하면 여기는 빈민촌 수준이다.

한 모금 술을 삼킨 서동수가 김광도를 보았다. 

결혼했지?” 

“예, 장관님.” 

긴장한 김광도가 서동수를 보았다.

그때 서동수가 다시 물었다.

“애인은?” 

“예, 있습니다.” 

“몇 명이야?” 

“예, 한 명입니다.” 

거기까지 바로바로 문답이 이어졌는데 그동안 안종관은 자작으로 술을 마셨다.

서동수가 잠깐 김광도를 보더니 다시 물었다. 

“회사가 많이 커졌는데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건가?” 

“끊임없이 재투자해서 회사 규모를 키울 겁니다.” 

“왜?” 

“그래야 하니까요.” 

“돈 버는 목적이 뭐야?” 

“쓰기 위해서지요.” 

그때 서동수가 입을 크게 벌리더니 소리 없이 웃었다.

외면한 채 술잔을 들고 있던 안종관의 얼굴에도 웃음이 떠올라 있다.

서동수가 술잔을 들고 말했다. 

“애인 하나 갖고 안 되겠다. 더 만들어.” 

“예, 장관님.” 

“그것도 돈 쓰는 방법이야.” 

“예, 장관님.” 

“한강회 회원이 2만 명 가깝게 되었더군.” 

“대부분 취업이 되었습니다, 장관님.” 

“장하다.” 

“모두 장관님께서….” 

“내가 자네한테 방법만 알려주었을 뿐이지.” 

“장관님은 제 교과서 같은 분이십니다.” 

“내 단점은 배우지 마라.” 

“명심하고 있습니다.” 

그때 심호흡을 한 서동수가 김광도를 보았다. 

“자네한테 도움을 받을 일이 있어.” 

“예, 말씀하십시오, 장관님.” 

정색한 김광도가 상반신까지 기울였을 때 서동수가 눈으로 옆에 앉은 안종관을 가리켰다.

“안 부장이 이야기해줄 거야.” 

“아아, 예.” 

“한강회의 도움을 받아야겠어.” 

“얼마든지 말씀하십시오, 장관님.” 

“내일 안 부장이 자네하고 부회장을 불러 이야기를 할 거네.”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지난번 한랜드 내란 때도 한강회는 민병대 역할로 진압에 일조를 했던 것이다.


“자, 그럼 아가씨들 불러주게. 방을 잡았으니까 매상을 올려줘야지.”

서동수가 화제를 바꾸자 김광도는 서둘러 일어섰다. 방을 나갔을 때 안종관이 말했다.

“신의주와 한랜드의 북한 출신 동포만 해도 500만 명이 넘습니다.”

안종관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지금 남북한은 물론이고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그들을 주목하고 있는 정치 세력은 드물 겁니다.”

서동수도 따라 웃었다.

그들이 기폭제다. 




(817) 39장 한로드-16



김광도가 데려온 아가씨들은 러시아 미녀들이다.

그룹 회장이 웨이터처럼 아가씨 셋을 인솔하고 왔는데 염치도 좋게 제 파트너까지 데려왔다.

김광도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니만치 지배인이 준비해둔 대로 끌고 왔을 것이다.

여자 만나러 온 것도 아니지만 서동수는 아가씨들을 본 순간 바보같이 입을 벌리고 웃었다.

조물주는 지구상에 수백만의 미인을 창조해내면서도 모두 다르게 만들었다.

위대한 능력이다.

서동수의 옆에 앉은 여자는 노란 여우 털 같은 금발에 맑은 하늘 같은 푸른 눈동자,

그리고 백자 항아리처럼 매끄러운 피부를 가졌다.

이름은 마야. 옆에 앉은 마야가 시선을 준 순간

서동수는 자신의 몸이 그 눈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마야, 아름답구나.” 

마야의 손을 쥔 서동수가 감동한 표정으로 말했다.

서동수의 러시아어는 대화에 지장이 없을 정도다.

“감사합니다, 장관님.” 

수줍게 웃은 마야의 허리를 감아 안은 서동수가 김광도를 보았다.

“한랜드에서 한민족의 기운이 뻗어 나가게 될 거야. 그것을 한로드가 연결해주는 역할을 하지.”

“예, 장관님.” 

긴장한 김광도가 똑바로 서동수를 보았다.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1년 반 후의 연방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남북한이 연방제로 운영되면

통일이 된 것이나 마찬가지가 돼.” 

“예, 장관님.” 

“신의주특구의 발전으로 북한의 경제력이 비약적으로 증가했고 남북 연방으로 시너지를 받을

준비가 갖춰졌어.” 

“그렇습니다, 장관님.” 

“한랜드는 러시아, 중국이 제각기 자국의 이익을 철저히 계산하고 있는 곳이야.

그리고 지금까지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켜왔지.”


김광도는 이제 머리를 끄덕였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제 나라가 손해를 입으면서까지 도와주는 나라는 없다.

러시아와 중국은 한랜드 개척으로 시베리아와 동북 3성의 경제력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그래서 중국은 자비로 동북 3성을 관통하는 한로드 철도를 깔아주고 있지 않은가?

그때 서동수가 술잔을 쥐고 말했다.

“한국인은 신바람만 일어나면 세상을 지배할 수 있는 민족이라는 것을 우리가 전 세계에 증명했지.”

“그렇습니다.” 

참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짓고 안종관이 나섰다.  

“60년대에서 90년대까지의 30년이 대한민국 5000년 역사를 다시 시작하는 신바람을 만든

시기였지요.” 

“그렇지.” 

이번에는 서동수가 말을 받았다.  

“한편에서는 민주화 투쟁한다고 치열하게 싸웠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수출만이 살길이라면서

목숨을 걸고 달러를 벌어들였지.” 

“한랜드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입니다.” 

“한로드를 통해서 말이지.” 

어깨를 편 서동수가 똑바로 김광도를 보았다.  

“그런데 우리 한민족의 성품을 말이지. 일본놈들이 일제강점기에 만날 당파싸움만 하는 민족이라고

역사책에다 왜곡해 놓았지만 사실이 아니야.” 

말을 그친 서동수가 안종관을 보았다.

대신 말하라는 것 같다.

김광도는 그 와중에도 둘의 호흡이 부러웠다.

저것도 배워둬야 할 것이다.

그때 안종관이 말했다. 

“남북한이 이념으로 오래 다투다 보니까 그런 갈등이 생겼지요. 곧 고쳐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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