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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7> 39장 한로드 [5]

오늘의 쉼터 2016. 4. 21. 17:50

<407> 39장  한로드 [5]


(810) 39장 한로드-9




신의주에서 동북 3성을 비스듬히 관통하여 한랜드의 최남단 도시인 여수까지 닿는 고속철은

중국 정부에서 건설하고 있다. 여수에서 한시티를 거쳐 한랜드 북단 회령시를 넘으면 이제 러시아다.

러시아 땅에서는 500㎞쯤 남서쪽으로 내려가 본래의 시베리아 철도와 이어지고 이것이 바로

한로드가 된다.

한반도의 부산에서 서울, 평양, 신의주, 중국의 동북3성, 한랜드 그리고 시베리아 철도로 이어져

유럽의 끝까지 닿게 되는 길이다.

13세기, 칭기즈칸의 서진(西進)과 함께 번창했다가 시들었던 실크로드가 21세기에 한랜드에 의하여

‘한로드’라는 이름으로 재개통 되고 있다.

“중국의 한로드는 6개월 후에 완공될 예정입니다.” 

유병선이 서류를 들고 보고했다. 

“한랜드의 한로드는 5개월 후에 완공될 예정이니까

한반도에서 한랜드까지 이르는 길은 뚫린 셈입니다.” 

그리고 러시아의 철도는 10개월 후쯤 완공될 예정이다.

러시아 지역은 한랜드의 지원을 받고 건설되는 중이었다.

 머리를 끄덕인 서동수가 유병선을 보았다. 

“그럼 10개월 후에는 한로드가 개통되겠구먼.” 

“예, 장관님.” 

앞에 선 유병선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한시티 행정청의 장관실 안이다.

오후 2시 무렵, 시베리아에도 한낮의 태양은 맑고 환하다.

드문드문 눈이 쌓인 청사 마당에 덮인 햇살이 포근하게 느껴졌다.

한로드가 개통되고 나서 반년쯤 후에는 한반도의 연방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는 것이다.

다시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시 주석하고 만나는 것을 아마 주변국들이 주목하고 있을 거야.”

“그렇겠지요.” 

“그리고 다 예상하고 있겠지.” 


“음모를 꾸밀 수 없는 세상이라고 장관께서도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유병선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저는 장관님을 믿습니다.”

“기적을 기대하지 마.”

“기대 안 합니다.”

입을 다문 둘의 시선이 다시 창밖의 청사 마당으로 옮겨졌다.

햇살이 포근해 보이지만 영하 20도다. 바람이 분다면 금방 10도는 더 내려간다.

시진핑에게서 만나자는 연락이 온 것은 사흘 전이다.

내일 아침 서동수는 베이징으로 떠나야 한다.

시진핑과의 단독 비밀회담으로, 회담 장소는 이화원 근처의 안가였지만

이미 미·러·일 등의 정보망은 둘의 회동을 파악하고 있을 것이었다.

유병선이 서류를 서동수 앞에 내려놓았다. 

“회의 주제가 국제정세라서 애매하지만 참고하시라고 가져왔습니다.”

“아마 남북한연방 이야기를 할 거야.” 

“당연하지요.”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눈 터라 유병선의 얼굴에 쓴웃음이 번졌다.

중국에도 수천, 수만의 전략가가 있는 것이다.

핵을 보유한 남북한연방은 중국엔 턱밑의 암덩어리가 된다.

남북한연방의 귀추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는 두 나라가 바로 중국과 일본인 것이다.

의자에 등을 붙인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물 흐르는 대로 놔두겠어.” 

유병선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대세를 따르는 거야.” 

유병선이 머리만 끄덕인 것은 서동수의 의지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표시다.

그만큼 믿고 있다는 뜻도 될 것이다. 심호흡을 한 서동수가 다시 창밖을 보았다.

그러고는 혼잣소리처럼 말했다.

“다 버리고 맞설 테니까.” 




(811) 39장 한로드-10




“기운(氣運)이라는 말이 있지요.” 

시진핑이 말하고는 입을 꾹 닫았다. 진중한 표정이다.

그는 항상 이런 표정을 짓는다. 위엄이 있다. 진실하게 보이기도 한다.

시진핑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소리 죽여 숨을 뱉었다.

대국(大國)의 통치자, 한민족은 항상 대륙의 동북방 반도에서 대륙의 영향을 받아왔다.

그때 시진핑이 말을 이었다.

“나는 서 장관의 한로드 구상을 보면서 새 시대의 기운을 느꼈던 것입니다.”

서동수가 숨을 죽였다.

아, 한로드를 말하는가? 한반도에서 대륙을 관통하는 이 기운, 한민족의 기운. 이화원의 안가 안,

오후 3시쯤,

청은 정원을 향해 탁 트였고 낮은 원탁을 가운데 두고 둘은 등이 깊게 묻히는 소파에 앉아 있다.

편안한 자세, 원탁에는 연한 향이 느껴지는 찻잔이 놓여 있다.

시진핑의 목소리가 청을 울렸다. 

“한반도에서 아시아 대륙을 관통하여 유럽 끝까지 닿는 이 기운,

나는 이것이 인력(人力)으로 이룬 현상이 아니라는 생각까지 듭니다.” 

서동수는 시진핑의 주옥같은 표현을 깨는 것이 두려운 것처럼 가볍게 입을 열지 않았다.

 시진핑의 목소리에 열기가 올랐다. 

“우리가 한반도에서 동북3성을 이어 한랜드로 연결시킨 이유가 뭔지 아십니까?

바로 그 기운에 동승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옳지. 머리보다 가슴속에서 그런 느낌이 솟았으므로 서동수의 머리가 저절로 끄덕여졌다.

바로 그렇다.

진실한 표현이 감동을 준다.

그때 시진핑이 정색한 얼굴로 서동수를 보았다.

“고려연방으로 통일된 후에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함께 한로드를 따라 유럽까지 닿는 것이지요. 우리는 믿을 만한 미래의 동반자로 서 장관을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서동수가 처음 입을 열어 인사했다.

중국 정부는 서동수를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또한 한로드를 함께 이용하자고 했다.

그 기운, 서동수가 소리 죽여 숨을 뱉었다. 물이 흐르는 대로 가자.

“제가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약속은 해드릴 수가 없습니다.

다만 대세를 거스르지 않겠다는 약속은 드립니다.”

“오, 대세를….” 

시진핑의 눈빛이 강해졌다. 

“그렇지요. 대세를 따라야지요.” 

“욕심을 부리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우리가 서 장관을 믿는 것입니다.” 

이제 시진핑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꾹 닫혔던 입도 조금 벌어졌고 눈빛도 부드러워졌다.

“미국 대선 후보 크리스를 만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마도 이야기를 했지요.” 

“오, 대마도.” 

시진핑의 눈빛이 다시 강해졌다. 

“나도 그 이야기를 듣고 역사학자에게 물었지요. 그들은 대마도가 한국령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까?” 

“증거 자료도 있다니까 곧 모아서 보내드리지요.” 

“감사합니다.” 

“우리 내부에서도 김동일 위원장을 지지하자는 의견도 있었지요.”

시진핑이 웃음 띤 얼굴로 말을 이었다. 

“하지만 그건 서 장관 말씀대로 대세를 거스르는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서동수는 숨을 들이켰다.

그렇다.

이것이 본론이다.

중국은 마음만 먹으면 연방대통령 선거에 개입할 수도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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