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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5> 37장 뜨거운 동토 [3]

오늘의 쉼터 2015. 12. 2. 15:47

<385> 37장 뜨거운 동토 [3]

 

(766) 37장 뜨거운 동토-5

 

 

“이번에 대청소가 되었어요.”

김광도의 가슴에 볼을 붙인 장현주가 말했다.

더운 입김이 가슴을 타고 흘러갔다.

밤 11시 반, 한시티 서북쪽 주택가는 정적에 덮여 있다.

2층 통나무 저택 안도 조용하다.

밖은 대기가 얼어붙으면서 미세한 얼음 결정이 부딪쳐 내려올 것이다.

장현주가 말을 이었다.

“불평분자들은 북조선으로 송환되면 처형될 겁니다.”

김광도는 잠자코 장현주의 어깨를 당겨 안았다.

조금 전 한바탕 열풍이 휘몰고 간 후여서 장현주의 몸은 땀으로 끈적이고 있다.

몸에서는 강한 체취가 맡아졌고 아직도 숨이 가쁘다.

“이번 사건에서 현주 씨 역할도 컸어.”

“어휴, 무슨 역할.”

김광도의 허리를 감아 안으면서 장현주가 웃었다.

“난 돈 버는 일 외에는 관심 없어요. 그러니까 다른 이야기 말아요.”

김광도가 머리를 숙여 장현주의 젖가슴을 입에 물었다.

풍만한 젖가슴이다.

탄력이 강해서 출렁거리다가 단단하게 자리 잡는다.

입안에 든 젖꼭지를 혀로 굴리자 장현주가 김광도의 머리를 두 팔로 감싸 안았다.

장현주의 숨결이 다시 가빠졌다.

김광도의 손이 장현주의 아랫배를 쓸고 지나 숲에 닿았다.

“아유우, 또.”

장현주가 몸부림을 치듯이 두 다리를 비틀면서 말했다.

김광도가 머리를 들어 장현주의 입술에 입을 붙였다.

그 사이에 손가락이 장현주의 골짜기를 헤집고 들어가 동굴을 훑었다.

장현주의 혀가 뱀처럼 꿈틀거리며 김광도의 입안을 휘저었다.

두 쌍의 팔다리가 어지럽게 엉켰다가 풀렸고 방 안은 가쁜 숨소리와 신음으로 가득 찼다.

장현주의 어머니와 오빠 부부, 그리고 조카까지 네 식구는 저택 아래층에서 산다.

그리고 오빠는 유라시아그룹 소속의 여행사 관리과장으로 취업이 되었다.

여행사 일을 익히고 나면 김광도가 회사를 떼어줄 계획이다.

장현주가 김광도의 어깨를 움켜쥐고 밀어 올리는 시늉을 했다.

몸 위에 오르라는 표시다.

가쁜 숨결에 쇳소리가 섞였고 이미 눈동자의 초점이 흐려졌다.

김광도는 장현주의 몸 위에 올랐다.

때 지도자 김동일까지 거부했던 순수한 공산당원 장현주가

지금은 룸살롱 실크로드를 경영하는 사업가가 되어 있다.

그것은 김광도에게 설득을 당했거나 강제에 의한 것이 아니다.

김광도는 장현주의 이상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갈 테면 가라면서 배려해 주었을 뿐이다.


“아아아.”

두 몸이 합쳐진 순간 장현주가 탄성을 뱉었다.

뜨거운 몸이다.

김광도는 자신의 몸이 뜨거운 구덩이로 빨려 드는 느낌을 받는다.

이제 김광도의 몸에 익숙해진 장현주는 리듬을 맞춘다.

김광도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속도와 강약을 조절하기도 한다.

방안은 열기로 덮였다.

습하고 뜨거운 열기 속에서 가쁜 숨소리와 비명 같은 탄성이 터지는 중이다.

그때 김광도가 장현주의 이마에 입술을 붙였다가 떼며 말했다.

“이제 현주 씨도 색골이 다 되었어.”

“그래.”

장현주가 허리를 추켜올려 김광도의 몸을 받으면서 소리쳤다.

“그래, 나, 죽여줘.”

바로 그 순간 동굴이 와락 좁혀졌으므로 김광도는 신음했다.

매일 밤 장현주의 기교가 달라지고 있다.

엄청난 학습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김광도가 거칠게 진입하자 장현주의 입이 딱 벌어졌다.

이때가 가장 아름답다.

다 잊어버리고 다 놓는 이 순간이, 김광도는 다시 거칠게 움직였다.

 

 

 

(767) 37장 뜨거운 동토-6

 

 

여자가 다가오고 있다.

뒤를 따르는 유병선과 안종관의 모습이 흐려져 있다.

마치 여자가 빛을 발산하기 때문인 것 같다.

한랜드 장관 접견실. 오전 11시 정각.

문에서 서동수까지의 거리가 10미터 정도였는데 멀게 느껴진다.

10여 보의 걸음일 텐데 수십 보를 떼는 것 같다.

이윽고 여자가 다가와 섰을 때 서동수의 어깨가 늘어졌다.

그때 유병선의 목소리가 꼭 스피커에서 나오는 것처럼 울렸다.

“장관님, 후원 차관이십니다.”

“안녕하십니까, 장관 각하.”

여자가 바로 인사를 하더니 웃음띤 얼굴로 머리만 조금 숙였다. 중국어를 쓴다.

“잘 오셨습니다. 후 차관.”

서동수가 손을 내밀자 여자가 손을 잡는다.

윗사람이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는 것이다.

여자의 손은 따뜻했고 부드러웠으며 가늘고 작았다.

눈웃음을 치는 눈동자가 맑았으며 입술은 단정했다.

여자는 중국 국무부 차관 후원, 중국의 특사 자격으로 한랜드를 방문한 것인데 밀사다.

비밀 입국을 한 것이다. 가명을 썼고 관광객에 끼어서 육로로 입국했다.

한랜드의 내란이 수습된 지 오늘로 열흘째.

소요는 진즉 진압되었지만 아직 한랜드 요소요소에는 남북한 군대가 경비를 서고 있는 상황이다.

접견실에서 마주보고 앉았을 때 서동수가 웃음띤 얼굴로 후원을 보았다.

“주석께서는 안녕하시지요?”

서동수의 중국어는 유창하다.

시선을 받은 후원이 따라 웃었다.

“예. 안부 말씀 전해 드리라고 하셨습니다, 장관 각하.”

“이번 한랜드 사태로 걱정을 끼쳐 드렸습니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중국인 피해는 거의 없으니 다행입니다.”

“모두 장관 각하께서 배려해 주신 덕분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유병선과 안종관도 중국어를 알지만 서동수만큼은 못하다.

그래도 둘의 말을 다 알아듣는다.

그때 비서가 각자의 앞에 인삼차 잔을 놓았다.

서동수와 후원은 마주보는 위치였고 유병선, 안종관은 좌우에 갈라 앉았다.

그때 후원이 입을 열었다.

“장관 각하, 한민족과 중국은 5000년 형제국입니다. 우리는 같은 핏줄이지요.”

“그렇지요.”

서동수가 거침없이 동의했을 때 후원이 말을 이었다.

“이번에 삼합회의 왕춘은 중국 정부에서 제거한 것입니다.

장관 각하께서도 짐작하고 계시리라고 믿습니다.”

이제 서동수는 시선만 주었고 후원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왕춘은 국가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저질렀기 때문에 처벌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사과는 드리라고 지시를 받았습니다.”

“알겠습니다.”

서동수가 지그시 후원을 보았다.

이미 후원에 대한 조사는 했다.

국무부 차관으로 공산당 서열 52위, 고위층에 해당된다.

베이징대, 미국 예일대 졸, 47세. 28세에 당간부 자식과 결혼했다가 2년 만에 이혼,

후원의 부친은 상하이 부시장을 지낸 명문가이다.

서동수가 입을 열었다.


“오늘 저녁에 같이 식사를 하시지요.”

“예, 장관 각하.”

예약이 되어 있었지만 후원이 앉은 채로 머리를 숙였다.

“초대 감사합니다.”

갸름한 얼굴, 가는 눈썹, 초승달 같은 눈이 반짝이고 있다.

포사가 이런 모습이었는가?

아니다, 포사는 잘 웃지 않았다고 했다.

비단 찢는 소리에 웃었다던가?

서동수는 후원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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