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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4> 37장 뜨거운 동토 [2]

오늘의 쉼터 2015. 12. 2. 15:40

<384> 37장 뜨거운 동토 [2]

 

(764) 37장 뜨거운 동토-3

 

 

“그것참.”

소파에 등을 붙인 오바마가 얼굴을 펴고 웃었다.

오전 10시, 벽에 걸린 한랜드 시계는 오후 12시가 되어가는 중이다.

백악관 집무실 안 벽에 시계가 3개 걸렸고, 밑에 지명이 붙여져 있다.

그 셋은 베이징과 프랑스, 그리고 한랜드다.

베이징은 오후 11시, 프랑스는 오후 4시다.

오바마의 지시로 최근에 시계 3개를 부착한 것인데

그것이 요즘 오바마의 관심도를 나타내는 것이나 같다.

오바마의 앞에는 국무장관 헤이스와 이번에 임명된 안보보좌관 로버트 스코필드가 앉아 있었는데

둘 다 긴장한 상태, 정색하고 있다.

오바마가 말을 이었다.

“이제 동북아 상황은 새로운 세력 균형이 형성되었다고 봐도 되겠어요.”

헤이스와 스코필드는 시선만 마주쳤다.

요즘 미국 정계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동북아에 형성된 새로운 세력 균형에 당황하면서 열심히 이해득실을 계산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대세(大勢)다. 초강대국 미국과 일본이 연합했지만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나가떨어진 경우가 되겠다.

엄밀히 따지고 보면 손실은 적다. 오히려 이중의 벽이 만들어진 것 같다.

그것은 바로 한민족, 남북한연방과 한랜드로 연결된 새 세력과 러시아연방의 연결이다.

그 연결고리가 미·일 동맹의 아시아 접근을 차단시킨 효과를 냄과 동시에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는 역할이 되었다.

기묘하고 기가 막힌 ‘유라시아 로드’다.

바로 한민족의 대륙 진출이 이뤄지면서 강대국의 심장을 꿰었다.

이것은 남북한연방으로 시작되어 아시아 전역에 흩어졌던 한민족이

한랜드로 이동하면서 이루어진 ‘세계지도’다.

카레이스키, 조선족, 조센징, 그리고 세계 각국으로 흩어졌던 수백만 한민족들의 힘이

이제 백악관 집무실의 한랜드 시계로 표출되고 있다.

그때 헤이스가 입을 열었다.

“가장 당황하고 위협을 느끼는 국가는 당연히 일본입니다.”

그것은 세계의 모든 국제문제 전문가들이 지적한 상황이다. 헤이스가 말을 이었다.

“한국 정부의 이번 처신은 훌륭했습니다.

한국은 러시아는 물론 중국 정부로부터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것은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 여론도 전폭적으로 남북한연방과 한랜드로 이어지는

‘한민족의 유라시아 로드’를 지지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중국의 태평양 진출을 막는 ‘동쪽의 만리장성’이라고까지 표현하는 언론도 있다.

그때 스코필드가 말했다.

“각하, 이제는 미국도 한반도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프린스턴대 아시아 연구소장 출신의 스코필드가 똑바로 오바마를 보았다.

“일본은 수백 년 동안 침략만 일삼아온 국가입니다.

한반도는 물론이고 중국까지 왜구라고 불린 일본 해적의 침탈을 수백 년간 받아왔고

전쟁을 일으켰지만 한 번도 제대로 된 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오바마가 소리 죽여 숨을 뱉었다.

대학교수 출신들은 대통령이건 교황이건 가르치려고 드는 것이 걸리지만 맞는 말이다.

요즘 오바마도 역사 공부를 하는 중이다.

스코필드가 말을 이었다.


“이번에는 일본을 놔두시지요.

미·일 동맹의 배경을 믿고 미국의 얼굴에 오물을 뿌리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때 오바마가 생각난 듯이 말했다.

“시카고 헤럴드에서 차라리 미국의 52번째 주로 일본을 편입시키자는 사설이 났던데,

일본 반응은 어때요?”

헤이스와 스코필드가 쓴웃음을 지었다.

그렇게 되려고 기를 쓰는 것 같기도 했다.

 

 

 


(765) 37장 뜨거운 동토-4

 

 

푸틴의 시선이 카타리나를 스치고 지나갔다.

눈빛이 강했지만 웃음 띤 얼굴이다.

보드카 잔을 든 푸틴이 카타리나에게 말했다.

“카타리나, 자리 좀 비켜주겠나?”

“네, 각하.”

술병을 내려놓은 카타리나가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방을 나갔다.

한시티의 푸틴 별장 안이다.

페치카에서 통나무가 기세롭게 타는 중이어서 방안은 훈훈하다.

오후 8시 반, 별장을 찾아온 서동수가 푸틴과 둘이 술을 마시고 있다가

시중을 들던 카타리나까지 내보낸 것이다.

한 모금 술을 삼킨 푸틴이 서동수를 보았다.

“장관, 이제 미국도 일본 카드를 버릴 것 같습니다.”

푸틴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19세기부터 일본은 교묘하게 미·중·러 3국의 갈등을 이용해서

어부지리를 얻다가 뒤통수를 치는 일을 반복했지 않습니까?”

지도자가 되면 자의건 타의건 역사공부를 해야만 한다.

푸틴도 유창하게 말을 이었다.

“2차 세계대전 전범국으로 태평양전쟁에서 3000만 명의 사망자를 낸 경악할 만한

범죄를 저질렀는데도 전범으로 사형당한 A급 전범은 일곱이었어요.”

푸틴이 손가락 7개를 펴보였다.

“그러고는 전후에 재빠르게 미국에 붙어 아시아의 공산화 저지 역할을 맡더니

1950년 북한이 남침한 한국전쟁을 이용해서 전후(戰後)경제부흥을 이뤘지요.

그렇게 만든 미국 책임이 컸습니다.”

서동수가 머리만 끄덕였다.

더구나 일본은 전범 재판을 했던 도쿄재판을 검증한다고 했다.

7명이 사형당한 것도 억울하다는 것이다.

그러다가 다시 한랜드를 무력화시키려다가 이 꼴이 된 것이다.

술잔을 든 푸틴이 웃음 띤 얼굴로 말을 이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드리지.

일본이 중국에 밀사를 보내 중·일 동맹을 제의했다가 일언지하에 거부를 당했습니다.

이것은 러·한 동맹을 미리 견제하려는 수작인데 그것을 안 미국 정부가 배신감으로

펄펄 뛰었다는 겁니다.”

“악수(惡手)를 두기 시작하면 계속하게 되는 법이지요.”

서동수가 말을 받았다.

남북한연방이 한·미 동맹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방침은 이미 미국에 천명한 지 오래다.

한랜드로 뻗어나가게 되더라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곧 러시아와 동맹을 맺을 계획이었고 중국 정부도 마찬가지다.

서로 한국과의 동맹을 원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그야말로 동북아의 중심이 되었다.

동북아의 중심국은 말로만, 이상으로만 되는 것이다 아니다.

먼저 힘을 길러야 한다. 바탕이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남북한연방에 이어서 한랜드로 뻗어올라 유라시아에 닿는 기반이 건설되면서 주변 환경이 변했다.

보라. 남북한연방이 되면 세계 3위의 군사강국이 된다.

핵을 보유한 무시무시한 연방군이 창설된다.

지은 죄가 있는지라 일본의 오금이 저릴 만하지 않겠는가?

서동수가 푸틴의 잔에 술을 채우며 말했다.

“저도 연락을 받았습니다.

중국 정부가 2차 세계대전 전후의 배상금을 일본에 청구한다고 하더군요.”

일본의 만주침략에서부터 난징대학살 등 그것을 배상금으로 계산한다면

일본 열도를 다 팔아도 부족할지 모른다.

대동아공영이란 간판을 내걸고 아시아 전역을 유린했던 일본은 패전 후에

배상은커녕 제대로 사죄를 한 적도 없는 것이다.

푸틴이 술잔을 들고 웃었다.

“한랜드가 그 기폭제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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