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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8> 36장 내란 [6]

오늘의 쉼터 2015. 11. 14. 16:26

<378> 36장 내란 [6]

 

(751) 36장 내란-11

 

 

“이번에는 미국과 일본이 한랜드를 분열시키려는 것 같습니다.”

안동관이 말을 이었다.

“미·일 동맹은 한랜드에 이어 남북한 연방이 통합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것이지요.”

오후 8시 반, 장관 별장에서 서동수와 유병선, 안종관과 경찰청장 김상영까지 넷이 둘러앉아 있다.

저녁을 먹은 뒤 응접실로 옮겨 차를 마시는 중이다.

이옥영이 찍어 온 사진이 단서가 돼 줄줄이 배경이 드러났다.

배후에는 일본 야쿠자, 그리고 마사무네다. 마사무네는 재빠르게 목적을 감췄지만

일본 정부의 지휘를 받는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일본 정부가 미국과 내통하고 있다는 것은 증거만 아직 확보하지 못했을 뿐이다.

엽차를 한 모금 삼킨 안종관이 서동수를 보았다.

“현재 상황으로는
러시아만 확실한 우방입니다. 하지만…….”

말을 그친 안종관이 시선을 김상영에게로 옮겼다. 대신 말을 이으라는 표시다.

“한랜드 내부가 혼란스러워지면 러시아 정부도 자국민을 보호해야 된다는

열강의 압력을 거부하지 못할 것입니다.”

숨을 고른 김상영이 말을 이었다.

“러시아군이 한랜드에 거주하면 열강은 한랜드 정부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고

정부 교체를 요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 뒷말은 서동수가 이을 수 있다.

모든 것을 내놓고 한랜드에 투자한 서동수의 몰락이다.

서동수의 몰락뿐만이 아니다.

한랜드가 다자(多者) 관리에 들어갈 가능성이 많고 그러면 한민족의 한랜드는 사라진다.

남북연방의 위쪽으로, 유라시아로 뻗어 나갈 길이 막혀 버리는 것이다.

나중에는 남북연방마저 위태롭게 될지도 모른다. 그때 서동수가 말했다.

“강해져야 돼.”

시선을 벽 쪽으로 향한 채 서동수가 혼잣말을 이었다.

“아무도 믿을 수가 없어. 우리가 강해져야 된다고.”

“가쓰라, 태프트 밀약이 떠오르는군요.”

유병선이 정색하고 서동수를 보았다.

“110년 전에도 미·일이 밀약을 맺었지요?”

서동수는 숨만 들이켰다.

현 상황과 맞는 것은 아니지만 약소국에 대한 대국(大國)의 입장이 드러난 경우다.

1905년 7월 29일, 도쿄에서 미 육군 장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와 일본 총리 가쓰라 다로는

밀약을 했다.

그것은 미국의 필리핀에 대한 지배권과 일본의 대한제국에 대한 지배권을 상호 승인한 것이다.

이윽고 머리를 든 서동수가 안종관을 보았다.

“북촌의 동향이 불안한가?”

북촌이란 북한인 밀집구역으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이다.

안종관의 표정이 굳어졌다.

“선동이 먹힙니다. 남한 자본이 북한 노동력을 착취해서 저희들만 배를 불리고 있다는

단순한 논리인데 선동 주도자들은 북한의 반(反)김동일 세력입니다.”

마사무네가 그들과 제휴하고 있는 것이다. 서동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남북연방이 되었을 때를 대비해서 한랜드가 미리 예행연습을 하는 것 같군.”

셋은 시선만 주었고 서동수가 다시 물었다.

“펭귄촌은?”

중국인 밀집구역이다.

서동수의 시선을 받은 안종관이 어깨를 늘어뜨렸다.

“일본 마약을 40퍼센트 정도나 소화했는데 중간상 체포율이 가장 낮은 건

그만큼 조직이 잘돼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래서 불안합니다.”

자료와 증거로 보고해야 할 안종관이 이런 식으로 말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다시 안종관이 말을 이었다.

“중국이 이번 상황의 중심입니다, 장관님.”

 

 

 

 

(752) 36장 내란-12

 

 

“백 부회장을 살해한 놈을 알았습니다.”

다가선 조창복이 말했으므로 김광도는 움직임을 멈췄다.

오후 10시 반, 이곳은 김광도의 새 사업장인 ‘유라시아 카지노’ 사무실 안이다.

한시티 남쪽에 위치한 이곳은 시멘트와 통나무를 사용해서 만든 독특한 3층 건물로

건평은 2000평이나 된다.

“북촌에서 소문이 퍼졌다고 합니다.

반년 전에 입국한 전광수란 놈인데 기관에서 일했다는군요.”

“기관이라니요?”

김광도가 묻자 조창복이 심호흡을 했다.

3층 사무실까지 뛰어 올라온 것 같다.

“예, 당 소속 정보기관 말입니다.

보위부 소속인지 무력부 소속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그렇게 소문이 났습니다.”

“…….”

“그놈이 누구 지령을 받았는지 잡아서 알아내야겠습니다.

그래서 요원들을 북촌에 풀었습니다.”

김광도가 머리를 끄덕였다.

조창복이 한강회를 맡고 나서 조직체계가 더욱 단단해졌다.

대좌 출신으로 부대를 지휘한 경륜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한강회는 한랜드 정부의 비밀조직과 같다.

따라서 불법 행위는 꿈도 꾸지 못한다.

김광도가 앞에 앉은 조창복에게 물었다.

“마사무네는 찾지 못했지요?”

“예, 지금 마사무네도 찾는 중입니다.

회장님, 그놈이 북촌이나 펭귄촌에 숨어 있는 것 같습니다.”

한강회는 경찰과 함께 마사무네를 찾고 있다.

“전광수라고 했지요?”

조창복에게 확인한 김광도가 핸드폰을 들더니 버튼을 눌렀다.

장현주에게 전화를 한 것이다.

10분쯤 뒤 사무실로 들어선 장현주에게 김광도가 물었다.

“전광수라고 알아요? 기관에서 일하던 놈이라는데.”

“알아요.”

금방 장현주가 대답했으므로 조창복이 상반신을 세웠다.

두툼한 눈두덩이 한껏 치켜 올라갔지만 입술은 꾹 다물었다.

다가선 장현주가 되물었다.

“그런데 왜요?”

“그자가 백진철을 살해했다는 소문이 났다는 거요.”

장현주가 시선을 조창복에게로 옮겼다.

“전광수는 보위부 소속으로 이곳에 올 때 내 호위역을 맡았어요.”

“아, 그렇습니까?”

조창복이 정중하게 응답했다.

장현주는 보스 김광도의 부인인 것이다.

김광도는 이제 38개 사업장을 보유한 유라시아 그룹의 회장이 되어 있지만 회장 칭호를 싫어했다.

지금도 시간만 나면 실크로드에 나가 술을 나르고 청소도 한다.

그래서 조창복 등 간부들은 김광도를 보스라고 부르는 것이다.

물론 아직 대놓고는 부르지 않는다. 장현주가 말을 이었다.

“내가 전향을 하고 나서 연락이 딱 끊겼는데 이곳에 남아 있었군요.”

장현주의 눈빛이 강해졌고 목소리는 조금 떨렸다.

“이젠 완전히 내 적이 되었는데 방심하고 있었어요.”


조창복은 물론 김광도도 숨을 죽였고 장현주가 말을 이었다.

“북촌에 ‘해주 이발관’이 있을 겁니다.

그곳이 연락사무실 역할을 하지요.

난 한 번도 가보지 않았지만 기관 소속 요원들이 들르는 곳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들은 내가 모르는 줄 알고 있겠지요.”

길게 숨을 뱉은 장현주가 흐려진 눈으로 조창복을 보았다.

“덕분에 확실하게 전향을 하게 되었습니다, 부회장님.”

“감사합니다, 사모님.”

엉거주춤 일어선 조창복이 장현주에게 머리를 숙였다.

“저도 확실하게 백진철의 복수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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