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4> 30장 반전(反轉) [6]
(627) 30장 반전(反轉)-11
“장관입니다.”
CNN 기자 제니퍼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고 목소리가 떨렸다.
“제 일생에 이런 장관을 본 적이 없습니다, 시청자 여러분.”
그때 화면에 원산 앞바다가 펼쳐졌다.
“우와.”
서울역 대합실의 TV 앞에 모여든 수백 명의 시민 입에서 일제히 탄성이 뱉어졌다.
보라, 4000여 척의 배가 정렬되어 있는 것이다.
바다를 뒤덮은 배는 모두 4575척, 종류별로 구분하면 어선이 2000여 척으로 가장 많고
화물선, 여객선, 유람선, 페리선, 고속정에다 예인선, 유조선까지 배란 배는 다 보냈다.
본래 북한에서 3000척을 요구했는데 4575척을 보냈고 지금도 끊임없이 모이는 중이다.
누군가가 소리치듯 말했다.
“어이구, 바다가 뵈지 않네.”
제니퍼는 헬기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면서 보도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헬기가 한참을 날아도 선박은 끝없이 펼쳐져 있다.
제니퍼가 소리치듯 말했다.
“지금 훈련 중입니다. 저 달리는 모습을 보십시오!”
앞장선 어선 100t급 300여 척이 전속력으로 나아갔고 그 뒤를 조금 더 큰 어선 수백 척이,
그 뒤를 유람선, 화물선이 그룹별로 달려가고 있다.
대마도 점령 훈련을 원산 앞바다에서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순간 배에 타고 있는 북한군 병사의 모습이 확대되었다.
완전무장한 병사들은 질서 있게 배 안에 앉아 있었는데 긴장한 표정이다.
전투에 투입되기 직전의 표정이 맞다.
그때 제니퍼의 목소리가 울렸고 밑에 자막이 떴다.
“지금 세 번째 합동훈련입니다.
북한군은 200척의 선봉대에 어뢰를 장착할 것이며 300척의 소형
고속정 및 쾌속선에 폭탄을 장치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일본 함대가 방해할 것에 대비하여 자살 특공대를 편성한 것입니다.”
40대의 제니퍼는 종군기자 출신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도 보도를 해서
시청자에게 낯이 익은 얼굴이다.
제니퍼가 열띤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북한군 당국에 의하면 선박에 탑승한 북한군은 2개 보병사단 3만 명,
1개 돌격여단 6000명, 1개 박격포연대 2000명, 1개 미사일대대 600명,
1개 고사포대대 600명, 1개 병참연대 2000명, 1개 예비사단 1만 명,
1개 해군특수여단 6000명, 1개 의무연대 2000명 등 총 6만 명의 승선 인원을 확보했습니다.
지금 6만 명이 승선하고 있는 것입니다.”
장면이 뒤쪽의 대형 유조선과 여객선을 비추었다.
유조선 위에는 각종 무기가 가득 실려 있는 것이 무기 전시장 같다.
그런 광경을 생전 처음 본 터라 이곳저곳에서 탄성이 일어났다.
그때 제니퍼가 말했다.
“곧 북한군 지휘부와 인터뷰가 있겠습니다. 기다려주십시오.”
그러고는 곧 장면이 바뀌더니 바닷가에 선 제니퍼가 전투복 차림의 북한 장성을 소개했다.
“이번 원정군 사령부의 작전참모 이극성 소장입니다.”
제니퍼가 이극성에게 마이크를 내밀었다.
“장군, 이것은 침략전쟁 아닙니까?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전쟁연습을 과시하고 위협을 하시다니요? 의견을 말씀해 주시죠.”
그 말을 들은 이극성이 빙그레 웃었다.
북한군 장군치고는 젊다. 50대 중반쯤 되었을까? 이극성이 똑바로 화면을 보더니
유창한 영어로 말했으므로 서울역 시민들은 자막을 봐야만 했다.
“일본은 그동안 한국을 수백 번 침략했습니다.
거기에다 사과도 하지 않았어요. 이제 그 대가를 받을 차례입니다.”
(628) 30장 반전(反轉)-12
오후 6시 반이 되었을 때 서동수는 서울식당의 현관으로 들어섰다.
한식당인 서울식당은 신의주 유흥구에서 음식이 맛있다고 소문난 식당 중의 하나다.
“기다리고 계십니다.”
현관 안에서 대기하고 있던 지배인이 서동수를 안내하며 말했다.
지배인은 홀을 피해 바깥쪽 통로로 나가더니 곧 밀실 앞에 섰다.
손님들의 이목을 끌지 않으려는 배려다.
지배인이 노크를 하더니 반쯤 들어가 오셨다는 말을 하고 나왔다.
방으로 들어선 서동수는 자리에서 일어서는 나오미를 보았다.
“아, 기다렸어?”
“아뇨, 방금 왔어요.”
나오미가 웃음 띤 얼굴로 말했지만 긴장한 것처럼 보였다.
식탁에 마주 보고 앉았을 때 서동수가 쓴웃음을 지었다.
“요즘 신의주에 일본의 투자가 뚝 끊겼어.
게다가 극우파가 신의주에 투자한 기업들도 공격하고 있다던데.”
“네, 걱정입니다.”
그때 지배인이 종업원들과 음식을 가져와 식탁에 차려놓았다.
한정식 상이어서 20여 개의 찬과 국이 먹음직스럽게 놓였다.
다시 둘이 되었을 때 서동수가 젓가락을 들었다.
그동안 나오미는 만나지 못했다.
연락도 못했는데 상황이 급박하게 진척되었기 때문이다.
나오미를 내세울 만큼 여유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생선전 하나를 삼킨 서동수가 나오미를 보았다.
“나오미 씨는 지금도 요시무라 씨하고 연락을 하는 사이지?”
숨을 들이켠 나오미가 시선을 받고 나서 머리를 끄덕였다.
요시무라는 자민당 군소 계파 수장으로 나오미가 보좌관을 지냈다.
나오미가 신의주 공관장으로 오게 된 것도 요시무라의 추천이 있었기 때문이다.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공명당은 연정을 탈퇴한다고 했고 자민당 내부에서도 반(反) 아베 세력이 모였다가
대마도 폭파 사건 이후로 다시 뭉치게 되었어, 하지만 오래 못 갈 거야.”
“…….”
“요시무라 씨한테 가서 이 사태를 수습하려면 아베가 물러나고 새 지도자가
정권을 잡는 방법밖에 없다고 전해.”
“그것은 누구 말씀이죠?”
건조한 목소리로 나오미가 물었고 서동수가 바로 대답했다.
“신의주 장관이 그랬다고 전해.”
한 모금 국을 삼킨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내가 중재하겠다고, 아직 남북한 지도자는 모르는 일이야.”
나오미는 숨을 죽였고 서동수가 말을 이었다.
“이대로 나가면 전쟁이야. 아니면 전쟁 직전에 일본이 붕괴하든지 그 둘 중 하나밖에 없어.”
“…….”
“시간이 지날수록 남북한 결속은 더 굳어지고 전의(戰意)가 팽창될 거야.
일본은 이미 남북한에 경제 압력을 넣고 있지만 그럴수록 한민족의 한이 쌓일 거야.”
“…….”
“원산 앞바다의 선박들을 보았지?”
“…….”
“그 배들이 더 늘어날 것이고 그러면 대마도만 갈까?”
쓴웃음을 지은 서동수가 머리를 저었다.
“김동일 위원장이 엄포만 놓은 것 같아? 미국도 알고 있을 거야,
배 한 척만 뒤집혀도 핵을 도쿄에 쏘아버릴 것이라고.”
나오미의 시선을 받은 서동수가 한마디씩 분명하게 말했다.
“문제는 간단해. 아베 신조라는 괴물이 떠나면 돼.
선한 제 국민을 부추겨서 수억 명 주변국 국민의 가슴을 찢어놓는 그 괴물,
히틀러보다도 나쁜 인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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