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 30장 반전(反轉) [4]
(623) 30장 반전(反轉)-7
밤 11시 반, 회의를 끝낸 서동수와 리커창 둘이서 3층의 응접실 소파에 앉아 있다.
그런데 탁자 위에는 술과 안주가 놓였고 둘의 옆에는 그림 같은 여자가 시중을 들고 있는 것이다.
둘이 3층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다.
유병선과 안종관은 따로 술자리를 갖는 모양이다.
이곳에서 모두 숙박을 할 예정인 것이다. 50도짜리 백주는 향기로웠고 달았다.
식도를 타고 내려갈 때의 뜨거운 기운은 마치 내공(內功)의 진기가 내려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옆에 앉은 여자는 또 어떤가? 양귀비 같고 서시(西施) 같고 여희(驪姬) 같고 초선(貂蟬) 같다.
지금까지 수많은 미인을 만났지만 이토록 아름다운 미녀(美女)는 처음이다.
서동수에게는 새로운 미녀가 끝없이 나타난다는 사실이 신통하기만 하다.
전에도 미녀를 수없이 만났지만 만날 때마다 다른 모양의 미녀가 감동을 주는 것이다.
조물주의 위대한 능력이다.
리커창이 웃음 띤 얼굴로 술잔을 들었다.
“서 장관, 영웅은 호색한다는 말이 있소.
고금을 통해 미녀와 영웅의 이야기는 수없이 미화되어 전해지지요.”
“요즘은 잘못되면 혼납니다.”
서동수도 술잔을 들고 따라 웃었다.
“한국은 인권이 많이 성장되었지요.”
“중국은 오래전부터 여권 신장이 잘 되었어요. 한국보다 나을 겁니다.”
리커창이 옆에 앉은 여자의 허리를 당겨 안으면서 말을 이었다.
“이 아가씨들은 베이징 극단에서 데려온 것 같은데 화대를 줘야 됩니다.
그런 조건으로 왔으니까요.”
“총리께서 술을 사셨으니 화대는 제가 내지요. 그래야 공평하지 않습니까?”
“그렇군. 국고를 절약하게 되었습니다.”
머리를 끄덕인 리커창이 한입에 백주를 삼키더니 말을 이었다.
“조금 전에 미국 측에 중·미 정상회담 제의를 했습니다. 곧 연락이 올 겁니다.”
“신의주에서 하시지요.”
“우리 생각도 같습니다.”
리커창이 잔을 쥐자 여자가 술을 따른다.
머리를 돌린 서동수가 옆에 앉은 여자를 보았다.
갸름한 얼굴, 반쯤 내려진 속눈썹이 비 오는 날 내려진 창문 같다.
서동수가 팔을 뻗어 여자의 허리를 당겨 안았다.
부드러운 허릿살이 잡혔고 여자가 몸을 붙여왔다.
여자한테서 옅은 향내가 맡아졌다. 서동수가 물었다.
“이름은?”
“쉬팡(徐芳).”
“나하고 종씨(宗氏)구나. 서로가 같은 모양이다.”
여자가 섬세한 손가락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입안이 바짝 마른 느낌이 들면서 목구멍이 좁혀진 서동수가 침을 끌어모아 삼켰다.
문득 죽기 전의 여포가 눈앞에 떠올랐다. 여포 옆의 초선이 쉬팡의 모습이다.
“왜 그렇게 보세요?”
쉬팡이 눈웃음을 치면서 낮게 물었다.
목소리가 나긋나긋, 맑아서 구술이 마른 나무 접시 위를 구르는 것 같다.
갸름한 얼굴, 곧게 선 콧날은 크지도 작지도 않았고 붉은 입술은 석류가 벌어진 것 같다.
쌍꺼풀이 없는 맑은 눈은 눈꼬리가 조금 솟았고 속눈썹은 가지런하다.
쉬팡은 분홍색 원피스를 입었는데 화려한 꽃이 금박으로 장식되어 있다.
서동수가 대답 대신 쉬팡의 허리를 더 당겨 안았다.
쉬팡이 얼굴을 서동수의 가슴에 붙인다.
그때 앞쪽에서 여자의 낮은 웃음소리가 들렸다.
리커창이 여자 원피스를 들추고 허벅지를 주무르고 있다.
“저기 왼쪽 방이 장관님 침실이에요.”
쉬팡이 서동수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우리가 먼저 일어나도 됩니다.”
(624) 30장 반전(反轉)-8
눈을 뜬 서동수가 머리를 돌려 옆을 보았다.
쉬팡은 이쪽으로 머리를 보인 채 잠이 들었다.
알몸의 어깨와 모로 누워서 깔린 젖가슴이 생생하게 드러났다.
납작해진 젖꼭지는 선홍색이다.
쉬팡의 뒤쪽 유리창 밖이 환해져 있다.
아침이다.
어젯밤의 뜨겁고 격렬한 정사 흔적이 차츰 눈에 드러났고 냄새로도 풍겨왔다.
쉬팡의 머리칼이 이마 위에 헝클어져 있는 것도 그 증거다.
시트는 구겨진 채 흩어져 있는 데다 방에는 아직도 정액 냄새가 배어 있다.
서동수는 한동안 눈앞의 쉬팡을 응시했다.
쉬팡의 숨결이 닿으면서 옅은 알코올 냄새가 났다.
머리를 돌린 서동수가 옆쪽 탁상시계를 보았다.
오전 7시 반이다.
이윽고 침대에서 일어난 서동수가 욕실에서 씻고 나왔을 때는 8시가 되어갈 무렵이다.
그사이에 쉬팡도 대충 옷을 차려입고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시선이 마주치자 수줍게 웃었다.
“쉬팡, 너 같은 미인을 안아서 영광이야.”
서동수가 웃음 띤 얼굴로 말했다.
“내가 너희 둘 화대를 주기로 총리께 약속했으니까 네 전화번호를 놓고 가.”
다가간 서동수가 쉬팡의 머리칼을 가볍게 쓸어 넘겼다.
“오늘 누가 너한테 연락해서 돈을 가져갈 테니까 말이야.
그런 돈은 직접 현찰로 받는 것이 낫단다.”
“그렇게 안 해주셔도 되는데요.”
쉬팡이 상기된 얼굴로 말하자 서동수가 머리를 저었다.
“쉬팡, 정당한 대가를 받는 거다. 네 역할이 컸고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고맙습니다.”
쉬팡이 옷을 입는 서동수의 뒤에서 거들며 말했다.
“전화번호 드릴 테니까 언제든지 불러주세요. 장관님.”
“당연하지.”
그때 탁자 위에 놓인 핸드폰이 울렸으므로 서동수가 집어 들었다.
발신자를 모르는 번호였지만 서동수는 핸드폰을 귀에 붙였다.
“예, 서동수입니다.”
중국어로 대답했더니 곧 사내도 중국어로 말했다.
“장관 각하, 총리 비서 저우춘입니다.
총리께서 통화를 원하십니다.”
“좋습니다.”
그러자 곧 리커창의 목소리가 울렸다.
“미국 정부가 열흘 후에 신의주에서 중·미 정상회담을 하자고 합의했습니다.
오바마가 올 것이고 우리는 시진핑 주석이 참석합니다.”
“잘되었군요.”
“대마도 문제로 동남아 정세가 급변하고 있으니만치 미국도 정상회담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지요.”
리커창의 목소리는 밝다.
“장관, 저는 먼저 베이징으로 돌아갑니다. 신의주에서 뵙지요.”
“예, 준비해 놓겠습니다.”
“우리가 한국 정부에도 이 사실을 알려주겠습니다. 미국은 일본에 알려주겠지요.”
통화를 끝낸 서동수가 핸드폰을 떼면서 쉬팡을 보았다.
“네가 복을 몰고 오는 여자 같다.”
“네?”
이쪽의 통화는 들은 터라 쉬팡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지만 얼굴에 웃음이 떠올라 있다.
서동수가 다가가 쉬팡의 허리를 감아 안고는 입술을 붙였다.
쉬팡이 서동수의 목을 감아 안더니 바로 입을 열어주었다.
그러고는 아랫배를 딱 붙이면서 부드럽게 비벼대었다.
달콤하고 따뜻했다.
향기로운 냄새까지 난다.
중국 황제들은 이래서 단명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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