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변태기 22
1.
황 사장은 고리타분한 말로 훈계를 시작했다.
“그래서 말인데 당신이 본격적으로 경영 공부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다면 내가 한번 고려해 보겠어.”
“네?”
황 사장은 뜻밖의 제안을 했다.
진국이 바랬던 건 그저 중국 프로젝트가 끝날 때까지만이라도 자금 회수를 늦추어 달라는 정도였다.
“본격적으로 경영 공부를 할 의사가 없는가?”
“그런 게 아니라……”
“그럼, 손해 볼 거 없잖아.”
“너무 죄송해서 그렇습니다.”
“죄송할 거 없어. 나는 원래 키워서 잡아먹는 스타일이니까.”
진국은 그 말이 섬뜩하게 들렸다.
황 사장의 말에 주해원이 엷게 미소를 지었다.
“대신 내년 안으로 경영학 박사를 따게. 학교는 서울대 이상으로.”
내년. 시간이 촉박하다.
“내년까지면 시간이 너무 촉박한데요. 회사 운영도 해야하는데.”
“자신 없어?”
황 사장은 빙글빙글 웃기 시작했다.
“아닙니다.”
“그래, 내가 알기론 차 사장 학벌이 좋던데. 예일대 졸업했지?”
“네.”
“그럼 1년 안에 박사 하나 못 따겠는가?
죽으라고 공부하면 되겠는데. 그래야 나도 다른 채권자들에게 할말이 있지.
그 책임을 내가 다 지는 건데 그 정도 거래도 못하겠단 말인가?”
진국은 가슴이 뛰었다.
그런 조건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그런데 차 사장은 이 순간에 신중했다.
“그럼, 제가 박사를 딴 후에는 어떻게 되는 겁니까?”
“그 기간 동안 나를 위해 봉사를 해야지.”
“회장님을 위해 봉사한다는 말은……”
“그건 그때 가서 얘기해도 늦은 게 아닐 텐데.”
“만약 제가 실패한다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코지를 분해해야지. 물론 내 손해가 막심하겠지만 말야.”
“그런데 제게 왜 그런 기회를 주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기회를 달라는 말을 하려고 우리 집 앞에 진을 치고 있었던 거 아닌가?”
황 사장이 너털웃음을 웃었다.
“진정한 우두머리가 되려면 말이야,
훌륭한 참모가 있어야만 해. 참모가 없으면 진정한 우두머리 역시 없는 거야.
혼자 잘난 놈은 금방 망해버리고 말지. 자넨 훌륭한 참모들을 가졌어.”
차 사장이 진국과 박춘만을 번갈아 보았다.
“요즘 같은 세상에 배신하지 않는 참모들을 만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야.
물론 그런 점만 본 거 아니지만 말야. 그리고 한 가지 더.”
황 사장이 찻잔을 들었다. 세 사람은 저절로 침을 꿀꺽 삼켰다.
“내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사람을 하나 빌려줄 수 있겠나?”
“무슨 말씀이신지?”
“조진국 팀장 말야. 내가 쓸데가 있을 때 빌려줄 수 있나 묻는 거네.”
황 사장이 진국을 쳐다보았다.
진국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우리 나라의 큰 손 중의 한 사채업자가 진국을 어디에 쓰겠다는 말인가?
2.
진국은 고민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우리의 계약은 이걸로 체결이 된 거네.”
주해원이 디지털 녹음기를 들어 보였다.
“1년이라는 시간이야. 그 동안 어떡하든 회사 살려내. 물론 박사 학위도 따야겠지.”
차 사장은 여전히 난감한 모양이었다.
“하지만 조진국 팀장을 쓰겠다는 건 그 1년 안에 일어날 수도 있어.”
따지고 묻고 할 처지가 아니었다.
주해원이 프로젝트를 들고 와 진국에게 건넸다.
“앞으로 긴밀하게 연락할 일이 있거나 회사 문제로 상의할 일이 있으면 연락 주십시오.”
주해원은 박춘만과 진국에게 다시 명함을 건넸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우리 주해원씨가 그 쪽에 가서 일을 할 수도 있어.”
“그럼 주해원씨가……”
차 사장은 여전히 어떤 결정을 내리지 못한 듯했다.
진국은 한편으로 안타까웠다.
차 사장은 경영학 박사 학위를 따는 것보다는 그런 우유부단한 성격을 고치는 게 우선일 듯했다.
회사의 오너는 무엇보다 빠른 판단력을 필요로 하는 자리가 아닌가 싶은 것이다.
설령 그 판단에 의해 회사가 잘못되어도 말이다.
“별다른 직함은 필요 없네. 지원 팀장 정도면 어떨까?
앞으로도 ‘코지’가 살아 남으려면 자금도 자금이지만 여러 가지 필요한 게 많을 텐데?”
주해원이 지원 팀장이 되어서 진국과 같이 근무를 할 지도 모른다?
그 점에 대해서는 진국도 판단이 서질 않았다.
어찌되었든 지금으로서는 ‘코지’ 사람들에게는 어떤 결정의 권한도 없었다.
“알겠습니다.”
차 사장과 박춘만 실장 그리고 진국은 황 사장에게 머리를 깊이 숙여 인사를 했다.
진국은 양어머니인 신 회장과 집사인 황녹주를 통해 황 사장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코지’가 살아나든 죽든 황 사장에게는 그다지 큰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말이다.
차라리 황 사장의 말대로 ‘코지’를 키워서 잡아 먹는 게
그에게는 큰 이득이 될 정도로 ‘코지’의 자산이나 그가 융통해 준 돈은
그의 재산에 비하면 새발의 피였다. 그런 그가 의외의 제안을 했던 것이다.
“저 그런데 사장님.”
진국은 그의 방에서 나오기 전 마지막으로 궁금한 게 있어 입을 열었다.
“뭔가?”
진국은 주해원을 슬쩍 쳐다보았다.
“저희를 받아 주신 이유가……”
진국은 무엇보다 그 점이 궁금했다.
집 앞에서 지극 정성으로 진을 치고 있었던 이유 때문이 아닌 듯 싶었다.
“그 이유는 당신들이 더 잘 알텐데.”
진국은 차 사장과 박 실장 그리고 주해원을 두루 쳐다보았다.
“특히 자네가 가장 잘 알지 않겠나?”
황 사장의 말에 주해원이 미소를 지었다.
차 사장과 박 실장은 진국을 빤히 쳐다보았다.
진국은 황 사장의 말을 얼른 이해하지 못해 눈만 깜빡거렸다.
“내가 비록 지독한 사채업자지만 지독할 때에만 지독하다는 거 알고들 있나?”
황 사장이 생각지도 못했던 말을 툭 꺼내고 돌아앉았다.
이제 돌아가라는 뜻이었다.
주해원이 세 사람을 이끌고 황 사장의 방에서 나왔다.
“그런데 조 팀장이 잘 안다는 말이 무슨 말입니까?”
박춘만 실장이 조심스럽게 주해원에게 물었다.
“실장님, 제가 그곳 지원 팀장이 될 지도 모르는데 상사 대하듯 하시렵니까?”
3.
“그게 아니라 저는 다만……”
박춘만 실장뿐만 아니라 차 사장이나 진국 역시 당황스러웠다.
황 사장의 말이 빈말이 아닌 모양이었다.
그 바람에 진국이 그 이유를 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의문이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하지만 진국은 어렴풋이 짐작이 갔다.
‘그러면 주해원이 채연을 불러달라고 했던 것도 어쩌면 연극이었다는 말이 되는가?
나를 불러서 시험을 했다는 말 같은데. 그 시험에서 내가 합격을 했다는 뜻이란 말인가.’
진국은 혼란스러웠다.
그런 일로 한 회사의 운명을 좌지우지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차 사장과 박 실장은 대문 밖으로 먼저 나갔다.
진국은 주해원에게 진실을 듣고 싶었다.
“진실이요?”
주해원은 뒷짐을 쥔 채 먼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진실은 알아서 뭐 하시게요?”
“저로서는 그 진실을 알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조 팀장님, 아니 진국씨. 내가 당신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세요?”
진국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채연과 친하는 것, ‘코지’의 중국팀 개발 팀 팀장이라는 것.
주해원이 아는 건 그 정도가 아닌가 싶었다.
“진국씨, 지금 중국에서 진국 씨 팀을 도와주는 분이 호천수란 분 아니세요?”
진국은 깜짝 놀랬다. 그 사실은 차 사장과 박춘만 실장조차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리고 호천수 회장이 자신이 아끼던 모델들을 둘 붙여주었다는 것도 알고 있지요.
어디 그 뿐인가요? 진국씨가 홀리데이에 가서 천막을 빌려온 일,
또한 가이아 백화점의 신해수 실장과도 연인 사이라는 것.”
“아니 그런 걸 어떻게 다 아십니까?”
진국은 그녀를 경계했다.
“진국씨, ‘코지’가 이런 어려움을 겪는 건 바로 정보의 누출에 있습니다.
본인이 알든 모르든 간에 누출이 되었던 것이지요.
내가 아직 모르는 것들도 있긴 하겠죠.
그런 저런 것들을 황 사장님께서 보시고 판단하신 겁니다.
일정 부분 중국의 호천수란 분이 왜 진국씨 그러니까
‘코지’를 돕겠다고 나선 건지는 아직 의문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진국은 다리가 다 후들거렸다.
“진국씨, 정말 진실이란 진국씨 가까운 곳에서 그 정보들이 나오고 있다는 겁니다.
적은 늘 가장 가까운 곳에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배신한다는 말이죠.
강 이사처럼. 앞으로는 더욱 경계하지 않으면 결국 또 ‘코지’가 중국에서 하려다
실패한 패션쇼 꼴이 날지도 모릅니다.
명심하세요.
우리 사장님께서도 그 점을 주지시켜 드리라고 특별히 당부를 하셨으니까요.
모르긴 몰라도 어쩌면 저는 중국으로 건너가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럼.”
주해원이 고개를 잠간 숙여 보인 후 문을 닫았다.
진국은 대문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도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눈 거야?
그것도 그거지만 노랭이 황 사장이 우리를 봐줬다는 게 믿어지지 않네.”
박춘만 실장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그러게 말입니다. 조 팀장에게 너무 고맙습니다.”
“제가 뭐 한 일이 있나요.”
4.
진국은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 나를 배신하고 있다?’
세 사람은 황 사장 집 앞에 펼쳐놓았던 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진국은 중국에서의 일을 흘릴 만한 사람에 대해 곰곰 생각해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정보를 흘릴 만한 사람은 없어 보였다.
또한 배신할 만한 사람 역시 감이 잡히지 않았다.
어쨌든 주해원이나 황 사장은 진국이 신 회장의 양 아들이라는 사실은 모르고 있는 듯했다.
‘그럼, 도청이 되고 있다는 말인가?’
그 역시 믿을 수 없었다.
호천수가 마련해 준 콘도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한 상황이라 그럴 가능성은 희박했다.
“조 팀장, 아까 그 아가씨 말야. 턱 밑에 상처가 꽤 크던데 왜 그런 줄 알아?”
진국은 주해원에게 이미 들은 이야기지만 모른 척했다.
“상처는 상처고 눈빛이 보통 여자들하고는 천지 차이던데요.
무섭고 차갑기가 독사 저리 가라 였습니다.”
차 사장의 얼굴에도 화색이 돌았다.
비록 1년이라는 시간 동안만 부도나는 게 유보된 것이지만
어쨌든 1년이라는 시간을 얻은 것만으로도 차 사장으로서는 황 사장이 고마웠다.
세 사람은 집을 모두 차에 실었다.
“일단 회사로 갑시다.
남은 직원들과 모여서 오늘의 일에 대해 말하고 새로운 각오들을 해야겠죠.”
진국은 차를 몰고 회사로 갔다.
회사는 홍대 쪽에서 합정 쪽으로 이사를 한 상황이었다.
예전의 건물에 비해 1/20의 규모였다.
3층 짜리 건물에 1층과 지하층을 쓰기로 계약이 된 상황이었다.
그야말로 예전에 비하면 너무도 초라했다.
남은 직원이라고는 차 사장과 박 실장 그리고 진국을 포함해 모두 아홉 명이 전부였다.
2백 여명 가깝던 직원들이 그렇게 줄어버린 것이다.
차 사장은 남은 직원들과 회의실로 향했다.
차 사장은 황 사장으로부터 들은 이야기에 대해 자세하게 직원들에게 설명했다.
박춘만 실장이 부연 설명을 하기도 했다.
“그래서 저는 내년부터 박사 과정을 밟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아니 시작해야 합니다.
사실 예전에도 저는 결재만 하는 사장이었잖습니까.
그러니까 여러분들께서 합심해서 부디 예전의 영광을 다시 찾아 주셨으면 합니다.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 앞으로는 박춘만 실장님께서 우리 ‘코지’를 맡아서
이끌어 나가 주셨으면 하는 데 괜찮겠습니까?”
박춘만 실장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휴, 사장님, 저는 싫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럴만한 주제도 안되구요.”
“박 실장님, 아니 박 대표님만큼 의리있고 매사 꼼꼼한 분이 또 어디 있겠습니까?”
직원들이 하나 둘 박수를 쳤다.
인사 발령도 없이 그렇게 박춘만은 졸지에 ‘코지’ 실업의 대표이사가 되었다.
“그리고 오성에서도 내가 물러나 공부만 한다면 그다지 경계하지 않을 수도 있는 일 아니겠습니까?”
차 사장의 이야기가 끝난 후 진국이 앞으로 나섰다.
“죄송한 일이지만 우리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된 건 강 이사의 배신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정보 보안에 큰 문제가 있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여기 남으신 분들은 그럴 리 없으리라 믿고 앞으로 이 안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일체 입밖에 내지 않기로 서약서를 작성하기로 하겠습니다.
예전 ‘코지’ 때 쓴 서약서 말고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말입니다.”
5.
직원들이 모두 동의를 했다.
정보가 누출되었을 경우 어떤 법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서약서를 모두들 흔쾌히 작성했다.
“저는 이제 중국으로 돌아가야겠습니다.”
“그래요, 조 팀장 아니었으면 우린 이대로 주저앉았을 겁니다.”
차 사장과 박춘만 실장이 진국의 손을 강하게 잡았다.
“오늘 저녁 우리끼리라도 간단하게 소주 한잔합시다. 제가 사겠습니다.”
박춘만이 좌중을 둘러보며 말했다. 직원들이 오랜만에 환호성을 질렀다.
직원들은 모두 전화통을 붙들고 올해의 마무리를 지어나갔다.
이미 황 사장이 통보를 해 놓은 상황이라 다른 채권업자들이나 심지어 제1금융권에서도
어음의 회수 말미를 늦춰주었을 정도였다.
잘된 일이지만 진국은 몇 가지 걱정거리가 더 남았다.
일단 중국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의 활동비가 거의 바닥이 났다는 것이다.
또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배신자가 누구인지 찾아야 한다는 점도 고민거리였다.
그 스파이를 찾지 못하면 일을 해도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주해원은 그 스파이를 알고 있다는 말이었을까?
회사 일을 정리하고 직원들이 모두 모인 시간은 저녁 8시였다.
그들은 합정 역에서 홍대 역 쪽으로 내려가는 큰길가의 실내 포장마차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가 이렇게 가는군요.”
직원들의 잔에 모두 술이 채워지자 차 사장이 입을 열었다.
“못난 사장 만나서 지금까지 고생해 오신 여러분들께 고맙다는 말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차 사장은 말을 끝맺지 못하고 눈물을 흘렸다.
진국은 누구보다 차 사장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회사 문제뿐만 아니라 사랑할 수밖에 없었던 조카에 대한 슬픔, 운명의 아이러니 등에 대해
회한이 일었을 것이다.
술이 돌고 사람들이 조용히 취해갔다.
진국도 오랜만에 취했다.
홀가분하고 황 사장과 주해원 그리고 채연이 고마웠다.
한 가지 진국의 마음을 괴롭히는 일이 있다면 누군가 자신의 주변을 맴돌며
‘코지’의 정보를 빼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조 팀장, 다시 말하지만 너무 고마웠습니다.”
직원들이 모두 자리를 뜬 후 박춘만과 차 사장만 남았을 때 그가 진국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진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두 분은 물론 지금까지 회사를 지켜준 직원들의 노력도 있었던 것입니다.
앞으로 등 돌린 총판이나 대리점을 설득하는 일도 남아 있구요.
그건 여기 남아 있는 사람들의 몫 아니겠습니까?”
차 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
“산너머 산이구만.”
차 사장의 말이 실내 포장마차 안에서 쓸쓸하게 울려 퍼졌다.
“아직도 멀었습니다. 산 턱에라도 다다르려면 말입니다.”
박춘만은 뿌옇게 김이 서린 창 너머로 차들이 질주하는 거리를 내다보았다.
“저는 모레쯤 중국으로 가겠습니다.
당분간 디자인은 중국에서만 완성하는 걸로 하는 게 낫겠습니다.”
진국은 보안을 염려한 탓에 그렇게 말했다.
하지만 차 사장은 그런 진국의 속내까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활동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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