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변태기 19
1.
"이것도 가져가.”
양 계장이 두툼한 봉투를 진국에게 건넸다.
봉투 겉면에 공제 내용이 적힌 월급 봉투였다.
“이게 뭐예요?”
“얼마 안 되는데. 회사 살리는데 보태라고.”
“안됩니다. 아니 싫습니다. 제가 양 계장님 돈을 어떻게 받습니까?
천막을 빌려주신 것만도 제가 죄송해 죽을 판인데요.”
진국은 얼른 사무실을 빠져 나왔다. 양 계장이 따라나왔다.
“어허, 이 사람이. 내가 아들 같으니까 주는 거야.
그리고 그냥 주는 거 아냐.
나중에 회사 살아나거든 몇 곱절로 이자 쳐서 갚으면 되잖아.”
“그래도 안됩니다. 아주머니께서 계장님 월급만 기다리고 계실텐데.”
“사람 참. 오늘 우리 년말 보너스로 나온 거야. 그리고 이거 안 받아가려면 천막도 두고 가.”
양 계장이 느닷없이 진국의 허리에 끼여 있던 천막을 빼앗았다.
“우리 회사 살아날 수 있을 지 장담 못한단 말입니다.
그리고 제가 그 돈을 갚으려면 또 얼마가 걸릴 지도 모르구요.”
“아, 회사 망해서 다른 회사 취직하면 그때 가서 갚아도 되고.”
“요즘 같은 때 취직하기가 싶습니까? 9급 공무원 시험이 몇 백대 일입니다.”
“참, 옛날에 그 패기로 꽉 찼던 놈은 어디 갔어?
아무튼 돈 안 받아가면 천막도 안돼.
천막 하나 얻어 오느라고 내가 시설과 김 대리한테 와이루 멕이면서 싫은 소리까지 들었는데.”
진국은 난감하고 고마웠다.
진국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밀었다.
양 계장이 진국의 손에 돈봉투를 건넸다.
“이봐, 진국이. 사람이란 게 말야. 남을 도우려면 받을 줄도 알아야 하는 법이야.
정도 주기만 하는 사람은 정을 몰라. 받아보기도 해야 그게 정인지 뭣인지 알지.”
진국은 그의 거친 손을 잡았다.
“쓱스럽게 왜 그래? 나도 이제 낼 모레면 정년이야.
그나마 보일러 만진다고 정년이 길긴 길어졌지만.
어쨌든 나도 끝나는데 나중에 회사 잘되거든 그때 나 정문 수위라도 좀 시켜주면 되잖아.”
“알겠습니다. 꼭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사장은 아니지만 만약 회사가 다시 살아나면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되는 거야. 그리고 얼른 가 봐. 기다리는 사람들 마음은 늘 외롭고 쓸쓸하거든.”
양 계장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유리창 너머로 양계장의 뒷통수가 보였다.
그는 진국을 쳐다보지 않았다.
진국은 생각지도 못했던 사람에게도 큰 도움을 받았다.
차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다.
진국은 천막을 트렁크에 넣고 호텔 로비 커피숍으로 향했다.
아직 채연은 도착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진국은 도로가 내다보이는 창가 쪽으로 앉았다.
저녁 8시. 도로는 퇴근하는 차량들로 가득했다.
진국은 양 계장에게서 받은 돈 봉투를 테이블 아래로 꺼내 세어보았다.
백 만원이 넘는 돈이었다.
양 어머니인 신 회장이나 황녹주가 돈을 준다고 해도 이보다 값지진 못할 터였다.
진국은 바지 주머니 깊숙이 돈봉투를 밀어 넣었다.
“얼굴이 왜 그래요?”
창밖을 내다보고 있던 진국이 고개를 돌려 맞은편을 바라보았다.
채연이였다.
“오셨어요?”
“제가 좀 늦었죠?”
2.
채연에게선 봄 새싹 냄새가 났다.
신해수를 마음속으로 결혼할 상대로 점지했지만 지금이라도 채연이 손을 내민다면
신해수와의 관계를 끊을 수도 있겠다는 기분이 들었다.
진국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자신에 대해 깜짝 놀라 몸을 움찔거렸다.
“얼굴 색도 안 좋고 경기 든 애들처럼 놀라시기도 하네.”
란제리 패션쇼를 위해 중국에 왔던 게 한 달쯤 전인데 그때보다 더 성숙해진 모습이었다.
어깨까지 자연스럽게 흘러내린 머리카락과 가슴 깊이 패인 블라우스 안의 흰 살이
진국의 눈에 선명하게 들어왔다.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진국은 눈을 질끈 감았다가 떴다.
“중국 문제가 뒤틀어진 거죠?”
채연은 란제리 쇼가 취소된 후에 한국으로 돌아간 터라 어느 정도 짐작은 하고 있을 터였다.
“진국씨가 아다시피 저도 속옷 장사를 하다보니까 ‘코지’에 대한 소문은 듣고 있어요.
올 연말 넘기지 못하면 최종 부도처리가 된다고 하던데 사실이에요?”
진국은 고개를 끄덕였다.
“강 이사라는 그 놈 정말 나쁜 놈이네.”
‘코지’의 부도는 그의 농간만이 아니라는 걸 굳이 그녀에게 설명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 제가 도울 일이 뭐죠?”
그녀는 팔을 걷는 시늉을 하며 테이블 바짝 다가앉았다.
그때 여 종업원이 주문을 받으러 왔다.
두 사람은 커피를 주문했다.
“주해원이라고 아시죠?”
진국도 더 이상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진국의 입에서 주해원이라는 이름이 나오자 채연의 눈가가 미세하게 일그러졌다.
“저랑 친한 친구예요. 그런데 그 친구랑 무슨 문제가 있으세요?”
진국은 ‘코지’의 현재 상황에 대해서 차분하게 설명을 했다.
또한 ‘코지’의 목을 쥐고 있는 최대 채권자가 황 사장이고
그의 애첩이라는 소문이 있다는 말까지 하나 빠짐없이 말했다.
“애첩이요?”
채연은 그 말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렇게 자존심 없는 애가 아닌데. 어쨌든 그래서요?”
“제가 부탁 드리고 싶은 건 황 사장을 만나게 해달라는 게 아니라
제가 준비해 온 프로젝트를 전해드릴 수 있게 좀 해줄 수 없을까 해서 말입니다.”
진국은 진땀이 다 흘렀다.
“어려우시면 어쩔 수 없지만 말입니다.”
진국은 채연의 표정에서 왠지 모를 난처함이 느껴졌다.
“어려운 건 아닌데.”
채연은 고개를 돌려 창 밖을 내다보았다.
“해원이는 내겐 정말 고마운 친구예요.
그리고 제가 부탁을 하면 들어줄 수도 있을 거예요. 다만……”
채연은 뒷말을 잇지 않았다.
“다만 뭡니까?”
“아니에요. 일단 전화를 해볼게요. 옛날 전화 번호 그대로 쓰는지 모르겠군요.”
진국이 그녀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그대로네요.”
채연이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응, 나 채연이야.”
3.
채연은 묵묵히 휴대폰을 든 채 창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진국은 주해원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지 답답했다.
채연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듣고 있기만 했다.
“알았어.”
채연이 통화를 끝냈다.
“일단 오시랍니다. 같이 가죠.”
채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사람은 주차장으로 향했다.
진국이 모는 차가 호텔 주차장에서 빠져 나온 후 남대문에 거의 도달할 때까지도
채연은 입을 열지 않았다.
진국은 상가 입구에서 차를 세웠다.
“채연씨, 아무래도 안되겠네요.
두 사람 사이의 사정이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나 살자고 채연씨를 곤란에 빠트릴 수는 없겠습니다.”
진국은 채연이 입을 열기도 전에 차에서 내려 조수석 쪽의 문을 열었다.
“진국씨, 왜 그러세요?”
“내려서 매장으로 돌아가세요.”
“저 매장 마무리 짓고 온 거예요.”
“그럼 집으로 가세요.”
“진국씨!”
채연이 발끈하며 조수석 문을 쾅 닫았다.
진국은 어쩔 수 없이 운전석 쪽으로 돌아왔다.
“채연씨, 저도 나름대로 직감이라는 게 있습니다.
부탁을 하긴 했는데 채연씨 본 후에야 제가 괜한 부탁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국씨 말이 맞긴 맞아요. 저랑 해원이랑 문제가 있긴 있어요.
그렇다고 진국씨를 돕는 데 문제가 될만한 건 아니에요.
걔랑 나랑 개인적인 문제란 말이에요.”
“그러니까 더더욱 안된다는 거죠.”
진국은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리곤 유턴 지점을 찾아 차를 몰았다.
“진국씨, 제 도움이 필요 없으세요?”
“그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면서까지 도움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저는 진국씨한테 도움을 받은 건 뭔가요?
그냥 늘 어긋나고 지지리도 복 없고 못난 년한테 보낸 싸구려 동정이었어요?”
채연이 또 한차례 발끈했다.
“진국씨가 그러시면 저 영원히 진국씨 안 볼거예요. 매장도 그만 둘 거구요.”
채연이 폭탄 선언을 했다.
진국은 어쩔 수 없이 갓 길에 차를 세웠다.
“물론 해원이랑 나랑 문제가 있긴 있어요.”
“그 문제가 뭔지 모르겠지만 채연씨를 곤란하게 만드는 문제잖아요.”
진국은 그녀에게서 도움을 받겠다는 생각을 접고 있었다.
“이런 말은 안 하려고 했는데……”
채연의 말에 의하면 주해원은 양성애자였다.
채연의 아버지가 죽었을 때 주해원은 마치 채연의 신랑이 그러하듯 채연의 집안 일을 도왔다.
채연은 싫었지만 딱히 기댈 데가 없어 그녀에게 의지했다.
그런데 주해원은 채연에게서 사랑을 원했다.
채연은 그녀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채연은 자신이 예전에는 이성애자라고 생각했다.
나송림을 만나 후 자신의 동성애를 발견했던 것이다.
그래서 진국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주해원은 그런 자신의 동성애를 애써 부정하기 위해 일부러 거절했던 연인이었던 것이다.
“그럼, 더더욱 채연씨에게 부탁해서는 안되겠군요.”
“해원이는 진국씨에게도 관심이 있었어요.”
채연의 말에 진국은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기분이었다.
4.
"셋이 살면 어떻겠냐고.
진국씨가 정읍까지 내려왔을 때 해원이가 내 무릎에 엎드려 울면서 그런 말을 했죠.
자기도 진국씨 같은 스타일 좋아한다고 그러면 문제 될 게 없지 않겠냐고 말이에요.
실은 전 그런 경험도 있어요.”
진국은 운전대를 힘주어 잡았다.
“진국씨를 배신하고 ‘코지’를 배신하고 나간 김중경씨가 송림이랑 같이 살았었어요.
그곳에 제가 들어가 살았죠.
그러다 자연스럽게 셋이 한 이불을 덮고 살았어요.
물론 섹스도 했죠.
해원이가 말한 건 그런 삶이었어요.
진국씨가 정읍에 내려왔을 때 제게서 느끼는 거랑 비슷한 감정을 느꼈대요.
그래서 자신에 대해 무척 혼란스러워 했어요.
진국씨 회사로 자금 문제 때문에 찾아가고 했을 때에도 몰래 진국씨를 구경하곤 했다고 하네요.”
풀어야할 숙제가 많은 데 주해원을 만나고 채연을 만나다 보니 머릿속이 더 얽혀버렸다.
진국은 그녀에게 어떤 말을 해주어야 하는 지 몰랐다.
“가세요. 도와줄 수 있대요. 그렇지만 황 사장을 만나게 해줄 수는 없대요.
다만 진국씨가 마련한 프로젝트를 읽게 해드릴 수는 있대요.”
진국은 시동을 걸지 않았다.
그러자 채연이 차에서 내려 운전석 쪽으로 왔다.
채연이 진국을 조수석 쪽으로 밀었다.
진국은 조수석 쪽으로 넘어갔다.
“진국씨는 잘 모르겠지만 진국씨는 여자들을 잡아 끄는 매력이 있어요.
그냥 봐도 그런데 실제로 겪으면 더 그래요.”
채연이 차에 시동을 걸며 미소를 지었다.
“해원이 불쌍한 얘예요. 저도 자세한 건 몰라요. 그리고 진국씨한테 고맙대요.”
“뭐가요?”
“내가 해원이한테 전화한 건 처음이거든요. 늘 걔가 나한테 전화를 했으니까.”
“그런데 뭐가 고마워요?”
“내가 자기한테 전화를 걸도록 만들어 주었잖아요.”
진국은 입을 다물었다. 오래 생각하고 준비하고 대비할 시간이 없었다.
그냥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 두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채연은 진국이 말한 상가 부근에 차를 세웠다.
그리곤 차에 앉아 있던 진국을 끄집어냈다.
“저는 말이죠. 진국씨가 무슨 짓을 하라고 해도 할 사람이에요.
전 진국씨 아니었으면 진작에 어떻게 됐을 지 모를 여자잖아요.
그리고 진국씨는 누구한테나 줄줄만 알았지, 받을 줄은 모르는 사람 같아요.
이젠 받기도 하세요.”
진국은 물끄러미 채연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홀리데이 호텔의 양 계장이 했던 말을 채연도 똑같이 하고 있었다.
진국은 순간 단순한 진실 하나를 깨달았다.
자신은 완벽하지 않으며 약점이 있는 하나의 인간이고 그 동안 너무 오만했다는 것이다.
진국은 채연의 손에 이끌려 사무실로 올라갔다.
채연이 원산 실업 사무실 문을 노크했다.
잠시 후 문이 열렸다.
진국이 걱정했던 것과는 달리 두 여자를 서로를 쳐다보며 환하게 웃었다.
“오랜만이야.”
“그래 너도.”
사무실로 들어선 두 여자를 서로를 포옹한 채 오랫동안 안고 있었다.
“여기는 알지?”
채연이 진국을 정식으로 소개했다.
“알지. 조진국씨.”
주해원이 진국에게 손을 내밀었다.
5.
주해원의 손을 잡은 진국은 깜짝 놀랬다.
여자의 손바닥이 돌처럼 딱딱하고 거칠었다.
“놀랬죠? 내 콤플렉스예요.”
주해원은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설명하지 않으셔도 지금 어떤 상황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건 사장님께 당신이 마련한 프로젝트를 읽으실 수 있도록
사장님 집무실에 놓아드릴 수 있는 정도예요.
그 이후에는 저도 어쩌지 못하구요.”
진국은 벽 앞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그래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럼, 황 사장님을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은 없습니까?
저희에겐 고작해야 이틀밖에 안 남았습니다.”
“그건 ‘코지’ 사정 아닙니까?”
주해원의 말투가 차가웠다.
그러자 채연이 힐끔 주해원을 쳐다보았다.
“그러게 회사가 그렇게 돌아가도록 아무도 몰랐단 말입니까?
천 명의 직원이 있으면 뭘 합니까?
참모 하나 잘 두고 못 두는 것으로 회사가 살기도 하고 죽기도 합니다.”
오랜 경험이 묻어나는 말투이기도 했다.
진국은 고개를 떨구었다.
그때 누군가 노크를 했다.
“들어오세요.”
“주문하신 거 가져 왔습니다.”
세 사람이 앉아 있는 테이블 위로 여러 곁 음식과 함께 광어 회가 올라왔다.
주해원이 주문을 했던 모양이었다.
“너 회 좋아하잖냐. 그래서 한번 시켜봤다.”
주해원은 무심한 척 채연에게 말을 건넸다.
“나보다야 네가 더 좋아했지.”
채연은 진국 앞에 수저를 놓아주었다.
주해원이 채연을 보며 눈을 흘겼다.
진국은 그녀의 눈길을 통해 주해원이 채연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술은 소주였다.
채연은 이번에도 소주잔을 진국 앞에 먼저 놓아주었다.
진국이 얼른 잔을 주해원 앞으로 옮겨놓았다.
채연은 무심결에 그렇게 행동했던 듯했다.
채연이 적잖이 놀란 얼굴로 주해원과 진국을 번갈아 보았다.
“해원아, 오해하지 마라.
너와 나의 세월에 대해 진국씨가 모르듯이 나와 진국씨의 세월에 대해 네가 모르는 게 많거든.
그러니까 내 말은 진국씨는 수렁에 빠져있던 나를 구해준 은인이라는 말이야.”
채연이 서둘러 변명을 하듯 말했다.
“치, 나는 아무 것도 아닌가?”
첫 인상과 다르게 주해원은 투정을 부리듯 말했다.
“아, 아니. 너 한테도 늘 고마워하지.”
채연의 얼굴이 붉어졌다.
진국은 두 여자를 힐금힐금 쳐다보았다.
둘이 사귀었다면 주해원이 남자 역할이고 채연이 여자 역할을 했을 듯했다.
여고에서는 그런 일이 흔하다는 말을 들었다.
진국은 주해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여자가 진국까지 마음에 두고 있다는 말은 혼란스러웠다.
채연이 잔에 술을 따랐다.
진국은 눈이 뻑뻑할 정도로 피곤했다.
제대로 잠 한 숨 자지 못한 상황이었다.
귀국해서 ‘코지’에 자금을 대줄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고 조금 숨을 돌릴 즈음
신해수를 만나 회포를 나누었다.
양어머니인 신 회장 집에서는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사람과 격렬한 섹스를 했다.
잠 잘 시간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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