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개와 늑대의 시간

제9장 색정기 1

오늘의 쉼터 2015. 5. 4. 16:02

제9장 색정기 1 

 

 

1.

 

봉수는 콘도를 나서는 진국의 눈짓을 보고 그를 따라 나갔다.

 

공정혜와 마평수 그리고 병달은 일하느라 두 사람이 콘도를 빠져나가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호천수의 배려로 생각지도 않게 ‘코지’의 전속모델이 된 이가성과 왕조선은 간이 무대에서

 

속옷만 걸친 채 속닥거리고 있었다.


봉수가 밖으로 나와 보니 진국이 동중국해를 바라보며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진국아, 너 담배 끊었었잖아.”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일이 아니다. 스트레스를 안 받아야 끊을 텐데 그게 잘 안 된다.”

 

봉수도 진국에게서 담배를 받아 물었다.

 

진국이 한국에서 돌아온 지 벌써 보름이 다 되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다 할 획기적인 디자인이나 아이디어가 나오질 않고 있었다.

 

진국은 물론 중국 팀 전체가 슬럼프에 빠진 듯했다.

 

“왜 보자고 했어?”

 

봉수는 담배연기를 길게 내뿜으며 물었다.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냐?”

 

동중국해에서 바닷바람이 불어오고 있었지만 한국과 달리 날은 따뜻했다.

 

“변화를 주려고 해도 자금이 있어야지.”

 

호천수 회장이 빌려준 콘도에 모두 일곱 사람이 생활하고 있었다.

 

진국이 가져온 돈은 이미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게다가 일이라는 게 마음처럼 풀리지 않았다.

 

일곱 사람이 모두 흡족할만한 디자인이 나와야 하는 데 지난 해 말부터 지금까지

 

이렇다할 샘플이 나오질 못한 상황이었다.

 

호천수 회장도 감감무소식이었고 본사라고 할 것도 없는 본사에서도 더 이상의

 

자금 지원을 바라는 것도 무리였다.

 

“지금 다들 독이 오르긴 올랐는데 뭔가가 부족해.”

 

봉수가 지금의 상황을 그렇게 진단했다.

 

진국 역시 지난 해 황 사장과의 일을 마무리하느라

 

진이 빠진 탓도 있지만 아직도 여러 가지 고민들로 괴로웠다.

 

해는 2006년으로 바뀌어져 있었다.

 

 ‘코지’의 부도가 유보되었을 뿐 변한 건 아무 것도 없었다.

 

“일은 일이고 그 신해수라는 여자랑 결혼 할 거냐?”

 

신해수는 메일과 전화로 꾸준히 진국의 안부를 물어오곤 했다.

 

“사람의 일이니까 더 두고 봐야지.”

 

“그 여자 느낌인데 괜찮아 보이긴 한데……”

 

봉수는 신해수라는 여자에 대해 께름칙한 느낌이 들었다.

 

“괜찮은데 뭐?”

 

“아니다. 우리 나이가 결혼하기엔 아직 이른 거 아니냐 이거지.”

 

봉수는 말머리를 돌리고 말았다.

 

봉수는 언젠가 진국의 메일 편지함에서 신해수에게서 온 메일을 본의 아니게 읽은 적이 있었다.

 

서두는 그저 그런 인사말이었는데 메일 말미에 일이 잘 진행되어 나가느냐고 물었고

 

자기가 도움을 주려고 한다면서 세부적인 진행들에 대해 묻곤 했던 것이다.

 

지금이야 별 다른 아이디어가 나오지 않고 있어 별 할 말이 없지만 후에 그런 이야기들을

 

진국이 다 털어놓았을 때 문제가 되지 않을까 싶었던 것이다.

 

“선배님, 한국에서 전화 왔는데요.”

 

병달이 콘도에서 나오며 진국을 쳐다보았다.

 

“회사야?”

 

“아닌데요, 웬 허스키한 여자의 목소리인데요.”

 


2.


“해순가?”


진국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콘도 안으로 들어갔다.

 

봉수도 덩달아 콘도 안으로 들어왔다.

 

모두 일이 막혀 있던 터라 진국의 전화 통화를 무심한 척 듣고 있었다.

 

“아, 해원씨. 내일 들어오신다구요? 들어오시는 건 좋지만 숙소가 마땅치 않아서.”

 

진국은 한동안 ‘네, 네.’거리더니 통화를 끝냈다.

 

콘도 안에서 지루한 작업에 매달려 있던 직원들이 일제히 진국을 쳐다보았다.

 

“전에 말씀 드렸던 주해원이라는 여자 분이 내일 여기로 온다는군요.

 

뭔가 결실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진국의 말을 듣고 있던 봉수는 적잖이 걱정이 되었다.

 

진국이 한국으로 돌아가 부도를 막으러 이리저리 뛰어 다니는 동안에

 

중국에서는 그다지 성과물이 나오지 않은 때문이었다.

 

진국이 돌아온 후라고 해서 달라진 것도 없었다.

 

“우리 감시하러 오는 건가요?”

 

공정혜가 턱을 손으로 괴고 앉아 진국에게 물었다.

 

“명목상 지원 팀장으로 오는 건데 그 의도야 와 봐야 알겠죠.”

 

진국은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이거 영 작업할 분위기가 안 납니다. 우리 기분 전환이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요?”

 

공정혜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며 기지개를 켰다.

 

그러자 이가성과 왕조선이 박수를 쳤다.

 

봉수는 직원들뿐만 아니라 이가성과 왕조선 역시 진국이 한국으로 떠난 뒤

 

단 하루도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는 걸 알고 있었다.

 

문제는 경비였다.

 

그걸 염려한 마평수가 봉수와 진국에게 가까이 다가왔다.

 

“팀장님, 남은 돈으로는 우리 한달 정도 살 여유밖에 없습니다.”

 

마평수가 은밀하게 진국의 귀에 대고 말했다.

 

진국은 직원들을 보며 그저 미소만 지었다.

 

그때 공정혜가 실 핀이 담긴 작은 케이스를 들고 돌기 시작했다.

 

“십시일반, 이럴 땐 돈 걷어서 먹어야죠.”

 

공정혜는 먼저 진국 앞에 케이스를 내밀었다.

 

진국은 지갑이며 주머니를 뒤져 돈이란 돈은 모두 꺼내 케이스에 담았다.

 

다음으로 봉수와 마평수 그리고 공정혜가 돈을 넣었고 병달이 마지막으로 넣었다.

 

“두 분은 이제 그만 옷 입으세요.”

 

이가성과 왕조선은 아랫도리만 가린 채 벌거벗은 채 생활하고 있었다.

 

진국이 한국으로 돌아간 뒤 이가성과 왕조선이 스스로 나서서 자신들이

 

그런 몸으로 속옷만 입고 생활을 하겠다고 나섰던 것이었다.

 

그래야 직감력이 뛰어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었는데 공정혜가 동의를 하는 바람에

 

두 여자는 그렇게 속옷만 걸치고 지냈던 것이다.

 

진국도 처음에는 아랫도리가 꼴려 제대로 서 있지 못할 정도였는데 이틀이 지나자

 

두 여자의 벗은 몸을 보는 게 아무렇지도 않았다.

 

“저희들도 데려 가시는 거죠?”

 

“당연하죠.”

 

“그럼, 오늘은 우리가 안내를 할까요?”

 

이가성이 왕조선을 쳐다보았다.

 

“저렴하고 신나고 때론 섹시하고 은밀한 곳이 있는데.”

 

“아, 그런 곳이라면 두 말하면 잔소리죠.”

 

한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던 병달이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오늘 병달이 살판이 났구만.”

 

“선배! 정말 이러기예요. 저 오늘 생일이란 말이에요.

 

그래도 우리 팀원들이 말이라도 축하한다고 할 줄 알았단 말입니다.”

 


3.


봉수는 그제야 병달이 하루종일 입을 다물고 있었던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런데 의외로 공정혜가 작은 케이스를 책상 서랍에서 꺼내 내밀었다.


“선물이에요.”

 

병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포장지가 옷감이었다.

 

새틴 소재의 옷감이었는데 그 옷감을 재봉하고 이어서 복주머니 같은 형태로 만들었던 것이다.

 

“별 건 아니에요.”

 

병달이 입구를 여민 단추를 풀고 뚜껑을 열었다. 병달이 꺼내 든 건 작은 황금열쇠였다.

 

“이거 진짜 금입니까?”

 

병달은 열쇠를 이빨로 물었다.

 

“그럼, 가짜를 드리겠어요.”

 

봉수는 대충 짐작이 갔다.

 

공정혜는 물론 최근에는 누구도 콘도 밖을 벗어나 본 적이 없었다.

 

그렇다면 황금열쇠는 공정혜가 가지고 있던 물건 중의 하나라는 말이었다.

 

“못 받겠어요.”

 

병달이 순순히 공정혜에게 열쇠를 도로 내밀었다.

 

“왜요?”

 

“분명히 소중한 걸 텐데 이런 걸 제가 어떻게 받아요.”

 

“병달 선배, 맞아요. 아주 소중한 거예요. 그래서 드리는 거예요.

 

우리 일 열심히 하자는 뜻이에요.”

 

“그럼, 우리 팀원들 전체에게 주어야지요.”

 

병달이 한사코 받기를 거부했다.

 

“그냥 받으세요. 정 마음에 걸리면 나중에 더 좋은 놈으로 선물해 주시면 되잖아요.”

 

공정혜가 발끈 화를 냈다. 봉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괜히 가슴이 아렸다.

 

“자, 자.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얼른 나갑시다.”

 

진국이 서둘러 자리를 무마 시켰다.

 

공정혜는 자신이 걷은 돈을 마평수에게 건넸다. 꽤 많은 돈이 걷혔다.

 

굳이 따져보지 않아도 각자가 가지고 있던 마지막 비상금일 터였다.

 

봉수를 비롯해 왕조선과 이가성까지 한껏 멋을 내고 상해 시내로 나왔다.

 

날이 따뜻해진 터라 상해 시내의 밤거리는 사람들로 인산인해였다.

 

봉수도 적잖이 마음이 들떴다.

 

봉수는 서울의 번화가 못지 않은 쇼윈도우들을 구경하며 걷느라

 

사람들과 어깨를 부딪히기도 했다.

 

팀원들은 주로 속옷 가게 앞에서 오랫동안 머물렀다가 자리를 뜨곤 했다.

 

그래도 ‘코지’ 중국 팀은 봉수뿐만 아니라 모두 적당히 들뜬 기분이었다.

 

이가성과 왕조선이 공정혜 곁으로 다가가 뭐라고 속닥거렸다.

 

공정혜가 고개를 끄덕인 후 진국과 봉수 앞으로 다가왔다.

 

“저기 가성이랑 조선이 가자고 하는 데는 바래요. 괜찮겠어요?”

 

“바?”

 

“뭐, 진국 선배나, 봉수 선배 그리고 마평수 선배를 좀 들어가기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데요.”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어린애들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다 이 말이지?”

 

“그래도 가실래요? 아무래도 노땅들은 그냥 술 먹고 여자들 주무르고 그런 데나 좋아하잖아요.”

 

공정혜가 눈을 흘기며 말했다.

 


4.


“아니, 무슨 소리야? 나, 난 그런데 안 좋아한다고.”


마평수가 다급하게 손사래를 쳤다. 공정혜가 깔깔거렸다.

 

그렇게 다섯 사람은 이가성과 왕조선이 이끄는 대로 따라갔다.

 

두 여자는 일행을 끌고 골목골목을 누비다가 막다른 길 앞에서 멈춰 섰다.

 

일행이 올려다 본 곳은 ‘호색한(好色漢)’이라는 이름의 바(bar)였다.

 

바는 지하에 있었다.

 

“이름이 호색한이네.”

 

병달이 네온 불빛으로 번쩍이는 간판을 가리켰다.

 

마평수와 진국은 간판 아래 반라의 여자 브로마이드를 쳐다보며 침을 삼켰다.

 

봉수는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았다.

 

이리저리 골목을 누빈 덕에 어디가 어딘지 가늠이 되질 않았다.

 

“이런 덴 여자들이 오는 데가 아닌데.”

 

병달이 앞 서 내려가던 공정혜의 등뒤에 대고 말하고 낄낄거렸다.

 

병달은 마냥 즐겁기만 한 모양이었다.

 

봉수는 너무 은밀한 곳으로 기분 전환을 하러 나온 게 아닌가 하는 기우가 들었다.

 

“가성이가 여기 죽여준대요.”

 

공정혜의 말에 이가성과 공정혜가 뒤돌아보았다.

 

“선배님들, 되게 걱정이 되는 모양이네.”

 

공정혜가 진국과 봉수를 올려다보며 말했다.

 

“걱정은 무슨 걱정.”

 

진국이 헛기침을 했다.

 

“새로운 걸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면 그때부터 늙는 겁니다. 하긴 늙긴 늙었지.”

 

“무슨 소리야? 아직 삽십대 초반이라고.”

 

공정혜는 입을 가리고 킥킥거리며 웃었다.

 

“아무튼 남자들이란……”

 

일곱 사람이 바의 문 앞에 섰다.

 

문 앞의 홀이 무척 넓었다.

 

그런데 바의 이름만 문 앞에 그려져 있을 뿐 음악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드나드는 사람 또한 보이지 않았다.

 

봉수는 적잖이 섬뜩했다.

 

이가성이 문 앞에서 벨을 눌렀다.

 

그러자 한참 후에 문이 열렸다.

 

문 위에 감시카메라가 보였다.

 

은밀한 장소라는 의미였다.

 

“여러분들 여기 오시면 뭔가 기발한 착상이 떠오를 거라고 조선이랑 얘기를 했었어요.

 

비싸거나 그런 덴 아니에요.

 

하지만 적나라한 곳이긴 해요.

 

저도 가끔 슬럼프에 빠지거나 답답할 때 여기에 오곤 해요.”

 

이가성이 문을 밀치고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또 문이 하나 더 있었다.

 

그녀가 안쪽 문을 열자 후끈한 열기와 함께 귀를 찢을 듯한 음악이 쏟아져 나왔다.

 

이가성과 왕조선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그 음악 소리에 깜짝 놀라 뒤로 주춤 물러설 정도였다.

 

일곱 사람은 안쪽 문 앞에 서 있던 덩치 좋은 남자의 안내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갔다.

 

중앙은 안으로 푹 꺼져 있었으며 둘레에 테이블이 있는 구조였다.

 

문 맞은편에 뮤직 박스가 있었고 사이키 조명이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었다.

 

“이리로 오시죠.”

 

남자가 안내한 곳은 탈의실이었다.

 

“탈의실?”

 

봉수가 공정혜의 어깨를 잡았다.

 

“맞아요, 탈의실.”

 

탈의실 안으로 들어서던 봉수는 그제야 홀 안의 풍경을 인식할 수 있었다.

 


5.


'호색한’이라는 술집은 바(bar)라기 보다는 락 카페에 가까운 곳이었다.

 

그런데 특이한 건 손님들이 하나같이 속옷만 걸친 채 즐기고 있다는 것이었다.

 

남자들은 모두 아랫도리만 가린 채 였고 여자들은 아랫도리만 가린 여자들이 있는 가 하면

 

가슴까지 같이 가린 여자들도 있었다.

 

아무튼 ‘호색한’은 속옷 술집인 셈이었다.


마평수와 병달 그리고 진국은 물론 봉수까지 테이블 난간 앞에 서서

 

중앙 무대를 둘러보느라 여념이 없었다.

 

“뭐해요.”

 

공정혜가 남자들의 잡아 당겼다.

 

일곱 사람이 들어간 탈의실은 간단한 칸막이로 남자 탈의실로 여자 탈의실로 구분이 되어 있었다.

 

탈의실 초입에는 옷을 받아 주는 보관함이 있었고 그 곁은 속옷을 빌려주는 곳이었다.

 

“속옷을 왜 빌려줘?”

 

봉수는 이가성에게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계획하고 온 사람들은 나름대로 섹시하거나 불편하지 않은 속옷을 입고 오는데

 

느닷없이 온 사람들은 좀 그렇잖아요.

 

펑퍼짐한 속옷을 입고 돌아다닐 수도 없고 또 배 나온 사람들은 배도 가려야 하고 등등.”

 

이가성이 웃었다.

 

봉수는 진국과 마평수를 번갈아보았다.

 

병달은 이미 탈의실 안으로 들어간 후였다.

 

“여기서는 옷 입고는 술 못 마시는 모양이지?”

 

진국이 왕조선에게 물었다.

 

“맞아요. 옷 입은 사람들 술 마실 데는 많아요. 여긴 그야말로 속옷 술집이에요.”

 

마평수가 봉수의 팔을 잡고 탈의실 입구 쪽으로 잡아당겼다.

 

“허, 나 원 참, 지금 제가 입은 게 그야말로 펑퍼짐한 건데 여기 사람들은 다 타이트하게 입었네요.

 

어쩌죠?”

 

마평수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 있었다.

 

봉수는 중앙 무대를 살피는 그의 얼굴을 보며 허탈하게 웃고 말았다.

 

“음, 나는 마음에 드는데.”

 

진국이 마평수와 봉수의 어깨를 잡아끌었다.

 

이가성과 왕조선 그리고 공정혜는 이미 탈의실로 들어가고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이곳에서 술을 마셔야할 판이었다.

 

세 사람은 속옷을 빌려주는 입구 앞에 섰다.

 

“어떤 속옷을 원하세요?”

 

바 앞에 서 있는 여자 역시 속옷 차림이었다.

 

조명 때문인지 유독 빨갛게 보이는 팬티와 브래지어를 입고 있었다.

 

“선배님들도 옷 빌리게요?”

 

“누가 이런 데 올 줄 알았나?”

 

봉수는 웃으며 마평수의 말을 받았다.

 

진국은 헛 기침만 해댔다.

 

“그냥 평범한 거 있을까요?”

 

“평범한 것도 종류가 많습니다. 색깔도 고르셔야 하구요.”

 

여자가 카다로그를 세 사람 앞에 내밀었다.

 

수 백 가지의 속옷이 있었다.

 

세 남자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유명한 란제리 쇼나 유명한 속옷 제작 회사의 카다로그에서는 전혀 볼 수 없었던 속옷 천지였다.

 

오로지 끈으로만 처리된 속옷도 색깔별로 수십종이었고 음낭을 유독 강조해 앞으로 툭 튀어나온

 

속옷이며 남성의 아랫도리를 강조할 수 있게 해 준 속옷도 있었고 크기는 손바닥만한 속옷도 있었다.

 

스판 소재인 듯했다.

 

“아가씨가 골라주는 대로 입을 게요.”

 

봉수는 속옷을 고르질 못해 여자에게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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