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방/개와 늑대의 시간

제8장 변태기 12

오늘의 쉼터 2015. 4. 25. 09:48

제8장 변태기 12 

 

 

왕조선, 22세, 중국 예술학원 졸업. 이가성, 21세, 중국 연기학원 재학 중.


공정혜는 두 여자의 프로필을 메모했다.

 

“보시다시피 작업 환경이 별로 좋지 않습니다. 괜찮으시겠습니까?”

 

“저희들은 상관없어요.”

 

“회장님께서 최대한 도와드리라고 하셨어요.”

 

두 여자는 적극적이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우리는 두 분에게 급여를 지불할 수 없는 처집니다.”

 

“알고 있어요.”

 

왕조선이 싱글벙글 웃으며 대답했다.

 

매우 진지한 세 사람과 달리 왕조선이나 이가성은 소풍이라도 나온 듯 웃고 있었다.

 

봉수는 공정혜와 마평수를 데리고 콘도 밖으로 나왔다.

 

“괜히 지난번처럼 우리 아이디어가 새나가는 거 아닐까?”

 

봉수는 무엇보다 그게 걱정이었다.

 

두 여자의 태도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호천수가 강 이사와 만나던 장면을 목격한 뒤라

 

더더욱 의심스러웠다.

 

“그러게요. 호의를 베푼다고 했던 로리타 봐요.

 

디자인은 둘째치고 장비까지 모조리 가져가 버렸잖아요.”

 

마평수도 맞장구를 쳤다.

 

“이 마당에서 호 회장이라도 안 믿으면 어쩔 겁니까?”

 

공정혜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지금 이것저것 따지다가는 다 죽게 생겼는데.”

 

그녀의 말 그대로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때 병달이 투덜거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왜 그래?”

 

“여기까지는 선을 깔아줄 수 없답니다.

 

우리가 먼저 들어갔던 그 콘도 부근에서 선을 따와야 하는데 그건 우리 보고 직접 하랍니다.”

 

“산 너머 산이구만.”

 

마평수가 파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은 맑았다.

 

콘도 앞에 해라도 들지 않았다면 자포자기라도 할 심정이었다.

 

“정말 남자들이 왜 이럴까? 우리가 직접 깔면 되잖아요.

 

무선 인터넷이 안되는 걸 어떡합니까. 자동차 키 주세요.”

 

공정혜가 봉수에게 손을 내밀었다.

 

봉수는 얼떨결에 공정혜에게 자동차 키를 넘겼다.

 

“선도 우리가 장만해야 한 대요?”

 

병달이 고개를 끄덕였다.

 

“저랑 같이 시내 나갔다 와요.”

 

공정혜가 병달의 팔을 잡았다.

 

공정혜가 차를 몰고 휑하니 사라졌다.

 

마평수와 봉수는 서로를 쳐다보기만 했다.

 

“지금 기분이 월세방 뺀 돈으로 죽기 살기로 마지막 투자를 하는 기분입니다.”

 

“그러게요.”

 

일을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여건이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정작 실질적인 일은 시작도 못하고 있었다.

 

“공정혜 말이 맞아요.

 

우리야 이제 바닥인데 누굴 믿고 안 믿고 할 처지가 아니잖아요.

 

선 깔면 인터넷 연결할 수 있도록 준비라도 해 둡시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코지’의 운명이 봉수의 어깨 위에 달려 있었다.

 

봉수와 마평수가 뒤돌아 섰다.

 

콘도 입구 문을 열던 마평수가 멈칫했다.

 

“선배…”

 

마평수가 삐쭉 열린 문틈으로 안을 가리켰다.

 

회의용으로 창가 쪽에 놓아둔 책상 위에 두 여자가 상체를 벗은 채 엉켜있었다.

 


봉수와 마평수는 안을 들여다 보았다.

 

왕조선과 이가성은 서로의 젖가슴을 애무하며 황홀경에 빠져 있었다.

 

봉수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

 

덩달아 마평수 역시 곁에 앉았다.

 

햇빛은 따사롭게 두 사람을 비추었다.


“허, 참. 레즈비언이라니.”

 

“그래도 그렇지. 이 순간에 성욕이 어떻게 일었을까요?”

 

“젊은 나이잖아요.

 

그리고 한 순간에 필이 제대로 꽂히면 뭐 뵈는 게 없지 않겠습니까?

 

중국 사람들 정말 많이 변했어요.”

 

“그러게 말입니다. 그나저나 아주 일이 제대로 꼬인 거 같습니다.”

 

봉수는 답답했지만 뭐라고 할말이 없었다.

 

두 여자가 필요하지 않다고 돌려보낼 수도 없었다.

 

“그런데 호 회장이 저 여자들이 레즈비언이라는 걸 몰랐을까요?”

 

마평수의 말에 봉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잠깐 만난 여자지만 호천수는 누구보다 눈치나 직감이 빠른 여자였다.

 

지금 남의 사무실에서 애정 행각을 벌일 정도로 성욕을 밝히는 레즈비언이라면

 

호천수가 이미 감을 잡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알겠습니까?”

 

봉수는 말은 그렇게 했지만 호천수는 두 여자의 성적 취향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두 가지 뜻 중 하나였다.

 

일을 방해하던가, 아니면 더욱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이던가.

 

하지만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는 뜻으로는 도무지 생각되지 않았다.

 

봉수와 마평수는 콘도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한 채 문 앞에 앉아 해바라기만 했다.

 

“선배님, 끝난 모양이네요.”

 

문틈으로 안을 살피던 마평수가 말했다.

 

안으로 들어가던 봉수는 헛기침을 하며 두 여자의 얼굴을 살폈다.

 

빨갛게 홍조 띈 얼굴이 야릇하고 섹시해 보였다.

 

‘내가 이 마당에 저 여자들이 섹시하다는 생각이나 하고.’

 

봉수는 자신의 머리를 손으로 쥐어박았다.

 

마평수와 봉수는 인터넷을 깔기 위한 장비들을 준비했다.

 

2km 남짓되는 거리에 인터넷 선을 깔아야만 했다.

 

선을 공중으로 띄워야만 하는데 가로등이나 전신주에 올라갈 사다리도 없었고 기술도 없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봉수는 더 이상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봉수와 마평수가 분주하게 움직이는 동안 두 여자는 창가에 앉아 소곤거리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두 여자는 있는 듯 없는 듯 행동했다.

 

화장실도 소리 없이 다녀왔고 물 한잔을 마셔도 알아서 해결했다.

 

병달과 공정혜가 장비들을 구해 돌아왔다.

 

콘도 사무실로 달려가 사다리를 구하고 선을 연결할 장비를 구했다.

 

전신주에는 병달이 올라갔다.

 

군대 시절 통신병을 했던 경험을 살렸다.

 

인터넷이 들어왔다.

 

팀원들은 그 한 가지 일을 했을 뿐인데 대단한 걸 끝냈다는 듯 뿌듯해 했다.

 

봉수 역시 상상하지 못했던 일을 해낸 것에 대해 기분이 좋아졌다.

 

“자,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할까요?”

 

인터넷 선 까는 일만 했는데 해는 벌써 서편으로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저 여자들은 퇴근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병달이 두 여자를 가리켰다.

 


저희들도 같이 생활할 겁니다.”


왕조선은 자신들이 들고 온 가방을 눈으로 가리켰다.

 

“정말입니까?”

 

병달이 입을 벌리고 웃었다. 공정혜가 눈을 흘겼다.

 

“호 회장이 어떤 마음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시작해 봐요.

 

의심하고 의견 나누는 일만 하다가 세월 다 가겠어요. 이리들 오세요.”

 

봉수는 그나마 공정혜가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전 처음 보는 여자들과 지내는 일이 쉽지는 않은 일이기 때문이었다.

 

“정말 우리를 도와주러 온 거죠?”

 

공정혜가 허리에 손을 짚고 서서 두 여자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럼요.”

 

“그럼, 본격적으로 시작하죠. 몸을 좀 보겠습니다.”

 

봉수와 병달 그리고 마평수는 공정혜의 뒤에 서서 침만 꿀꺽 삼켰다.

 

공정혜의 눈은 날카로웠다.

 

사실 팀원들은 이미 많이 지쳐있는 상황이었다.

 

그런 팀원들을 공정혜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지고 있었다.

 

두 여자는 전혀 주저하지 않고 옷을 벗기 시작했다.

 

봉수는 두 여자의 애정행각을 문틈으로만 살짝 본 터라 두 여자의 몸이 더욱 궁금했다.

 

두 여자는 브래지어와 팬티만 남기고는 모두 벗었다.

 

왕조선은 연분홍 빛의 트렁크형 햄 팬티에 와이어가 없는 브래지어를 입고 있었다.

 

반면 이가성은 ‘T’자 형의 빨간색 팬티에 몰드 브래지어를 입고 있었다.

 

이가성은 보기보다 가슴이 좀 작다는 뜻이었다.

 

어쨌든 두 여자 모두 가슴은 보통 크기였지만 몸매는 바람에 날리는

 

비단처럼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선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도 마저 벗을까요?”

 

순진한 건지, 아니면 정말로 적극적으로 ‘코지’를 도와주겠다는 뜻인지 헷갈렸다.

 

공정혜가 뒤에 서 있는 남자들을 힐끔 돌아다보았다.

 

“다 보실래요?”

 

봉수는 물론 병달과 마평수도 눈을 동그랗게 뜬 채 뭐라고 말을 해야 할 지 몰랐다.

 

왕조선과 이가성은 그저 빙글빙글 웃고 있었다.

 

“아무래도 중국 여자들의 몸을 적나라하게 봐야 뭔가 나오지 않을까?”

 

“그러게, 같은 아시아 여자라고는 하지만 한국 여자랑 중국 여자랑은 다르겠지.”

 

“우리가 중국에 온 마당에 말야.”

 

그 숙맥 같은 마평수까지 거들었다.

 

그 말은 들은 듯 두 여자는 아무렇지도 않게 브래지어를 벗기 시작했다.

 

“저는 북경에서 태어났어요.”

 

왕조선이 뒷짐을 지며 말했다.

 

브래지어 뒤에 숨겨져 있던 가슴은 겉보기보다 풍만했다.

 

“저는 난징 출신이에요.”

 

몰드 브래지어를 하고 있는 줄 알았던 이가성 역시 그다지 작은 가슴은 아니었다.

 

브래지어를 벗자 두 여자의 피부색이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왕조선은 희디희다면 이가성은 좀 까무잡잡한 편이었다.

 

봉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브래지어를 벗으며 자신들의 출신을 말하는 것일까?

 

“돌아 보실래요?”

 

공정혜가 부드러운 말로 부탁했다.

 

두 여자는 팬티만 걸친 채 가슴도 가리지 않고 뒤로 돌아섰다.

 

봉수는 두 여자의 뒷모습에서 어떤 슬픔 같은 걸 느꼈다.

 

그러면서도 두 여자의 뒷모습에서는 거역할 수 없는 힘과 중국의 화려함 같은 게 느껴지기도 했다.

 


봉수는 두 여자의 뒷모습에서 황금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봉수는 화려하지만 슬픈 느낌의 보석이 곧 황금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


“도, 돌아 보실래요?”

 

봉수가 공정혜 곁에 섰다.

 

공정혜 역시 눈이 빛났다.

 

병달과 마평수 역시 두 사람과 나란히 섰다.

 

두 여자가 돌아섰다.

 

“이번엔 그 속옷도 좀 벗어 줄 수 있을까요?”

 

봉수는 손가락으로 두 여자의 아랫도리를 가리고 있는 팬티를 가리켰다.

 

공정혜가 힐끔 봉수를 쳐다봤다. 마평수와 병달이 한발 앞으로 나왔다.

 

두 여자는 어깨를 으쓱 해 보이고는 주저하지 않고 팬티를 벗었다.

 

북경 출신이라는 왕조선은 체모가 풍성했으며 곱슬곱슬했다.

 

반면 난징 출신인 이가성은 거의 직모에 가까웠다.

 

옷을 입고 있을 때는 몰랐는데 옷 벗은 모습은 너무도 달랐다.

 

남자들의 눈이 반짝거렸다.

 

마평수가 잠깐 봉수에게 눈길을 주었다.

 

봉수 역시 그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다가 눈이 마주쳤다.

 

두 남자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왕조선이라는 여자와 이가성이라는 여자는 서로가 너무도 달랐다.

 

그런 다른 서로에게 끌려 반한 것인지도 몰랐다.

 

“혹시 두 분은 친구신가요?”

 

봉수는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려는 욕심에 물었다.

 

공정혜가 눈을 흘겼다.

 

지금 그런 질문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는 눈흘김이었다.

 

“저희는 호 회장님 때문에 오늘 처음 만났는데요.”

 

왕조선이 이가성을 쳐다보며 대답했다.

 

“저는 스무살이구요.”

 

왕조선이 자신의 나이를 말한 다음 이가성에게 눈길을 주었다.

 

“저는 스물 한 살이에요.”

 

봉수가 희미하게 웃자 마평수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병달은 둘이 미소짓는 걸 눈치채고 고개를 갸웃거렸다.

 

“돌아보실래요?”

 

두 여자가 벌거벗은 채 팽그르르 돌았다.

 

싱싱한 두 여자를 보자 없던 의욕도 생겨날 판이었다.

 

우중충하고 싸늘하게 느껴지기만 했던 콘도 안이 갑자기 환해진 느낌이었다.

 

두 여자가 움직일 때마다 가슴과 엉덩이가 탄력적으로 흔들렸다.

 

“열번 찍어도 표가 안 나는 여자가 있다……”

 

병달이 요즘 화장품 CF 나오는 카피를 흉내내 말하며 침을 삼켰다.

 

“선배님들, 정말 자꾸 침 삼키고 그럴래요?”

 

맨 앞에 서 있던 공정혜가 뒤돌아보며 핀잔을 주었다.

 

세 남자가 서로를 쳐다보았다.

 

“내가 언제? 병달이라면 모를까?”

 

봉수는 한 발 뒤로 물러나며 병달이의 어깨를 쳤다.

 

“선배님도 참, 저야 여기가 건조해서 그냥 침이 넘어간 거죠.

 

생사람 잡지 마십시오. 침 흘린 건 선배님이라구요.”

 

“허, 참. 내가 무슨 침을 흘렸다고 그래.”

 

“그럼, 제 뒤에서 꿀꺽꿀꺽 침 삼킨 사람이 마 선배닙까?”

 

“말도 안돼. 나는 입술에 침조차 바른 적 없어요.”

 

마평수가 황급히 손을 뻗어 내저었다.

 


왕조선과 이가성이 배꼽을 잡고 웃었다.

 

그녀들이 웃는 바람에 탱탱한 가슴의 가운데 매달린 검붉은 유두가 떨렸다.

 

병달과 마평수 그리고 봉수의 얼굴이 한꺼번에 붉게 달아올랐다.


“우리 여기 일하러 온 거지? 감상하러 온 거 아니에요.”

 

공정혜가 못을 박듯 말했다.

 

“이렇게 화기애애해지는 거라면 내가 진작에 벗었어야 하는데.”

 

공정혜의 엉뚱한 말에 이번에는 남자들이 웃었다.

 

“정말이에요. 선배님들 위로해 줄 수 있는 방법이 여자 감상이라면

 

지금 같은 심정으로는 나도 옷 벗고 구경시켜 드릴 수 있다 이겁니다.”

 

공정혜는 어쩌면 싱싱하고 탄력적인 육체를 가진 두 여자에게서

 

묘한 경쟁심을 느낀 때문인지도 몰랐다.

 

봉수는 주먹으로 입을 막고 큰기침을 했다.

 

“그런데 북경 출신이라는 거랑 난징 출신이라는 거랑 뭐가 다릅니까?”

 

병달은 대충 짐작을 하고 있으면서도 두 여자에게 말을 걸고 싶어 물었다.

 

그런 병달의 의도를 봉수도 짐작했다.

 

봉수는 그런 병달을 굳이 말리지 않았다.

 

두 여자는 가슴이나 아랫도리를 가리지 않은 채 뒷짐을 쥐고 서 있었다.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아시겠지만 중국은 지역이 매우 넓습니다.

 

북쪽에서 태어나서 자란 여자와 남쪽에서 태어나 자란 여자의 몸이나 피부 색깔 등등 차이가 많습니다.

 

호 회장님께서 그런 차이를 분명하게 가르쳐 주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봉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왕조선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

 

북경은 난징보다 상당히 추운 편이다.

 

한 겨울에는 외부 출입이 없고 옷을 많이 입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피부가 외부에 노출되는 경우도 적었다.

 

체모야 사람 차이이기는 하지만 보편적으로 추운 곳의 사람들이 털이 많이 나는 편일 터였다.

 

“아!”

 

그쯤 생각하던 봉수가 손뼉을 쳤다. 동시에 세 사람이 봉수를 쳐다봤다.

 

“같은 원단 같은 디자인이더라도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나게 뽑아내야 한다는 거야.

 

똑같은 디자인이지만 약간씩 다르게 그러니까 북경식 남경식 이렇게 말이지.”

 

“난 또 무슨 말씀하시려나 싶었네.”

 

병달이 시시하다는 듯 투덜댔다.

 

왕조선의 설명을 들으며 팀원들은 이미 마음으로 그렇게 나누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 전체에 팔아먹으려면 같은 디자인이더라도 지역에 따라 약간씩 변화를 줘야 한다는 게

 

뭐 잘못된 말인가?”

 

“선배님도 참, 우리도 그 정도는 알아먹었다 이 말입니다."

 

“그런가?”

 

봉수가 머리를 긁적였다.

 

왕조선과 이가성이 또 한차례 깔깔거리고 웃었다.

 

웃음이 많은 여자들이었다.

 

“알았어요. 옷 입으세요.”

 

그러자 왕조선과 이가성이 서로를 바라보았다.

 

“저희는 그냥 이대로 지내도 괜찮아요.”

 

“이대로 지내다뇨?”

 

“그냥 이렇게 벗은 채로요.”

 

“그래요. 호 회장님께서도 그래야 한다고 하셨어요.”

 

두 여자가 팀원들 앞으로 가까이 다가왔다.

 

이건 또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세 남자가 동시에 침을 꿀꺽 삼켰다.

 

그 소리가 어찌나 큰지 창 밖에서 들리던 바닷바람 소리조차 먹혀들었다.

 

 

 

 

'소설방 > 개와 늑대의 시간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제8장 변태기 14   (0) 2015.04.25
제8장 변태기 13   (0) 2015.04.25
제8장 변태기 11   (0) 2015.04.23
제8장 변태기 10   (0) 2015.04.22
제8장 변태기 9   (0) 201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