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장 변태기 10
진국은 아차 싶었다.
로리타의 비위 하나 제대로 맞추지 못해 중국 기업을 적으로 만들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또한 그녀에게 사과할 마음도 없었다.
오히려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은 진국 자신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런 개런티 없이 해주겠다는데 거절하시겠다? 차 사장도 그런 결정에 대해 알고 있나?”
로리타는 소파에 앉아 담배를 꺼내 물었다.
좀 전까지 섹스에 미쳐 화냥기로 가득했던 여자가 어느새 차가운 바이어가 되어 있었다.
진국은 난감했다.
“그런 결정의 권한은 제게도 있습니다.”
“하긴 뭐. 쥐 부랄 만한 회사에서 누가 결정하든 무슨 상관이 있겠어.”
로리타는 돌변했다. 진국은 문득 두려웠다.
링링이라면 코지보다 수십 배는 큰 기업이었다.
그들을 적으로 삼는다면 분명 중국 진출에 어려움이 따르겠지만 그 문제가 두려운 게 아니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그녀가 진국을 성희롱하고 강간한 파렴치범으로도 몰 수도 있었다.
그만큼 냉혹한 여자의 면모를 가지고 있었다.
차 사장은 몰랐단 말인가?
하지만 진국은 더 이상 물러 수도 없었다.
“돌아가십시오. 저희는 로리타씨의 도움을 받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진국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이며 목례를 했다.
그러자 로리타가 담배를 카펫 바닥에 던졌다.
진국은 어쩔 수 없이 담배꽁초를 집어 재떨이에 비벼 껐다.
“뭐? 내 도움이 필요 없어?
내 디자인 한 장 받으려고 줄을 서도 못 받을 판에 내 도움이 필요 없어?
당장 나가! 차 사장 생각해서 상해까지 달려왔는데.
쥐 부랄 만한 기업이랑 상대를 한 내가 잘못이지. 당장 나가!”
그녀가 재떨이를 들어 문 쪽으로 던졌다.
다혈질의 여자였다.
진국은 그런 여자에게 더 이상 휘둘리기 싫었다.
진국은 뒤돌아 서서 걸어 나왔다.
한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녀가 ‘쥐 부랄 만한 기업’이라고 뇌까렸던 말이 자꾸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내가 아주 중국에서 발을 못 붙이도록 만들겠어.”
열린 문틈으로 그녀의 악담이 들려왔다.
그녀가 어디론가 전화를 거는 듯했다.
진국의 귀에 끊어진 말들이 토막토막 들려왔다.
진국은 엘리베이터가 오기를 기다렸다.
로리타는 차 사장에게도, 또 링링이라는 기업에도 전화를 건 듯했다.
진국은 차 사장의 오너로서의 자질이 더욱 더 의심스러워졌다.
엘리베이터가 진국 앞에 와서 멈췄다.
진국은 엘리베이터에 오른 후에야 그녀에게 마련해 준 장비 생각이 났다.
다시 그녀를 찾아가 장비를 돌려달라고 말해야 할텐데 어찌해야 좋을 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내일 체크아웃하고 나서 오면 되겠지.’
진국은 그런 생각을 하며 사무실로 돌아왔다.
팀원들은 책상을 창가 쪽으로 옮겨놓고 소꿉장난하듯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선배님, 안주가 좋은 게 남아서 말입니다. 이 많은 음식을 버릴 수도 없잖습니까?”
병달이 술병들을 가리키며 변명을 했다.
“그러게요. 내일 이사도 해야 하고,
또 우리 새로운 환경에서 새로운 각오로 열심히 하자는 각오의 단합대회이기도 하고 말이죠.”
공정혜의 말이 비틀거렸다.
“누가 뭐라고 했습니까? 나도 술 한잔 주십시오.”
진국이 공정혜에게 술잔을 내밀었다.
그녀가 잔에 술이 넘치도록 따랐다.
“선배, 로리타씨랑 무슨 일 있었어요?”
“내 얼굴에 무슨 일이 있었다고 써 있냐?”
진국은 로리타가 말도 안 되는 개런티를 요구해서 그만 두기로 했다며 거짓말을 했다.
“장비들은요?”
마평수가 빨갛게 달아오른 코를 내밀며 물었다.
“아마, 내일 출국할 겁니다. 체크아웃 하면 그때 가보죠.”
“그 장비들 보통 비싼 게 아닙니다.
중국에서도 구하기 힘든 장비들이라 꼭 찾아와야 합니다.”
“그나 저나 쓸만한 디자인은 나온 게 없었습니까?”
공정혜는 나름대로 걱정이 되는 눈치였다.
진국은 로리타의 숙소에서 보았던 디자인들을 떠올렸다.
그 정도는 봉수나 공정혜도 충분히 해낼 수 있을 만한 디자인이었다.
그렇게 신선하지도 않고, 또한 중국 여성들을 사로잡을 만한 어떤 감흥도 일지 않았던 것이다.
“공정혜씨는 오늘도 숙소에 안 들어갈 겁니까?”
진국이 물었다.
“저도 이제 남자 다 됐습니다. 여기서 누가 저를 여자로 보기나 합니까.”
공정혜의 입술이 삐죽 튀어나왔다. 병달의 눈이 반짝였다.
“어쨌든 내일부터 새롭게 시작해 봅시다.
마평수씨 내일 이사하는 데 지장 없도록 준비합시다.”
진국이 마무리를 지었다.
술상이 치워지고 간이 침대가 펼쳐졌다.
공정혜는 화장실로 들어가 화장을 지우고 편한 옷차림으로 갈아입고 나왔다.
간이 침대는 창가에 펼쳐졌다.
창 밖으로 중국의 달이 보였다.
보름달이었다.
달빛이 창을 뚫고 들어와 팀원들의 모습을 샅샅이 비추었다.
“정말 우리가 성공할 수 있을까요?”
공정혜의 목소리가 달빛 사이를 둥둥 떠다니는 듯했다.
누구도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진국 역시 어떤 것도 확신할 수 없었다.
팀원들은 다음날 새벽 6시부터 일어나 이사 준비를 했다.
짐을 꾸리고 짐차를 부르고 사무실 계약을 취소했다.
진국은 호천수와 통화를 했다.
오늘 아무 때나 가면 관리인이 열쇠를 건네줄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
팀원들이 짐을 모두 꾸려 나왔을 땐 벌써 10시가 훌쩍 지나 있었다.
“나랑 봉수는 양쯔 호텔로 가서 로리타씨가 썼던 장비들 챙겨서 그리고 갈게요.
먼저들 가서 짐 푸세요.”
진국과 봉수는 양쯔호텔로 향했다.
두 사람의 차가 양쯔호텔 입구로 들어설 무렵,
“진국아, 저기 강 이사 아니냐?”
봉수의 말에 진국이 차를 세웠다.
강 이사와 노애란 그리고 중국인 몇몇이 호텔 정문 앞에 모여 있었다.
진국과 봉수는 호텔 정문 앞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잠시 후 호천수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강 이사를 비롯해 노애란까지 우르르 호천수 주변으로 다가가고 있었다.
“저 여자, 호천수 회장이잖아.”
봉수는 놀라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진국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호천수는 강 이사 등과 악수를 한 후 대기하고 있던 차를 올라탄 후 사라졌다.
잠시 후 강 이사와 노애란도 다른 차로 떠났다.
“진국아, 호천수 회장까지 강 이사 농간에 넘어간 게 아닐까?”
지금으로서는 아무 것도 자신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양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해 보고 싶지도 않았다.
호천수와 강 이사의 관계에 대해 아무 것도 알지도 못하면서
지레짐작으로 호천수를 의심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언제 체크아웃 했지?”
로리타로부터 전화 연락도 받지 못했던 터라
진국이나 봉수는 서로를 멀뚱 멀뚱 쳐다봤다.
로리타가 묵었던 방은 텅 비어 있었다.
전원 연결 잭은 물론 종이 한 장 없었다.
“호텔 직원들이 다 치웠나?”
봉수는 깨끗하게 치워진 호텔 방을 둘러보며 아무런 의심없이 말했다.
진국과 봉수는 호텔 로비로 내려왔다.
로리타가 묵었던 방의 방 값을 계산하고 지배인을 찾았다.
호리호리하고 창백한 얼굴의 지배인이 두 사람을 맞이했다.
“혹시 말입니다. 1215호에 있던 물건들 치우셨습니까?”
“무슨 물건들 말입니까?”
“컴퓨터랑, 복합기, 제도판 같은 거 말입니다.”
“아, 그 물건들이요. 그 방에 묵으셨던 여자 분께서 모두 뉴욕으로 보내달라고 하셔서
포장해서 화물운송회사로 보냈는데요. 뭐가 잘못 됐습니까?”
진국은 머리통을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다.
세계에서 알아준다는 디자이너가 그런 장비에 대해 욕심을 부리리라고는 상상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정말 웃기는 여자네.”
진국은 할 말이 없었다.
“차 사장은 뭐 그런 여자를 상해까지 보냈대.”
그때 진국의 휴대폰이 울렸다. ‘양반되기는 글렀다더니’ 차 사장의 전화였다.
“어떻게 된 겁니까? 로리타가 무척 화가 나서 제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뉴욕으로 돌아간다고 하던데.”
진국은 어제 있었던 일들에 대해 차마 얘기할 수 없었다.
더군다나 봉수가 곁에 있어 더더욱 입을 열 수 없었다.
“무슨 일을 어떻게 처리했길래 로리타가 화를 다 냅니까?”
진국은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이러면 우리가 어디 조 팀장을 믿고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네?”
차 사장의 목소리가 날카로웠다.
진국은 더 이상 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어제 있었던 이들에 대해 말하고 말았다.
로리타가 남자 조수를 원했던 일, 그리고 두 번의 섹스, 장비 요구, 장비를 모두 회수해 간 일….
“서, 설마 그럴 리가.”
“죄송합니다. 저는 더 이상 그 분의 요구를 들어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차 사장은 한동안 침묵했다.
“설마 했는데…”
차 사장도 로리타의 일하는 습관에 대해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랬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내가 괜히 팀원들에게 폐만 끼쳤군요.
조만간에 경비 좀 더 마련해서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가던가, 아니면 직원 하나를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잠깐 누가 나와도 좋구요.”
통화를 끝냈다. 봉수는 곁에 서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진국을 쳐다봤다.
“사실이야?”
“그래 임마, 사실이다.”
진국은 담담하게 말했다.
“정말 로리타랑 섹스를 했단 말야?”
봉수는 입맛을 다시기까지 했다.
“왜? 아쉽냐?”
“아쉽기는…. 정말 웃기는 여자네.”
진국은 봉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대양의 땅'이라는 콘도는 팀원들이 상상했던, 한국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런 콘도가 아니었다.
집 한 채가 완전히 독립된 콘도였다. 가까이 있는 옆 콘도까지 적어도 50m 남짓 떨어져 있었다.
구석구석 빈틈없이 도로가 깔려 있고, 콘도 앞에는 잔디밭이 조성돼 있었다.
마치 베버리 힐스에 들어와 있는 기분을 들게 만들었다.
병달과 마평수, 공정혜는 빈차로 들어오는 진국의 차를 알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넋을 놓은 채 주변 구경을 하고 있었다.
“그냥 콘도라고 해서 한국에 있는 콘도만 생각했는데 이건 딴 나라에 와 있는 기분이네요.”
병달이 먼저 입을 열었다.
“중국은 빈부 격차가 심하니까.
가난한 동네는 아주 가난하지만 부유한 동네는 우리 나라 강남 저리 가라지.”
마평수가 입맛을 다셨다.
진국의 차가 콘도 주차장으로 들어왔다.
“뭐해?”
진국이 병달의 어깨를 쳤다.
“어, 언제 오셨어요? 이런 델 우리가 써도 되는 지 모르겠어요.”
진국과 봉수도 주변 경관에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콘도는 이층 건물이었다.
말이 콘도지, 잘 지은 전원 주택이었다.
족히 열 대의 차를 주차할 수 있을 정도로 주차장도 넓었다.
“그런데 짐은 어쩌고 빈손입니까?”
봉수는 그저 맥없이 웃고 말았다.
“그 여자, 우리가 사준 장비 모두 가지고 갔어.”
“무료로 봉사 해주기로 했던 거 아니에요?”
“물론 무료지.”
“그게 어떻게 무료예요.”
공정혜가 입을 삐죽거렸다.
“안 그런 줄 알았는데 있는 사람들이 더 쪼잔하다는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어설프게 있는 사람들이 그런 거야.”
진국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런데 여긴 난방이 잘 되나 모르겠어요.”
병달이 투덜대며 짐을 들고 옮기기 시작했다.
“왜? 그 동안 추웠냐?”
“상해가 우리보다 위도상으로 남쪽에 있잖아요.
겨울에도 그렇게 춥지 않다고 하던데. 바다를 끼고 있어서 그런가?
아니면 전체적으로 난방들을 안 해서 그런가 한국보다 더 추운 느낌이에요.”
병달의 말에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여름엔 또 무지 덥죠.”
“설마 황포 빌딩에 얻었던 우리 사무실보다 춥기야 하겠어요.”
팀원들은 묵묵히 짐을 옮겼다.
최고급의 콘도답게 내부는 인테리어도 훌륭했지만 따뜻했다.
짐을 모두 옮겼을 무렵 관리인이라는 사람이 나타났다.
매우 젊은 여자였다.
“저는 대양의 땅 콘도의 관리인인 황수매라고 합니다.”
아담한 키, 몸에 바짝 붙는 니트 셔츠와 바지. 봉수가 그녀를 아래위로 훑어봤다.
“저희 직원이 키를 잘못 전달했군요.”
황수매는 난감하다는 얼굴로 팀원들을 둘러보았다.
“잘못 전달이 되었다뇨?”
“저희 직원이 콘도 키를 잘못 전달했습니다.”
진국이 마평수를 쳐다봤다.
마평수가 어깨를 으쓱거렸다.
“그럼, 저희가 쓸 콘도는 어디에 있습니까?”
“일단 저를 따라 오시죠.”
진국은 그녀가 몰고 온 미니카를 탔다.
차는 한참을 달려 멀리 둥하이 대교가 보이는 지점에서 멈춰 섰다.
둥하이 대교 너머 동중국해가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여깁니다.”
황수매가 손가락으로 해를 등지고 있는 콘도 하나를 가리켰다.
콘도의 외벽은 칠이 떨어져 나가 흉물스러웠고, 군데군데 금이 가 있었다.
지은 지 족히 20,30년은 된 듯 건물에서는 퀴퀴한 냄새마저 풍겼다.
“저희 직원이 콘도 키를 잘못 전달하는 바람에 이런 사태가 빚어졌군요.”
황수매는 표정 하나 변하지 않은 채 키를 내밀었다.
얻어 쓰는 주제에 찬 밥 더운 밥 가릴 때는 아니었지만
최소한 미안하다는 말 한 마디 정도는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그녀는 뻣뻣하게 선 채 진국이 손을 내밀기만을 기다렸다.
“내년 여름부터 새 단장 할 콘돕니다. 이 곳은 손님을 받지 않거든요.”
진국은 머리를 굴려보았다. 호천수의 심사를 이해할 것도 같았다.
양어머니인 신 회장과 호천수가 허물없이 친하다는 것부터 이해가 되지 않았다.
두 사람은 30년 나이 차이가 있었다.
게다가 호천수가 진국을 도와줄 어떤 의무나 책임 또한 없었다.
사무실 경비를 줄일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할 일이었다.
“저희가 확인하지 못한 게 실수군요.”
진국은 미소를 지으며 황수매의 손에서 키를 받아들었다.
잠깐 그녀의 손이 진국의 손을 스쳤다.
해를 받은 비단의 느낌. 잠깐이지만 그녀의 손은 따뜻하고 부드러웠다.
“그럼, 전 이만.”
그녀는 더 이상 쓰다 달다 아무런 말도 없이 미니카에 올라타 시동을 걸었다.
“저기요, 저를 아까 그 자리에 데려다 주십시오.”
황수매가 차를 출발시키려다가 멈추었다.
그리곤 말없이 진국을 쳐다보았다.
진국이 쭈뼛거리다 그녀의 차를 올라탔다.
진국이나 팀원들의 출현이 달갑지 않은 모양이었다.
황수매는 진국을 처음 그 자리에 부려놓고 휑하니 사라졌다.
“옮겨야겠어.”
진국은 방금 전 보고 온 콘도에 대해서 말하지 않았다.
팀원들이 다시 짐을 건물 밖으로 끌어냈다.
짐을 싣고 왔던 트럭까지 떠난 뒤라 여러 차례 짐을 옮겨야 했다.
그러는 동안 해는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었다.
콘도를 본 팀원들의 얼굴은 어두웠다.
“하긴 공짜로 쓰는 건데 이 정도라도 다행이지.”
봉수가 짐을 건물 안으로 옮기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콘도 내부는 조명도 어두웠고 을씨년스러웠다.
소파나 다른 가구들조차 없어 더더욱 추운 기분이 들었다.
있는 거라곤 냉장고와 조리기구와 이불이 들어 있는 농이 전부였다.
“사무실 운영비만 아껴도 그게 어딘데요.”
마평수가 스스로를 위로하듯 말했다.
한 가지 새로 배정 받은 콘도에서 마음에 드는 게 있다면 넓은 거실과 동중국해가 내다보이는
전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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