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 29장 새 세상 [9]
(612) 29장 새 세상 <17>
“전쟁이 일어나면 일본이 패합니다.”
TV 화면에 나온 전(前) 미 육군 중장 데이비드 맥킨지가 말했다.
맥킨지는 일본에서도 근무한 적이 있다고 자막에 소개되어 있다.
CNN의 긴급 인터뷰 방송이다.
그 이유를 묻는 앵커에게 맥킨지가 정색하고 대답했다.
“일본은 자위대의 화력과 신무기를 내세우지만 그것은 전쟁을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일본이 지금도 큰소리를 치는데 얼른 남북한 양국에 사과하고 대마도를 넘겨주는 선에서
해결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자 앵커가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다.
“그 이유가 뭡니까? 맥킨지 씨?
“일본은 전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아요.”
맥킨지의 쓴웃음이 클로즈업되었다.
“일본은 전후 70년 동안 미국의 등에 업혀 살았습니다. 자위대?”
하면서 맥킨지가 다시 웃었다.
“그건 경찰이 신무기를 갖춘 수준이죠. 하지만 상대편 진용을 보십시오.”
맥킨지의 주름진 얼굴이 긴장으로 굳어졌다.
“남북한 양국의 현역병이 200만입니다.
예비군까지 합하면 2000만 수준이에요.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어깨를 부풀렸다가 내린 맥킨지가 말을 이었다.
“첫째로 남북한 양국이 70년 동안 서로 전쟁 연습만 해왔다는 것입니다.
양국은 국방을 국민의 의무 조건으로 해서 남한은 2년,
북한은 10년 동안 군 생활을 해야 남자 대접을 받습니다.
그런데 일본은 아니죠.
자위대는 자원병이었고 군 경력자는 몇십 만에 불과합니다.”
앵커가 가만있었는데도 맥킨지가 제가 묻고 제가 대답했다.
“일본 해공군의 신무기가 압도적이라고요? 웃기는 소리죠.
북한의 핵 한 방이면 모두 셧업(닥쳐) 수준이 됩니다.”
“그렇군요.”
앵커가 입맛을 다셨다.
“북한의 핵이 이럴 때 유용하게 쓰이겠군요. 진작 핵을 없앴어야 했는데.”
“남북한이 연합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죠.”
“그, 두 번째 이유가 뭡니까?”
앵커가 묻자 맥킨지는 정신을 가다듬는 듯 심호흡을 했다.
“국민들의 분위기죠. 보십시오.
어제만 해도 한국의 여론조사는 이번에 대마도전에 참전하겠다는 비율이 89%였다가 94%로 뛰었습니다. 북한은 계속 100%고요.”
그때 화면에 여론조사 도표가 펼쳐졌고 맥킨지의 열띤 목소리가 이어졌다.
“일본은 전쟁 반대가 75%에서 87%로 뛰었습니다.
참전하겠다는 성인 남자의 비율이 38%에서 24%로 내려갔고요.”
한숨을 내쉰 맥킨지가 머리를 저었다.
“전쟁 원인이 아베의 무모한 군국주의적 자세 때문이라는 비율이 55%에서 75%로 급상승했습니다.
이건 이미 진 전쟁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위대가 1000만 명이 있더라도 집니다.”
그때 포항 바닷가에 모인 3000여 척의 배로 화면이 바뀌었다.
장관이다. 고깃배도 있고 유람선, 상선, 유조선까지 모여 있어서 바다를 배로 메운 것 같다.
북한에 임대해 줄 배인 것이다.
앵커가 그 화면을 가리키며 한숨을 내쉬었다.
“맥킨지 씨, 장관이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 배에 1척당 북한군 50명씩만 태운다고 해도 15만이 되겠죠,
아마 저 배들로 대마도까지 다리를 만들 수가 있겠네요.
가까우니까 말입니다.”
앵커가 눈만 껌벅였고 맥킨지의 말이 이어졌다.
“전쟁이 나면 저 배들이 대마도만 가겠습니까?”
(613) 29장 새 세상 <18>
“그만 합시다.”
공명당 당수 이시다가 불쑥 말했으므로 아베와 아소가 머리를 들었다.
밤 10시 반, 총리 공관 안이다.
이시다가 찾아오겠다고 해서 아베는 아소까지 불러 기다렸던 참이다.
둘의 시선을 받은 이시다가 심호흡을 하고 나서 말했다.
“공명당은 자민당과의 연정에서 탈퇴하겠습니다.
동시에 중의원을 해산하고 재선거를 할 것을 당을 대표해서 제의합니다.”
제의가 아니라 통고다.
아베와 아소가 서로의 얼굴을 보았다.
공명당은 지난 2014년 12월의 선거에서 35석을 획득,
290석을 차지한 아베의 자민당과 함께 연립하여 제3기 연립정부를 발족시켰던 것이다.
중의원 의석수가 480석으로 과반(3분의 2)이 320석이니, 325석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것 보세요, 이시다 씨.”
아소가 입을 떼었지만 이시다가 손을 들어 말을 막았다.
굳어진 얼굴이다.
“당신들한테 휩쓸려서 동사(同死)하기는 싫습니다.
아니, 도대체 여론은 보지도 않습니까?”
그때 아베가 헛기침을 했다.
“여론은 여름날 소나기 같은 겁니다.
큰 정치를 하려면 여론에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50대 초반의 이시다가 물끄러미 아베를 보았다.
항상 겸손했고 고분고분했던 이시다의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여보세요, 총리.”
눈도 깜박이지 않은 채 이시다가 말을 이었다.
“당 내부에서 총리가 100년 전의 환상에 빠진 것 같다는 말이 나오던데 그 말이 사실인 것 같군요.
현실을 직시하시기 바랍니다.”
“이봐요, 이시다 씨.”
마침내 아베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말씀 삼가시오.
우리는 공명당이 아니더라도 유신당이나 민주당 일부하고도 연합할 수가 있어요.”
“모르시는 모양이군요.”
자리를 고쳐 앉은 이시다의 얼굴에 희미하게 웃음이 번져졌다.
“내가 알기로는 곧 자민당 내부에서도 반란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민주, 공산, 유신당까지 곧 총리 불신임 합의를 추진하게 될 겁니다.”
그러고는 이시다가 자리에서 일어났으므로 아베는 어금니를 물었다.
이시다가 방을 나갔을 때 아소가 입을 열었다.
“당 내부가 흔들리는 건 사실이요, 총리.”
“아니, 누가 그럽니까?”
“이젠 나도 한물 간 모양이요. 정보가 옛날보다 늦어요.”
그것은 권력중심에서 한걸음 물러났다는 의미다.
그때 방문이 열리더니 총리실 정보책 도쿠가와가 들어섰다.
언제나 무표정한 도쿠가와의 얼굴이 오늘은 상기된 것처럼 보였다.
도쿠가와가 다가서더니 아베와 아소의 중간 부근에다 시선을 두고 말했다.
“하시모토 씨가 계파 의원 46명과 곤도 씨의 34명, 다무라 씨의 26명을 모았습니다.”
아베와 아소가 동시에 숨을 들이켰다.
자민당은 8개 계파로 이루어져 있었는데 아베와 아소 또한 계파 수장이다.
따라서 자민당 내의 총재 경선에서 승리한 자가 집권 여당의 총리가 되는 것이다.
“이놈, 하시모토.”
아베가 이 사이로 말했지만 노회한 아소는 벌써 외면하고 있다.
하시모토가 2개 계파까지 모았다면 벌써 106명이다.
그것만 해도 집권 자민당은 양분된다.
그때 도쿠가와가 시선을 돌려 아베를 보았다.
눈동자가 번들거리고 있다.
“총리 각하, 지금 이 시점에서 의회를 해산하고 새 내각을 세울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최악의 상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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